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BTF를 다 듣고 나면, 하나의 작품을 들은 것 같기 보다는, 전시회에 다녀온 기분이다.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하는 현악기들, 드럼 샘플, 일렉 기타, 트럼펫 같은 관악기, 피아노, 베이스 기타와 기타 아티스트들의 화려한 피쳐링까지. 이렇게 악기가 매우 많지만 서로 매우 잘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결합이지만, 동시엔 매우 웅장하고 아름답다.
칸예의 디자이너, 故 버질 아블로의 칸예의 내면을 상징하는 아트워크들, 예술의 요소 중 미술에 해당한다. 30분짜리 단편 영화와 Lost In The World의 시 (벌스), Who Will Survive In America의 스포큰 워드는 문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칸예의 앨범 자체, 음악에 해당한다. 이로써 칸예는 한 앨범으로 예술의 거의 모든 요소들을 넣어버린다.
가사도 일품이다. 그의 나락에 대한 내용과 자기성찰, 본인의 죄악을 1시간 6분 동안 매우 풍부한 사운드로 풀어낸다. 이 앨범의 가사를 아무리 읽어도 그는 도대체 '그 사건' 이후로 심정이 어땠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그는 이 앨범이 대중들을 향한 사과라고 말했다. 매력적이다 못해 세기에 기억될 이 사과는 아티스트다운 매우 정중한 사과였다. 그리고 지금 현재, 벌쳐스 에라까지 그는 이러한 방식으로 다시는 사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신곡, Beauty And the Beast에서 14년만에 이러한 방식으로 사과한다. 과연 그의 새 앨범 Bully는 MDBTF처럼 정중한 사과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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