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 Mezz, Bangroz - Only God Can Stop Me] 앨범 리뷰 (장문 주의)

본 글은 H.O.M #13 매거진에서도 작성되었습니다. 이것 외에도 많은 좋은 글 있으니 시간 날때마다 읽어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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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Mezz, Bangroz - Only God Can Stop Me

1. INTRO

2. BULLSHIT

3. KILL ROCK AGAIN (feat. HOTCHKISS)

4. STREET RULES (feat. KOR KASH)

5. TIDE IS CHAOS

6. GO ! (feat. 진돗개)

7. IN THE DARKNESS (feat. DRVN)

8. OGCSM

9. LOUDER

10. XXMY

11. NOIROZE (feat. BIG WILL)

12. PARANOID (feat. MCKDADDY)

13. SUCCESS PORNO

14. NO ESCAPE

15. SMOKENROLL

16. RUNAWAY VS RUNWAY

17. FLYAWY

18. WHATSPOPPIN (feat. LOUIE OF GEEKS)

19. LOSING IT

20. MAFIA MINDSET

21. UNDERGROUND BUSINESS (feat.DRVN)

22. QUANTUM LEAP (feat. LAYONE)

23. WATERCANBEICEORLIQUID

24. WOOF WOOF

25. 저리꺼져 (feat. BIG WILL)

26. KNOCK IT (feat. SKYMINHYUK, KWON KI BAEK)

27. KIDNAP

28. BOOM N DRUM

29. TASTY (Dom Marley Flip)

30. HONEY ON YOU (BanggerDope Re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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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자메즈(Ja Mezz), 그리고 그린맨(Grene Man)과 뱅걸돞(BanggerDope)으로 이루어진 프로듀서 듀오 팀 뱅그로즈(Bangroz)와의 인연은 이들이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하기 이전부터 닿았지만, 본격적인 협업은 비교적 최근인 2022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자메즈의 사적인 이슈가 불거졌던 이후 발표한 복귀작 <Only God Can Judge Me>는 뱅그로즈의 두 프로듀서가 주조해낸 트랩 비트 위로, 오랜만에 그의 랩적인 면모 그 자체만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 의의에도 불구하고 앨범에 대한 심심한 반응과 함께 많은 주목을 얻지 못했기에 자연스레 잊힌 작품이기도 하였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엄청난 스케일의 두 번째 합작품을 낼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다.

<Only God Can Stop Me>, ‘오직 신만이 나를 멈출 수 있다.’라는 타이틀이 빈 말이 아니란 듯, 이들은 30트랙이라는 압도적인 분량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대게 이러한 작품들은 2CD로 나누는 식으로 일종의 분기점을 나눠 어느정도 청자들이 쉽게 앨범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시각적인 장치를 두곤 하지만, 본작은 그러한 요소 또한 없었다. 이들이 작정하고 방대한 앨범 하나를 완성했다는 장치가 되겠다. 하지만 <Only God Can Stop Me>의 진가는 그 분량급으로 넘쳐나는 파워풀함에 있다.

사운드적으로 가장 돋보이는 건 뱅그로즈의 프로덕션이다. 전작 <Only God Can Judge Me>에서 보여주었던 프로듀싱 또한 강렬한 편이었지만 이 때는 뱅그로즈 자신들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메즈를 돋보이게끔 만드는 ‘조연’의 자리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뱅그로즈는 이들이 가장 자신있는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적극 차용하여 자신을 ‘주연’의 자리로 끌어올린다. 물론 “WHATSPOPPIN”나 “QUANTUM LEAP”같이 루프에 기반을 둔 비트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은 변화무쌍한 사운드에 변주를 꾀어내어 곡 안에서 새로운 전개를 만들어내는 식으로, 혹은 덥스텝, 드럼 앤 베이스 같은 일렉 장르의 음악을 가져오는 식으로 앨범 안에서 강렬한 인상을 계속해서 주입한다. 특히 수록곡의 훅 부분은 강한 베이스를 내세우거나 아예 자신들의 비트로만 곡을 채우는 등, 하이라이트 구간에서는 철저히 주도권을 가져간다. 전작처럼 간간히 랩으로서도 참여해 존재감을 더하는 건 덤.

하지만 사운드가 상당히 센 만큼 청자들이 쉽게 지칠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내포하고 있다. 이를 해결한 것이 자메즈의 랩 퍼포밍이다. 허스키한 발음을 동반한 그루비한 랩은 (소수의 인스 트랙을 제외한) 모든 트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뱅그로즈의 사운드에 비해 자메즈의 랩은 크게 드라마틱한 변주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프로덕션과 비교해보면 랩 자체는 심심하단 인상 또한 느껴진다. 허나 앨범이 통일성을 가지는데에 있어야할 구심점 중 하나가 자메즈의 랩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곡의 흐름이 귀에 물리고 지루해지는 순간마다, 자메즈는 플로우나 톤의 변화는 물론, 중독적인 훅, 이펙트 또한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이를 타파해 나가고 듣는 이들의 귀를 다시 사로잡는다. 곡의 흐름에 있어선 뱅그로즈가 주도권을 가져가는 듯 보였지만, 역설적으로 앨범 자체의 흐름에 대한 주도권은 자메즈가 지닌 셈이다.

여기에 더해 호치키스, 스카이민혁, 권기백, 코르캐쉬 등 여러 객원 멤버들의 활약 또한  앨범의 지루함을 타파하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한 건 역시 DRVN. 유일한 보컬 아티스트인 만큼 (코러스 참여를 포함한) 총 4곡에 참여한 그는, 미성의 보컬 퍼포먼스로 듣는 이들을 다시 앨범에 집중하게끔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는 조합 아래, <Only God Can Stop Me>은 마치 하나의 EDM 음악을 듣는 듯한 인상을 보여준다. 본디 EDM은 크게 보면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빌드업’과 곡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드롭’이 계속 반복되면서 진행되는 구조를 띤다. 본작의 트랙리스트 또한 EDM의 흐름에 맞게끔 설계되었다. 앨범 끝까지 이들은 다른 방향으로 틀지 않고 오로지 하드한 사운드로만 이끈다. 물론 분위기가 다운되는 구간 또한 있지만 이 또한 에너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빌드업의 일부로 사용되며, 이후 드롭을 담당하는 한 곡이 마무리되면, 또 다른 빌드업으로 다시 이어진다.

이 빌드업~드롭 구간은 각 구간마다 다뤄지는 테마의 내용으로 어림짐작할 수 있다. 앨범은 현 힙합씬 속 자신을 다룬 “BULLSHIT”~“OGCSM”, 변화되는 환경 속 시니컬해진 자신을 다룬 “LOUDER”~“NO ESCAPE”, 사업가로서의 자신을 그린 “FLYAWY”~”UNDERGROUND BUSINESS”, 아티스트로서의 포부를 담은 “FLYAWY”~“BOOM N DRUM” 정도로 크게 나눌 수 있겠다. 각기 다른 주제지만 각 구간의 끝(=드롭)에서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포부가 무엇인지’를 명백하게 가사로 담아낸다.

물론 윗 문단처럼 임의로 앨범의 구간을 구분지어서 감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메즈와 뱅그로즈는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로 가볍게 틀어놓아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에너지를 느끼기를 더 원할지도 모른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Only God Can Stop Me>는 1시간 27분 동안 분위기를 턴업시키기에 딱 좋은 앨범이다. 또 하나 알아야할 점은 이 앨범이  DOHN 레코즈라는 신생 레이블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앨범에 간간히 강조된 (그리고 이전 자메즈의 가사에서 간간히 나온) 문장인 ‘Do Only Hesitate Never’를 생각하면, 자메즈와 뱅그로즈가 속한 레이블로 보인다. 즉 <Only God Can Stop Me>는 이들이 준비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막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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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트랙수가 상당히 많은 작품인지라 쉽게 다가가기 힘든 앨범이었지만 막상 여러번 돌려보니 '이 정도 분량에 여러번 돌리기 쉬운 앨범이 또 없겠다'할 정도로 쉽게 들을 수 있겠다는 인상으로 바뀐 앨범이었네요. 만약 앨범 돌려보고 싶은데 분량 때문에 염두가 안난다하는 사람들은 ㄹㅇ 피방가서 롤하면서 들으셔도 됩니다. 요 작품이 무슨 심도있는 주젯거리를 다루거나 하는건 아닌지라, 걍 흥 돋구는 용으로 틀어도 무방하거든요.

https://www.instagram.com/p/C782wmvSJqz/?utm_source=ig_web_copy_link&igsh=MzRlODBiNWFlZA==

물론 양이 많다보니 제가 모르고 캐치하지 못한 작품의 깊숙한 미덕(?)도 있지 않을까 싶네요. 마침 JJK UH!TV에서 주최하는 자메즈 & 뱅그로즈의 앨범과 관련된 인터뷰가 이번주 일요일(16일) 오후 3~4시에 홍대 바이닐02라는 곳에서 진행된다 하네요. 2만원에 1 free drink와 함께 인터뷰를 감상하실 수 있다하니, 앨범에 애정이 생기신 분이라든가 자메즈&뱅그로즈를 직접 보고 싶으신 분들은 함 놀려가보십쇼.



https://hiphople.com/kboard/28384148?member_srl=1053779
........그리고 저희 나온 H.O.M 매거진도 못 보셨음 봐주세요
아니 우리 매거진 발간한지 1주년 넘어가지고 나온 매거진이라 의의가 깊은데, 하필 같은 날에 심바 사태 재점화되서 나온지 하루도 안되서 바로 개념글 내려가고 묻혔어요... 내가 너무 억울해서 이렇게나마라도 재차 언급합니다. 진짜 이것보다 좋은 글들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