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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쳐서 쓴 인생 첫 리뷰 [I AM MUSIC은 여름에 나왔어야 한다.]

강박적취미5시간 전조회 수 486추천수 2댓글 1

빡쳐서 작성하는 인생 첫 앨범 리뷰 Playboi Carti - I Am Music편

 

[I AM MUSIC은 여름에 나왔어야 한다.]

 

수많은 떡밥들 속에서 오늘 Playboi Carti의 신보 I Am Music이 발매되었다.
앞서 고백하지만 나는 카티의 열렬한 팬은 아니다. 그럼에도 희한한 분위기로 (다들 컬트적이라고도 하는 그 느낌..)
새로운 힙합의 한줄기를 주도하는 모습을 매우 흥미롭게 느꼈다.

전작인 아티스트 동명의 믹스테잎과 Whole Lotta Red를 접했을 때,
'이것은 나의 테이스트가 아니야'라고 스스로 쐐기를 박으면서도
아이러니하게 전곡의 트랙들을 여러 번 감상했고,
한술 더 떠 '레이지란 무엇일까?' 라고 사춘기 소년이 된 것 마냥 쓸데없이 진지한 생각을 했던 적도 있다.

2017년 라나 델 레이의 Summer Bummer라는 곡에 가사 없이 추임새만으로 참여했을 때
이 아티스트는 황당하지만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는 막연한 인상을 풍겼다.
단순히 내가 어떤 흐름에 편승한 것이 가라고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해봤지만,
그런 단순 어그로를 넘어선 묘한 궁금증이 맴돌았다.

 

예술에서 쉬워 보이는 테크닉은 단순히 진입 장벽을 낮추거나 조롱의 수단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르의 가능성과 커뮤니티가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운이 좋으면 그것을 각인시킨 아티스트가

(파이아오니어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
새로운 왕이 되며 자연스럽게 시장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카티는 그것들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따라서 I Am Music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잠시 카티의 새 앨범 소식이 뜸했을 때도 오피움 사단의 성장, yeat의 등장으로
유사 스타일이 더 이상 모방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새로운 게임이 되었음을 알렸고,
넘쳐나는 레이지 비트들과 인터넷 튜토리얼들도 뉴비들의 비트씬 유입과 활기를 불어 넣었다.

카티의 신보 떡밥들이 더욱더 수면으로 올라왔을 때,
그가 칸예 웨스트, 더 위켄드, 퓨처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비롯해 사이즈를 키우려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막연한 기대이건 사운드이건)
지나친 발매 딜레이로 적당함을 넘어선 어그로들도 있었지만 아무튼 나름 기대를 했고
I Am Music이 발매되자마자 나는 헤드폰으로 각을 잡고 청취를 시작했다.

 

*대놓고 먼저 까발리지만,
아래는 I Am Music을 통한 정확한 나의 감정 변화이다

 

 

기대 (초반) >>>  실망 (중반) >>> 대노 (후반)
*다시 되새겨도 아주 킹 받는 흐름이다.

 

 

초반의 사운드 프로덕션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카티의 사운드 정체성은 초창기 피에르 본의 시작으로 최근엔 특유의 디스트 된 사운드를 강조했던 필씨로 이어졌는데,
이번 앨범에서는 필씨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아이덴티티가 하나의 척추로서 중심을 잡고
그 바이브를 이해한 다양한 프로듀서들이 참여를 했다.

 

Ojivolta라는 프로듀서 듀오는 칸예 웨스트와 타이 달라 사인의 CARNIVAL에서 카티와 협업을 한 적이 있고,
이번 앨범 중 CRUSH와 K POP에서 콰이어 샘플과 콰이어 향이 나는 나는 리버브를 먹인 신스 소리로 웅장함을 더했다. *협업이라 정확한 분담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들다운 사운드를 추측했다.


켄드릭 라마의 euphoria 프로듀싱에도 참여한 Cardo Got Wings는
MOJO JOJO라는 곡에서 레이지 특유의 8bit 리드 사운드와 트랩 사운드 사이를 절충하여

켄드릭과 카티의 합을 배려를 하는듯했다.


더 위켄드가 참여한 RATHER LIE에서는 마치 Clams casino가 연상되는

stutter 한 룹위로 마이크 딘 이 과하지 않게 리드 신스를 얹었고,
참여 크레딧을 보고 절대 지나칠 수 없는 BACKDOOR에서는 칸예 웨스트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편곡이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되는 트랙은 퓨처가 참여한 CHARGE DEM HOES A FEE이다.
해당 트랙은 트랩 사운드 대장 위지, 사우스 사이드가 협업에 참여했고 시작되자마자 퓨처의 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냥 퓨처의 앨범 수록곡이라고 봐도 무방한데 그렇게 퓨처로 시작해서 퓨처로 끝나는가 했지만,
베니악스가 연상되는 레조넌스 신스와 함께 레이지스러움이 얹혀지고 카티가 등장한다.
잠깐 악기처럼 등장하는 스캇의 목소리와 치고 빠지는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듣고 있으면

프로듀서들의 디테일한 사운드 전략이 느껴진다.

 

카티의 랩을 보면 최근 발표한 곡들에서 로우톤으로 스위칭을 하면서 베이비 카티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도 존재했는데,
몇몇 트랙에서 베이비 카티의 하이톤을 선보였고, 메트로 부민이 프로듀스 한 RADAR에서 하이톤과 로우톤을

왔다 갔다 하며 이중인격 랩을 선보였다

 

이번 앨범에서 자주 모습을 보인 래퍼는 트래비스와 켄드릭이 있는데,
재미있는 점은 초반에는 둘 다 카티로 빙의한 것처럼 추임새로만 참여를 하다가,
두 번째로 참여한 트랙부터는 제대로 된 랩을 하는 것이다.
TOXIC에 참여한 스켑타는 무난했지만 지역색을 좀 더 살리는 방향을 선택했다면 더 의미 있는 콜라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초반은 이렇게 할 말이 많을 정도로 다양한 색을 보여주는데 무난한 트랙들도 있었지만
어쩌면 정말 I AM MUSIC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카티의 앨범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살짝 기대를 했다.

그렇지만 문제는 16번 트랙인 I SEEEEEE YOU BABY BOI부터 시작된다.

 

*절망 편 시작, 빡침 주의.

 

I SEEEEEE YOU BABY BOI는 좋은 트랙이다. 비트도 하이퍼 팝을 이식한듯한 비트로 분위기를 완벽하게 스위칭하는데 성공한다.
드레인 갱이 연상되는 카티의 랩도 이질적이지 않고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이제 16번 트랙부터 새로운 느낌으로 진정한 2부가 시작되는 것인가? 그래 과감하게 가보자라고 기대를 했다만...

다음 트랙 wake up f1lthy로 이어지는데,
기껏 전환한 분위기에 초를 친다

해당 트랙이 문제는 아니지만 기껏 밝게 전환 시켜놓은 분위기를 다시 다운 시키며 진부함을 답습한다.
그렇다고 비트도 특별한 부분도 전혀 없다.
레이지 대장 베니악스와 필씨가 참여했는데 둘의 콜라보라고 기대하기에는 너무 무난했고
제목도 거창하게 wake up f1lthy라고 지어놨지만 해당 컨셉을 후렴 가사로 총 두어 번 언급하는 것이 전부다.
이것은 자신의 프로듀서 Mustard를 샤라웃한 켄드릭의 turn the tv off와 비교된다.
심지어 해당 앨범 GOOD CREDIT에서 마저도 켄드릭은 "Cardo my evil twin, Carti my evil twin"이라며
재치 있게 Cardo Got Wings를 샤라웃했는데
이 트랙은 컨셉과 재치의 부족, 전 트랙과의 유기성이 망함으로 기억에 남지도 않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트래비스캇이 있었다는 사실도 놀랍다

 

또 다음 트랙 JUMPIN 이야기로 이어진다.
트랙은 성의 없는 반복 후렴으로 시작된다. 전 트랙의 불길함이 계속 이어지는데,
오랜만에 협업으로 등장한 릴 우지 버트는 반갑긴커녕 초반부터 철 지난 핑크 테이프를 연발한다.
*물론 핑크 테이프 발매 시즌에 레코딩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2년이나 지났고 그 사이에 Eternal Atake 2이라는 망작을 발표했었기에
전혀 설득력이 없는 라인이라고 느껴졌다.

그대로 이어지는 퓨처와 함께한 트랙 TRIM을 들었을 때부터 그냥 나의 절망감은 고조되었고
서서히 불안한 감상을 하기 시작했다.

 

TRIM은 무슨 수년 전에 나왔을법한 퓨처의 데모곡 느낌으로 시작된다.
프로듀서로 참여한 TM88이 원망스러웠고 뜬금없이 등장하는 역할 잃은 스네어 롤과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DJ Swamp Izzo의 목소리가 점점 거슬리기 시작했다.

COCAIN NOSE에서는 개별로 들으면 무난한 퀄리티의 필씨의 비트지만, 유기성 탓에 그것마저 진부하게 느껴졌고,
후반에 반복하는 COCAINE NOSE을 듣고 있는 무표정 속 나의 속마음 왈 '!@&@*($&@*($&*!@()$*)'
저딴 반복을 또 왜 하는 거지 싶어서 작사 크레딧을 보니 우리 반복을 사랑하는 DJ Swamp Izzo가 있는 것을 보고,
그럼 그렇지 하고 10초 남은 트랙을 그냥 다음으로 넘겨버렸다.

 

다음 트랙인 WE NEED ALL DA VIBES에서는 영떡과 타이 달라 사인이 참여를 했다.
시작부터 영떡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타이 달라 사인 도 영떡도 보컬 믹싱이 잘못되었다.
비트와 전혀 섞이질 못했으며 마치 기존에 있는 둘의 곡의 아카펠라를 떼와서 아마추어가 리믹스 한 느낌이 들게 한다.
알고 보니 원래 거너가 참여한 영떡의 유출 곡이라고 하는데,
굳이 왜 이 앨범에서 1호선 빌런 마냥 눈에 띄는 행동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뭐 다른 빌런들이 퇴장하고 이미 어수선해진 지하철이지만... 그곳을 도망치듯 사라지는 카티의 짧은 벌스가 영리하게 느껴졌다.
제목을 WE NEED ALL DA VIBES가 아니라 WE NEED ALL DA Engineer & Studio로 바꿔야 한다.

 

22번과 23번 트랙부터는 뒤늦은 수습을 하려고 하는지 I SEEEEEE YOU BABY BOI에서 시도한 바이브 스위치를 다시 시도하는데...
22번 olympian에서 초창기 카티의 느낌으로 살짝 나의 삐진 마음을 달래주는듯했으나
23번 OPM BABI에서 808 라인의 불협을 듣자 헛움음이 나와버렸다.
전혀 의도를 알 수 없는 편곡이 뒤늦은 수습마저 망치고 만다.
차라리 이런 요즘 스타일의 곡을 만들려고 했다면 친한 동생 친구 2hollis를 데려다가 곡 제작을 맡겼어야 했다.
곁에 있는 인재를 활용도 못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외 후반 트랙들도 하나하나 언급하려면 입이 아프지만 총체적으로 산통을 깨는 이상한 스네어 롤과 소스들이 나와 여전히 이 앨범이 망했음을 보여주고
이 앨범의 초반에 나올법한 무난한 트랙들을 후반에 욱여넣으며 정규 앨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사한다.
마지막 SOUTH ATLANTA BABY에서 피날레는 조금 신경 쓰나 보지 싶었지만 좋은 샘플만 낭비해버리고
총소리와 난잡한 소스들로 기어코 I HATE MUSIC을 열창한다.


마무리 글..... 

초반의 기대 단계에서 들었던 생각이 카티의 음악관이 스케일이 커짐과 동시에 엉성하지만 흥미로웠던 초기작에서 점점 4K로 선명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한 기대도 앨범의 초반까지 였고 솔직히 그마저도 중 후반의 기대치를 올리는 작업이었지 커다란 한방은 전혀 없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트랙 수가 많은 앨범을 선호하지 않는다.
설령 그게 시장의 원리로 봤을 때 돈이 된다고 하더라도 작품이 우선이다.
위켄드의 최근작은 트랙 수가 많았지만 들은 만 했다.
개인적 기대감을 완벽히 충족시켜주진 않았지만 트랙 간의 유기성과 장치들, 몇몇 힘을 준 트랙들로 나름 즐겼던 편이다.
반면 I AM MUSIC의 장대한 30트랙 쇼는 오히려 카티에 대한 실망감만 커지게 했다.
명작은 아니더라도 수작에 가까워질 기회는 있었다.
앞서 말한 16번 트랙에서 분위기를 과감하게 바꾸는 트라이나, (새로운 언더그라운드 장르를 들고 오는 거 까지는 기대를 안 할 테니)
초반부에 몇몇 트랙에서 스위치 되는 아웃트로를 다음 트랙으로 이어버리는 방식이나,

(최근 위켄드 앨범처럼 그러나 카티는 이 기회 마저 날려버린다.)
아니면 오히려 기대치를 낮춰서 정규가 아니라 믹스테잎으로로 명명한 뒤
타일러 더 크레이 에이터가 DJ drama와 협업했던 Call Me If You Get Lost처럼

앨범을 컨셉풀하게 가져가는 방식도 있었을 것이다.
(그 컨셉이 DJ Swamp Izzo의 유일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무리한 앨범 선주문의 영향으로 앨범이 빨리 발매돼버린 탓도 있는 것 같지만,

칸예 웨스트 돈다의 발매를 레이블에서 억지로 했다는 그 어그로 사건 때처럼 (레이블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카티의 레이블에 찬사를 보낼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I AM MUSIC은 여름에 나왔어야 한다.각종 록 페스티벌 타이밍과 더욱더 철저한 전략과 함께.


점수 :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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