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글이 스윙스에게까지 갈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보신다면 '포기'라는 단어가 불편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포기는 선택과 집중을 위한 선행과정이라는 것을 생각하시고 글을 끝까지 읽으신다면,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스킷과 몇몇 처지는 트랙 말고는 upgrade v 나쁘지 않게 들었습니다.
우선 사운드가 좋았고, 랩도 비트와 소리를 해치지 않는 것에 중점을 뒀다 생각하여 적당하다는 생각으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스킷들과 마지막 트랙을 듣고, 앨범을 다시 곱씹으며 느낀 점은...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네요.
앨범 듣는 약 1시간 가량 좋은 시간은 보냈는데 남는 건 없었어요.
그 정도면 평~수작 아니냐? 하실 수 있는데 이 앨범 낸 사람이 스윙스 잖아요.
꼰대 꺼지라던 루키 시절의 스윙스가 어느덧 국힙 OG 반열에 오를만큼, 혹은 그 직전의 커리어가 됐어요.
그럼 앨범이 적당히 좋아선 팬층의 기대 충족이 안 되죠.
대체 뭐가 좋은 앨범이라는거냐? 라는 물음을 하신다면, 저는 아티스트의 세계관을 깊이 하는게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는 그 장르와 문법이 뭐가 됐든 결국 자기 속을 파내서 파는 사람들이고,
그 주제가 뭐가됐든 자기의 예술관을 깊이 파고들고 견고히 할수록 개성있고 예술성있는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자기복제 하자는 얘기가 아니에요.
아티스트라면 자기의 작품들을 관통하거나 적어도 공유, 연속 할 수 있는 예술세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말이에요.
아름다움의 힘을 관철하고 경배했던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이 그러했고
서정적으로 음계를 연결하며 연주에 변주를 주던 빌 에반스가 그러했고
한국어 랩의 극한을 보여주는 이센스와
개인적인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던 빈지노가 그러했듯
아티스트는 자신의 아주 깊은 속 안에 있는 예술세계를 끊임없이 파헤치고 탐구하고 전시해야 자신만의 영역을 장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스윙스는 계속 도전해요.
자기가 가지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원하는 것들은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거머쥘려고 해요.
사업이든, 운동이든, 프로듀싱이든, 의장이든, 음악이든 전부 다요.
한 사람이 여러 분야에서 극도의 성취를 거두는 것은 천운에 가깝고 심지어 그 사람이 의지한 대로 되는 것도 아닌데
스윙스는 모든걸 가지려고 도전하다보니 모두다 적당히 성공은 하지만 뭔가 아쉬워요.
이제 스윙스는 도전이 아닌 포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가진 것과 가질 수 없는 것을 잘 구분하고 선택해서, 그것들에 집중했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원한다면 음악을, 사업을 원한다면 사업을 선택하고
음악을 선택했다면 그것을 아주 깊게 파고들었음 좋겠네요.
솔직히 사람들이 이렇게 말이 많은 건 스윙스의 호언장담 덕분도 있겠지만,
그가 가진 영향력과 피지컬, 커리어에 대한 아쉬움도 큰 거 같아서 글 남깁니다.
다음 앨범은 꼭 스윙스다운 음악을 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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