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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엘이인의 행복한 일상

title: Daft PunkHomixideGang2025.01.30 16:16조회 수 992추천수 21댓글 31

 

 

아침 7시 30분, 눈이 떠졌다.

 

 

밤새 핸드폰에 와있는 알림은 카카오 광고 메시지와 내가 놓친 7시 알람뿐.

 

 

전날 새벽 4시까지 엘이와 스포티파이를 뒤져가며 디깅을 해 세 시간밖에 못잤지만 이젠 이게 일상이 되어버려 익숙하다.

 

 

지각을 하지 않기 위해 아침도 거르고 급히 나왔다.

 

종친 후 들어갔을 때 느껴지는 수없이 많은 시선은 정말 견디기 힘들기 때문에 절대 지각은 하지 않는다.

 

 

 

쓸쓸히 등교해 자리에 앉자마자 이어폰을 끼고 엘이를 뒤진다.

 

현실에서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지만, 밤새 약 열 개 정도 늘어나 있는 내 알림창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지드래곤 신곡에 대해 떠든다.

 

같이 이야기 하고싶지만 그들은 내 이름도 모르기 때문에 참고 스포티파이에 들어간다.

 

 

 

어제 새벽까지 디깅해 만든 내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귓가에 울려퍼지는 비트가 내 마음을 가라앉혀준다.

 

 

 

곧 1교시가 시작됐다.

 

나는 노이즈캔슬링을 키고 바로 책상에 엎드린다.

 

선생님들도 이젠 날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우리 반의 구성원 중 나라는 존재는 없다.

 

 

 

전날 늦게 잤기 때문에 3교시까지 한번도 깨지않고 잠을 잤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에 잠에서 깬다.

 

그러나 점심은 거른다.

같이 먹을 사람이 없기에.

 

 

 

반에는 나와 전교 1등만이 남아있다.

 

말을 걸고 싶어도 무시 당하는게 무서워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는다.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엘이를 뒤져본다.

 

글도 몇개 쓰고 댓글도 몇개 써본다.

 

올라가는 좋아요 수와 달리는 따뜻한 답글들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슬슬 반 아이들이 돌아온다.

 

난 이어폰을 끼고 다시 엎드린다.

 

이럴 때는 깨어있지 않는 편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맥 밀러의 Circles를 들으며 위로를 받다가 잠이 들었다.

 

 

 

다시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하교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아무도 깨워주지 않고 간듯하다.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학교 건물 밖으로 터덜터덜 걸어나온다.

 

외로움을 음악으로 달래며 쫄병스낵 하나를 사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방문을 잠그고 컴퓨터 전원을 킨다.

 

자는 동안 올라와있던 엘이 글들을 정독하고, 내 글과 댓글에 달린 반응들을 살펴보며 조금의 위로를 얻는다.

 

팔로워가 15명뿐인 인스타에 들어가, 팔로우중인 아티스트들이 무슨 스토리를 올렸는지도 확인하고, 오늘은 어떤 힙합 이슈가 생겼는지 찾아보기도 한다.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로 정신없이 디깅을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이 됐다.

 

전날 너무 늦게 잠에 들어 오늘은 조금이라도 일찍 눕는다.

 

새벽 분위기에 알맞는 오션의 Blonde를 재생하고, 침대에 누워 생각에 빠진다.

 

오늘 한게 뭐가 있지라는 간단한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자기혐오로 바뀐다.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나도 이렇게 살고싶지 않은데...와 같은 생각을 하다가 잠을 청해보지만 또 다시 눈을 뜨면 반복될 하루가 무서워 잠에 들지 못한다.

 

하지만 웃으며 잠들기 위해 노력한다.

 

 

 

난 행복하니까

 

 

 

...

 

 

 

 

한창 우울증으로 고생할 당시 실제 제 학교생활과 일상생활을 각색해 만들어봤습니다

저정도로 부적응자는 아니었긴한데 그래도 적응이 너무 힘들어 거의 항상 저런 생활을 했었어요

여러분은 우울증 의심되면 바로 병원 가보세요

전 지금 약 잘 챙겨먹고 병원 다니면서 잘 지내는 중입니다 걱정은 마시구요

엘이에서 행복하게 얘기를 하고 친구들도 많아져 행복하게 지내는 지금과 너무 대비되는 생활이었어서 갑자기 이런 글 쓰고 싶었어요

재미없어도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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