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퍼렐 윌리엄스 전기영화는 [Blurred Lines]의 표절논란을 얘기 안 했을까?
음악가 퍼렐 윌리엄스를 다룬 다큐멘터리 전기영화 <피스 바이 피스>는, 여러 면에서 상당히 비범하다. 특히 실사가 아니라 모조리 레고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이 가장 독특한 부분이다.
평론가들은 이 작품의 독특한 스타일을 반겼으며, "매력적이고 즐겁다" "묘하게 매력적인 작품" 등등 다양하게 호평했지만,
그와 동시에 퍼렐 인생에서 중요한 지점들을 언급안한 것을 지적했다.
퍼렐이 공동작곡했던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 역시 이번 사운드트랙으로 아주 잠깐 스쳐간다. 정작 그 논란 많았던 표절소송에 관한 얘기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 로빈 시크가 마빈 게이 측에게 5천만 달러가 넘는 합의를 해야했던 소송이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모건 네빌은 우리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하기를,
논란을 다루고 싶긴 했지만, 자신이 전하려는 핵심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는 느낌이라서 끝내 편집했다고 한다.
"당연히 그 사건을 다루고 싶었다. 다큐 촬영을 위해 이미 로빈 시크를 인터뷰까지 한 상태였다. 나는 다큐를 만드는 사람이다. 당연히 이런 저작권 관련 이슈에 나도 민감하고, 동시에 나도 흥미를 느끼는 주제다.
하지만 그 사고와 관련된 장면들을 자꾸 볼수록, 그런 저작권에 관한 얘기들은, 자꾸 이 영화의 전반적 분위기와 너무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Blurred Lines 소송은 음악산업에도 엄청난 여파를 남겼다. 배심원단은 퍼렐 윌리엄스와 로빈 시크가 멜로디를 표절한 것이 아니지만, 마빈 게이 [Got To Give It Up]의 "사운드"와 "느낌"을 베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음악업계 변호사들과 작곡가들과 전반적인 음악산업계는 이 재판이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단순 "영향"과 "도용"의 차이를 전혀 구분 못해서 벌어진 실패라고 다들 말했다.
이 소송 이후론, 음악가들이 자신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준 곡에 로열티의 일부를 나누는 것이 결국 관행이 되고 말았다.
"Blurred Lines 소송에 대한 내 의견을 말하자면, 역사상 창작에 관한 역대 최악의 사법적 판론 중 하나가 되었다."
모건 네빌은 우리 BBC에게 말했다. "나 역시 퍼렐이 옳았다고 생각하고, 거의 대부분 창작자들도 동의할 거다."
다양한 이유로 인해, 모건 네빌은 결국 이 스토리를 다큐에서 완전히 빼기로 결심했다.
"그 사건 때문에 퍼렐이 반성을 했다거나 어떤 교훈을 배운 것도 전혀 아니다. 내가 다큐를 만들 땐 그런 지점이 중요하다. 스토리 전개를 위한 어떤 교훈 같은 거."
모건 네빌은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을 통해 아카데미 장편다큐멘터리상을 거머쥐었다. 유명 뮤지션들을 보좌하는 보조가수들을 다룬 이야기 말이다.
그가 만든 다른 다큐들은 키스 리처드, 브라이언 윌슨, 조니 캐시 등등 다양한 다큐를 연출했고, 프로듀서로서 테일러 스위프트 다큐에 제작 참여하기도 했다.
<피스 바이 피스>가 이번달에 극장 개봉을 하는 상태에서, 모건 네빌은 이 영화가 어떤 예상못한 과정으로 탄생되었는지 인터뷰에서 말했다.
심지어 그가 어떻게 레고 회사에게 직접 제작에 참여해달랐고 설득했는지,
인터뷰에 참여한 유명인들이 자신을 어떤 레고캐릭터로 묘사해야할지 받은 전달사항 등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이번 영화 예고편에서, 퍼렐이 당신을 직접 만나서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레고로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고, 당신이 "왜 어째서 레고에요?"라고 어이없어하는 장면까지 그대로 예고편에 담겨있다. 실제로 그때 그런 제안을 받았을 때는 기분이 어땠는가?
사실 그건 영화 예고편의 묘사와 전혀 달랐다. 퍼렐이 모조리 레고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자는 제안에 난 오히려 "그런 거 좋지!!!"라고 대답했다.
나도 그게 미치고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란걸 안다. 그래도 흥미롭고 흥분되는 아이디어다.
그때 퍼렐의 제안을 더 분석해서 설명해달라. 피칭을 어떻게 했는가?
퍼렐은 대충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나도 전기영화로 나만의 이야기를 듣길 원했어요. 근데 사실 전 그런거 크게 관심 가진 적 없어요. 그래도 당신이 연출한 다큐들은 좋아하죠. 그래서 당신이 제 이야기를 다뤘으면 해요, 그런데 그런 인터뷰들을 실사로 먼저 촬영한 뒤, 그 실사들을 모조리 레고 애니메이션으로 바꿨으면 해요."
거의 그렇게 말했었다.
웃긴 사실은, 퍼렐 본인도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몰랐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레고와 어울리는지도 전혀 몰랐다. 나도 당황해서, 도대체 그게 무슨 뜻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했지.
그래도 내가 그 순간 번뜩 떠오른 생각은, 그냥 카메라로 찍은 실제로 벌어지는 푸티지를 단순 레고로 바꾸는 것 그 이상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형식을 잘 활용하는 방안을 떠올렸다. 갑자기 인터뷰 동중에 시간여행을 한다거나 우주로 확 간다거나, 다큐멘터리에서는 절대로 할 수 없는 상황 말이다.
그런 미친 생각이 어떻게 진짜 현실까지 벌어진 건가?
가장 처음 만나고나서 직접 본격적으로 프로덕션을 시작하기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우리가 직접 레고회사에 가서 설득을 해야 했다.
레고회사는 어떻게 설득했는가?
내가 그들에게 말했지. "일단 전체관람가 등급은 절대로 아닐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도 되어선 안되고요. 어느 정도 수위는 있는 중간등급이 되어야 합니다. 인종차별이나 어두운 사회주제도 반드시 들어가야 하고요."
그리고 레고는 정확하게 이렇게 말했다. "그런 다양한 사회주제나 인종차별 같은 어두운 내용도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그들도 스스로 자신들에게 한계를 밀어붙이고 상당히 도전적인 시도란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들은 그게 꽤나 좋은 시도란 걸 알고 있었지.
그래도 끝내 투자하고 제작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진 않았다. 단지 레고 사용 허락만 받았고 파트너 관계로만 남았다.
어느 순간에서 이 레고 아이디어가 제대로 된 영화로 만들어질거란걸 알게 되었는가?
일단 우린 당연히 먼저 투자자들을 찾아야했지. 90초짜리 테스트 푸티지를 만들어야 했다.
퍼렐을 인터뷰하는 장면하고, 그가 스티비 원더 음악을 듣는 장면, 그리고 그 음악을 들으면서 그가 벌이는 공감각적 환상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해냈다. 그러면서 아주 다양한 색깔이 화면에 펼쳐지면서, 퍼렐의 머릿속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화면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만들면, 충분히 장편으로 완성될 거라고 확신이 생겻다.
예고편에서, 퍼렐이 만든 비트를 마치 레고로 시각화한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각자의 비트와 사운드가 자신만의 독특한 형태가 있는 것이다. 이런 추상적인 작곡 컨셉들을 완벽하게 시각화해냈다.
그런거 작업하면서 흥미로웠던게 뭐냐면, 퍼렐은 이미 자신 머릿속에서, 자신의 음악이 어떤 색깔이고 어떤 형태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장면들을 작업할때, 우린 퍼렐과 긴밀히 대화하면서 협업했다. 반드시 그의 머릿속에 있는 형태처럼 똑같이 보이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
아주 다양한 유명인들을 만나서 인터뷰했을 때... 미시 엘리엇, 제이지, 스눕독 등등... 그들도 레고 캐릭터로 나올거란걸 미리 얘기했는가?
인터뷰 촬영했을 때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거의 5년 넘게 비밀로 했다. 최대한 레고컨셉을 비밀로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몇년뒤에서야 그들에게 실사 대신 레고애니메이션으로 바꾼 장면영상들을 그대로 바꿨다.
"당신들은 영화에서 이런 캐릭터로 보일 겁니다."
정말로 그건 도박이었다. 다행히도, 모두가 오히려 너무 기뻐하면서 반겼다.
레고캐릭터 수정을 요청한 사람도 있었나?
미시 엘리엇은 자신의 귀걸이를 조금 바꿔달라고 했다. 그래서 미시의 요청대로 우리는 최종본 귀걸이를 조금 바꿧다.
레고 캐릭터의 단점은, 얼굴의 감정표현이 상당히 한정적이란 것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나?
나도 그 부분을 가장 걱정햇다. 만약 내가 클로즈업으로 조그만 레고캐릭터가 우는걸 보여줘도, 그게 정말로 진지하게 느껴질까? 오히려 관객은 그걸 보면서 깔깔 웃는게 아닐까? 나도 처음엔 확신이 없었다.
그래도 우리 애니메이션 팀에는 이런 얼굴표현에 상당히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이 일부 있었다. 그들에게 감정적으로 중요한 장면들을 많이 맡겼다. 뭔가 더 부족하다고 느낄 때는, 그들에게 직접 실사로 얼굴 표정 장면들을 보내서 더 피드백을 주곤 했다.
그 사람들한테 나하고 퍼렐이 직접 온갖 얼굴표정을 지으면서 촬영해서 보내야했다고!! 온갖 엽기적인 표정들 말이다!!!
이번 영화 예고편에서 추정하건데, 퍼렐이 상심하고 방황하던 단계에서, 자신의 뮤즈를 다시 발견해서 또 다시 음악적으로 활기를 찾는 그런 내용이 있어보인다. 스토리의 그 부분에서 어떤 측면을 많이 강조했는가?
이 영화에선 나도 나만의 영화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생각했던 여러 질문들을 많이 반영했다.
그러니까 내게 이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세상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보고있는 버지니아 출신 흑인너드는, 그런 관점 때문에 오랫동안 아웃사이더로 있어야 했고, 하지만 그는 또 다른 아웃사이더 채드 휴고를 만나서 둘이 같이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비트들은 당시에는 너무 괴상하게 들렸다. 넵튠스의 프로듀싱 스타일은 당대엔 너무 힙합의 정석과 멀어서 처음엔 아무도 선호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그의 음악은 메인스트림이 되었고, 결국 그는 또 다시 자신의 한계와 세상 안에 갇히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 갇히면 어떻게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을까?"
당신의 작품은 하필 로비 윌리엄스 전기영화 <Better Man>과 똑같은 타이밍에 개봉하게 되었다. 근데 웃기게도 로비 윌리엄스는 인간이 아니라 CG로 만든 원숭이로 대체되었다.
그런데 요즘 음악전기영화가 너무 틀에 박힌 형식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말로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정말로 많은 음악전기영화가 나오는데, 우리는 다양한 음악가들이 자신만의 캐릭터와 정체성을 찾고, 정해진 할리우드 영화 틀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그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그래도 인간 대신에 원숭이로 바꾼 아이디어는 정말로 천재적이다. 왜냐면, 로비 윌리엄스는 정말로 광대 원숭이와도 같은 사람이다. 그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고, 항상 그렇게 살아왔다.
반면 퍼렐은 마치 오즈의 마법사와도 같은 캐릭터다. 마치 커튼 뒤에서 모든 걸 마법처럼 창조하는 사람이지.
켄드릭 퍼렐은 레고로 사고 싶네
ㄹㅇ 안파나
영화가 궁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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