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rank Ocean - Blonde
- André 3000 - New Blue Sun
- DJ Shadow - Endtroducing.....
- J Dilla - Donuts
제목에 앨범명들을 길지 않은 선에서 표기하는 게 보는 분들에게 좋을 것 같아서, 그리고 사실 나중에 내가 쓴 글 목록 훑어볼 때 더 편해서, 제목에 적어봤습니다. 처음 오듣앨 쓸 때는 꼬박꼬박 적었었는데, 귀찮아서 안 쓰다보니까 완전히 버린 방식... 많이 들어서 길어질 때 어떻게 줄여야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되네요.
종강하고 과제가 마감인 기이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인스트루멘탈을 좀 들었습니다.
Frank Ocean - Blonde
당연히 너무 좋아하는 앨범이지만, 좀 오랜만에 듣는 것 같네요. 하도 많이 들어서... 7년을 앨범을 안 내냐... 19년, 20년쯤에 처음 들은 저도 벌써 4년을 우려먹고 있으니...
'사랑'을 주제로 오션 본인의 다양한 감정과 기억과 일화들을 풀어내는 게, 사실 좀 식상하고 닳고 닳은 이야기잖아요, 사랑 얘기는. 뻔할 수도 있는 건데, 부유감과 몽롱함 가득한 앰비언트적인 사운드와 모호하고 아주 개인적인 (것으로 추정되는) 가사가 오리지널리티를 부여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좀 새롭고,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앨범이 된 것 같아요. 그리고 노스탤지아가 가득해서 그런지 너무 자연스럽게 Blonde에는 나 자신을 투영하게 됩니다. 그냥 노스탤지아라고 하기엔 설명이 안 될 정도의 그런 묘한 힘이 있는데, 어째서 그런지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뭔가 앨범의 이야기, 창작자의 이야기를 듣는 이도 받아들이게, 느끼게 하는 것들은 많은데, Blonde는 약간 방향이 반대 같달까요. 딱히 오션의 삶이랑 닮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Blonde는 나 자신의 이야기 같은 구석이 있어요. 신기한 앨범입니다. 언젠가 이런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해서 글로 풀어내고 싶다는 욕망을 아주 오래전부터, 아마 음악에 대한 글을 읽은 그 순간부터 가지고 있는데, 몇 년 됐지만 많이도 남은 일 같습니다.
Futura Free에 세이지, 그러니까 Navy Blue가 인터뷰에 참여했었나보네요? 몰랐다... 너무 세이지라는 이름이 들려서 엥? 했는데 진짜였어요ㅋㅋㅋ
André 3000 - New Blue Sun
피리 앨범을 낸다고 처음 들었을 때, 랩 앨범에 대한 아쉬움 같은 걸 떠나서 진짜 기인, 예술가는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결과물에 대해서는 딱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상상 이상으로 너무 좋았어서 참... 놀라웠어요. 개인적으로 이 앨범이 플로팅 포인츠와 파로아 샌더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 Promises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안드레 삼촌은 좀 더 작은, 그러니까 정원에서 피리 부는 느낌이고, Promises는 당연히 오케스트라가 있으니까 더 웅장하고 크다는 차이점은 있지만, 그리고 Promises가 꽉 찬 사운드와 별개로 더 미니멀하다는 점을 빼면, 닮은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 NBS을 좋게 들으셨다면 Promises도 추천드리겠습니다.
DJ Shadow - Endtroducing.....
Endtroducing.....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진짜 많이 얘기한 것 같은데, 오늘 좀 넋 놓고 과제 하면서 듣다보니까 많이 좋게 느껴졌네요. 그래도 제 취향에 쏙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특유의 멜랑콜리함과 다른 인스트루멘탈 앨범들에 비해 턴테이블리즘의 맛이 더 느껴지는 게 좋은 포인트 같습니다.
J Dilla - Donuts
딜라도 그렇고 보위도 그렇고, 자신의 죽음을 마주하고서 삶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술을 만든다는 게 대체 어떤 기분이었을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네요. 그러니까, 너무나 멋있고 위대한 마지막이, 예술가가 맞이할 수 있는 최고의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적어도 보는 입장에서는 그렇네요. Blackstar가 회고적인 느낌, 삶을 돌아보는 느낌인데 (아마 Lazarus가 큰 몫을 하는 게 아닌가...) Donuts는 작별인사처럼 느껴집니다. 나는 떠나지만 이 앨범을 남겨둘게요, 같은. 괜히 그리워집니다...
끝까지 안 들을 거라서+힙합이 아니라 완전 오타쿠라서 안 올렸지만 지금 듣고 있는 앨범은 Hoshimachi Suisei의 Still Still Stellar입니다.
블론드는 참... 들을때마다 놀라움 이런 앨범을 내고 왜 아무런 소식이 없니.....
제에발 앨범을 내다오...ㅠㅠ
그런데 진짜 50년이 지나야 낼것 같아서 무섭네 ㄷㄷ
진짜 네이비 블루네요..? 이야
진짜더라고요 저도 깜짝 놀랐네요 오늘ㅋㅋㅋㅋ
프랭크오션최고작추
오듣앨 배포자께서 진짜 초심으로 돌아오셨다...ㄷㄷㄷㅋㅋㅋㅋ
무슨 말씀이시죠? 제가 배포자라고 하기엔 전 그냥 혼자 열심히 쓰는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전 항상 감상을 이렇게 썼는걸요, 제목만 바뀐 거에요 제목만ㅎㅎ
ㅋㅋㅋㅋㅋㅋㅋㅋ
블론드는 뭐라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기분을 느껴요 ㅋㅋㅋ
악기를 쌓아 올린 듯한 다른 노래들과 다르게 블론드는 한 선율처럼 매끄러움
거창하게 말하자면 블론드가 저에게 남긴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 음악을 듣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네요... 어떻게 한 앨범에 이렇게 빠질 수 있는지...
곱씹을수록 좋은 앨범이지만 처음 좋다고 느꼈을 때의 그 감정은 개인적으로 너무 고귀한 기억으로 남아있네요 😭
앨범내라 후랑크 ..
Dounts가 작별인사 같다는 말 표현 참 잘하셨네요.
그리고 그 마지막 선물이 그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다는 점도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고 의미있는듯 합니다
할 수 있는 최고의 작별인사를 남겨줘서, 아쉬운 마음이 들다가도 저 역시 미소를 지으면서 작별을 할 수 있는, 그런 앨범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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