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슨 생각이 나는가? 몇십년간 전설들이 구축해온 힙합 장르 최고의 명반? 래퍼겸 프로듀서 칸예 웨스트의 최고 걸작? 아니면 미디어에서 매우 과소평가된 수작? 판단은 본인 나름대로이지만, 본인은 이 앨범을 명반이라는 말 대신에 매우 참신하고, 세심하지만, 동시엔 과감한 시도라고 풀어 쓰고 싶다. 맥시멀리즘 힙합은 매우 과감해보였고, 현악기의 연주는 매우 세심했기 때문이다.
MDBTF를 다 듣고 나면, 하나의 작품을 들은 것 같기 보다는, 전시회에 다녀온 기분이다.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하는 현악기들, 드럼 샘플, 일렉 기타, 트럼펫 같은 관악기, 피아노, 베이스 기타와 기타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피쳐링까지. 이렇게 악기가 매우 많지만 서로 매우 잘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결합이지만, 동시엔 매우 웅장하고 아름답다. 자칫 웅장하지만 속은 텅텅 빈 앨범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 웅장함의 퀄리티가 매우 높고, 곡 하나하나의 텍스처(사운드의 질감)가 훌륭했기에 하나의 전시회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칸예의 디자이너, 故 버질 아블로의 칸예의 내면을 상징하는 아트워크들, 예술의 요소 중 미술에 해당한다. 30분짜리 단편 영화와 Lost In The World의 시 (벌스), Who Will Survive In America의 스포큰 워드는 문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칸예의 앨범 자체, 음악에 해당한다. 이로써 칸예는 한 앨범으로 예술의 거의 모든 요소들을 넣어버린다.
또한 가사도 일품이다. 그의 나락에 대한 내용과 자기성찰, 본인의 죄악을 1시간 6분 동안 매우 풍부한 사운드로 풀어낸 그의 앨범의 가사는 아무리 읽어도 '그 사건' 이후로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는 이 앨범이 대중들을 향한 사과라고 말했다. 매력적이다 못해 세기에 기억될 이 사과는 아티스트다운 매우 정중한 사과였다. 그리고 지금 현재, 벌쳐스 에라까지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는 사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신곡, Beauty And the Beast에서 14년만에 이러한 방식으로 사과한다. 과연 그의 새 앨범 Bully는 벌쳐스처럼 싸구려 클럽 음악이 될까? 아니면 MDBTF처럼 정중한 사과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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