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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현석 정규 1집-neighborHOOD

title: Kanye West (Vultures)Alonso20002024.03.15 14:31조회 수 486추천수 2댓글 0

https://blog.naver.com/alonso2000/223384330079

 

 

 

 

Flocc(Family Love Over Cash or Clout)이라는 집단은 2010년대 후반부터 2020년대 초에 급격한 하입을 받은 세 크루, 즉 YTC4LF와 프레밀리(FRML), 언더성수브릿지의 집합체이다. 이 세 크루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특징이 있다면 기존의 힙합이 지향하는 지역주의와 장르 씬의 트렌드를 잘 버무려서 한국적으로 재해석 해내는데 능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러한 '로컬라이징'에 당연히 거물들의 지지도 잇따랐다. 예컨대, 팔로알토는 지속적으로 언더성수브릿지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더 콰이엇 역시 YTC4LF의 제네더질라와 라콘의 앨범 제작을 돕는 것은 물론 제네더질라를 직접 앰비션 뮤직에 영입까지 했다. 지금 소개할 부현석의 첫 정규 역시 딥플로우의 아티스트 큐레이션 프로젝트인 보일링 포인트(Boiling Point)의 일환으로서 세상에 나온 것이다. 물론 이러한 지원을 차치하고서라도 <neighborHOOD>는 상당히 옹골찬 앨범이다. 경연으로 인하여 생긴 '붐뱁 래퍼'의 이미지를 넘어 보다 유행의 전선에 맞닿은 시도를 보여주었고, 그 시도를 통한 결과물의 완성도 역시 훌륭하였기 때문이다.

부현석과는 같은 프레밀리 소속이기도 한 홈얼론(HOMEALONe)은 물론 VMC의 프레디 카소(Freddie Casso)가 앨범의 큰 축을 이루고, 여기에 이후로도 VMC와 적극적으로 협업하게 되는 돈 사인(Don Sign.)이 가세한다. 프로듀서진의 편성이 상당히 단출한 만큼 앨범의 프로덕션도 일관적으로 흐른다. 기타, 혹은 신시사이저를 통한 블루지한 분위기가 어둡고 축축한 정서적 틀을 형성하고, 거기서 트랩, 드릴을 위시한 유행의 차용, 혹은 레이-백된 고전적 리듬을 통한 여유로운 분위기를 오가며 부현석의 둔탁한 퍼포먼스가 활약하기 딱 좋은 뒷골목을 형성한다. 특히 부현석은 오토튠을 장착한 채 보다 멜로딕하게 움직이며 앨범이 요구하는 동네와 친구에 대한 향수를 성공적으로 형성한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태어나 노원으로 흘러들어온 부현석의 인생 역정, 그 사이의 은밀하고 어두운 에피소드들과 그 사이에서 피어난, 음지로부터 더 높이 날아오르겠다는 굳건한 의지는 소위 'Hood'로 통하는 힙합적 가족주의로 나아간다. 부현석이, 그리고 그가 속한 크루들이 어째서 거물들의 주목과 지원을 받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Flocc의 일원들은 '이웃사촌'을 의미하는 앨범 제목에 걸맞게 피처링으로서도 맹활약한다. 라콘의 부드러운 싱잉, 혹은 차메인의 날카로운 벌스가 "SMYL"의 끈적한 리듬에 녹아드는 모습도 그렇지만, "LA FAMILIA REMIX"에서 드러나는 Flocc 사단 각자의 개성에는 크루 고유의 형제애와 야망이 고루 녹아있다. 전체적으로 고른 퍼포먼스 중에서도 365릿과 차메인, 릴 포엣의 타격감이 금방 눈에 띄는 편이고, 개성으로 따지자면 제네더질라의 샤우팅과 우디고차일드의 오토튠 활용이 짙게 각인된다. 크루 메이트들 이외에도 지역적 고유성, 혹은 장르적 타격감을 요구하는 게스트들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예컨데,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안산'을 정체성으로 삼아온 차붐이 "Old Car"에서 보여준 파격적인 싱잉 랩이라거나, 평소대로의 견고함을 책임지는 딥플로우 등 베테랑들의 조력이 앨범이 요구하는 지역주의, 가족주의에 대한 설득력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다. 돈 사인이 선사하는, 재지한 감수성을 더해주는 맛깔나는 토크박스 연주는 덤이다.

<neighborHOOD>는 상당히 매력적인 결과물이다. 30분 남짓의 짧은 러닝 타임 덕분에 진입 장벽이 확실히 낮으며, 홈얼론과 프레디 카소의 터치에 힘입어 고전미와 트렌디 양쪽을 두루 끌어안는데도 성공했다. 뚜렷한 지역색을 뿜어내는 게스트들과의 호흡, 그리고 자신의 동네에 대한 은밀한 이야기에서 오는 장르적 쾌감은 앨범의 제목과도 너무도 잘 어울린다. 물론 이를 뒷받침하는 교과서적이고 견고한 퍼포먼스의 힘이 없었다면 딥플로우의 총괄 프로듀싱 등 지원을 얻어낼 정도의 퀄리티에 도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앨범에서 드러나는 트렌드의 차용과 지역색과의 조화는 이후의 Flocc 사단의 결과물에서도 거의 대부분 공유되며 계승-발전되고 있다. 음악적 시류를 어떻게 로컬라이징해야 할지에 대한 가장 이상적인 답변이라 하겠다.

Best Track: 로터리, 새 (Feat. Don Sign.), LA FAMILIA REMIX (Feat. ZENE THE ZILLA, Rakon, Lil Poet, Dawn Dox, JUPITER, 토이고, Woodie Gochild, 365LIT, KOREANGROOVE, 차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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