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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아닌 '간단' 리뷰] 빈지노 - Coca Cola Red(feat. oygli) 《NOWITZKI》

코지보이2024.07.03 15:52조회 수 177추천수 1댓글 0

https://youtu.be/yBsxodHJz-g?si=8cjGwvIdsWro3VI_

 

<NOWITZKI>의 6번째 곡이자, 'Dope As (Interlude)'에 참여했던 오이글리가 함께 참여한 'Coca Cola Red'이다.

이 노래는, 특유의 몽환적인 비트와 함께 어우러진 빈지노의 독특한 랩 스타일로, 힙합 리스너(애청자) 사이에서 꽤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특히, 마치 영 떡(Young Thug)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빈지노의 랩과 그와 상반되는, 오이글리(oygli)에 무식하게 돌진하는 랩이 독특한 사운드에 비트와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내 beat maker는 from Afghanistan

F__k a language 우린 그냥 vibing해

서울에서 번 돈은 코펜하겐에

위스키 마셔서 난 Coca Cola Red

도입부를 바로 훅으로 진행하는 구성을 띠고 있는데, 비트가 바로 등장하지 않고 빈지노가 처음 훅을 진행하고 나서 비트가 떨어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빈지노가 마디에 가사를 욱여넣는 듯한 방식으로 랩을 만들면서, 독특한 리듬감을 형성한다. 가사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프로듀서와 서로 언어가 달라도, 음악으로써 통한다(vibing)는 의미로 훅을 진행하는데, 빈지노의 마디 구성과 더불어 강렬한 드럼 비트와 독특한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코펜하겐'과 '코카콜라 레드'로 이어지는 라임 구조와 '아프가니스탄'-'코펜하겐'으로 이어지는 한국에서는 꽤나 낯선 국가의 이미지 연상 역시도, 빈지노의 독특한 랩 디자인과 독특한 비트와 어우러져 신비한 느낌을 부여한다.

 

화면 밝기 to the max

나 유럽이라고

잡히는 거 모두 카메라에 담어

스테파니가 물어

What you filming for

내 삶은 이 새*들에게 show window

 

훅과 거의 같은 악기 구성으로 벌스 1이 이어진다. 첫 번째 벌스에서도 빈지노는 한 마디를 굉장히 촘촘히 가져가는 작사 방식을 택한다. 특히 'ㅗ'와 'ㅓ'모음을 중점으로 라임 구성을 한다. 이전, '여행 Again'에서도 이야기했듯, 빈지노는 NOWITZKI 작업을 주로 해외에서 진행하였다. 'Coca Cola Red'에서도 해외에 나가 작업을 하는 상황이 그려진다. 유럽으로 간 빈지노와 미초바(미초바는 독일 사람이다.)의 모습과 빈지노가 여러 장면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모습이 나와있다. '내 삶은 이 새*들에게 show window'에서 '쇼윈도'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표현으로는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부부'를 의미하는 '쇼윈도 부부'가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그러한 '쇼윈도'에 개념보다는, 옷 가게 앞에서 진열되는 통 유리창인 '쇼윈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바깥에서 보기에는 마네킹에 걸려있는 옷처럼 좋은 모습만 보이는 셀럽의 삶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쇼윈도.webp

 

따라 하지마 그러다 다친달까

그냥 카메라 앞에서 사람 좋은 척이나 해

씨* 콤플렉스 투성이라도 난 날 사랑해

I'm super chill all the time

 

같은 벌스 1이지만, 드럼 비트가 중간에 전환되는 부분을 기점으로, 빈지노는 라임 구조와 플로우의 변화를 준다. 종전에 'ㅓ'와 'ㅗ' 모음 중점에서, 이제는 'ㅏ' 모음 위주로 라임을 바꾸며, 플로우도 마디에 가사를 여유롭게 배치하여 좀 더 긴 호흡으로 랩을 이어간다.

가사는 'show window'에 이어서, 겉으로만 좋아 보이는 자신의 모습을 따라 하는 사람들에게 '그러다 다친다'라고 경고를 한다. 이는 겉으로 보면 화려하고 좋아 보이는 랩 스타의 삶에 남들이 모르는 고충이 있음을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냥 카메라 앞에서 사람 좋은 척이나 해'라는 말이 향하는 대상은 빈지노 본인 일 수도 있고, 미디어를 통해 유명세를 얻고 있는 다른 래퍼들에게 향한 이야기 일 수도 있다. 어쨌든, 대중 앞에서 '랩 스타'이자 셀럽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그런 대중들에게 자신의 속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그런 속을 공개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것은, 셀럽으로서 마이너스 요소가 되는 행위일 것이다. '사람 좋은 척이나 해'라는 빈지노의 자조 섞인 진심이 잘 드러난 부분이다. '씨* 콤플렉스 투성이라도 난 날 사랑해'라는 부분도, 랩 스타이자 너무나 화려해 보이는 빈지노라는 인물도 여러 콤플렉스와 고민을 갖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전까지의 작업물에서 항상 최고의 랩 스타로써 멋진 모습만 보여주려 했던 빈지노의 음악과는 구분되는 부분이자, <NOWITZKI>가 갖는 가치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황치와 넉치.png

 

Brand new 가죽 jacket

어쩌다 산 게 왜 이렇게 brand new

못 가려 window shopper

누가 돈을 그렇게 쓰랬누

훅을 거친 후, '띠리링'하는 소리로 전환을 하며 오이글리의 랩이 시작된다. 오이글리의 랩 부분에서는, 신시사이저 소리를 최소화하며 투박한 드럼 비트로만 음이 구성된다. 오이글리는 'ㅜ'모음을 중심으로 라임을 구성하는데, 빈지노가 '무식해서 너무 좋다.'라고 이야기한 것처럼, 오이글리는 투박한 드럼에서 과감하게 랩을 뱉는다. 빈지노가 'Show window'를 이야기했을 때, 오이글리가 이를 'window shopper'로 재치 있게 이어받는 것이 인상적이다. 많은 래퍼들에게 'show window'가 되는 빈지노인데, 이런 빈지노를 'window shopping'하는 여러 래퍼 중 하나인 오이글리가 빈지노가 인정할 만큼 자신의 색깔이 확실한 래퍼로 거듭난 것 같아 ('꿈보다 해몽' 같은 해석이지만) 의미 있는 라인이다.

 

윈도우 쇼퍼.png

 

fit이란 건 쉬워

내 기럭지 너무 시원해

멋이란 건 그래

우리 자기는 날 또 원해

오이글리는 마디마디마다 플로우의 변화를 주는 변칙적인 구성을 보인다. 'ㅜ'모음 중점에서 이제는 'ㅓ'와 'ㅝ' 모음으로 라임을 옮긴다.

실제로 오이글리는 키가 185cm가 넘는 매우 장신이다. 가사적으로 엄청난 은유가 쓰인 것은 아니지만, 오이글리의 투박하게 뱉는 랩 스타일 및 본인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가사 선택이다. 이후 'ㅔㅓ'의 라임 구조로 랩을 이어가는 오이글리는, 짧은 피처링이었지만 많은 힙합 팬들에게 인상을 강하게 남기는데 성공했다.

 

온 세상이 하얘 난 썰매를 끄네

열심히란 컨셉도 머리에서 끄네

아파트 닭장에서 유럽으로 유배

We go five star to hostel 다 노크해

오이글리의 벌스 가 끝나고, 훅이 이어진 후, 다시 빈지노의 벌스가 시작된다. 빈지노 역시 드럼 비트만 있는 단순한 구성에서 랩을 이어간다.

'썰매를 끈다'와 '머리에서 꺼낸다.'를 이용한 펀치라인 구성으로 작사를 하였는데, '아파트 닭장'처럼 넓게 보지 못하고 갇혀 있는 한국을 넘어 유럽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빈지노의 마음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What u doing? 알프스는 어때?

여기서 보면 걱정은 컵케이크

F__k the fake snow

나는 원래 서울랜드에서 왔지

나 다신 너랑 말 못해 motherf__ker

'걱정은 컵케이크'라는 부분은 '누워서 떡 먹기'라는 표현인 'a piece of cake (혹은 cupcake)'를 의미한다. 한국에 있을 때는 닭장에 갇힌 것처럼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당장에 앞만 걱정했지만, 유럽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며 그때 자신의 걱정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다시 깨닫는 빈지노이다.

'가짜 눈은 집어치워'라고 말하는 부분은, 한국에 겨울에 눈이 오지 않아 슬로프에 인공 눈을 뿌리는 한국의 스키장을 떠올리게 한다. 눈이 가득한 유럽, 그중 코펜하겐이므로 북유럽인 덴마크에 있기 때문에 실제 눈으로 뒤덮인 스키장에 있는 빈지노가, 한국의 인공 눈이 뿌려진 스키장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나는 원래 서울랜드에서 왔지'라는 부분에서, 한국을 '서울랜드'로 표현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물론, '코펜하겐'으로 이야기하고 있음으로, 그것에 맞추어 '서울'이라는 도시로 가사를 쓴 것일 수 있지만, '서울공화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을 나타내는 가사이기도 하여 여러 의미로 뼈를 때리는 부분이다. '나 다신 너랑 말 못 해 '라는 부분은, 한국에 남아 '닭장에 갇힌 닭'처럼 주변을 살피지 못하는 한국에 남은 이들을 향한 말로 해석된다.

시작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온 프로듀서와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음악으로 통한다는 이야기를 하며, 유럽에서 시간을 보내며 한국에서 자신이 했던 고민이 굉장히 짧고 괜한 생각이었음을 깨닫는 빈지노의 가사는, 역시 한국에서 여러 고민을 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꼭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좀 더 시야를 넓게 지닌 채로 세상을 접근하면, 지금 본인의 고민을 다른 방향으로 풀 수도 있을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지금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에서 벗어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비츠키.jpeg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497446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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