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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지노- Monet 『NOWITZKI』 (분석 + 리뷰 = 감상문)

title: CMIYGL코지보이2024.07.01 14:51조회 수 609추천수 2댓글 2

https://youtu.be/CoJk2LMWEAc?si=Lp6Uum3KPqphfDhP

 

<들어가며>

 <NOWITZKI>의 두 번째 트랙인 'Monet'은 제목 그대로 유명한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의미한다.

널리 알려진 대로, 대학 때까지 미술을 전공한 빈지노는, 그의 대표작 <Dali, van, picasso>에서 '물감을 고르듯, 단어를 골라'라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마치 그림을 그리듯이 음악을 대한다. 이번 'Monet'에서는, 자신의 주체성 없는 음악과 표절, 짜깁기 등의 방식으로 음악을 하는 많은 래퍼들을 일명 '공개 저격'한다.

 

<노래 분석>

에이씨 못 먹겠어 시*

우라만에서 질식

많이 먹었어 BEEF

핏빛 마블링

도축장에 old boy

MC HAMMER 다 죽이고 식후

 

우라만.jpg

첫 도입부이자, 훅으로 반복되는 라인에서 '우라만'은 한우 오마카세 집이다. 'Beef'는 소고기라는 의미도 있지만, Slang으로 '문제, 잡음, 불화, 구설수'등의 의미로 많이 쓰인다. 그리하여 'Beef'와 관련한 라인들이 힙합에서 줄곧 쓰이는데, 빈지노의 해당 라인 역시, 많은 구설수와 래퍼들과의 문제를 겪었던 빈지노의 삶을 나타낸다. 이후 이어지는 도축장에 이미지는, 위 'Monet'에서 비판하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지 못하는 래퍼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꺼내 진짜 Monet

모니터가 아닌 벽에 걸려 있는 거로

모작도 다 짜져 나는 진짜를 원해

탑한테 그림 파는 거래처처럼

깐깐해 난 엄청 고르고 고르지 보석

굴려 내 Ben Baller 눈

Good f__king after noon

내 150짜리 라섹 눈

큐빅아 꺼져 내 눈은 못 속여

여기 씨* 꼴뚜기들 don't f__k with the octopus

얘넨 벌써 이룬 줄 알아, 씨* 난 얘네 아빠 태진안데

What

남들 다 똑같이 가지고 있는, 그림이 아닌 진품 'Monet'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시작하는 벌스 1은, '자신만의 음악'을 하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모작'도 집어치우고, '진짜'를 원한다는 라인은, 한국 힙합 신에서 많이 문제가 되는 일명 'copycat(의미: 남의 음악을 그대로 베끼는 아티스트)' 래퍼들을 향한 비판이다.

'탑한테 그림 파는 거래처처럼'의 라인은 전 빅뱅 '탑'에 대한 'Shout out(의미: 찬사)'인지 혹은 'diss(의미: 풍자)'인지 그 의미가 모호하다.

 

https://youtu.be/Ywz-qakqhUM?si=SYQ8aWWBNIkVlHGv

 

하지만, 탑이 '아트 컬렉터(의미: 예술 작품 수집가)'로 유명한 점과, 후에 본인이 이 라인에 대해서 sns를 통해 기분 좋았다고 이야기하는 것에서,

해당 라인이 탑에 대한 디스보다는 '찬사'에 가까운 라인으로 보인다. 의미상으로는, 그 뒤에 이어지는 '깐깐해 난 엄청 고르고 고르지 보석'이라는 라인에서 이어지듯, 자신만의 음악을 고르는 기준이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탑.jpeg

 

이후 '라식'과 '큐빅'으로 이어지는 라인 역시, 진짜인 척하는 가짜를 걸러내고, '진정한 자신만의 개성'을 찾으려는 그의 태도가 드러난다. 그리고 이는 흔히 'real recognize real'(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로 대표되는 힙합에 가장 원초적인 철학과 이어진다. 상대방이 하는 음악이 '진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음악'임을 알아보는 래퍼라면, 이미 그 자신도 '진짜 본인만에 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의미와 같기 때문에, 힙합에서 가장 오래된 관용구인 'real recognize real'의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 'Monet'인 것이다.

이후 마지막에 '이루'와 '태진아' 라인은, 실제 부자 관계인 가수 '이루'와 '태진아' 그리고 '이루다'라는 동사의 의미를 활용한 일명 '펀치 라인'이다. 결국 표절과 'copycat'으로 성공하려는 래퍼들에게, '너희들이 따라 하려는 성공'을 이미 내가 이루고, 그들이 자신을 따라 함을 알고 그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음악을 하는 것에 대한 그의 강한 자부심(pride)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펄떡 pulse, 혹시나 해서

확인해 봤어,

내 Whole universe

F__k your earth

Whole universe

벗겨 벗겨 베껴

내 목소리를 윗도리를

입히고 개지*해봐라 huh

너네 팀 어떤 새*가 한 발상인지

그것도 A&R이려나 huh

이러한 'real rocgnize real'이나 'copycat' 음악가들에 대한 비판이나 디스는 흔히 있는 음악이지만 'Monet'만에 특수한 지점은 해당 라인에서 드러난다. 혹시나 해서, 자신의 음악 세계를 다시 한번 재확인했다'라는, 그의 가사는 빈지로라는 아티스트의 남다른 자세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남에 대해 비판하면서, 자신의 음악에 대해 다시 한번 의심을 하고, 그 과정에서 확신을 얻는 그의 태도는 이 노래에서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음악'에 대한 그의 강한 자부심과 그러지 못한 래퍼들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A&R'은 'Artist & Repertoire'의 줄임말로, 레코드 레이블이나 음악 출판 회사의 산하 부서를 의미한다. 일명 아티스트의 '기획'을 담당하는 부서가 A&R 인 것이다. 힙합은 래퍼 본인이 스스로 작사를 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래퍼 본인의 아이덴터티가 매우 강조된다. 일명 '고스트 라이팅(Ghost writing)'이라고 불리는 '대필' 역시 힙합 문화권에서 금기시되며, 이러한 대필은 래퍼로서의 정체성을 크게 훼손하는 일로 여겨질 만큼, 래퍼로서 스스로의 아이덴터티를 만들어가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A&R과 같이, 거대 자본에 의하여 아티스트의 방향성을 만들어가는 것은 힙합, 그리고 힙합 뿐만 아니라 음악 장르에서 아티스트로서의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다. 결국 음악이 아티스트의 의지가 아닌, 자본에 의하여 소비되는 것으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빈지노는 이러한 '자신만의 음악'을 하지 못하는 래퍼들과 '돈'과 유명세만을 위하여 'copycat'을 하는 래퍼들에게 모두 비판의 시선을 보낸다.

음악적으로, 'Monet'을 잠깐 보자면 우선 전화번호를 누르는 효과음으로 음악이 시작하여, 쿵 떨어지는 비트와 함께 빈지노의 중얼거리는 듯한 '훅'으로 음악이 시작한다. 그리고 훅에서부터 처음 도입부에 '전화번호 효과음'이 살짝 들리며, 이후 벌스 1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드럼 비트가 깔리면서. 그 위에 다시 처음 도입부에 효과음이 계속해서 강조되는 비트 구성을 보인다. 이후 벌스 부분은 'ㅏ'와 'ㅓ'음절이 특히 강조되면, 모음을 의도적으로 길게 발음하며 빈지노가 라임을 유지한다. 그런데 이후 훅으로 이어지기 전 브릿지(What 펄떡 pulse, 혹시나 해서 확인해 봤어,부터) 부분에서는, 드럼과 효과음만 남고 남은 악기가 사라진다. 그때 빈지노가 드럼 박자에 맞춰 'ㅓ'모음을 중점적으로 라임을 맞춘다. ('펄'떡 'pul'se '혹'시나 해서 확인해 봤어 내 'who'le uni'ver'se) 2분 38초에 짧은 분량이지만, 빈지노가 해당 음악에서 라이밍을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또 악기 구성에 변화와 함께 전반적인 플로 변화를 다채롭게 가져간 면에서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기교가 들어간 노래가 'Monet'이다.

 

노비츠키.jpeg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494109897

신고
댓글 2
  • 1 7.1 15:08

    본문에서 쓰신건 A&R이 아니라 AR이고
    빈지노가 말한 A&R은 Artist & Repertoire인 것 같음

  • title: CMIYGL코지보이글쓴이
    2 7.1 16:45
    @근본주의자

    아하, 'Artist & Repertoire'가 더 자연스러운 거 같네요. 아티스트가 혼자서 작업하는게 아니라, 뒤에서 누가 음악적 방향성을 만들어주는 걸로 보면 해석이 더 맞는 거 같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반영해서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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