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분석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프리더비스트의 메인 테마를 '분노'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는걸 미리 밝혀두겠음
왜냐하면 분노는 프리더비스트뿐만 아니라 비프리의 모든 앨범의 기본 정서이기 때문
아래의 코리안드림 발매 당시의 인터뷰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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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 이전 인터뷰를 통해서 내 음악의 원천은 분노다라고 말 했어요. 하지만 이번 앨범 같은 경우 전작인 \'희망\'과 마찬가지로 큰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는데. 혹시 \'Hi-Life\' 앨범 등을 통해 강한 음악을 선보여서 뭔가 해소가 되어서 좀 부드럽게 나온 건가요?
비 : 음... 사실 이번 앨범이 더 훨씬 어두워지고 강하고, 폭력적이게 나올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일부로 그 부분을 신경을 많이 썼어요. 예를 들어 어떤 선을 넘는 거 같아 레벨이 이렇게 올라가고 있으면 그걸 다시 억누르고 평화적으로 가려고 되게 노력했어요. 그러니깐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가요. 이렇게 한 이유는 이게 앨범이다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옛날처럼 믹스테이프 이거나 좀 소수의 팬들이 들을 거면 그래도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앨범은 진짜 저를 대표할만한 대표작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에 이 앨범을 저희 어머니가 들었을 때 큰아버지가 들었을 때도 그런 폭력적인 면을 느끼게 되면 기분 나뻐 하지 않을까 그런 게 없이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어떤 사람이 들어도 강한 음악을 듣되 그것 때문에 제 생각과 저희 불만, 분노들 때문에 자기 기분까지 나빠지면 저는 그게 실패한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항상 더 좋게좋게 계속 바꾼 거에요. 이번 앨범의 모든 표현은 수많은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된 거죠.
힙 : 최대한 분노를 억누르면서?
비 : 네. 최대한 억누르고 하고 싶은 말은 하되 대중들한테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한 거죠.
힙 : 그럼 이번 앨범 역시 영감의 원천은 분노네요?
비 : 네. 제 음악에 대한 모든 원천은 분노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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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코리안드림, 희망은 비프리 본인이 아닌 타인을 위해 만든 작품임에도 그 원천은 '분노'였음
굳이 프더비라고 딱히 분노가 메인 테마란건 아니란 말씀
프더비의 메인테마는 '지옥'이다.
(프리더비스트의 커버는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가 그린 '최후의 심판' 중 '지옥의 고통' 부분을 오마주해 만들어졌다)
팔로알토,아미,킹치메인,윤비 등 다 나열하기 힘들정도의 논란과 마찰로 인해 삶 자체가 지옥이 된 비프리.
그 지옥을 음악으로 표현된 앨범이 바로 Free the beast인것이다.
그러면 이제 곡 별로 가사를 뜯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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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번에는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계속 내 할 일을 할 거야(난 좆도 신경 안 써)
그만해, 그만해 (Yeah, yeah, yeah)
지쳤어, 괜찮다는 그 말에
비프리는 신에게 의지하는걸 거부하며, 신이 줄 수 있는 안위 역시도 거절한다.
신이 주는 구원의 손길 대신을 잡는 대신 시체가 쌓인 골짜기에서 자신의 일을 하며 계속 싸우리라는 의지의 표현이다.
즉 앞서 말한 니체의 명언의 연장인 '힘에의 의지'(will to power)를 곡으로 소명하고있는것이다
4.드라큘라 2020
이 곡은 펜타닐과 정키들을 박쥐,드라큘라에 비유한 곡인데, 이미 너무 많이 분석된 곡이므로 가사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겠다.
해당 곡의 의의는 비프리가 사는 세상이 지옥인만큼 드라큘라,뱀파이어같은 흉흉한 존재들이 자신 주변에 있다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5.음모 2020
이 곡은 비프리의 과거 곡인 '더 음모'의 후속곡인데, '더 음모'는 음모론에 자주 언급되는 정부 기관에 의한 집단 스토킹 (gangstalking이라고 함)을 노래한 곡이다.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내 뒤를 따르는 다른 발걸음의 소리
내 꼬리를 쫓기는 느낌
이런 저런 사람들이 나에 대해 묻지
좋아하는 음식, 왼팔에 문신
나이든지 군대는 갔다 왔는지
나의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도 의심해
너는 살기위해 서민들의 피를 빨지
양아치 같이 욕을 하며 서로 싸우지
난 Audi 모는 공무원들 목을 따는 Saudi
TV와 신문 매스미디어가 대충
주는 대로 fast food만 먹고사는 대중
정치인들은 soul snatcher like 세중
시민들의 세금 먹으면서 사는 회충
이런 가사가 이어지다가 본격적으로 3절에서는 저항을 노래하며 일어난다.
2잡 가진 비정규직 노동자 다 일어나
매일 마다 너가 기다리던 기도들의 답
무비자를 마련해서 모두 같이 모이자
불법이민 시민들여 힘을 한번 모으자
상류사회 소비자를 위한 대출 고이자
우릴 위한 나라 되는 날은 꼭 오리라
이렇듯 일종의 사회적인 메세지를 노래한 곡인데 음모 2020에서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안양 거리 새벽 2시
홀짝 거리며 지나가는 길
한대 빨며 있었지
누가 내 뒤를 밟는 듯한 느낌
깜깜한 도시서 뻑치기 당하는 상상을 돌림
난 피해망상 초기
새벽 밤길에 귀신 소리처럼 날 듣고 너는 쫄지
국산 최고 내 영역 표시
여기에 내 뼈를 묻어, 묘지처럼
노래로 대박을 뽑아, 뽑기처럼
난 앞서, 넌 내 뒤를 쫓지
내가 가진 것은 재능이 아닌 용기
생각해봐, 너가 가진 것은 뭔지
그 녀석도 눈치를 챈 분위기
위기는 기회, 녀석을 덮치지
이건 목숨을 걸은 내 복수, ay
내 성질 건드린 너는 좆 돼, ay
넌 날 잘못 건드렸어
느껴본 적 없는 고통을 경험
끝났지만 시작되는 처형
숨통을 끊기 위해 계속되는 혈투
국가기관의 감시와 그에 대한 항거를 노래한 '더 음모'와는 달리
음모 2020에서 화자(권기백)를 스토킹하는 존재(비프리)는 그 실체가 모호하다
'난 피해망상 초기'라는 가사가 있는걸 보면 화자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존재가 아닐까 싶다. (이유는 후술)
사실 상상이든 실체가 있든 그건 중요하지않고
중요한건 '그 녀석'이 하는 말이다.
노래로 대박을 뽑아, 뽑기처럼
난 앞서, 넌 내 뒤를 쫓지
내가 가진 것은 재능이 아닌 용기
생각해봐, 너가 가진 것은 뭔지
그래, 대체 얼마 있어?
너에겐 뭐가 있어?
증명해, 아니면 너는 씹혀
뺏지 않으면 너는 뺏겨
너의 음악 또 내게 묻혀
왠진 몰라도 '그 녀석'이 화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음악을 만들어서 나와 맞서싸워라'
그냥 음악을 만들라는것도 아니다.
'쫄지말고 음악을 만들라'는거다.
나는 이것이 곧 비프리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라 생각하고,
본 곡에서의 스토리 텔링이 결국 자신(음악을 만들지 말지 고민하는 자신)과 또 하나의 자신 (아무튼 닥치고 음악을 만들어야한다)의
내적갈등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곡에서, 아니면 국내힙합에서 가장 위대한 라인일 수 있는
'내가 가진 것은 재능이 아닌 용기'라는 미친 구절이 튀어나왔다.
전설이라 불리는 음악인들은 여럿 있지만 프더비3, 프리더메인같은걸 던질 수 있는 아티스트는 몇이나 될까?
'재능이 아닌 용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행위이다.
6.돈내 즉흥곡
느보돈이라는 강렬한 가사가 있는 트랙이지만 그냥 에너지를 즐기면 되는 트랙이다
참여한 멤버 Charity는 제레미 퀘스트와 브로스키라는 팀을 만들기도한 중국인인데
곡에서의 중국어는 대충 이런뜻이라한다.
네 영혼을 보니 페이하고 싶어.
대체 누구길래 난 널 몰라.
그래서 대체 누구야, yeah
난 결과를 찾고 싶지 않아.
이미 결과를 찾았어.
그래서 더 이상 [?] 싶지 않아.
그래서 지금은 결과가 없어, yeah
지금 널 보니 널 증오하게 됐어.
지금 존나 널 증오해.
지금 널 증오하는 것보다 더.
그리고 지금은 날 증오해
7.휴식 (BREAK)
휴식이라는 제목과는 달리 휴식 없이 미친듯이 달리겠다는 의미인건 너무 유명하고,
재밌는건 비프리의 가사들이다.
전쟁 같은 인생 살아남고 싶어 죽도록 일해
Ch Gas pack 들이마시고
다시 또 침착하게 앞으로 걸어가
까라면 까, 쏘라면 쏴
Gassed up, 마치 화생방
바닥에 깔려진 은색 총알
마지막 한방 화학 무기처럼
장전한 다음 입으로 주입
침 흘려 질질
밤마다 달려도 텐션을 유지
군기가 빠진 썩은 뿌리
비프리는 자신이 랩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군대가 싫어서'라 답할만큼
뿌리깊게 군대를 혐오하는 사람인데, 본 곡의 벌스에는 군 관련 레퍼런스로 범벅이 되어있다.
심플하게 보면 그냥 '인생이 전쟁이다'겠지만 그동안 군대에 대한 혐오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비프리가 '인생이 전쟁이고 나는 군인이다'라는 자세를 취할만큼 인생이 힘들고 빡세다
정도의 의미로 볼 수 있겠다
8.개새x
너를 조지겠다는 심플한 컨셉의 노래지만 비프리의 과거 가사와 비교해보면 정말 재밌다.
모든 상처는 시간 다 치료해
내가 할수 있는건 오로지 이 노래
정말 힘든 이 순간 바로 지금이
너를 빛나게 해줄 보석과 금이니
기억해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난 믿어 너는 할수 있으니까
모든 사람이 해매는 삶이란 미로에
우리 모두 가끔은 가이드가 필요해
모든 상처는 사랑이 치료해
내가 줄수 있는건 오로지 이 노래
지옥 같은 이순간 이 날들이
바로 너를 보호해줄방패와 칼이니
기억해 너는 혼자가 아니니까
난 믿어 너는 할수 있으니까
-anything
I can't picture me working at a regular 9-5
당연히 매일마다 먹고 놀 수만은 없지만
지금 기회 있는한은 I will rap, I will rhyme
At the show when everybody got their hands up
난 그때 잠시라도 행복하다는 걸 느껴
너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건 아니지만
행복을 찾아, 돈이 절대 다가 아니니까
-Good Time
이렇게 너는 혼자가 아니고 행복을 찾으라던 비프리가
모두 다 날 욕해, 왜 행복을 강조해
내 걸 가로챈 새끼들은 다 따끔하게 가르쳐 줄게
내 성격 전기톱처럼 날카로워, bitch, 죽기 딱 날 좋네
내 이름 최성호, 아직은 호랑이, 살지 한반도에
알아 다 욕하는 거 안 볼 때, 대놓고 시원하게 날 욕해, yeah
나한테 행복좀 강조하지말고 (비록 몇년전 자기가 행복을 찾으라고 말했지만)
어차피 나 안볼때 욕하는거 아니까 좀 꺼지라고 말하고있다 (비록 몇년전 모두에게 가이드와 사랑이 필요하다했지만)
사족이지만 '내 이름 최성호, 아직은 호랑이, 살지 한반도에'라는 명라인은
비프리 사상 최고의 가사중 하나가 아닐까싶다
9.부활절
밤새며 작업을 열심히 하고 쓰러져도 일어나 열정적인 공연을 한다는 메세지를 부활절에 비유한 트랙.
사실 굉장히 심플한 메세진데 이 트랙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비프리의 표현력이다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 죽지 않고 다시 돌아온 불멸의 용명'
'평화를 찾기 위한 혈투, 상처가 투성인 투견'
'최고의 전은 전투전, 유행이 지나고 시간이 흘러'
'공연장을 채운 비명과 함성, 계속해 퍼지는 악명
무대 위 날마다 열리는 심판, 관객들이 내게 내리는 판결'
시적으로 느껴질정도로 생생하게 상황을 묘사하는데 이런것도 할 수 있었나 싶을정도로 작문력을 뽐낸다.
10.구명조끼
알 사람은 아는 얘기지만 pnsb의 벌스는 기존 곡의 재탕이다
물론 소름끼치게 잘 묻은 벌스긴하지만 그래서 이게 왜 구명조끼임? 정도의 의문은 들 수 있겠다.
근데 pnsb에 대한 질문 이전에, 이 곡에서 말하는 구명조끼란 무엇일까?
그 답은 비프리의 이전 곡에 나와있다
태풍이 와도 파도를 타면서 앞으로 인생을 항해 이건 음악 아닌 내 구명 조끼
그렇다, 구명조끼=비프리의 음악이다
그 점을 생각하며 가사를 봐보자
Fuck the judge
엄마는 못 봐도 너의 모든 재판은 다 보러 갔어
유리 반대편 있던 널 형제라고 불렀어
같이 굶었어, 눈물 흘렸어
후회 할 시간이 없어
숨만 쉬어도 줄어드는 수명
앞서 언급한 가사가 나왔다.
그런데 아까와는 다르다.
분명 '태풍이 와도 파도를 타면서'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태풍들이 닥친 바다, 이건 나의 구명조끼'가 되었다.
더 이상 여유롭게 파도를 탄다느니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만큼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정도로 위험하고 막막해진 상황에서
'유혹하는 손길, 사람들의 손짓'이 찾아오지만
'꿈을 포기할 바엔 목숨을 포기'라는 아마 국힙에서 비프리만 할 수 있는 라인을 쏟아낸다.
물론 그럼에도 쉽지않다
게으름뱅이에다 욕쟁이
장난기 넘치는 뿔난 도깨비
변태처럼 자신에게 채찍질을
계속해서 걸어가 나는 내 길을
어깨엔 무거운 짐을...
들어줘 (들어줘)
들어줘 (들어줘)
들어줘 (들어줘)
제발 내 말 들어줘
참고로 나는 저 '뿔난 도깨비'를 키스에이프라고 생각하는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게으름뱅이+욕쟁이+사츠키에게 목을 졸라달라함 (변태처럼 자신에게 채찍질))
11.퇴근시간
휴식-개새x-부활절-구명조끼의 폭발적인 구간이 지나고 열기를 식히는 역할의 트랙이다.
더스티한의 벌스는 트랙 제목처럼 그냥 vibe를 느끼면 될 것 같고,
비프리의 벌스는 역설적으로 쓰여진 것이 아닐까 감히 추측해본다.
하늘이 두동강, 계획들이 산산조각 나고
거울 속에 내 모습은 너무나도 초라하지만
지금 내 기분은 정말 너무 좋아
즐거운 퇴근 시간, 조심히들 들어가
지하철을 타고 가, 정말 편하고 빨라
좋은 노래 만들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
너의 웃음 잃지 말고 속마음이 드러나
물론 정말 자신이 초라해보여도 기분이 좋다는 의미일수도 있겠지만
'지하철을 타고 가, 정말 편하고 빨라'는 분명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보통 지하철을 묘사할때 '정말 편하고 빨라'라는 수식어를 붙이지는 않으니까. (특히 비프리의 거주지인 쌍문은 그 유명한 1호선 지하철이다..)
즉, 굳이 해석해보자면 분노를 쏟아낸 비프리가 어느정도 현실을 좋게봐보려하지만 딱히 나아진건 없는 그런 상황을 표현한게 아닐까싶다
12.천국 (HEAVEN SKIT)
아이엠머니,비즈니스메인 형제의 대화가 나오는 트랙인데, 코리안 드림에 실린 스킷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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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 스킷 이야기를 해볼게요. 라디오에서 말한 것 처럼 이사가와가 아닌 사가와 잇세이의 이야기를 스킷을 통해 했는데 의미가 있는 건가요?
비 : 전혀 없어요. 그냥 스킷이라는 게 그냥 막 만들잖아요. 제가 추구하는 게 자연스러움 이거든요. 어떤 기록 다큐멘터리기 때문에 그냥 우리가 했던 이야기를 담은 거에요. 그 상황이 즐거웠던 거지 그 이야기가 절대 전혀 즐거웠던 게 아니에요. (웃음) 저는 그 상황이 그냥 웃겼거든요. 제가 엄청 진지하게 무섭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짱가(DJ JJANGGA) 형한테 해주는데 짱가 형은 되게 듣는척하다가 나중에 그거에 대해서 이야기했잖아 이러니깐 하나도 안 듣고 있었다고. 이게 어떻게 보면 우리의 관계거든요. 그걸 그대로 표현하고 있었던 거에요. 작년 한창 좋았을 때 내가 진지해지면 웃어 넘어가고 우리는 항상 이랬다. 그냥 그걸 표현하고 싶었어요.
힙 : 평소에도 수시로 녹음을 하나요?
비 : 네. 사실 앨범에 넣으려고 했다 뺀 게 되게 많아요. 좀 신선한 대화들이 있잖아요. 사실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대부분 진지한 깊은 이야기를 잘 안 하잖아요. 저는 진짜 깊은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올 때가 많아요. 자연스럽게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진짜 속사정을 말할 때가 많죠. 저는 항상 그렇거든요. 연예인 이야기나 TV프로그램 이야기가 아니라 저는 진지한 이야기를 진짜 많이 하거든요. 그러면 상대방도 대부분 함께 하게 되요. 그래서 그런 순간을 녹음해놔요. 그 순간을 놓치기가 너무 아까운 대화 같고, 나중에 들었을 때 신기하고 앨범에 넣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죠. 그래서 많이 녹음해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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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드림 스킷에서 'DJ짱가'와 비프리의 관계를 표현했다면,
천국 스킷에서는 비프리가 동료 음악가들과 같이 음악을 하며 시덥잖은 대화를 하는 순간이
현실(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천국'과도 같다는 메세지로 추정된다.
13.친구들 FRIENDS 2016
싱글 'FRIENDS'의 찹드 앤 스크류드 버전인데, 중간중간 변조되는 부분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인생이란 심포니 나는 바로 지휘자
너는 어두운 내 삶을 항상 밝혀 주는 달
내가 고개 숙인 모습 보고 싶은 이 세상
힘든 일들 싸워 이기자 마치 칭기즈칸
무대 위 내 전쟁터 이건 텍사스 전기톱
연쇄 살인 사건처럼 내 분노의 대학살
형제라던 욕심 많은 돼지 선지 뚝배기 한 그릇
뚝딱하고 이동한 다음 한걸음
한 계단씩 올라 MODECI 처럼 꼭대기
에서 폭격기처럼 똥만 찬 너의 머리 위를
지나가며 I'm ma drop
that shit like i'm Jeremy Quest
바로 너의 입안에
바이러스 같은 애들에게 나는 바로 소독제
만약 내 재능 원한다면 바로 선입금
내 인생을 말하는 것 같은 조용필의 꿈
푸른 숲과 깊은 늪을 지나서
도착한 이곳 바로 내 고향
새벽 6시 폭설, 가뭄, 태풍,
소나기가 와도 나는 작업실
박음질을 하듯 비트 위에 말을 이어가
아침부터 사람들은 어딜 향해 뛰어가
자신에게 물어 과연
내 자리는 어딜까
아침 되면 항상 나를 반겨주는 허무함
이런 나의 불안한 내 마음 내 기쁨을 더하며
슬픔 덜어줘서
항상 고마워 소중한 내 친구여
난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고 있을 뿐이야
천국에 가려고 해
아무래도 지옥을 거쳐야 할 것 같아
미션을 수행하는 느낌이야
그리고 난 절대 실패하지 않을 거야
이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다들 쉽게 말해 내 자신은 바꿀 수 있대
앞서 '죽음의 골짜기'에서 비프리가 신과 신앙에 대한 거부감을 표했던것을 기억하는가?
근데 이번 트랙에서는 '천국에 가려한다'라던가 '하늘 나의 편'같은 표현이 등장한다.
'변화'라는 제목에 맞게 비프리도 변한걸까?
주소 바꿔도 차를 바꿔도
친구 바꿔도 전화번호 바꿔도
과거는 못 바꿔
난 절대 안 바꿔
난 절대 안 바뀌어
When the money's gone then we'll see who is left
You can buy my songs but my soul ain't for sale
I'm still in white cell
I can't help myself
과거 비프리는 택시기사와 마찰이 생긴걸 찍어 올리며 '남의 몸에 제발 손대지 말아주세요'라는 포스트를 올린적이 있다는것
(어디 데고 계속 손가락질해? 왜 남의 몸에 계속 손을 대?)
그런 비프리가 8개월간 택시기사를 했다고하니,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17.마무리
비프리가 랩으로 등장하지않고 당시 중학생이었던 권기백과 앤디플래거만이 등장하는 트랙인데,
이렇게 마지막 트랙에서 본인이 아닌 다른 래퍼에게 트랙을 내어주는 연출은
gza의 b.i.b.l.e나 켄드릭 라마의 ab soul's outro같은 트랙에서도 등장하는 나름 근본있는 전통이다.
그 이상의 큰 의미는 없겠지만 누군가의 리뷰에서 '새끼 짐승들을 풀어놓는다'는 해석을 본적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해석이다.
18.설계
본래 수록 예정이 없다가 마지막에 추가된 곡인데, 긴 악몽에서 깨어나 도달한 평화로운 현실을 (집에 돌아와서 성공만큼 달콤한 잠을)
노래한 트랙이라고 보통 여겨진다.
하지만 소신발언하자면 본인은 이 트랙을 굉장한 사족이라고 생각하고있다.. 마무리로 끝내는게 맞았다.
총평
본 앨범의 구조는 결국
1.지옥으로 떨어진 비프리가
2.자신의 분노와 야성을 마음껏 해방하고
3.어느정도 소강상태에서 천국(동료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시시콜콜하게 놈)을 경험하지만
4.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지옥을 거쳐야하기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고
5.그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평화와 안정을 되찾았다
라고 볼 수 있겠다
맞는 해석인지는 비프리만이 알겠지만 그나마 한가지 다행인건
이후의 어느정도 독기 빠진 비프리의 모습을 보면 적어도 그가 말한 '천국'에 조금은 다가가고 있는것처럼 보인다는것이다
계속 음악해주십쇼
분석글추
비프리의 전 작업물들하고도 연관점이 있다는 게 재밌네요
퇴근시간에서 역설적으로 쓴 게 아닐까라고 하셨는데, 반어가 맞는 거 같아요 ㅎㅎ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개추
너어어어무 잘 읽었습니다!!
평소 그 에너지로만 소비했던 앨범인데, 이렇게 이전 앨범과도 맞닿아있는 가사가 있는지도 몰랐고
특히 저 내가 가진 건 재능이 아닌 용기라는 라인은 전혀 몰랐는데 정말 멋있는 라인이네요
이 글 다 읽었으니 프더비1 간만에 돌리러 가보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사랑해요 비프리🥰🥰
한국힙합에서 이런 앨범이 또 나올 수 있을까
개추개추 이 글보고 다시 프더비 한번 돌리니까 더 좋아지네요
미쵸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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