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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UDDEAD - <cLOUDDEAD> 감상평

title: SCARING THE HOES히오스는니얼굴이다2025.04.21 00:06조회 수 339추천수 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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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앰비언트와 힙합의 만남이라니.

 


https://youtu.be/UwGnpIX1I0M?si=qcbEKgDNClHq4caT

 

2001년에 세상의 빛을 본 cLOUDDEAD의 셀프 타이틀 앨범은, 단언컨대 21세기 초반 언더그라운드 힙합 씬이 맞이한 가장 불가해하고도 집요한 실험적 사운드의 정점을 보여준다. 익스페리멘탈 힙합이라는 틀조차 본작 앞에서는 구속구조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장르를 파괴하고, 내러티브의 기승전결을 해체하며, 언어의 기능적 측면을 비틀고, 심지어는 음향이라는 물리적 매체 자체의 한계를 시험한다. Doseone, why?, 그리고 Odd Nosdam으로 구성된 삼두일체의 창조자는 본작에서 힙합의 근원과 플로우를 해체하고, 그것을 수많은 타 장르의 무의식의 조각들로 다시 봉합한다.

 

앨범은 6개의 트랙, 각 트랙이 파트 1과 2로 나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프닝 트랙 "Apt. A (1)"는 음침한 노이즈와 불완전한 음성들로 시작하며, 초장부터 본작이 지닌 해체주의적 미학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Doseone과 why?의 래핑은 시적 허구와 강박적 독백들이 겹겹이 엉킨 음성의 합을 이룬다. 물론 이에는 플로우도, 리듬도 없다. 아니, 정확히는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그것들이 의도적으로 파괴되어 있다. 

 

Odd Nosdam의 프로덕션은 샘플링의 방식에서부터 이미 범상치 않다. 그는 악기라 불릴 수 없는 사물의 소리, 잘게 나뉜 대화, 익명의 음성 메시지, 창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까지도 추출하여, 그것들을 <cLOUDDEAD>라는 음악의 한 마디의 비늘로 변환시킨다. 마치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처럼 불안하고 파격적이며, 어떤 명확한 방향도 없이 부유한다. 특히 "JimmyBreeze"와 "I Promise Never to Get Paint on My Glasses Again" 파트 1, 2는 본작의 미학이 정점에 달하는 구간이다. 이 곡들에서 왜곡된 목소리, 반복되는 불규칙한 노이즈는 청자에게 끊임없는 해석의 과제를 던져댄다.

 

본작은 힙합보다는 사이키델릭 록, 포스트록, 특히 앰비언트 음악에 더 가까운 요소들을 차용하며, Madlib이나 MF DOOM과 같은 추상적인 힙합 비트의 흐름을 더 전위적으로 밀어붙인 인상이다. 특히 앰비언트한 사운드와 불규칙한 드럼 루프, 왜곡된 음성 샘플은 "내가 힙합 앨범을 듣고 있는게 맞나?"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앰비언트 음악에서 크나큰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듯, 본작은 청자의 집중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백색소음처럼 흘려듣기엔 지나치게 기이하고 불편하며, 섬세하게 설계된 감정의 부스러기를 곳곳에 숨겨두고 있다. 힙합에 앰비언트의 접근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cLOUDDEAD는 힙합을 '비트 위에서 말하는 음악'이 아니라 '사운드 안에서 생각하게 만드는 음악'으로 융합시켰다. 그 실험정신은 이후 Death Grips, clipping., JPEGMAFIA와 같은 익스페리멘탈 힙합 아티스트들의 전조로서 큰 의미를 지니지 않나 싶다.

 

<cLOUDDEAD>는 "힙합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자, 그것이 반드시 지극히 힙합스러운 면에서만 이뤄질 필요는 없다는 급진적인 모습이다. 장르를 해체한 결과, 이 앨범은 힙합 팬뿐 아니라 익스페리멘탈 음악, 노이즈, 앰비언트 애호가들에게도 독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어쩌면 클라우드 랩의 시초격인 작품이기에, 그 가치는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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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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