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겨울이라 춥네요. 이전에 재즈 입문에 용이한 앨범 추천하는 글을 올렸는데,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오히려 입문에 어렵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존재해서 개인적으로는 살짝 셀렉팅이 아쉬웠습니다.
https://hiphople.com/fboard/26253549
사실 취향이라는 것도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취향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모두의 입맛을 맞출 순 없는 노릇이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범의 요약에 불과한 안내서 같은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항상 감사드리며…
각설하고, 이번에는 ‘재즈를 소개했으니 내가 사랑하는 장르(?)인 재즈 힙합도 소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앨범 추천 글을 써봅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이정표 혹은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모처럼 추운 겨울이 다가오니 쌀쌀한 추위 속에서 담백한 재즈 샘플링 위의 랩을 듣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우선 재즈 힙합 (Jazz Hiphop) or 재즈 랩(Jazz Rap)이란?
간략하게 설명하면 재즈가 녹음된 샘플을 사용하거나 라이브 섹션 위에 랩을 하는 등의 방식을 일컬어 재즈 힙합 혹은 재즈 랩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기존의 붐뱁 리듬을 재즈 샘플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생겨났기에 장르 속의 장르 같은 느낌을 주는데, 후에는 라이브 섹션과 랩을 결합하거나 재즈 악기를 재배치하는 등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더 쉽게 말하자면 재즈와 힙합이 퓨전된 형태지만 우리에게는 힙합 안의 장르로 더욱 익숙한 장르랄까요. 어찌 되었건 재즈 기반의 비트 위에서 랩을 하거나 재즈 샘플링을 활용하는 부분이 주요합니다.
1. A Tribe Called Quest [A Low End Theory]
https://youtu.be/cxN4nKk2cfk
불후의 힙합 명반 “A Tribe Called Quest”의 [A Low End Theory]입니다.
이 앨범이 지니는 가치는 힙합 마니아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살짝 첨언을 하자면, 재즈와 힙합의 결합을 추구하여 재즈 샘플링이라는 매력을 극대화한 형태의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게다가 그들의 가사나 랩, 문화까지 재즈에서 따온 부분도 있으니 말은 다했죠. 단순히 재즈를 샘플링한 것에 그친 것이 아닌 재즈 문화 자체에 대한 경의도 담겨있는 앨범입니다. 혁신적인 랩 테크니션, 현학적인 가사, 독특한 재즈 샘플을 활용한 비트까지, 아마도 재즈 힙합 앨범을 찾으신다면 이 앨범을 가장 처음 마주하실 겁니다. 그만큼이나 추천드리는 앨범입니다.
2. Us3 [Hand On The Torch]
https://youtu.be/JwBjhBL9G6U
영국 출신의 한 프로듀서를 중심으로 모인 그룹 “Us3”의 재즈 힙합 앨범 [Hand On The Torch]입니다.
이들은 특이하게도 블루노트와 직접 계약하며 얻은 블루노트 산하의 재즈 샘플링 권한을 통해 자유로운 음악적 영역을 선보인다는 점이 주요합니다. 특히나 파편화된 재즈 샘플링이 특히나 매력적입니다. 물론 랩 부분이 살짝 아쉽다는 점이 있으나, 50, 60년대의 블루노트의 명곡을 샘플링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며 귀에 익을 새로운 재즈 비트의 영역에 들어섰다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대표곡 "Cantaloop"가 상당히 독특한 구성을 자랑하 추천드립니다.
3. Guru [Jazzmatazz, vol.1]
https://youtu.be/j_tBymadvVI
래퍼 Guru가 재즈 연주와 직접 소통하며 랩을 얹는 방식을 도입한 [Jazzmatazz, Vol. 1]입니다.
이 앨범이 재즈 힙합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도 유별나게 각광받는 이유는, 재즈 섹션과 래퍼들의 결합이 아예 계획적이고 주도적인 형태로 융합이 일어났다는 것에 있겠습니다. Guru가 직접 조율한 베이스 비트 위로 재즈 섹션의 연주가 곁들어진 형태로, 어쩌면 앞서 소개했던 앨범들보다 더욱 재즈 힙합과도 같은 작품이 되었습니다. 최대한 재즈와 힙합의 융합에서 자연스러움을 갈망한 Guru의 결과는 훌륭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Guru의 저음의 랩은 재즈 섹션의 악기들과 어울리며 묘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끼게 하니 정말 매력적인 앨범이 아닐지.
4. Digable Planet [Blowout Comb]
https://youtu.be/HTm5zue_h94
담백한 프로듀싱 위에서 담백한 랩을 보여주는 "Digable Planet"의 [Blowout Comb]입니다.
Digable Planet은 브루클린에 기반을 둔 과거의 트리오로 활동 시기는 짧지만 짤은 시기 내에 걸출한 명작을 냈습니다. 저는 1집보다는 더욱 담백하고 프로듀싱이 잘 되어있는 2집을 선호하는 편이라 [Blowout Comb]을 추천으로 꼽았습니다. 이 앨범의 재밌는 점은 꾸밈없는 현실적인 가사 속의 풍자에도 있겠으나, 우선적으로 프로듀싱의 담백함이 귀에 감깁니다. 소울과 재즈 샘플 심지어는 라이브 연주, 심지어는 삐걱거리는 드럼 소리까지 포용함에도 상당히 안정감을 준다는 점이죠. 게다가 랩 자체도 담백한 프로듀싱에 걸맞게 격렬한 플로우를 타는 것이 아닌 최대한 부드럽게, 악기에 녹아들 수 있께, 힘을 뺀 상태로 밀고 당기며 랩을 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Jazzmatazz]에서 Guru가 보여준 방식과는 다르게 말이죠.
5. BADBADNOTGOOD & Ghostface Killah [Sour Soul]
https://youtu.be/6YW_RqTuZMw?si=XKK65qBJqIo8ZG0F
캐나다 밴드 "BADBADNOTGOOD"과 래퍼 "Ghostface Killah"의 콜라보 앨범 [Sour Soul]입니다.
원래 BADBADNOTGOOD은 재즈와 힙합에 근간을 둔 인스트루멘탈 밴드입니다. 따라서 본 합작은 자연스레 GFK가 그들의 밴드의 합주에 랩을 얹는 형태가 되었습니다. 덕분에 무게중심이 밴드에 쏠려있다는 감상을 주기도 하지만, GFK의 랩이 감상을 방해하거나 모자라다는 느낌보다는 감초처럼 치고 빠질 때를 잘 노린다는 감상을 줍니다. 사실 이 앨범의 가장 뚜렷한 장점은 사실 밴드에게 있습니다. 일렉기타 신시사이저 등의 다양한 악기를 재지한 구성으로 추가한 것만이 아니라, 기존의 재즈 드럼과 베이스가 눅진한 맛을 자랑하니까요. 결과적으로 앨범 스킷마다의 즉흥적인 연주와 GFK의 깔끔한 랩, 남은 피처링 진들의 환기 효과까지 상당히 괜찮은 걸작을 일궈냈습니다.
6. Madlib [Shades of Blue]
https://youtu.be/78E1ZFpHOJI?si=T50mg76GgLZps5_b
"Madlib"의 빛나는 재즈 프로듀싱이 돋보이는 [Shades of Blue]입니다.
앞서 Us3와 마찬가지로 본작 역시 Madlib과 블루 노트 레코드 사의 계약으로 이뤄진 재밌는 작품입니다. 당장의 앨범 재킷부터 과거의 재즈 앨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으며, 그 영향만큼이나 재즈와 힙합을 적절하게 조합한 퓨전 앨범을 완성했습니다. 여러 과거 재즈 아티스트들의 샘플, Madlib의 새로운 해석과 프로듀싱은 뛰어난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파편화된 재즈 샘플만큼이나 자유로운 프로듀싱의 영역은 Madlib이 얼마나 넓은 스펙트럼을 지녔는지를 보여주니까요. [Shades of Blue]만의 독특한 샘플링과 프로듀싱은 재즈 힙합의 새로운 청명함을 느끼게 해주니 충분히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었습니다.
7. Robert Glasper [Black Radio]
https://youtu.be/H_hT61-E5kg
재즈를 필두로 알앤비와 힙합을 깔끔하게 어우러 트린 “Robert Glasper”의 [Black Radio]입니다.
본작을 통해 Robert Glasper를 단순히 재즈 피아니스트로 뭉뚱그려 말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본 앨범은 분명 재지한 색감이 가득한 작품이지만 흑인음악의 향취가 가득합니다. ‘2013년 그래미 베스트 R&B 앨범상’을 탄 것이 그 예입니다. 실제로 본작은 재즈를 넘어 힙합, 소울, R&B 등의 흑인음악에 종사하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했고, 재즈 섹션의 연주와 보컬이 동시에 녹음되는 재밌는 형태로 진행되었죠. 본격적인 재즈와 흑인음악의 연결은 혁신적이기도 하나, 동시에 대중의 귀를 만족시켜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 비결은 각기 다른 객원 아티스트들의 개성이 Robert Glasper의 프로덕션 위에 녹아내렸기 때문이 아닐지.
8. The Roots [Do You Want More?!!!??!]
https://youtu.be/O5TUqdxqHS0
살아있는 힙합 재즈 밴드 그 자체의 "The Roots"의 2집 [Do You Want More?!!!??!]입니다.
[Things Fall Apart]라는 훌륭한 재즈 힙합의 교보재가 있음에도, 본 앨범을 고른 이유는 [Do You Want More?!!!??!]이 제대로 된 커리어를 시작한 루츠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라는 점도 있겠으나, 본작만이 가진 생동감과 즉흥성이 어느 앨범보다 흥미롭기 때문입니다. 밴드 연주, 비트박스, 보컬 리프와 스캣 등이 함유되었으며, 이것들이 랩과 어우러지며 거칠고도 부드러운 이상한 느낌을 줍니다. 부드러운 재즈 선율 위에 묵직한 브레이크 비트와 킥 사운드가 어울릴 거라곤 누가 예상했을까요? 게다가 생생한 비트박스와 재즈 악기가 공존하는 트랙과 비트박스 위에서 랩을 한다든지. 재즈의 방식 위로 힙합을 바라본 그들의 첫 시도는 야심찬만큼이나 즐겁습니다.
9. Noname [Room 25]
https://youtu.be/uT3uK24vL6w
"Noname"의 공간을 이용한 자화상 격의 앨범 [Room 25]입니다.
프로듀서 Phoelix의 재즈 샘플의 향취 아래에 노네임의 시를 읊는 듯한 매력이 주요한 작품입니다. 본작은 Noname의 수많은 비유와 은유가 전매특허로 작용해 랩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특히 복잡하고 섬세한 문체의 가사들은 온전히 Noname의 솔직한 감정선을 표출하기 위한 형태로 나아간 것이 재밌습니다. 엄청 세련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수수하고 섬세한 멋이 담겼달까요. 다양한 문체를 파편화시켜 단어와 비트들이 얽히고설켜 그녀를 형상화하는데, 이것이 취향에 맞으시다면 편히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https://youtu.be/B344I9CohF4
본격적인 재즈 랩을 시작한 "Common"의 부활기를 그린 [Resurrection]입니다.
데뷔 앨범과 2집인 [Resurrection]을 비교하면 ‘같은 사람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랩하는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어쩌면 커먼의 랩 방식이 [Resurrcetion]에서 정착하였다고 말할 정도로 깔끔하게 맞는 옷을 느낌입니다. 게다가 프로듀서 No ID의 재즈 샘플을 활용한 미니멀한 비트 역시 랩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형태로 인상적입니다. 덕분에 더욱 돋보이는 커먼의 랩은 수려한 라임을 다루는 능력과 재치 있는 펀치라인이 결부해 군더더기 없는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특히나 셀프 타이틀 곡"Resurrection"의 가사는 영어를 조금만 이해해도 재미있는 펀치라인들이 가득하니 추천드립니다.
11. Blu & Exile [Miles]
https://youtu.be/9nADcQTBoJ8
재즈의 활기를, 거장이 그린 야심을, 힙합으로 재현한 "Blu & Exile"의 [Miles]입니다.
Blu와 Exile은 1MC 1PD의 힙합 듀오로 주로 [Below the Heavens]부터 붐뱁을 기반으로한 힙합을 해왔습니다. 이번 앨범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재즈계의 거장 "Miles Davis"에 대한 헌사가 담긴 앨범입니다. 그들의 뿌리를 탐구하고 본격적으로 설파하는 장면은 본 앨범의 주제와 상통하며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단순히 Miles Davis의 인물을 그리는 앨범이 아닌, 그의 자취로부터 뻗어나간 삶의 교훈과도 같은 내용을 담았기 때문이죠. 특히나 Exile의 능숙한 재즈 및 블루스 샘플링이 Blu의 다양한 플로우에 맞물리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그리니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95분의 시간이 지겹지 않을 정도의 명작입니다.
12. Nujabes [Modal Soul]
https://youtu.be/GLGM8fxL020
마치 혼으로 곡들을 하나하나 빚은 듯한 "Nujabes"의 [Modal Soul]입니다.
재즈 힙합하면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의 명작 [Modal Soul]입니다. 랩이 있으나 그보다 집중되는 것은 재즈 샘플 및 선율로 빚은 노래로 상처받은 이를 치유해준다는 대주제가 아닐까요. 인상적인 그의 작법 특징은 재즈나 소울 샘플을 통으로 따오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악기 요소를 추가해서 곡 전체를 빚어낸다는 것입니다. 물론 악기 요소에는 랩(?)도 마치 악기로 쓰는 듯한 질감을 주지요. 덕분에 거친듯한 질감의 음악에도 따뜻한 분위기를 형성했습니다. 이것이 재즈 힙합 말고도 로파이(Lo-Fi) 힙합이라는 장르의 선구자로 이끌지 않았을지.
13. Moor Mother [Jazz Codes]
https://youtu.be/uuxhioZiySM
익스페리멘탈 앱스트랙 재즈 힙합을 한 앨범에 몽땅 펼쳐놓은 "Moor Mother"의 [Jazz Codes]입니다.
재즈부터 일렉트로닉까지 다양한 장치들을 한 군데에 묶어놓았지만 그 조합이 엉성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철학적인 주제를 탐구함에도 잊히지 않는 과거와 현대와의 악수와도 같은 앨범일까요. 어쩌면 재즈 힙합이라는 수식어보다는 재즈에 가까운, 그야말로 탐미하는 것이 어울리는 앨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몽환적인 뮤지컬을 보는 것과 같은 기분을 음악에서 준다는 것은 Moor Mother만의 개성이겠죠. 촘촘하게 짜인 음악 구성만큼이나 복잡한 그녀의 내면을 자꾸만 알고 싶습니다. 적어도 재즈를 좋아한다면 누구에게나 통할 재즈 코드가 이 앨범에는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14. McKinley Dixon [Beloved! Paradise! Jazz!?]
https://youtu.be/waeqOjrfBLs
2023년, 눈부신 작품을 들고온 "Mckinley Dixon"의 [Beloved! Paradise! Jazz!?]입니다.
토니 모리슨의 소설을 따온 제목만큼이나 본인과 주변의 소설과도 같은 일지를 담은 앨범입니다. 가족 공동체와 같은 유대감의 무대를 재즈 선율과 랩으로 그린다는 점이 대표적이죠. 그 선율이 단순히 아름답다고 묘사하기에는 직접 들어보지 않은 바에야 아쉬울 듯합니다. 중요한 대주제는 결국 희망과 사랑, 극복과도 같은 것들이나, 단순하게 낙관적이지도 않습니다. 각종 사고나 아픔들을 단편극처럼 드러내 결국은 대주제들이 선명해지는 결과를 남겼습니다. 누군가에게 필요하거나 필요로 했던 메시지, 파라다이스와 같은 이야기, 재즈의 장엄한 연주는 이 앨범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로 남았네요.
15. Kero One [Windmills of the Soul]
https://youtu.be/0s7IkbcVFN0
한국계 미국인 "Kero One"의 걸작 [Windmills of the Soul]입니다.
이 앨범을 접한 것도 과거 힙합 엘이에서 찾아본 기억이 나는데, 지금에 들어도 재즈 힙합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훌륭하게 자리잡은 앨범 같습니다.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부터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랩이 참 맛있습니다. 랩도 랩이지만 가장 조명하고 싶은 점은 아무래도 프로듀싱입니다. 그가 다룬 재즈 샘플링만이 주는 따뜻한 색감부터 다양한 오마주까지 참 좋습니다. 게다가 가사도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커먼 만큼이나 귓가에 울리니 매력적인 앨범이 되지 않을지.
간략히 추천사(?)와 같은 글을 썼지만 재즈와 힙합을 퓨전한 장르를 또 하나의 장르로 봐야 하나는 여러 의문이 남습니다. 단순하게 재즈 힙합으로 뭉뚱그려 말하기엔 당장 위의 다양한 앨범들처럼 아티스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직접 장르를 정의하지 않은 바에야 무언가의 수식어를 붙이기 애매하거든요. 혹, 어디까지나 입문에 편하기 위한 용도로써 장르를 표기하는 선이 좋지 않을지...
제가 처음 재즈 힙합을 접한 것은 역시 ATCQ네요...그 이후로는 제이 딜라의 비트를 하나씩 쫓아가며 The Pharcyde를 발견하고, 재즈 랩 자체를 탐구하다보니 J Dilla와 Common으로 이어지는 Soulquarians로 향했으며, 이 길이 재밌게도 The Roots의 전집을 훑어보는 결과로 향했네요. 음악은 빠져들수록 참 재밌는 분야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점점 다양해지는 샘플링이나 같은 샘플임에도 여러 갈래로 달라지는 분위기가 참 묘한데도 좋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같은 것을 표현함에 있어서 추구하는 곳이 달라지면 그 질감 역시 달라지는 것이겠죠.
또 하나 드는 생각은 재즈나 힙합 역시 하나의 문화로 버젓이 존재했다는 것입니다. [Miles]가 재즈에 대한 문화적 시도이자 성취였으며, [Jazz Codes]가 과거에 대한 헌사와 철학으로 가득한 이야기라고도 생각이 드네요. 단순히 장르를 넘어서 문화라고 생각하면 무언가 거룩한(?) 느낌도 들지만, 문화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생각하면 편하지 않을까요. 장르로 따지면, 저에게 재즈 랩 혹은 재즈 힙합은 심심하면 찾게 되는 선반 위의 비스킷과 같은 느낌이지만, 문화로 따지면 나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요. 어쨌거나 종종 생각나면 찾게 된다는 점에서 실패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어쩌다 보니 길어졌는데 다들 날도 추운데 감기 조심하시고, 아무쪼록 추운 겨울, 연인, 가족, 친구, 혹은 혼자서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https://blog.naver.com/wjawls23/223322253287
1,6,10,14 추
왕 째쯔
정말 유익한 글입니다... 추천을 10개는 박아주고 싶을 정도로
주변 재즈 힙합 입문자께 꼭 추천하고 싶은 글이네요
듣고 싶은 말이었는데 정말 감사드립니다ㅠㅠ
Jazzmatazz, Vol. 1 진짜로 라이브 재즈 세션의 느낌이 잘 살아있어서 너무 좋았네요
아직 못들어봤는데 Miles가 마일스 데이비스에 대한 앨범이란 건 처음 알았네요 더욱 흥미가 생기는... 어서 들어봐야겠습니다...
재즈 코드 정말 독특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자주 듣기엔 저에겐 살짝 부담스럽고 지나치게 실험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독특한 그 느낌은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재즈마타즈는 첫 시리즈 제외하고 이후 시리즈에서는 실험성이 줄어서 아쉬웠다는 슬픔이…Miles는 2020년대 힙합 명작 top 10에 들어갈 정도니 정말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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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와 Cantaloop 너무 좋네요.. 앨범 들어보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2,7,13은 첨들어보는구만...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론 재즈 힙합 입문이라면 Sound Providers도 추가하고 싶네요 ㅎㅎ
누자베스의 후예라고 불리우는 일본 재즈힙합 아티스트들(Uyama hiroto, Nishihara Kenichiro, re:plus 등등)은 대부분 '멜로우' 힙합 아티스트였다는 건 재미있는 점입니다. Lo-fi 씬은 유럽 쪽 아티스트들이 주도한다는 느낌.
소울콰리언스 얘기가 나온 김에, 재즈 <<힙합>> 이라기 보단 <<재즈>> 힙합의 느낌을 찾고 있다면 소울콰리언스 멤버였던 Ray Hargrove의 그룹인 Rh factor의 앨범들도 추천드립니다.
일본 힙합은 거의 문외한이라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저번에 작성자분의 일본 힙합 추천글 듣고 하나씩 감상하면서 멜로우틱한 감성을 많이 받아서 디게 즐겁게 감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그로브 추천 정말 감사드립니다. 본문에서는 재즈에 많이(?) 가까운 느낌이라 일부러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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