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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M - 망가진것들 (분석 + 리뷰 = 감상문)

title: CMIYGL코지보이3시간 전조회 수 194추천수 1댓글 6

https://youtu.be/O12WZc1sOTA?si=cVP4zXUHbvY9eVtb

 

<들어가며>

2020년, 『돈숨』 이후, 4년 만에 QM이 4번째 정규 앨범 『개미』로 돌아왔다.

돈숨.jpg

 

『돈숨』이 "2021 한국 힙합 어워즈(KHA) '올해의 과소평가된 앨범'"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씬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돈숨』에서는 대표곡인 「카누」, 「36.5」에서 알 수 있듯, 세상과 돈에 대해 QM의 가사적 감각을 활용하여 냉철하게 이야기하였다.

『개미』 역시, "2025 한국힙합어워즈(KHA)" '올해의 앨범' 부분에 노미네이트되었을 정도로,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개미』에도 전작에서의 날카로운 시각과 감각적인 가사가 녹아들어 있지만, 『돈숨』이 주로 세상과 돈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다면, 이번 『개미』에서는 이러한 시각이 좀 더 내재화되어, QM, 그 이전에 인간 '홍준용(QM의 본명)'에 대한 스스로의 냉철한 '자기 비판' 적인 가사가 주를 이룬다.

가난한 음악가인 자신의 상황에 대한 회의감, 자신의 가족에 모습을 보고 이어지는 자기비판,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부정과 거식증 등 자아비판 적이고, 자기 연민적이며 그로 인해 폭력적인 가사와 이미지가 난무한 『개미』는 QM 특유의 가사적 감각과 더해져, 어두운 주제 의식을 확실하게 풀어냈다.

<노래 분석>

대부분의 트랙이 자아비판 적이고 자기혐오적인 가사로 이루어진 『개미』의 8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인 『망가진것들」은 『개미』 속 유일한 '사랑 노래'라고 볼 수 있는 트랙이다. '사랑 노래'라고 하지만, 「망가진 것들」 역시 매우 어둡고 자기혐오적인 가사들이 주를 이룬다.

마치 '로망스(Romance)'를 연상시키는 다소 어두운 느낌의 기타 비트가 전반적인 노래의 분위기를 형성하며, 하이톤의 애절한 지웅의 훅이 노래의 음울한 분위기를 더한다.

Even though you say

다음 생엔 나를 빼

의미 없는 말이야, won't you look at

웅크린 너와 나

붙어 버린 지 오래

아무리 떠나라고

밀어내고 소리쳐도

네 곁에 남아줄 테니

더 망가져도 돼

나도 망가진 사람인듯해

 

소공녀.jpg

 

훅에서 알 수 있듯, 사랑하는 관인 두 연인이 등장하지만, 두 사람 모두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에 가득 차있다. ('건강한 정신 상태가 아니다'로 간단히 표현해도 의미는 통하겠지만, 그 상태를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건강한 정신'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피하기로 하겠다.)

두 인물의 사랑은 지금 자기 스스로를 감당하기 힘들어, 상대방에 짐만 되기 때문에 자신을 떠나라는 말의 표현으로 이어진다.

물론, 해당 발화가 거짓으로 '나를 버리고 가'라고 말하면서, '아니야, 나는 너를 떠나지 않아'라는 일명 '입에 발린 사랑 표현'을 듣기 위한 애정의 갈구로도 해석될 수 있다.

위의 의미를 청자가 어떻게 해석하는지의 여부를 제쳐두고, 훅에서 표현된 연인의 모습은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에 가득 차 있으면서도, 서로를 포기할 수 없는 채 붙어 있는 '파괴적'이면서 그로 인해 생기는 '아름다움'이라는 모순 속에 있는 '정열적인 사랑'을 하는 연인의 모습으로 비추어진다.

 

우린 언제 나가? 시체처럼 누운 너와

실랑이를 벌이는 난 오늘도 나빠

바뀐 거야 낮밤

우린 알지 그게 아니란 걸

약 봉투에 적힌 우울증 공황

병명을 마주할 용기 없단 너와

삶이 재미없어, 옆에 누워있는 날 봐

QM의 벌스 1에서 '공황', '우울증'으로 상징되는 삶의 의욕이 꺾여 있는 채 힘든 삶을 보내고 있는 두 연인의 모습이 감각적으로 그려진다.

'시체처럼 누운 너와', '병명을 마주할 용기 없단 너와/삶이 재미없어 옆에 누워있는 날 봐'라는 QM 특유의 감각적인 묘사가 돋보인다.

지구가 망했음 좋겠어란 너의 말에

너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도라 말해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삐걱 소리가

걱정 안 해도 돼, 이미 망가진 우리야

자기 연민과 혐오, 그로 인해 '세상이 끝나버렸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는 절망적인 생각을 하는 연인과 이에 대해 맞장구쳐주며 함께하는 연인의 모습을 그리는 해당 대목에서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삐걱 소리가/걱정 안 해도 돼, 이미 망가진 우리야'라는 매우 감각적인 상황 묘사가 인상적이다.

두 사람이 함께 생활하며 나아갈수록, 두 사람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악화되는 듯하다. '걸을 때마다 나는 삐걱 소리'라는 묘사는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삶이 두 사람의 자기 인식과 태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드러낸다. 거기서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에 시달리는 QM은 이를 인지하면서도 '이미 망가진 우리야'라며 서로가 건강하게 '빛'을 향하기보다는 '둘이 함께 죽어가는 것'을 택한다.

파괴적이면서도, 어쩌면 부적절하지만, 그로 인해 완성되는 '열정적인 사랑'에 대한 QM의 탁월한 묘사이다.

욕조.jpg

 

팔에 새겨진 지옥으로 떠나는 계단

바닥 흩뿌려진 빨간색

붕대를 가져와 감아주니

넌 말해, 나 지금 좀비 같애

나 이렇게 살다 당신을 물지도 몰라

가족이 먼저인 난 가족이 됐지 너와

더 바짝 끌어당겨 내 목 뺀 채로

물고 싶음 물어 날 가져 제대로

문을 닫아 세상을 가둬 놓고

벌스 2에서 QM이 묘사한 '팔에 새겨진 지옥으로 떠나는 계단'은 '자해'를 상징하는 듯하다. 이러한 끔찍한 자기혐오와 자기 연민이 폭발한 상황에서 연인을 치료해 주는 QM의 모습이 이어진다. '나 지금 좀비 같애/이렇게 살다 당신을 물지도 몰라'라는 표현 역시 그 자체로 은유적이다. 흔들리는 정신 속에서 자신이 살아 있는지, 죽어있는지도 분간할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자기가 결국 사랑하는 연인을 해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처해있으면서, 연인이 자신을 떠나지 않기를 바라는 모순적인 상황 속, 역시 함께 자기 연민에 시달리는 QM은 '물고 싶은 물어 날 가져 제대로'라고 이야기하며 이 상황이 해결되지 않아도 괜찮다며 '함께 죽어가자'는 사랑의 메시지를 연인에게 남긴다.

같이 죽어주면 좋겠어란 너의 말에

너의 머리를 쓰다듬고, 알겠다 말해

입을 마주칠 때마다 삐걱 소리가

걱정 안 해도 돼, 이미 망가진 우리야

 

<총정리>

기타 소리와 애절한 지웅의 보컬이 '낭만적'이면서도 '음울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망가진것들」에는 자기 연민과 자기혐오에 시달리며, 우울과 공황으로 스스로를 지탱하기 힘들어하는 연인이 등장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건강하지 못한 상태(이 표현을 굉장히 싫어한다.)'에 있는 연인의 모습을 그린 해당 노래에서, 자기 파괴적인 행동이 그려지는 모습은, 듣는 이로 하여금 불편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며, 연인 관계에 끼어들어 이런저런 조언을 하고 싶게끔 만든다. 그러나 연인 관계를 통해 '두 사람이 함께 광명의 빛'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지만, '함께 죽어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관계' 로써 서로를 파괴하면서까지 이어가는 '사랑' 또한 존재한다. 매우 폭력적이며,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그렇기에 이 사랑은 오히려 '정열적'이고 '낭만적'이다.

QM의 노래와 그 노래 속 사랑에 대해 느끼고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QM이 「망가진것들」에서 이러한 '사랑'의 행태를 매우 감각적으로 묘사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개미.jpg

 

원글 

https://blog.naver.com/kszysaa/22374381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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