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사운드 트랜지션과 실험적인 접근으로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최전선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 9.0 / 10
[Best Album Review]
JPEGMAFIA의 앨범 ' LAY DOWN MY LIFE FOR YOU' 그가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최전선에 자리잡은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작품이다. 이 앨범은 기존의 사운드를 넘어서는 진보적인 스탠스를 보여주며, 랩과 프로덕션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장르를 유기적으로 결합한다. 록, 재즈, 글리치, 인더스트리얼, 소울 등 전혀 다른 장르들이 교차하면서도, 그 모든 사운드는 JPEGMAFIA 특유의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i scream this in the mirror before i interact with anyone’는 거친 기타 리프와 타격감 있는 드럼, 무자비한 랩이 맞물려 초입부터 강한 몰입을 이끈다. 그러나 앨범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는 지점은 두 번째 트랙 ‘SIN MIEDO’부터다. 힙합, 글리치, 인더스트리얼, 락의 문법이 겹겹이 중첩되며 만든 사운드 구조는 단순한 장르 융합을 넘어서, 하나의 새로운 언어처럼 느껴진다. 특히 이 곡에서의 샘플 운용과 빠른 템포의 많은 트랜지션은 트랙 전체의 방향을 주도하는 핵심으로 기능하며, 날카롭고 에너지 넘치는 구성을 통해 JPEGMAFIA의 강렬한 사운드 비전을 명확히 보여준다.
앨범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Don’t Rely on Other Men’은 TV 시리즈 「Succession」의 샘플과 스토션이 가미된 강렬한 베이스와 함께 갈수록 감정을 끌어올리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비트와 벌스의 지속적인 반복을 통해 텐션을 누적시키고, 점층적으로 전개되는 사운드 위에 얹힌 폭발적인 기타 솔로는 마치 곡 전체가 하나의 드랍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을 준다. 이어지는 ‘vulgar display of power’와 ‘Exmilitary’는 공격적인 기타 사운드와 왜곡된 보컬이 반복되는 트랜지션의 구조로 긴장감을 이어가며, 특히 'Exmillitary'는 광기 어린 보컬과 구조적 해체가 돋보이는 트랙으로, 그의 독자적인 서사를 드러내는 핵심적 순간을 선보인다. 중반의 ‘JPEGULTRA!’는 재즈풍의 브라스와 강렬한 드럼이 돋보이는 구조 위에 Denzel Curry와의 협업이 빛을 발하는 트랙이다. 트랙 내내 두 아티스트가 주고받는 에너지는 다채로운 비트 전환과 맞물려 하나의 강렬한 퍼포먼스로 수렴되며, 가장 유희적이면서도 기술적으로 정교한 사운드 설계가 돋보이는 순간으로 남는다.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앨범은 감정의 내밀한 지층으로 천천히 침잠한다. ‘either on or off the drugs’는 그런 흐름의 시작을 알린다. 절제된 네오소울 기반의 사운드 위에 얹힌 가사는 마치 내면의 독백처럼 들리며, 이 앨범이 단지 공격적인 태도나 과시적 스타일에 그치지 않고, 한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임을 보여준다. 이 곡의 부드러운 베이스라인과 고요한 보컬 톤은 특히 대비 효과를 통해 깊은 감정선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Don’t Put Anything On The Bible’과 ‘i recovered from this’는 잔향처럼 남는 정서를 담당한다. 전자는 영화적인 스트링과 여성 보컬의 잔향을 통해 감정의 환기를 유도하고, 후자는 개인적인 고백과 자기반성으로 마무리되는 앨범의 서사를 완성한다. 이 두 곡을 통해 JPEGMAFIA는 단지 공격적이고 희화적인 래퍼가 아니라, 자기 서사의 끝단을 감정적으로도 섬세하게 조율할 줄 아는 아티스트임을 증명한다.
‘I LAY DOWN MY LIFE FOR YOU’는 실험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앨범이다. 다양한 장르와 기법이 하나의 텍스처로 수렴되며, 트랙마다 새로운 사운드의 방향성과 캐릭터를 보여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일관된 감정의 흐름과 응집된 태도를 유지한다. 이는 JPEGMAFIA가 지금 이 시점에서 얼마나 혁신적이며, 사운드적으로 최전선에 있는 아티스트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수많은 트랜지션과 사운드적인 실험으로 만들어진 이 혁신적인 앨범은, 지금 이 시대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최전선을 말하는 데 있어 빠질 수 없는 기준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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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론 힙합 장르 내에선 2024 AOTY라고 생각하는 앨범 리뷰해봤습니다! :) 이번에 FLUME가 한 곡은 조금 난해하지만 영상과 같이 보는 재미가 있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모든 앨범이나 EP가 수작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아티스트라, 이런 폼 계속 유지해주면 좋겠네요 ㅎㅎ
조은앨범조은리뷰
데본 시절과 다르게 짧게 스치는 잔향이 조금은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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