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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힙합의 사회? F**k that s**t(Tyler, The Creator 외 여섯 작품)

title: 2Pac - Me Against the WorldMigh-D-98brucedemon2023.10.09 21:27조회 수 342추천수 5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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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TYLER, THE CREATOR

CALL ME IF YOU GET LOST: THE ESTATE SALE

2023 ○ Sony Music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는 2년 단위로 정규작을 선보여 왔다. 2021년 상반기 발표한 6집 [Call Me If You Get Lost]는 고풍스런 힙합 본연의 정수를 담아냈고, 이는 그의 커리어를 갱신하였다. 그리고 2년이 흘러 타일러는 근작을 확장 생산하여 다시 내놓았다. 다면적인 타일러의 전곡 프로듀싱을 토대로 오지게 파고드는 실력파들(영보이 네버 브로크 어게인(YoungBoy Never Broke Again), 릴 웨인(Lil Wayne), 도모 제네시스(Domo Genesis), 에이셉 라키(ASAP Rocky) 등 세대를 가리지 않는다)의 플로우는 앨범의 품질 그 자체이다. 거기에 다량의 샘플 질료들이 투입돼 있어 블랙 뮤직의 갖가지 향취들을 이격감 없이 음미할 수 있다. 앨범의 호스트로 출연한 DJ 드라마(DJ Drama)의 시그니처 사운드 덕에 믹스테이프를 즐겨 파던 시기의 노스탤지어를 풍기기도 한다. 항시 풀어낼 게 넘쳐 보이는 이 예술가의 창작욕은 청자의 감상에도 관성보다 탄력을 더한다. 우리말로 ‘떠리’ 쯤에 해당할 부제는 외려 끝까지 맛깔난 뷔페를 제공하는 타일러의 역량을 반증한다. 16곡의 트랙으로도 풍성한 작품에 8곡을 추가한 결과, 본작은 완벽에 완전을 더한 프로덕션으로 ‘비로소 완성’되었다.

 

https://youtu.be/VnDXCoHRl4o?si=f7ZbIxKBYRXdznME

 

https://youtu.be/J3olMh9iv0k?si=bjTsYSCO2gkJz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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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COI LERAY

COI

2023 ○ Universal Music

 

코이 르레이(Coi Leray)는 힙합 매거진 XXL이 2021년 선정했던 유망주였다. 물론 그에 앞서 코이가 ‘에미넴의 숙적’ 벤지노(Benzino)의 혈육으로 알려진 게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테크닉을 갖춘 래퍼로서의 모습을 살피는 게 당연하다. 이름을 걸고 발매한 정규 2집 [COI]에서 코이는 어떻게 처신하고 있는가? 나름 진득한 음성과 딜리버리를 뽐내고 있지만, 거기까지가 [COI]의 한계이다. 단타(短打)식의 구성을 버정이는 코이의 라임에서는 이성 앞에 주도적인 도미넌트로서의 진술밖에 들리지 않는다. ‘난 년’으로서의 자기 어필 역시 후크를 조립한 단순한 가사에서 비롯하기에 호소력 있게 다가오지 못한다. 데이비드 게타가 합류한 프로덕션도 잠시 빛날 뿐(‘Make My Day’), 만듦새는 단조롭고 난잡하다. 분발과 모색이 필요하다.

 

 

https://youtu.be/Q1icBj819_0?si=BlNzwpEUnVps-Eg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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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POST MALONE

AUSTIN

2023 ○ Universal Music

 

포스트 말론의 공로를 어떤 구변으로 더 말할 수 있을까? 장르를 섞고 섞어 미국 대중음악계를 제패한 그의 화려한 여정은 실로 자명하다. 여전히 그는 록스타로서 아티스트리(Artistry)를 바지런히 표출하고 있다. 실명제로 발표한 5집 [Austin]이 예외 없이 귓전에 다가오는 이유다. 얼터너티브의 향음을 바탕으로써 내포하기에 청자는 세션 크레디트에도 자연히 관심을 기울인다. 맥스 마틴(Max Martin), 데이비드 캠벨(David Campbell), 찰리 비샤라트(Charlie Bisharat, 바이올린), 마라카스(Maracas) 연주로 찬조 출연한 믹 재거(Mick Jagger)(!)까지 사운드 설계에 참여하였다. 기타 팝의 구체 안에서 울리는 보컬의 과잉된 바이브가 악기들과 묘한 접점을 이룬다. 자국을 필두로 유럽 각국 차트의 메달권에 이변 없이 진입한 결과, [Austin]은 스타 오스틴의 자전적인 열매가 되었다.

 

https://youtu.be/c56vGPKRdSs?si=LLm7cpHJCi6YDm8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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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METRO BOOMIN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Soundtrack From And Inspired By The Motion Picture)

2023 ○ Universal Music

 

근 몇 년 사이 힙합 신을 움직인 동력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단연 메트로 부민(Metro Boomin)의 비트 프로덕션이라 하여도 과하지 않다. 그가 이 시대의 프로듀서라는 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랩 스타들의 음보를 책임진 경력이 대변한다. 다섯 장의 스튜디오 앨범 이후 스파이더 맨(Spider Man)이라는 월척을 만나 지금의 사운드트랙이 탄생했다. ‘거미버스(Spider-Verse)’의 촘촘한 세계에 삽입될 음향 지휘권을 일임받은 메트로의 현재적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앨범은 트랙 간의 편차 없이 자분자분하게 이어진다. 트랩의 보편 양식들 위에 수놓인 피아노, 현악 샘플, 신시사이저 등의 악운(樂韻)들이 요란하지 않게 짜여 있기 때문이다. 드럼과 이펙트의 기여로 꾸려진 붐뱁의 순간(‘Nas Morales’)도 놓칠 수 없다. 오프셋(Offset)에서 베키 지(Becky G), 나스(Nas)에 이르는 참여진들이 메트로의 상차림을 담백하게 가꾸었다. 2018년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에게 [Black Panther: The Album](2018)이 있었다면, 2023년의 메트로에겐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가 있다. 어떠한 말도 더 필요치 않다.

 

https://youtu.be/r_wpre3bnjQ?si=8cPw7hM-rmWJJY8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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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LIL UZI VERT

PINK TAPE

2023 ○ Warner Music

 

순혈주의가 무색한 힙합계에서도 릴 우지 버트의 감각은 유달리 두드러진다. 26 트랙의 물량을 동원한 3집 [Pink Tape]에서도 싱잉-랩-록의 장르 실험을 엿들을 수 있다. 시기적으로 보나, 빌보드 200/장르 부문 차트 1위라는 차트 성과로 보나 올해 신의 중심작이다. 그러나 프로덕션의 볼륨감이 90분에 이르는 러닝타임과 비례하는지를 묻게 된다. 다시 말해 광범한 지평에 비해 거기 깃드는 빛의 범위가 협소하다. 리프가 들끓으며 우지가 실현하고팠을 순간이 구체화되는 건 흥미롭지만, 그 이외의 퍼포먼스가 평이하다는 점이 아쉽다. 릭 루빈(Rick Rubin)의 손길에서 브링 미 더 호라이즌(Bring Me The Horizon)을 거쳐 베이비메탈(BABYMETAL)로 끝나는 극한의 콜라보 라인이 그나마 높은 타점을 기록한다. 얼터너티브 트랩 스타인 우지의 성취일지언정, 2020년대 힙합의 생존 신고를 증거하는 작품은 아니다.

 

https://youtu.be/aXuUsalJF8o?si=EfZBj6yu1LG5xF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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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 TRAVIS SCOTT

UTOPIA

2023 ○ Sony Music

 

10년차 프로듀서 트래비스 스캇은 모험([Rodeo](2015)으로 꿈을 얻었다. 하지만 꿈([Astroworld](2018) 때문에 논란을 만들기도 하였다. 굴곡 같은 전력을 쌓으며 그는 5년 만에 정규 4집 [Utopia]로 돌아왔다. 야심과 실력으로 내연(內練)된 트랩 베테랑이 반영할 수 있는 에센스가 앨범에 고루 퍼져 있다. 이 점은 요소별로 뜯어 들으면 보다 면밀히 알 수 있다. 정공과 균열을 거느리는 스캇의 중후한 톤이 지배적이고, 버성기지 않는 비트와 루핑 샘플 간의 관계는 완고하다. 신보의 타이틀처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영토를 구성하겠다는 테마 역시 음악적으로 작심한 스캇의 의지를 통괄한다. 개념상으로는 관념이지만, 무려 20개국 이상의 차트 꼭대기에 도달한 걸로 보자면 아티스트-리스너가 이상을 이룩한 셈이다. 주, 조연의 합이 빌 틈 없이 갖춰진 결과 ‘트래비스 유토피아’는 감응 없는 무풍지대가 아닌, 유감없는 힙합 영지(領地)가 되었다.

 

https://youtu.be/fd-xDxnmZPc?si=9FEYx1gTywH66P8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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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I. NAS

MAGIC 2

2023 ○ Orchard Enterprises NY, Inc.

 

나스가 공전절후의 힙합 명반([Illmatic](1994)을 내놓은 지 꼭 30년이 다가온다. 나스는 지천명에 이르렀고, [King's Disease]와 [Magic] 시리즈를 통해 ‘전설의 진행’이 아닌 ‘현역의 전성기’를 선보이고 있다. 쉴 새 없는 행진의 연속이다. 혹자의 말처럼 어떠한 랩이어도 ‘그냥 잘 해온’ 그이기에 주춤하지 않는다. 스튜디오 16집인 [Magic 2]에서도 변동 없이 최선의 워드플레이를 선사한다. 2020년대 나스 작품선의 공동 조타수인 히트 보이(Hit-Boy)의 드럼이 골동 내음 가득 머금은 샘플과 잘 맞물려 돌아가는 과정도 문제없다. 이상 없는 상태가 더욱 이상하다고 하지만, 나스와 히트 보이의 창작 결합을 느낀다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몇몇 구간에서 비트가 다소 싱겁다고 할지언정 엉터리라 할 수 없거니와, 라임과 후크가 연접하는 나스 래핑의 최대 장점이 초연히 계속되기 때문이다. 제이콜(J.Cole)의 말처럼 ‘성경을 쓴’ 나스는 ‘말씀 집필’을 멈추지 않는다. 본작 이후 50세 생일을 맞아 17집 [Magic 3]를 연이어 출간하였으니, 끝에 끝은 없다.

 

https://youtu.be/dtqxDp8zmZw?si=1ErTn0EjsIewQNK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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