[Escape]는 비장하게 시작한다.신시사이저,기타,드럼 연주가 차곡히 쌓이며 처연한 무드를 만들고,격양된 목소리의 랩이 얹힌"Yellow Print"가 앨범을 연다.점점 속도를 높이면서도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는 플로우가 어우러져 황홀하게 느껴질 만큼 압도적이다.근래 한국 힙합 앨범 중 가장 인상적인 인트로다.
"Yellow Print"가 끌어올린 텐션을 이어지는 트랙이 잘 붙잡는다.하나하나 다이내믹한 사운드 소스와 멜로디가 겹겹이 쌓여 만든 생동감 넘치는 루프가 흥을 돋운다.그 중 가장 많은 트랙에 참여한604레옹(604LEON)의 프로덕션은 발견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몽환적이고 기이한 그루브에 취할 듯한 무드 사이로 드럼이 타격감 있게 찍히는"Yellow Print", "Survive", "F****d Up", "EXIT"는 마치 핀조명이 비추는 무대를 보는 것 같은 시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더불어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적으로 잘 짜인 랩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첫 트랙"Yellow Print"에서의 감탄스러운 감정 연출과 마지막 트랙"What's Up"에서의 감각적으로 박자를 타는 장면은 이케이 경력 중 가장 빛나는 랩이기도 하다.피처링 래퍼들의 랩도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 곡의 분위기를 잘 환기한다.
비프리(B-Free),이센스(E SENS)같은 베테랑 래퍼의 파트는 묘하게 여유롭고,신진 래퍼들은 작정한 듯 랩을 쏟아내 순서대로 번갈아 듣는 재미가 상당하다.다만,뜬금없이 등장하는 영어문장은 효과적이지 않고,평이한 단어와 진부한 라이밍이 이어지는 일부 구간이 아쉽다.그럼에도 이케이는 안정감 있는 래핑으로 앨범의 주인공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다.
[Escape]의 감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건 가사의 깊이다.다사다난하고 치열한20대를 막 지나오며 얻게 된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과 전투적인 태도를 견지한 가사는 각박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애달픈 청춘의 이면을 함께 담고 있는 듯 진한 여운을 남긴다.특히"F****d Up", "0817"이후 공격성을 조금 누그러트리고 자신과 주변을 살피며 다짐에 이르는 전개는 강렬하게 내달리던 전반부와 대치하며 앨범의 주제 의식을 전면에 드러낸다.
이케이가 척박한 현실과 싸우며 탈출하려는 시도는 결국 무의미해진 것처럼 보인다. '별빛거리'로 불리는 신림은 앨범에서 몇 번 언급되며 그가 탈출해야 할 어딘가의 메타포로 쓰이는 듯하지만,마지막"What's Up"에 이르러'여기 별빛거리20대의 추억'으로 탈바꿈된다.타협이나 굴복과는 다른 힘들었던 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성장의 과정으로 느껴진다.
[Escape]는 치열하고 앞으로도 치열할 시간을 낭만으로 품어내는 이케이 방식의 청춘 찬가다.절망이나 희망,저항이나 순응도 아닌'삶은 계속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Escape]는 비장하게 시작한다.신시사이저,기타,드럼 연주가 차곡히 쌓이며 처연한 무드를 만들고,격양된 목소리의 랩이 얹힌"Yellow Print"가 앨범을 연다.점점 속도를 높이면서도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리는 플로우가 어우러져 황홀하게 느껴질 만큼 압도적이다.근래 한국 힙합 앨범 중 가장 인상적인 인트로다.
"Yellow Print"가 끌어올린 텐션을 이어지는 트랙이 잘 붙잡는다.하나하나 다이내믹한 사운드 소스와 멜로디가 겹겹이 쌓여 만든 생동감 넘치는 루프가 흥을 돋운다.그 중 가장 많은 트랙에 참여한604레옹(604LEON)의 프로덕션은 발견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다.몽환적이고 기이한 그루브에 취할 듯한 무드 사이로 드럼이 타격감 있게 찍히는"Yellow Print", "Survive", "F****d Up", "EXIT"는 마치 핀조명이 비추는 무대를 보는 것 같은 시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더불어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적으로 잘 짜인 랩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첫 트랙"Yellow Print"에서의 감탄스러운 감정 연출과 마지막 트랙"What's Up"에서의 감각적으로 박자를 타는 장면은 이케이 경력 중 가장 빛나는 랩이기도 하다.피처링 래퍼들의 랩도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 곡의 분위기를 잘 환기한다.
비프리(B-Free),이센스(E SENS)같은 베테랑 래퍼의 파트는 묘하게 여유롭고,신진 래퍼들은 작정한 듯 랩을 쏟아내 순서대로 번갈아 듣는 재미가 상당하다.다만,뜬금없이 등장하는 영어문장은 효과적이지 않고,평이한 단어와 진부한 라이밍이 이어지는 일부 구간이 아쉽다.그럼에도 이케이는 안정감 있는 래핑으로 앨범의 주인공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는다.
[Escape]의 감상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건 가사의 깊이다.다사다난하고 치열한20대를 막 지나오며 얻게 된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과 전투적인 태도를 견지한 가사는 각박한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애달픈 청춘의 이면을 함께 담고 있는 듯 진한 여운을 남긴다.특히"F****d Up", "0817"이후 공격성을 조금 누그러트리고 자신과 주변을 살피며 다짐에 이르는 전개는 강렬하게 내달리던 전반부와 대치하며 앨범의 주제 의식을 전면에 드러낸다.
이케이가 척박한 현실과 싸우며 탈출하려는 시도는 결국 무의미해진 것처럼 보인다. '별빛거리'로 불리는 신림은 앨범에서 몇 번 언급되며 그가 탈출해야 할 어딘가의 메타포로 쓰이는 듯하지만,마지막"What's Up"에 이르러'여기 별빛거리20대의 추억'으로 탈바꿈된다.타협이나 굴복과는 다른 힘들었던 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성장의 과정으로 느껴진다.
[Escape]는 치열하고 앞으로도 치열할 시간을 낭만으로 품어내는 이케이 방식의 청춘 찬가다.절망이나 희망,저항이나 순응도 아닌'삶은 계속된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랩을 줫내게 잘함
그리고 가사 한줄한줄이 날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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