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음악씬은 사뭇 활발해 보이지만 귀를 어디에 놓느냐에 따라 굉장히 고독하고 외로워지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 부분들이라는 가려지고 관심받지 못하며 뒤로 조금씩 미뤄진다. 그러나 그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은 이유는 그 소수를 알고 있는 내가 오롯이 그들을 독점하고 있다는 소유욕을 충족시켜주고, 때로는 몇안되는 서로가 서로를 특별하게 만들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그 존재들이 조금 더 빛을 받았으면 한다. 그것은 그 예술가들의 존재이유를 만들어주고 삶의 방식을 만들어주어 조금이라도 더 예술적인 삶을 향유할 수 있으면 하고 바라기 때문이다.
도프파파, 로파이맨 로우지는 그 고독하고 외로운 부분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아티스트다. 오래된 장비들을 고집하는 수많은 예술가들이 존재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이토록 드러내고자 하는 이도 드물다. 꾸준한 라이브 활동과 팀 활동, 앨범 발매와 sns 활동까지 자신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그가 꽤 오랜만에 자신의 인스트루멘틀 앨범을 발매했다.
RAWTER VOL2
뤄터는 로우지의 연작 앨범이다. 최근 앨범 발매 기념 인스타 라이브 방송을 들어보니 굉장히 컨셉츄얼하게 공을 들인 앨범은 아니고 라이브 활동등이 있을때 새롭게 작업하는 비트들을 모아서 발매하는 형태의 앨범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것들은 앨범의 제목처럼 꽤나 '날것'의 형태를 띄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로우지의 앨범이 재밌는 이유는 음악에 대한 접근과 표현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나 표현에 대한 레시피는 dawless라고 밝혔다. 음악을 만드는 일은 필자가 초보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설명을 하기는 어려우나, 컴퓨터를 쓰지 않고 오직 샘플러와 하드웨어들, 그리고 카세트 테이프를 이용해 음악을 작업하는 방법은 그 설명만으로도 '다름'이 느껴진다. 귀가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그러나 그 음악은 분명히 재밌다. 마치 굉장히 오래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진다.
로우지는 특히나 이번 앨범에서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정말 오래된 테이프를 꺼내듣는 듯한 기분.' 이라고 한다. 청자로 하여금 오래된 힙합테이프를 꺼내 듣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하는데 사실 필자는 정확히 경험해본적이 없지만 예시로 들었던 전설적인 명반 'Enter the wu-tang' 을 듣고 로우지의 음악을 들으니 무엇을 레퍼런스 했고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분명히 알 것 같다. 분명한 좋은 음반의 기준보다 본인이 만들고자 했던 것을 만들어내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앨범은 개인적으로 지난 앨범인 rawter vol.1 이나 1101110보다 듣기 훨씬 편안했는데 훨씬 듣기 편안한 샘플들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전 보다 확실히 조금 더 멜로디가 느껴지고 리듬도 펑키하게 느껴져 이제까지의 로우지 앨범 중에 가장 좋았다고 느끼고 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는 bass 라인이 흥미롭게 느껴지던 5번 트랙 city mood와 독특한 감성이 느껴지던 8번 트랙 sally가 가장 베스트 트랙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 외에도 전반적으로 오래된 감성이 느껴지는 트랙들은 하나 같이 고유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재밌는 점은 sp404의 화려한 효과들이 이번 앨범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마치 무기인 것처럼 Bumpy와의 합작 앨범이었던 'not found'에서 공격적으로 사용되던 효과들이 이번에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레이저와 혼, 챈트와 디멘셔널무브먼트 로고 사운드만이, 혹여 듣는이가 지루함을 느낄까 적재적소에서 뿌려지고 있다. 9번 트랙인 roadsidetree도 추천하는 트랙이다. 어떤 부분에서 로우지의 음악이 강점이 있는지를 말해주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감성적이며 한국의 여타 다른 힙합음악에서 접하기 힘든 질감을 가졌다.
안녕하세요. 로우지 팬인 날리지입니다. 이번에 로우지님과 인터뷰 비슷하게 대화를 조금 나눠보았습니다. 다른 리뷰어 분들처럼 이렇게 글 쓰는게 정말 어렵다고 많이 느끼는 요즘입니다 ㅠㅠㅠ 언더그라운의 음악들 많은 분들이 함께 느끼고 즐기시길 바라며 글을 써봤습니다. 예쁘게 봐주시고 모두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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