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닥터 드레, 스눕독, 투팍 등의 아티스트들은 G-Funk라는 장르로 대중들을 사로잡았다.펑키한 비트 위에서 펼치는 자기과시는 당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이 G-Funk의 역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앨범 중 하나는 바로 앨범 커버부터 강렬한 The Ballers의 A Day Late and a Dollar Short이다
이 앨범은 다른 G-Funk 클래식들과 비교하였을 때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이 앨범의 프로덕션은 지펑크의 핵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단번에 귀를 사로잡는 고음의 신디사이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느 베이스 라인, 여유로운 템포까지 장르적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대표적인 예시로 “Hustler”라는 곡에서는 색소폰까지 등장하여, 특유의 여유롭고 럭셔리한 서부의 감성을 풍부하게 살리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누자베스를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재즈 힙합을 함께 활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Heaven”이라는 곡에서는 트럼펫 연주자인 Donald Byrd의 “Book’s Bossa”라는 곡을 샘플링하며 그 재즈적 감성을 숨김없이 보여주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래핑 자체는 클래식한 라이밍과 플로우를 가지고 있어 당대의 다른 래퍼들과 비교하였을 때 단조롭고 특징 부족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고 묵직한 톤은 투팍의 “All Eyez on Me”의 피쳐링으로 유명한 Big Syke의 묵직함에 비견되며 Guru의 유려한 플로우를 생각나게 한다. 또한 “Saturday”와 같은 곡에서는 톡톡 튀는 비트 위에서 여성 보컬과 의 환상적인 조화를 자랑한다. 특히 “Me 4 Me”에서는 재지한 프로덕션 위에 고음의 신디사이저가 더해져 지펑크와 재즈 랩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지며, 여성 보컬의 훅이 곡의 중심을 단단히 잡고, 이를 따라가는 여유로운 플로우를 보여준다. 이처럼 지펑크와 재즈 랩을 조화롭게 구성함은 물론 각각의 장르에 대하여서도 깊은 이해를 보여주었다.
이 앨범이 발매된 1997년은 지펑크의 인기가 저물어가는 시기였다. 닥터 드레, 스눕독과 같이 지펑크의 상징과 같던 래퍼들조차 새로운 장르로 확장하고 있을 때, 남부에서 The Ballers라는 무명의 그룹이 서부에서 다져놓은 지펑크를 더욱 정교하고 매끄럽게 다듬어 세상에 내놓았다. 안타깝게도 당시에는 큰 인기를 얻지 못하였지만 후에 이름을 알리게 되어 Rate Your Music에서 Top G-Funk albums of all time 3위에 랭크되는 등 이제서야 그 완성도를 인정받았다. 이 앨범은 우리에게 말해준다. 아직도 음악이라는 거대한 바다에는 발굴되지 않은 원석들과 가라앉은 보물섬이 존재한다고. 오늘밤, 존재조차 몰랐던 힙합 그룹의 단 하나뿐인 앨범에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이게 왜 릠 지펑크 3위인지는 모르겠으나 잘 만든 앨범
재작년에 피지컬 재발매도 했더군요
이거 짱좋죠.
Me 4 Me에서는 익숙한 샘플이 들려서 반가웠다는 ㅋㅋ
명반추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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