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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잼(C JAMM) - 원래 난 이랬나 『킁』 (분석 + 리뷰 = 감상문)

title: CMIYGL코지보이2시간 전조회 수 69추천수 2댓글 0

https://youtu.be/yMvyL_p-Vo4?si=HKyhotYPgeyEvAq-

 

<들어가며>

 『킁』의 두 번째 곡은, 「원래 난 이랬나」이다. 『킁』의 타이틀곡이자, 첫 곡인 『난 가끔 날 안 믿어』가 2초 정도 아무런 소리 없이 노래가 시작되었다면, 「원래 난 이랬나」는 첫 곡이 끝난 이후, 바로 재생되며, 앨범 단위로 들었을 때에 음악적 연속감이 잘 느껴진다. 「원래 난 이랬나」 일렉 기타 중심의 경쾌한 사운드에 맞추어, 씨잼 만의 철학을 가사로 재치 있게 풀어낸다.

 

<노래 분석>

마치 밴드 음악을 듣는 것처럼, 일렉 기타 사운드만이 등장하며, 그 뒤에 씨잼의 목소리가 마치 코러스처럼 흘러나오며, 도입부(intro)를 구성한다.

오 참을성이 없어 아마 너무 참았어

오 아마 참는 걸 난 너무 참는 걸

네 여보세 네 여자친구 바꿔줘

오 내 여자친구 오늘 바뀌어

'너무 참아서 참을성이 없다.'로 운을 떼는 씨잼의 이야기는, '마약'으로 인해 입건되었던 그의 행적이 떠오르는 부분이다.

'참는 걸 난 너무 참는다.'라는 표현 역시 재미있는데, '참는 걸 참는다.'라는 말은 즉, '안 참는다.'라는 의미가 되는데, 이는 그전에 '너무 참아서 참을성이 없다.'와 연결되는 언어유희이다.

 

돌체 엔 가바나.jpg

 

코카인

돌체 엔 가바나

발음 어렵네

알렉산더 웽

목메어 같이 마실래

어 그래 부어

어 예 떡

설레지 훨

어 그래 원래부터

그랬나 (예)

원래 난 이랬나 어 예 예

원래 나는 이랬나 (너는 뭔데)

원래 난 이랬나 어 예 예

원래 나는 제길

이후, 베이스와 드럼 비트가 들어오며 씨잼의 훅이 시작된다.

마약과 명품이름이 나열된 다소 중독적인 리듬감의 훅(코카인/돌체 엔 가바나/발음 어렵네/알렉산더 웽)이 시작된 비트와 어우러지며, 청각적 쾌감을 준다. 훅에 앞부분에서는 '설레지'라며, 씨잼을 설레게 하는 것들(명품, 마약, 여자)이 제시된다. 매우 속물적이고, 물질적인 대상들이 제시되며 이러한 대상들에 대해 설렘을 느끼는 자신을 보고 씨잼은 '어 그래 원래부터 그랬나/원래 난 이랬나'라며 자신의 현 상황을 자극하는 모습을 보인다. 『킁』에서 주로 나타나는 가장 큰 정서는 '공허함'인데, 씨잼은 물질적인 대상들을 향유하면서 느끼는 쾌락과, 이러한 쾌락이 사라지고 난 뒤에 느끼는 공허함과 허탈감이 훅에 가사에서도 드러난다. 마지막 부분인 '원래 나는 제길'이 그러한 감정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다시 살아본다면 나는 더해

더 빨리 약을 먹어 버릴 거야

더 빨리 여길 먹어 버릴 거야

빨리 너를 먹어 버릴 거야 헤이

훅에서 자연스럽게 씨잼의 벌스 1으로 넘어간다. '다시 살아본다면 나는 더해'라는 가사는 훅에서 언급한 '원래 난 이랬나'라는 자신을 돌아본 과정에 대한 본인의 대답이다.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고 후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로 돌아간다며 오히려 더 빨리 '마약'을 하고, 더 빨리 이러한 음악을 만들어 '여길(힙합 신)'에서 최고 자리가 되고, 더 빨리 많은 여성들을 만나며 향락적인 삶을 살겠다는 그의 태도는, 노래 도입부에 '참을성이 없어 아마 너무 참았어'와 연결되어, 과거의 쓸데없이 참고, 자신의 욕망을 억누른 행위에 대한 반성이다. 이는 과거 JM의 컴필레이션 곡인 「Indigo child」에서

그때도 말했지 새꺄 난 국힙 먹을 거라고

근데 이런 나도 여태 해왔던 시험 보는 일상밖이 겁이 나서

용기 내고 자퇴하는데 1년 낭비

지금 생각하면 고민도 아니지 (씨잼, 「Indigo child」 중)

라고 이야기하며, 그의 이러한 태도가 단지 이 시기쯤에만 생겨난 것이 아님을 짐작게 한다.

 

성령.jpg

 

싸대기도 안 맞아본 새끼 너는 뭐야 헤이

내 sp의 애인이 된 거 축하 래퍼야 헤이

내 sp의 sp는 내 sp

다 원해

성령님 부디 나를 떠나지 않으셨으면 헤이

이후 다른 래퍼에 대해 비판적인 가사를 쓰며, '내 sp의 sp는 내 sp'라는 동어의 반복으로, 다른 인물을 가리키는 가사가 재미있다.

이러한 물질적이고 향락적인 삶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참는 것이 아닌 이러한 가치를 일찍부터 쫓겠다는 강한 다짐을 이야기하지만, 역시 가사 마지막에 '성령님 부디 나를 떠나지 않으셨으면'이라는 가사에서, 이러한 '물질적인 가치'가 주는 잠깐의 쾌락 이후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허탈감, 그로부터 오는 죄의식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이 드러난다.

이펙터와 함께 일렉 기타의 사운드가 점점 고조되며, 브릿지 부분을 이루는데, 이는 여러 물질적 가치에 빠지다, 마지막에 공허감이 든 씨잼의 감정선과도 연결되며, 여러 감정이 들게 한다.

 

롤렉스.jpg

 

자기 난 아직 이런 걸 매일

한 잔에 한 알 섞어 예

손목에 수갑과 롤렉스

억을 어디에다 썼냐니

Racks on racks on racks

더 원해

처음 내 초심이 어땠는지

치마 속에선 기억이 워 안 나네

돌아가기는 어디로 내가 왜

'자기 난 아직 이런 걸 매일'에서 이야기하는 '이런 것'은 위에서 언급된 '물질적 향락'을 즐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혹은 이러한 물질적 향락 이후에 찾아오는 공허함과 허탈감에 자책이 반복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손목에 수갑과 롤렉스'라는 비유 역시, '롤렉스'로 대표되는 '물질적 쾌락'과 '수갑'으로 표현되는 '마약'과 폭력 등의 '범죄'(혹은 도덕적 허탈감)이 자신에게 함께 공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처음 내 초심이 어땠는지/치마 속에선 기억이 안 나네/돌아가기는 어디로 내가 왜'라는 부분 역시 의미심장한데, '초심'이라고 표현된 그의 가치가 노래에서 이야기되고 있는 '물질적 쾌락'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지만, '치마 속'이라고 표현된 일명 '쾌락' 속에서는 그러한 '초심'과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대한 자책을 단번에 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쾌락을 계속 추구하는 것인데, 이것이 '중독'과 그 중독으로 인한 '공허함', 그로 인해 반복되는 '중독'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고조된 브릿지에서 비트가 드랍되면서, 청각적 쾌감을 부여하는 방식이 아닌, 브릿지 이후 첫 도입부와 같은 일렉 기타 사운드가 이어지며, 다시 한번 훅으로 이어진다. 이는 브릿지에서 고조된 분위가 한 번 더 터지는 방식으로 쾌감을 줄 것이라 기대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주지만, 오히려 쾌락 이후에 더 큰 쾌락이 오지 않는다는 노래의 흐름과도 잘 맞는 부분이며, 이러한 음악 전개 자체도 리스너들 입장에서는 청각적 피로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자기 아직 난 이런 걸 매일 예

안 잡혔다면 여전히 내 코엔 예

면허보다 차가 먼저 mercedes ye

혀엔 빛이 나는 솔로 xanny ye

정신 차리긴 무슨 그런 말을 해

죽어야지 난 그만 둘 거 같은데

정신이 멀쩡하다면 난 못 이해해

치디치디 빠라 삐리삐리예

훅 이후, 짧은 씨잼의 벌스 2가 이어진다. '자기 아직 난 이런 걸 매일'이라는 부분은, 이전 양홍원의 「Junky」 피처링에서 '오 자기 원래 난 이런 걸 매일 해'라는 가사가 있던 점으로 보아, 이 당시 씨잼이 자주 사용하던 리듬감과 주제가 함축된 가사이다. 잡히지 않았다면 여전히 '마약'을 했을 것이라는 가사와 함께, 물질적인 목적에서 바로 외제차를 구입하겠다(면 혀보다 차를 먼저 사겠다고 했으니)는 태도는 노래 전 부분에서 꾸준히 전개되는 물질적 쾌락에 대한 언급이다. 'xanny'는 신경 안정제인 'xanax(알프라졸람)'을 의미하며, 이 역시 마약의 일종인데, 발음 상 'Jenny'와 'xanny'가 유사함을 이용한 언어유희도 드러난다.

'정신 차리긴 무슨 그런 말을 해/죽어야지 난 그만 둘 거 같은데/정신이 멀쩡하다면 난 못 이해해'라는 부분은, 물질적 쾌락에 중독된 사람이 하는 '정신 못 차린 말' 같이 느껴지지만, 노래 전반에서 이어지는 흐름과 연결하면 좀 더 다른 시각으로 해당 구절에 해석이 가능하다. 이른바 '중독'과도 같은 상태의 씨잼의 가사와, 누구보다 신실하며(실제 씨잼이 여러 사건 이후 교회에 자주 나가지 않지만, 교회에 자주 나가는 것이 그 사람의 개인적인 신앙에 신실성을 평가할 수는 없다. 교회라는 공동체를 나가지 않고, 믿지 않음에도 씨잼은 누구보다 신실한 유신론적 믿음을 지닌 사람이다.) 생각이 많은 인물이 씨잼은, 이러한 마약과 명품, 여자 등의 쾌락에 중독된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고, 그에 대해 공허감을 느낀다. 이러한 공허감은 엄청난 자책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위 가사인 '치마 속에선 기억이 안 나네'처럼 결국 이러한 자책감을 지우기 위해, 다시 물질적 쾌락을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러한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단순히 '정신 차려라'라는 말을 하는 것이 과연 그 당사자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 말일지 모르겠다. 그저,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아, 이 사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지적하라는 말은, 당사자들에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없고, 씨잼은 이러한 말을

'정신이 멀쩡하다면 난 못 이해해'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이러한 해석으로, 마약 중독자 나 범죄자를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들을 향한 공격적이고 날 선 태도가 그들이 중독에서 해어 나오는데, 도움이 될까에 대한 개인적인 의구심이 들어 이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다.)

<총평>

「원래 난 이랬나」는 일렉 기타가 만들어내는 독특한 사운드 감에, 씨잼의 탁월한 음운적 선택으로 상당히 중독성 있는 음악이 만들어졌다. '원래 난 이랬나.'라는 다소 자기반성적이고, 후회가 남아 있는 듯한 제목과 다르게, 씨잼은 과거로 돌아간다면 오히려 참지 않고 더 빨리 물질적 쾌락을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러면서도, 물질적 쾌락 이후 찾아오는 공허감과 이에 대한 본인의 자책감이 노래에서도 은근하게 드러나는데, 오히려 경쾌한 느낌이 나는 비트와 가사 전달보다는, 리듬감 형성에 신경 쓰는 『킁』에서의 씨잼의 특유의 플로우 덕에, 그러한 가사들을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면 확인하기 쉽지 않다. 경쾌한 가사와 물질적 쾌락, 그리고 그 아래 은근하게 드러나는 공허감이 잘 표현된 이 노래는, 『킁』이라는 앨범 전체의 주제의식이 잘 담겨 있는 노래라고 할 수 있다.

킁.jpg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52927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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