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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뱃사공을 좋아하는 이유: 탕아는 왜 명반일까?

title: Tyler, The Creator (IGOR)Neti2021.08.24 00:58조회 수 2233추천수 21댓글 28

우리는 모두 고민해 왔습니다

사람들은 사실 누구보다 벗고 싶어하는 욕망이 강하면서 왜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일까?

우리 중 상당수는 그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실제로 바지를 벗고 거리를 활보한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주변의 따가운 시선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겠죠.

결국 여전히 이유는 모른 채 스스로를 납득시킵니다. 사실 바지를 입는 것도 익숙해지면 그리 불편하지는 않거든요.

그러나 뱃사공은 절대로 바지를 올리지 않습니다. 이는 그의 낭만인 동시에 그가 인정하듯 바보 같은 고집입니다.

그는 상처받지 않는 걸까요? 아닙니다.

마지막 트랙 진심은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나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다만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끝까지 지키면서, 아주 작은 한 줌의 성공이라 해도 그게 온전히 그의 것이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뱃사공의 몰골을 보고 비웃으면서도 마음 속에서는 몰래 흠모하는 시선을 보냅니다

그는 많은 것들이 없어도 동시에 우리가 가지지 못한 것, 자기 자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고등학생입니다 저번에 이동수업에서 선생님께서 자습을 주신 것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사실을 모르고 교과서만 챙겨갔기에 자습할 것이 없었습니다

옆에 있던 아이가 책을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저는 김태균에게 배운 자신에게 떳떳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에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할 것도 없어서 엎드린 채로 이어폰을 꼽고 탕아를 들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수업 시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핸드폰을 쓸 수 있습니다.

결국 저는 펑펑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탕아를 좋은 앨범으로 꼽지만 최고의 앨범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탕아는 한국 힙합 최고의 앨범  중 하나입니다

뱃사공의 모습은 한 때 우리가 되고 싶었던, 그리고 될 수 있었던, 하지만 끝내 택하지 않았던 기린의 인생입니다.

사랑과 평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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