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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ye West - Graduation 리뷰

title: KRS-One공ZA19시간 전조회 수 339추천수 13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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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ye West - <Graduation>

Kanye West - Graduation Lyrics and Tracklist | Genius

 

비록 학교 시리즈에서 Kanye West는 좋은 학생보다는 오히려 낙제생과 문제아에 가까웠지만, 어쨌든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런 졸업 예정자에게 딴죽을 걸어 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Eminem이 제 2의 인생을 살게 해준 50 Cent.

당시 50 Cent는 자신의 3집 <Curtis>를 준비하고 있었고, 비슷한 시기에 앨범을 발매하려는 Kanye West에게 음반 판매량으로 은퇴 내기를 하자고 했다.

자신의 아티스트 생명이 걸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Kanye는 과연 어떤 스타일을 준비했을까?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

 

Kanye는 예술적인 측면이 강한 사람이기에, 음악을 선택할 때 시각적으로 가장 우선시되는 앨범 커버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1, 2집의 앨범 커버를 장식했던 그의 트레이드 마크 곰돌이는 일본의 시각 디자이너 무라카미 다카시가 맡았으며, 곰돌이가 우주복을 입고 이륙하는 듯 보이는 미래적인 이미를 구현해냈다.

앨범의 사운드는 딱 커버 같은 느낌이 나는데, 1, 2집에서 따듯한 올드 소울을 샘플링하고, 오케스트라를 섭외하여 세련되고 보다 웅장한 붐뱁을 보여주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한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적극 도입하여 지금껏 그가 보여주어 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돌아왔다.

물론 그의 장기인 샘플, 칩멍크 기법은 그대로 잘 살리면서 여러 프로듀서들과 믹싱 엔지니어와의 협력으로 다양한 악기들의 사운드가 조화롭게 어우러지게 하였다.

만약에 이어폰으로 청취했다면, <Graduation>의 수록 곡 중 하나만 골라 들어봐도 귀를 감싸는 꽉 차는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전자음악 장르와 전혀 상관이 없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샘플링 하여 본인만의 독특한 감성을 덧붙여 재창조해냈다는 것이다.

재즈 록 가수 Steely Dan의 "Kid Charlemagne" 트랙 중 ‘Did you realize That you were a champion in their eyes‘ 라인을 루프 시켜 만들어 낸 "Champion", 소울 싱어 Labi Siffre의 "My Song"을 샘플링 하여 꿈과 미래에 관한 멋진 트랙 "I Wonder"를 만들기도 하였다.

 

또한 "Good Life"는 Kanye가 평소에 존경하던 Michael Jackson이 The Beatles의 Paul McCartney 경과 함께한 어쿠스틱한 노래 "Pretty Young Thing"을 샘플링하여 T-Pain의 맛깔나는 오토튠과 함께 재해석되었다.

"Pretty Young Thing"은 워낙 유명한 트랙이지만 "Kid Charlemagne", "My Song" 이외에 많은 샘플로 활용된 트랙들은 음악에 웬만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인생을 살면서 한 번도 못 들어 볼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음악을 잘 만들려면 일단 음악을 많이 듣고 잘 알아야 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또한, 잘 안다고 해서 자신의 음악에 막 갖다 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의 적절한 구간을 잘 활용하여 본인의 음악으로 재창조 해내는 그의 음악적 역량 또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Kanye West | Graduation | In Review Online

 

둘째로 앨범의 사운드적인 유기성. 음악을 평론하는 사람이라면, 아티스트가 어떤 하나의 공통된 주제로 음악을 만들어냈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 주제가 가사든, 사운드든, 보컬의 방식의 흐름이든 뭐가 됐던지 말이다.

Kanye는 현악기, 신시사이저, 전자음악 기기 등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면서도 앨범을 들었을 때 마치 하나의 곡을 듣는 것 같은 사운드 면에서 완벽한 흐름을 가져가고 있다.

1번부터 13번 트랙을 차례대로 들었을 때 이질감 없이 귀로 들어오는 비슷한 결의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Kanye가 앨범을 제작했을 때 구성에 있어서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앨범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트랙을 골라보자면, 물론 Kanye의 최고의 샘플링 중 하나로 꼽히는 프랑스의 전자음악 듀오 Daft Punk의 "Harder Better Faster"를 샘플링한 "Stronger"를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전자음악이 사실 랩을 얹기가 쉬운 사운드가 아닌데, Kanye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랩을 뱉으면서 본인의 스웨거를 뽐내고 있다.

캐치한 훅, Verse 2의 Kan like - klondike - blonde dike - limelight - time's right으로 이어지는 유려한 라이밍까지.

모든 면에서 센스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완벽한 하나의 트랙을 만들어냈다.

 

Daft Punk with Kanye West in 2007 : r/DaftPunk

 

다음은 조금 더 감성적인 트랙들에 꽂혔는데, 위에서 잠시 언급한 "I Wonder"나 "Everything I Am"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Everything I Am"은 DJ Premier의 스크래칭을 통해서 전작의 발자취가 살짝 묻어나오는 게 듣는 이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 밖에도 "Homecoming"이나 "Flashing Lights"는 웅장한 현악기와 통통 튀는 전자음악의 사운드가 잘 섞이고, 후렴에서 중후한 목소리로 치고 나오는 소울 싱어 Dwele과 밴드 Coldpaly의 보컬 Chris Martin 등의 보이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트랙들이 좋았다.

 

전작들과는 다르게, <Graduation>에서는 자신이 1, 2집 발매 이후 얼마나 성공했는지 부와 명예 그리고 여자들을 자랑하는 가사들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You don't see just how fly my style is / I don't see why I need a stylist / When I shop so much I can speak Italian (내 스타일이 얼마나 멋진지 넌 몰라, 왜 내가 스타일리스트가 필요한지 모르겠어, 난 워낙 쇼핑을 많이 해서 이태리어도 한다고) 라는 "Champion"의 가사를 보면 갭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Kanye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다.

이제는 명품을 온 몸에 덕지덕지 걸친 성공한 Kanye만이 있을 뿐이다.

'Have you ever popped champagne on a plane / while gettin' some brain / Whipped it out she said I never seen Snakes On A Plane' (혹시 여자가 빨아주는 동시에 비행기에서 샴페인 뚜껑을 따본 적 있어? 그녀는 내 물건을 꺼내고는 "비행기에서 뱀"을 본 건 처음이라고 했지). 라는 "Good Life"의 외설적인 가사 등 약간 너드에 가까웠던 Kanye의 이미지를 탈바꿈하려는 과감하고 직설적인 성공에 관련된 가사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트랙에서는 본인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이 곳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자신의 사장님 Jay Z를 향한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원할 것 같았던 그들의 관계는 한 사건으로 인해 틀어지게 되는데, 그건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겠다.

 

Kanye West & JAY-Z 'Graduation' Song Surfaces Amid Huge Leak | HipHopDX

 

혹시 당신이 랩이나 힙합 음악을 들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비트? 가사? 랩 실력? 플로우? 라임?

힙합 음악을 평가하는 데에는 정말 다양한 요소가 있다. 만약에 당신이 랩 스킬적인 면을 힙합 음악을 평가하는 데 있어 최우선적인 가치로 생각한다면, 아마 이 앨범과 내가 위에 적었던 여러 극찬들은 당신에게 의아스러울 수 있다.

왜냐하면 Kanye는 <Graduation>에서 그렇게 스킬적인 면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앨범이 발매된 2007년 당시에는 사운드로 따져 보았을 때 혁신적인 앨범일 중 하나일 수 있으나, 지금은 여러 실험적인 시도들을 통해 더 혁신적인 사운드들이 다양한 프로듀서를 통해 구현되었다.

앨범의 사운드가 잘 짜여졌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혹자에게는 올드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스킬풀한 모습보다는 그루브와 사운드에 집중하였으니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만한 앨범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이 앨범이 루즈한 앨범이라 느껴질 수도 있겠다.

나 같은 경우에도 Kanye의 전작 중에서 가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앨범이 바로 <Graduation>이었다.

하지만 글을 써보기 전에 들어보니 상당히 좋게 느껴졌고, 이 앨범을 당장은 못 느끼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나와 같은 경험을 하리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How "Graduation" Took Kanye West Global - Boardroom

 

자, 두 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Kanye에게 딴죽을 걸었던 50 Cent와의 대결은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하다는 듯 <Graduation>은 270만 장이라는 더블 플래티넘이라는 판매고를 올렸으며, 미국, 영국, 캐나다의 앨범 차트에서 1위를 기록, 각종 매체들은 칭찬 일색으로 50 Cent를 은퇴의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50 Cent는 이후 은퇴를 번복하였지만 이 때부터 하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Good Life"에서 '50 told me go head and switch them style up / and if they hate then let them hate and watch the money pile up' (50 Cent가 그냥 스타일을 바꿔버리라 그랬지, 만약 그들이 싫어하면 그냥 내버려두고 돈 모이는 거나 보라고) 라는 가사로 50 Cent를 언급함과 동시에 자신의 새로운 스타일의 성공을 재차 강조하며 Kanye의 완벽한 승리가 입증되었다.

이 앨범이 발매된 2007년, 50번째 그래미 시상식에서 Kanye는 베스트 랩 퍼포먼스, 베스트 랩 송, 베스트 랩 앨범, 베스트 랩 퍼포먼스 (그룹) 등 네 가지 부문에서 시상하며 또 한 번 그래미를 휩쓸다시피 했다.

하지만 3연속 ‘올해의 앨범’ 상에는 노미네이트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의 앞길을 더 이상 막을 수 있는 건 없어보였다. 과연 그의 승승장구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또한 학교 시리즈의 막을 내리고 어떤 콘셉트로 대중들에게 찾아왔을까?

심장이 찢어지는 Kanye의 다음 앨범을 통해서 확인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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