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빈지노를 일약 스타로 만든 〈Aqua Man〉이 당시 기성 발라드 랩과 어떠한 맥락을 공유하고, 또 어떠한 점에서 다른지, 성공의 요인과 그 의의가 무엇인지 쥐어짜내보려고 한다. 빈지노에 대해 묘사하는 데 있어서 그를 씬의 어떠한 '집단'적 특성을 통해 설명하려는 순간 꼭 그는 그 정의들에서 어긋나 있다. 그리고 방금 문장은 그가 씬에서 '독보적'임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구질구질한 문장이 될 것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2012년의 가장 중요한 한국 랩 트랙은, 지금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의 솔로 활동곡 〈One of a Kind〉가 될 것이다. 앞서 케이팝이 되고 싶어했던 힙합씬의 시도와 무색하게, 한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힙합 패러다임의 변환은 모순적이게도 케이팝씬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힙합-아이돌'의 성공적인 방향 제시였으며, 2010년대 후반 한국 대중음악의 가장 중요한 아티스트로 기록될 방탄소년단 역시 그 영향권 안에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본곡의 혁신과 함께 수록 앨범 전체가 명반으로 종종 칭송받는데, 거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GD의 트렌디한 재현이 자본의 힘을 통해 이뤄졌다면, 빈지노의 성공 기반은 인디펜던트, 셀프메이드라는 자부심이 바탕에 있다. 그 성공은 무엇보다도 아티스트와 본곡의 매력으로 이룩해 낸 일일 것이다. 중저음 목소리로 부르는 그루비하고 중독성 있는 후렴, '어장'이라는 당시 페북 감성을 재치 있는 비유로 묘사한 곡 주제의 매력, 그럼에도 프로덕션에 있어서 힙합적 '기반'을 잃지는 않는. 지드래곤이 세계를 넘나드는 문화적 아이콘인데, 빈지노도 힙합씬에 있어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중요한 아이콘이다.
그나저나 이 해가 『쇼미더머니』 처음 시작한 해던가?
my pick:
G-DRAGON, 〈One of a Kind〉
제3의 추천곡:
Huckleberry P, 〈Rap Badr Hari〉
- 이렇다 할 방송 출연이나 장르적 타협 없이 그의 고유 공연 브랜드 '분신'을 매년 매진시키는 허클베리 피의 중독적이고 강렬한 대표곡.
처음 돌린 앨범 대 처음 산 앨범의 대결이군요 ㅎㅎㅎㅎㅎㅎㅎ;;;;;;;;;
오오 뭔가 상징적이게 때려맞춘 것 같아서(?) 기쁩니다 ㅋㅋㅋㅋㅋ
제 초이스는 원옵카 입니다. 빈지노도 좋아하지만, 처음으로 좋아했던 연예인이 박재범과 지디였거든요. 쿠데타 뮤비 보면서'와아......ㅈㄴ 멋있다' 이러면서 망연자실 해 있던게 기억에 선하네요.
원오브 카인드가 대단한 곡인지는 알겠지만, 왜 이게 대단한 곡인지는 설명이 너무 적은듯하네요.(어디서 주워들은 바로는 진짜 돈많은 사람이 하는 최초의 머니스웩이라서 그런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빈지노를 중점으로 설명하려는 글이라서 그런건가요?
꼭 빈지노를 중심으로 쓸 생각은 없었는데 쓰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물론 말씀하신 부분에서도 중요하고, 개인적으로는 스웨그와 같은 태도의 대중화 측면, 힙합과 케이팝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측면, 힙합 씬 내의 트렌드 수입이 활발하게 된 기점이라고 생각하는 점도 있습니다.
2012년엔 프라이머리도 참 핫했죠
닥전
둘다 너무 좋지만 전으로 갑니당
전 지디
저 뮤비는 이등병생활하던 저에게 유일하게 군인들에게 음악채널에서 채널이 안돌아가는 남자가수가 있구나를 알려준 노래
빈지노의 라인을 너무 깊게 봐서그런지 '셀프메이드라는 자부심이 바탕에 있다' 문장이 와닿지 않네요
빈지노랑 지디랑 너무 결이다른데 ;;
닥전
Aqua Man. Rap Badr Hari도 ㅇ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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