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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 & August Fanon—Forty

title: lovelessuma馬2025.05.13 23:00조회 수 281추천수 6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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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Ey_MPhQkSVc

 

블루(Blu). 20년차 베테랑 래퍼. 두 번의 10년이 지날 동안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에서 여전히 건재하게 살아남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는 매년 2~3장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양과 질 양면에서 꾸준함을 입증해왔다. 그리고, 그의 역량은 그의 래핑을 탄탄하게 뒷받침해 주는 훌륭한 프로듀서와 파트너가 있을 때 더욱 빛나곤 하였다. 여전히 그는 프로듀서 Exile 과의 협업 프로젝트, Blu & Exile의 <Below the Heavens>와 <Miles>같은 작품들로 기억되고 있고, 나아가 그가 최근 발표한 본인 명의의 작품들 중 가장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했던 <Los Angeles>, <Bad News>와 같은 작품들 역시 Evidence와 Real Bad Man이라는 탁월한 조력자가 곁에 있었으니 말이다.

<Forty>는 그런 블루가 40번째 생일을 맞아 발표한 새로운 앨범으로, 훌륭한 프로듀서 August Fanon(어거스트 패논)과의 전면적인 협업을 통해 완성되었다. 블루는 본작에서 자신의 나이, 커리어, 가족, 사랑에 관해 노래하며 자신의 동료 아티스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조망하고 있다. 모든 트랙에 2명 이상의 피처링이 기용된 본작에서 블루는 이들을 본인의 활약을 부각시키기 위해 활용한 것이라기보다는, <GNX>의 Kendrick Lamar와 유사하게 자신을 큐레이터로 명명하며 동료들이 리스너들의 주목을 받게끔 돕고 있다.

어거스트 패논의 프로덕션은 <Forty>의 공동체적 서사를 완성해 주는 실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본작은 단순하고 칙칙한 소울 샘플들이 반복되며 감정적으로 훌륭한 순간들을 연출해 내는데, 그 예시로 "Worthy"의 고전적인 질감은 Cashius, ScienZe와 블루의 진솔한 회고를 더욱 아름답게끔 보이게 만들고, 어거스트 패논의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된 "Simple"의 반복적인 소울 보컬 샘플은 트랙에서 랩을 뱉는 여러 래퍼들의 현 사회에 관한 통찰—학교의 총기난사, 갱 싸움, 빈부격차—에 이어 리스너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내던진다. '과연 과거엔, 그 모든 게 더 단순했던 걸까?'

그러나 샘플링의 의존도가 다소 과했던 탓일지, 앨범에서의 프로덕션이 다소 과잉되어 있다 느껴지는 지점들도 종종 존재한다. 모든 트랙이 감정적인 연출에 집중하고 있다 보니, 때때로 앨범의 트랙들이 각각의 개별적인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하나의 분위기로 지나치게 단조롭게 곡을 전개해 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특히 "Love (1-4)"는 서사 구조나 피처링의 다양성 면에서 흥미로우나, 네 파트에 이어지는 끈적한 질감의 밀도가 다소 지나치다 느껴진다. 블루와 어거스트 패논은 따뜻하면서도 날카롭게 리스너들을 포용하려고 하지만, 그만큼 쉽게 포화되는 순간이 분명 존재한다.

블루의 래핑은 언제나 그랬듯이 깔끔하다. 비트를 뚫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위를 유유히 떠다닌다. 그는 화려한 랩 스킬보단, 맥락과 흐름 속에서 한 줄 한 줄 가사를 쌓아간다. 타이틀 트랙 "Forty"에서 그는 자신이 나이가 들었음을 무덤덤하게 인정하며, '난 400개의 피처링을 했고, 앨범도 20장이 넘는데, 아직도 월간 청취자는 50만 명이야. 앞으로 도달해야 할 80억이 남았네'라며 여전히 자신에게는 나아가야 할 길과 목표가 있다고 선언한다. 피처링 래퍼들의 활약이 유독 두드러지는 본작에서도 블루의 활약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블루의 래핑이 '나'라는 개인의 관점에서 출발해 가지를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Forty>는 블루가 지난 20년간 어떻게 커리어를 이어왔는지, 또 그가 왜 힙합씬에서 중요한 인물인지에 대한 유효한 답과 단서를 제공한다. 그는 변하지 않았고, 또 변하지 않음으로써 이 시대의 대변인이자 래퍼가 되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시대를 거쳐온 블루. 40살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표된 <Forty>는 그런 그의 궤적 속에 놓인 또 다른 빛나는 결과물이자, 동시에 그가 품고 있는, 혹은 품어진 커뮤니티를 향한 애정의 증거이다. 그렇기에 <Forty>는 분명 모두의 주목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일 테다.

 

Forty | Blu & August Fanon | blu

 

On w/HOM -> https://drive.google.com/file/d/1lW5GCDHRPiDDcHJdNo1rqDVjgQeCboda/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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