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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Sunmundi & Sasco - Contacting 🤳

title: Lil Uzi Vert (Pink Tape)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7.24 00:40조회 수 399추천수 8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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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현 사회의 '접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코로나로 인한 대봉쇄의 혼란이 가신 후에도 우리는 어째서인지 접촉이라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는 모양새입니다. 우리 인간들은 항상 접촉이라는 행동을 통해서 무궁한 발전을 이룩해왔는데 말이지요. 오늘 소개할 앨범 <Contacting>은 Sunmundi의 매서운 가사와 절절한 래핑과 그것이 Sasco의 훌륭한 아방가르드 재즈 프로덕션을 기반으로 하여, 이 시대의 '접촉'에 대한 통찰력있는 시선을 내보이지요.

 

본작의 주인공 Sunmundi와 Sasco는 정말 1PD 1MC라는 각각의 역할을 탁월하게 따릅니다. Sunmundi는 은유적인 가사와 좋은 가사 전달력을 선보이고, Sasco는 그의 매력적인 프로듀싱 능력을 정말 착실하게 펼쳐보입니다. 1PD 1MC 구조를 가진 힙합 앨범들, 특히 명반들이 참 많은데, 그 수많은 명반들 중에서도 본작은 두 아티스트의 궁합 하나만큼은 밀리지 않는 듯합니다.

 

본작을 평가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제 귀를 사로잡은 요소는 Sasco의 프로덕션입니다. Sasco는 재즈 힙합부터 전형적인 익스페리멘탈 힙합 스타일, 전자음악, 노이즈, 둔중한 디스토션까지 뒤섞어 놓으며, 그 위에 프로그레시브한 변형과 반전을 자유자재로 펼쳐내지요. 특히 "Scam Central"에서 선보이는 짧지만 강렬한 사운드는 앨범의 백미라고 부를만 합니다.

 

훌륭한 프로덕션 위에는 그에 맞는 MC가 랩을 뱉어줘야겠죠? Sunmundi는 그 역할을 알맞게 잘 해냅니다. 그의 가사는 역시나 직접적으로 이해되고 머리에 꽂히지는 않지만, 음미하면서 속 뜻을 풀어가는 것에서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로맨틱한 가사를 선보이는 "This Connection (Belongings)", 온갖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은유로 가득 차있는 "Dawn of Time" 등의 트랙들이 기억에 남네요.

 

Sasco의 철저하게 어두컴컴한 프로덕션도 역시 앨범의 21세기 디스토피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은 맞지만, 역시나 앨범의 그 중후하고 침침한 무드를 이끌어내는 것은 Sunmundi의 래핑과 가사가 아닐까싶습니다. Sunmundi가 앨범 내내 토해내는 현 시대의 '접촉'에 대한 시선은 꽤나 흥미로워요. 코로나 사태 이후에, 그리고 독점 자본주의가 우리 사회에 내려앉은 순간부터 디지털 세상을 통한, 왜곡되고 변형된 '접촉'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My screen, my eyes. Everything I seen today filtered through the philosophy of commodified time" 같은 라인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아무쪼록, 그의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무거운 주제에 대한 예리한 가사와 태도는 청자로 하여금 앨범 속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요소가 됩니다. 

 

본작은 심도있는 주제와 사운드, 래핑까지 짜임새있게 짜여져있는 작품입니다만, 음악적으로 보았을 때의 한계점도 명확하게 지니고 있습니다. Sunmundi의 래핑은 확실히 밀고 당김의 영역에 있어서 수준 급의 실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랩 디자인 면에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피로감이 유발된 것 같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Sasco의 사운드 자체가 지닌 매력에 일부 중화되는 느낌도 많이 받았어요.

 

또, 앨범의 길이에 있어서도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모든 트랙이 충분히 매력적이고 강력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 조금은 허약한 트랙을 쳐내거나 좀 더 견고한 트랙들을 집어넣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 것 같네요. 

 

종합하여 보았을 때, 본작은 앱스트랙트 힙합으로서도, 재즈 랩으로서도, 궁극적인 프로덕션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둔 앨범인 것 같습니다. 두 아티스트의 동행은 결과적으로 좋은 모습만을 남겨주었고, 시사하는 바가 많은 주제에 있어서도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해주었어요. 음악적으로 아쉬운 점은 조금 남지만, 충분히 디스토피아적인 매료를 잘 보여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종적으로 제 점수는 5점 만점에 4점입니다. 

 

그리고 본 리뷰는 철저히 제 개인적인 감상평일 뿐입니다! 마음에 드셨다면 추천과 댓글은 국룰입니다.

 

 

https://rateyourmusic.com/~kmming_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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