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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대표곡 대항전: E SENS, 〈You Can't Control Me〉 vs Swings, 〈황정민〉

title: Kanye West - The Life of Pablo라이프오브타블로2020.03.27 21:40조회 수 1016추천수 3댓글 5

https://youtu.be/ilq_465xUkQ

https://youtu.be/ypobMW3qkHU

 

시어 세라노의 저서 『더 랩: 힙합의 시대』에서 〈Control〉에 대해 "이것은 (빅 션의) 곡이지만, 영원히 하나의(켄드릭 라마의) 벌스로 기억될 것"이라고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이미 2012년에 《good kid, m.A.A.d city》라는 걸작으로 입지를 다진 켄드릭이, 매너리즘화해간다고 느낀 힙합씬의 경쟁 의식을 실명을 거론해 재점화하며, 씬의 중심으로써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가지게 된 사건이다.

한편, 국힙의 훌륭한 랩 엔터테이너 스윙스가 수입해 온 이 '컨트롤'이 한국에서는 어떤 양상을 띠었으며, 지금 이를 다시 바라볼 때 어떤 의미를 지닐까? 스윙스가 처음 〈King Swings〉라는 제목으로 컨트롤 비트를 가져올 당시에 꿈꿨을 경쟁competition의 의도가 (사실 '순수한 경쟁'이라는 것도 어떤 그림인지 상상이 안 가지만) 반도 인터넷에서 벌어진 개싸움으로 번질 걸 예상하진 못했을 것이다.

수많은 래퍼들이 참전하면서 갈등 상황과 관계들이 엉키고 꼬였지만(팻두가 참전해 남긴 "켄드릭 라마가 흑인인지 백인인지 몰라"라는 희대의 명-라인을 포함해...) 결국 대란의 핵심은 개코와 이센스 간의 불화였다. 이센스의 〈You Can't Control Me〉는 아마 이 움직임의 양상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대답해 개코" 라인의 충격이 단순히 계약 관계(혹은 '가요계 선후배' 이미지)의 파탄으로만 그칠 뿐이었다면, 아마 가요계 전체가 이렇게까지 들썩이진 않았을 것이다. 당시 이센스와 다이나믹듀오의 실제 이해관계와 진실은 뒤로 하더라도, 가요계 전체에 만연한 고질적 문제점을 드러낸 강력한 한 방이었을 것이다. 추측이지만. 사실 이센스는 이미 마약사범으로 한 번 구속된 적이 있고, 실제 입장으로 따지면 불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음악이란 포맷을 사용해 리스너의 감정을 움직여 '가요계의 실태'를 고발한 사건은 (역시 '아마도') 한국 가요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고, 아마 본곡이 없었으면 이후 《The Anecdote》의 하이프 역시 없었을 것이다.

써놓고 보니 〈You Can't Control Me〉가 여러 맥락에서 쩌는 곡이긴 한데, 이 사태를 대표할 한 곡을 꼽으라면 역시 스윙스의 〈황정민〉이 될 것이다. 컨트롤 대란에서 스윙스가 내놓은 두 번째 곡으로, 상대를 직접 거론하는 폭로전이 된 상황에서, 그는 어글리덕을 향한 맞디스와 함께, 슈프림팀 멤버였던 사이먼 도미닉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곡 안에서 맹비난한다. 쌈디 디스가 당시 곡의 가장 큰 이슈였지만, 본곡의 토픽은 다양하다. 8분동안 의식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인물과 토픽이 언급되고, 거기에는 비난뿐만 아니라 존중, 애증, 모순, 답답함, 인정욕구, 대의명분 등등 역시 다양한 감정들을 오간다.

이러한 생생하고 날것의 이야기와 감정을 모두 '힙합'이라는 이름 하에 종합하는 그의 대범함이 설득력있는 이유는 분명 〈황정민〉이 컨트롤 대란에 있어서 가장 청각적 쾌감이 큰 랩을 선보였기 때문인 것이 첫째요. 현실적인 갈등 상황들을 영화 『신세계』 세계관을 차용해 대입함으로서, 종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개싸움'에 자기자신도 참전하면서 동시에 이를 '랩 게임'의 범위에 다시 영속시킨 극한의 엔터테인먼트성이 빛난 것이 더 큰 이유가 될 것이라.

이후 얼마 안 가 스윙스와 쌈디는 화해했다. 최근 발매된 스윙스 앨범 《Upgrade IV》에서는 당시 반대편 스탠스에 섰을 개코와도 콜라보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컨트롤 대란은 가요계까지 뒤흔든 힙합씬의 큰 사건이었으나, 이 사건이 정말 실질적으로 남긴 것은 무엇일까? 이 사건이 남긴 힙합의 이미지는 결국 『쇼미더머니』에서 '디스 배틀'이라는 심히 안타까운 형태로 왜곡되어 대중에게 드러나게 되었을 뿐 아닌가? 물음은 근본적으로 돌아간다. 디스전이 남기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이 음악, 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하에 즐겨도 되는 것인가? 애초에, 이런 것도 '음악'이라 불러도 되는 것인가?

이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괜히 멋내다 실패할 확률이 큰 진부한 한 마디로 정리해보고 싶다. 한국힙합씬이 가장 뜨거웠던 순간이었다고.

my pick:

Swings, 〈황정민〉

제3의 추천곡:

The Quiett, 〈2 Chainz & Rollies〉

- 일리네어는 한국힙합의 패러다임을 착실하게 머니 스웩으로 옮기고 있었다. 그들이 만든 트렌드에 대한 평가는 둘째 치더라도.

https://youtu.be/b9wwfEOr25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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