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DS SEE GHOSTS>
——————————————
칸예 웨스트가 진행한 와이오밍 프로젝트를 아는가? 이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와이오밍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로, 일주일마다 하나씩 총 5개의 앨범을 칸예가 총괄 프로듀서로써 발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칸예의 정규 8집 <ye>, 푸샤 티의 정규 3집 <DAYTONA>등이 발매되었지만,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을 뽑으라 하면 필자는 칸예와 키드 커디의 합작 앨범 <KIDS SEE GHOSTS>를 뽑을것이다.
<KIDS SEE GHOSTS>는 칸예와 키드 커디, 두 아티스트의 평가가 나락으로 떨어졌을때 만들어진 작품이다. 칸예는 흑인 노예제 관련 발언 및 망언들로 인한 이미지 나락을 갔고, 키드 커디는 자신의 정규 5집 <Speedin’ Bullet 2 Heaven>이 끔찍히도 망하면서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이에 따라 둘은 이 합작 앨범을 와이오밍 프로젝트에 편입시키며 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그리고 이 앨범은 아주 좋은 평가를 받게되며 대성공하게 된다.
이 앨범의 첫 트랙이자 인트로는 <Feel The Love>이다. 이 트랙은 “I can still feel the love”라는 구절이 반복되는것으로 시작한다. 이 구절은 나는 아직도 사랑을 느낄수 있다는 뜻으로, 많은 고통과 절망이 있었음에도 불구, 아직 희망이 있다고 믿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칸예의 울부짖음도 곧이어 나오는데, 이 울부짖음은 다른 구절과 달리 의성어로만 구성되어있다. 이는 곧 본능적인, 자신의 자유의지를 표현하는 외침이다. 이 트랙의 제목인 <Feel The Love>는, 칸예와 키드 커디의 몰락 속에서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두번째 트랙인 <Fire>는 I love your sh*t talking, 번역하자면 네가 하는 모든 악담들이 너무 좋아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는 즉 자신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칸예의 성장한 자기 확신을 보여준다. 또한 이 트랙은 말 그대로 불타는듯한 기타 루프와 아름다운 허밍 소리로 진행이 된다. 이 트랙은 이처럼 칸예와 키드 커디가 겪은 고통을 ‘아름다운 광기‘로 쵸현하며, 이를 음악 그자체로 표현하려 한다. 이 구절에 맞게, 강렬한 비트와 어울리지 않는 키드 커디의 속삭이는 듯한 구절들이 칸예와 키드 커디의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런 칸예와 키드 커디는 그들의 자유로운 모습을 계속 음악으로 증명한다. 다음 트랙인 <4th Dimension>은 1936년의 크리스마스 풍 곡인 <What Will Santa Claus Say?>를 샘플링했다. 이 트랙은 이 샘플링으로 특이하게 진행되는데, 초반엔 “What Is Santa Bringing?”이라는 순수한 이미지의 산타클로스를 중심으로 한 샘플링이 반복되지만, 곧바로 시공간이 붕괴되는듯한 비트 체인지로 칸예의 구절이 시작된다. 말 그대로 4차원인것이다. 중간중간마다 나오는 웃음소리는 청자들을 소름돋게 만들고, 키드 커디의 구절은 어두운 분위기를 형성시키며 초반과 다른 아이러니한 대비를 만든다.
4번째 트랙인 <Freeee (Ghost Town, Pt. 2)>는 동시에 발매된 칸예의 정규 8집에 속해있는 트랙 <Ghost Town>의 후속곡이다. <Ghost Town>은 상처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자유로워지는 듯한 구성으로 끝나는데, 이 트랙은 두번째 파트답게 그 상처를 넘고 완전히 자유로워진 분위기를 준다. 칸예와 키드 커디는 이 트랙에서 자신들이 뱉고 싶던것을 모두 뱉는듯한 느낌을 준다. 자신들을 고통과 절망으로부터 완전히 해방시키고, 감정을 다 토해내듯이 자유로워졌다고 소리친다. 이 트랙은 칸예와 키드 커디가 겪었던 슬럼프와 고통을 완전히 극복하는 해방의 찬가라고 할수 있다.
5번째 트랙인 <Reborn>은 키드 커디와 칸예의 내면을 아주 잘 보여주는 트랙이다. 제목인 Reborn은 다시 태어난다는 뜻으로, 두 아티스트가 정신적으로 성장해 새로운 사람으로 변화한다는 뜻이다. 이 트랙은 특이하게 구성되어있는데, 약 5분가량의 트랙이지만 끝나기 전 2분은 “Keep Movin’ Foward”라는 구절만 반복된다. 하지만 이는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고 심오해진다. 필자는 이 트랙이 와이오밍 프로젝트의 핵심 주제인 ’고통의 치유‘를 잘 보여주는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트랙인 <Kids See Ghosts>는 아이들이 유령을 본다는 추상적인 제목이며, 트랙에서도 이 구절은 계속 반복된다. 해석해보자면 Kids는 칸예와 키드 커디를, Ghosts는 두 아티스트가 겪은 고통과 고난을 뜻한다. 감수성있고 순수했던 아이들은(칸예와 키드 커디) 이 유령들을(고통) 보고 겪고 난뒤 현실을 알게 되고 더욱더 성장해간다. 즉 고통을 단순한 힘듦이 아닌 겪고 난 뒤 더 성장할수 있는 장치로 표현한것이다. 아마도 두 아티스트는 이를 앨범의 전체 주제로 정한것이 아닐까. 비트는 심오하고 실험적인 느낌을 주며, 피쳐링인 야신 베이(모스 데프)는 이 앨범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트랙으로 넘어가기 전 신비하게 노래를 마무리짓는 역할을 한다.
마지막 트랙인 <Cudi Montage>는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자 이 앨범을 마무리짓는 아웃트로 곡이다. 처음에 나오는 기타 소리는 아티스트 ‘Kurt Cobain’의 <Burn The Rain>을 샘플링했다. 이 아티스트가 *살로 생을 마감한것과 이 앨범의 주제인 ’고통의 치유‘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참 묘한 샘플링이다. 키드 커디는 가사에서 주님을 계속 언급하며, 결국엔 신이 필요하다는것을 보여주는 신앙적인 메세지도 담고 있다. 칸예는 가사에서 나스의 1994년 곡인 <One Love>의 구절을 인용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평화도 결국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위기에 처한다면 복수를 라기 위해 총을 살것이라는 구절을 썼다. 이는 즉 고통 없는 평화는 없으며, 두 아티스트가 그랬던것처럼 스스로 고통을 극복하고 스스로 성장해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KIDS SEE GHOSTS>는 사운드면에서도 호평받는다. 24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익스페리멘탈, 네오 팝, 신스 팝 등 많은 장르를 통해 서사를 풀어나갔다. 칸예 특유의 샘플링과 고요한 비트를 키드 커디의 악기같은 목소리로 자유로움을 표현했으며,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말 그대로 두 아티스트의 심리적인 청각적 체험이다.
칸예와 키드 커디의 합작 앨범 <KIDS SEE GHOSTS>, 그들은 힘들게 겪던 고통들을 극복한뒤 아름답고 초현실적인 자화상을 그려냈다.
총점수 10/10
.
.
.
——————————————
예 오랜만입니다.
예전부터 쓰고 있었지만 각종 사정들 때문에 계속 업로드를 못하고 있었네요ㅜㅜㅜㅜㅜ
키즈씨고스트는 제가 예형님 앨범중 둘째로 가장 좋아하는 앨범임다. 1위는 당연히 2집임 ㅇㅇㅇㅇㅇ
네 암튼, 긴 글 정성스럽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Nasir 도 해주세요
칸예의 신들린 프로듀싱과 나스의 신들린 랩이 만났지만,
그 둘이 섞이지 못한 비운의 앨범...
최강의 프로듀서랑 최강의 래퍼가 만났지만 둘이 잘 못 어울려서 너무 아쉽더군요 ㅜㅜㅜ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