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당연한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괜히 한번 정리해보자면
힙합, 래퍼, 창작, 무대 등을 토대로 지향하는 곳이
제작진 - 자극을 통한 화제 vs 코어팬 - 멋
으로 나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쇼미가 없을 때부터 (혹은 쇼미를 보지 않고) 힙합에 빠진 코어팬들은 주로 정제된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보고 이 음악과 문화를 사랑하게 됐을 거예요. 여기서 정제됐다는 말은 raw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라, 곡이든 뮤비든 창작자가 보여주고 싶은 멋을 의도대로 보여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어떤 멋이든 창작물을 통해 아티스트의 의도대로 전달할 수 있기에 팬들의 입장에서는 입맛에 맞는 즐거움을 택하고, 반대로 멋이랍시고 내놓은게 구리면 '이건 별로야'라고 순수하게 깔 수 있었던것 같아요.
반면에 쇼미는 상업적인 성공이 우선이기에 화제가 될만한 자극들을 한정된 회차에 경제적으로 선보여야하는 입장입니다.
길티플레져가 되는 지점은, 방송이 추구하는 자극들 중 우연히 코어팬들이 좋아하는 멋이 섞여있을 때가 있다는 거예요. 래퍼 10명이 있다고 하면, 내가 앨범만 듣고 멋있어서 아우라가 상상되던 래퍼 8-9명이 방송에서 노골적으로 쩌리 or 짜치는 인간으로 만들어져 울적하다가도, 1-2명이 내가 생각하던 그림대로 방송에서 멋을 보여주면 도파민이 솟구치는 거? 결과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멋이 많은 사람들이 보는 방송에서 비춰졌다는 점에서 기쁘지만, 전반적으로 내가 듣던 음악맛이 떨어지거나 우상으로 생각하던 아티스트가 너무 인간적이어 보이면서 뒷맛이 씁쓸해집니다.
말씀하신 그 멋이 정말 잘 맞아떨어져서 신드롬을 일으킨게 비와이 Forever 아닐까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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