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ler, the Creator – IGOR (2019)
『IGOR』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단순한 사랑 노래는 아니다.
그건 사랑이 끝나고, 마음이 무너지고, 감정이 남아서 어쩔 줄 모를 때—
그 순간들을 솔직하게 그려낸 앨범이다.
타일러는 여기서 멋진 래퍼도, 완벽한 연인도 아니다.
대신 그는 망가진 마음을 그대로 꺼내놓는다.
불안정한 보컬, 뒤엉킨 사운드, 삐걱거리는 감정선 등, 모든 게 날것이다.
『IGOR』는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하려는 게 아니라,
그저 지금 느끼는 혼란을 있는 그대로 흘려보내는 데 더 가깝다.
노란 단발머리의 우스꽝스러운 수트를 입은 ‘이고르’는
누구보다 이상해 보이지만, 사실 가장 솔직한 자아다.
집착과 불안, 후회와 체념 같은 감정들이
이 인물 안에서 뒤섞인다.
그리고 그 감정들은, 곡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음악적으로도 이 앨범은 확실히 이전과 다르다.
랩은 거의 없고, 대신 다양한 장르가 뒤섞여 있다.
펑크, 네오소울, R&B 같은 요소들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엉켜 있고,
그 위에서 타일러는 감정을 쏟아낸다..
『IGOR』는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감정까지 쉽게 끝나는 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모든 게 끝났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은 자꾸 그 자리에 머문다.
시간이 지나도 남아 있는 건,
그 감정들이 흘리고 간 조용한 잔향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S20mJvr4vs
01. IGOR’S THEME — “Runnin', runnin', runnin', runnin' / Heaven, heaven… he’s coming”
『IGOR』의 문은 소리로 열린다. 뚜렷한 화자도, 명확한 구조도 없이, 곡은 마치 무너진 꿈의 흔적처럼 시작된다. 반복되는 “What?”과 “Runnin’”은 혼란과 추격을 상징한다. 도망치는 감정, 쫓아오는 과거, 그리고 다가오는 사랑—혹은 파멸.
여기서부터 타일러는 타일러가 아니다. 그는 노란 단발머리를 단 '이고르'로 탈바꿈한다. 기괴하고 유치해 보이지만, 그의 내면은 누구보다 복잡하고, 또 진지하다. 곡 전체는 마치 다가오는 감정의 쓰나미를 예고하는 감정의 서곡처럼 울려 퍼진다.
이 트랙은 하나의 선언이다.
이 앨범은 서사가 없다.
이 앨범은 감정 그 자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mAsUQEFYGI
02. EARFQUAKE — "Don't leave, it's my fault"
이 곡에서 사랑은 무너짐의 소리로 시작된다.
말 그대로 지진(EARTHQUAKE). 하지만 타일러는 의도적으로 그 철자를 틀어 “EARFQUAKE”라 쓴다. 마치 감정이 너무 커서 단어조차 제대로 붙들 수 없는 사람처럼.
이 곡은 그런 흔들리는 감정의 언어다.
"Don't leave, it's my fault."
타일러는 이별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것을 반복해 외치며,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는다. 설명도, 논리도 없다. 그저 애원뿐이다.
이 사랑은 이미 기울었고, 그는 그것을 되돌리려 하지 않는다. 단지 무너지는 그 순간에도 함께 있어주기를 바란다.
사운드는 불안정하다. 랩 대신 나지막하고 떨리는 보컬이 흐르고, 감정을 덧입은 신스와 코러스로 가득 차 있다.
찰리 윌슨의 목소리는 무너지는 감정 속에서도 간신히 남아 있는 중심을 붙들어 주는 버팀목처럼 들린다. 반면 플레이보이 카티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 어딘가를 떠도는 내면의 목소리처럼, 감정의 잔해 위를 맴도는 유령처럼 다가온다.
사랑 앞에서 우리는 말을 잃는다. 말이 아니라 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타일러는 이 곡에서 철자를 틀리고, 음정이 흔들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허술함으로써 이 트랙은 그 어떤 트랙보다 정확하게 사랑이 무너지는 순간을 포착해낸다.
https://www.youtube.com/watch?v=m91Vq-Yd3BA&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3
03. I THINK — "I think I'm falling in love / This time I think it's for real"
사랑은 확신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이 곡에서 타일러는 사랑에 빠진 자신을 자각하지만, 그 자각조차도 추측의 형태로밖에 말하지 못한다. I think. 그는 “사랑한다”가 아니라 “사랑에 빠진 것 같다”고 말한다.
이 사랑은 믿음이 아니라 불안으로 뿌리내린다.
“Who that boy?”라고 외치던 젊은 타일러는 이제, 누군가의 감정에 묻혀 스스로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Do you really love me?”라는 내면의 목소리가 곡 전반을 흔든다.
사랑이란 감정은 확신이 아니라, 확인받고 싶은 갈망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이 곡은 절묘하게 보여준다.
사운드는 비교적 따뜻하고 부드럽지만, 그 안에는 끊임없는 심리적 충돌이 숨어 있다.
솔란지의 보컬은 타일러의 내면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두려움 같고, 반복되는 신스 루프는 사랑인가 착각인가를 계속해서 되묻는 자문처럼 들린다.
이 트랙에서 이고르는 사랑을 느끼는 동시에 두려워한다.
그 두 감정은 서로를 상쇄하지 않는다. 오히려 동시에 증폭되어, 그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결국 그는 이 감정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증명하지 못한 채, 다음 트랙으로—보다 혼란스럽고 어두운 마음속으로—빠져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dqZ8vr_Q4UI
04. EXACTLY WHAT YOU RUN FROM YOU END UP CHASING —
"Exactly what you run from you end up chasing / Like, you can't avoid, but it just comes to you"
이 트랙은 짧지만, 『IGOR』 전체를 관통하는 비극의 요약본이다.
타일러는 여기서 ‘불편한’ 진실 하나를 던진다:
“우리는 도망친 것과 결국 다시 마주하게 된다.”
피하려 했던 사랑, 도망치고 싶던 감정, 피할 수 없었던 이별 — 그 모든 것들이 결국은 다시 돌아와 우리를 덮친다.
이 곡은 사실상 전환점이다.
'I THINK'까지의 서사는 사랑에 빠지는 감정의 파도였다면, 여기서부터는 그 파도가 밀려오는 게 아니라, 삼켜버린다.
타일러의 내레이션은 낮고 차분하지만, 말 속에 깃든 자조는 깊다. 그는 이미 알고 있다.
이 사랑은 파멸로 끝날 거라는 걸. 하지만 그렇기에 더 끌린다. 더 집착한다. 더 깊이 추락한다.
이 짧은 트랙은 마치 사랑이라는 서커스를 시작하기 전, 무대 뒤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광대 같다.
모든 감정이 엉켜 있고, 미래는 이미 망가져 있지만, 그는 멈출 수 없다.
이유는 단 하나—이건 사랑이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Uyf_lImpdRw&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6
05. RUNNING OUT OF TIME — "Running out of time, just to make you love me"
이제 이고르는 서서히 깨닫는다. 사랑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시간은 줄어들고, 감정은 조급해지고, 상대는 멀어져 간다.
“너를 사랑하게 만들기엔 시간이 부족해.”
타일러의 이 고백은 단순한 시한부 선언이 아니라, 사랑에 실패하고 있는 사람의 절박한 자기암시다.
곡 전반을 감싸는 톤은 서늘하다. 타일러는 더는 고백하지 않는다. 대신 속삭인다.
목소리는 낮고 조심스럽지만, 그 안엔 어쩔 수 없는 집착이 흐른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기에, 그는 계속해서 붙들고 늘어진다.
그것은 매달림이라기보단, 천천히 익사하는 사람의 버둥거림에 가깝다.
특히 중반 이후 솔란지의 희미한 화음이 배경에 깔리면서, 곡은 점점 더 불안정한 분위기를 갖는다.
사운드는 점점 단조로워지는데, 오히려 그 단조로움이 사랑이 식어가는 순간의 고요한 공포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낸다.
이 곡에서 타일러는 더 이상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빌리려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가 느끼는 초조함은 상대가 아니라, 이미 떠나가 버린 감정 그 자체를 향한다.
사랑을 붙들기엔 늦었음을 알아가면서도, 그는 아직 손을 놓지 못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2w8KUgIkAu8&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7
06. NEW MAGIC WAND — "Sometimes you gotta close a door to open a window"
이제 사랑은 불안과 집착의 얼굴을 드러낸다.
타일러는 더 이상 이 관계를 지키려 하지 않는다. 그는 쥐고 싶어한다. 지배하고 싶어한다. 독점하고 싶어한다.
〈NEW MAGIC WAND〉는 『IGOR』의 감정선이 완전히 뒤틀리는 지점이다.
곡을 여는 문장—"Sometimes you gotta close a door to open a window"—는 단순한 말장난이 아니다.
“누군가를 얻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지워야 한다”는 잔인한 자각이다.
사랑은 이제 선택이 아니다.
사랑과 증오가 얽힌 감정의 덩어리 속에서, 타일러는 점점 자신을 잃어간다.
그는 연인의 곁에 있는 또 다른 존재를 장애물이라 느끼고, 그를 지우고 싶은 충동을 마법의 지팡이에 빗대어 표현한다.
"I saw a photo, you looked joyous / She’s gonna be dead, I just got a magic wand"—이 한 줄에 타일러는 질투, 소유욕, 그리고 파괴 본능을 서늘하게 담아낸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그는 상대방을 지우는 상상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마법의 지팡이는 더 이상 꿈을 이루는 도구가 아니라, 모든 장애물을 없애기 위한 흉기가 된다.
거칠고 공격적인 신스, 불안정한 리듬, 그리고 중간중간 삐걱거리는 랩 퍼포먼스는 타일러 내면의 분열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 곡은 사랑이 더 이상 아름다움을 지닌 감정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것은 두려움에서 비롯된 파괴의 감정이며, 그 감정은 타일러를 무너뜨리기 시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9JQDPjpfiGw
07. A BOY IS A GUN* — "You so motherfuckin' dangerous"
타일러는 이 곡에서 사랑을 총에 빗댄다.
손에 쥐면 강력하지만, 항상 위험하고, 언젠가는 나를 향해 발사될지도 모르는 것.
그는 상대를 사랑하면서도 두려워하고, 끌리면서도 밀어낸다.
〈A BOY IS A GUN*〉은 그 양가적인 감정의 진폭을 날것 그대로 담아낸 곡이다.
"You so motherfuckin' dangerous"—그는 이 말을 계속해서 반복한다.
이건 칭찬도, 비난도 아니다.
감정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사실에 대한 절규에 가깝다.
사랑은 그에게 따뜻함이 아니라 불안함이고, 구원이 아니라 위협이다.
이 곡에서 타일러는 과거와 현재, 상대와 나,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계속해서 입장을 바꾼다.
“Stay the fuck away from me”라 외치다가도, 다음 순간 “I don't know what’s wrong with me”라며 무너진다.
이중적인 태도는 그가 나약해서가 아니라, 사랑이 너무 날카로워서 그에 상처 입기 때문이다.
사운드는 부드럽지만, 그 아래 감정은 불안하게 요동친다.
사랑이라는 이름의 얇은 표면 위에서, 그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버티고 있다.
곡의 후반부로 갈수록 그 감정은 “Don’t shoot me down”이라는 간절한 한마디로 압축된다.
사랑을 향해 손을 내밀지만, 총구는 여전히 자신을 향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ZzfUagtyPE&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9
08. PUPPET — "I wanna be your puppet / You control me"
사랑이란 결국, ‘본인의 의지를 내려놓고 남의 선택에 인생을 맡기는 일’일지도 모른다.
〈PUPPET〉에서 타일러는 이 감정의 끝에 다다른다.
그는 더 이상 주도권을 갖지 않는다. 아니,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저 상대의 곁에 있겠다는 것, 그 존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된다.
이 사랑은 '함께 걷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그림자에 스스로 녹아드는 일이다.
"I wanna be your puppet / You control me"
그는 인형이 되기를 원한다. 실이 달린 목과 손발, 상대의 감정에 따라 쥐락펴락 움직여지는 존재.
한때 자신이었던 무게는 이제 모두 벗어 던져지고, 그 자리에 남은 건 사랑받고 싶은 감정만으로 구성된 인간이다. 아니, 인형이다.
그는 사랑에 취한 것이 아니다.
사랑에 매달린다. 중독된다. 의존한다.
이 곡에서 사랑은 더 이상 교감이 아닌, 일방적 귀속이다.
사운드는 부드럽고 공허하다.
프랭크 오션의 목소리는 마치 그를 조종하는 보이지 않는 손처럼 배경을 유영하고,
스스로의 감정조차 분간하지 못한 채 타인의 감정에 전적으로 잠식된 자아가,
그 흐릿한 음들 사이에서 천천히 녹아내린다.
이 곡은 한 사람의 감정이 어떻게 완전히 타인의 궤도에 진입해버리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자기 스스로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제 그는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그저, 필요한 사람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저 그 곁에서 존재할 수만 있다면, 그 무엇도 감내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태.
그건 어쩌면 사랑의 가장 순수한 형태인 동시에, 가장 비극적인 굴복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on7pfd91cKc&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10
09. WHAT’S GOOD — "I see the light"
이전까지의 타일러는 부서지며 무너지고, 스스로를 지우며 사랑을 붙잡았다.
그러나 〈WHAT’S GOOD〉에서 그는 돌연 다른 얼굴을 꺼내든다.
이 트랙에서의 타일러는 폭발적이고, 분노한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이건 진심이 아니다.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위장된’ 분노, 사랑에 대한 애증이 만들어낸 두꺼운 가면이다.
"I see the light"
이 구절은 아이러니하다.
그가 마주한 ‘빛’은 ‘희망’이 아니다.
그건 오히려, 자신의 상처를 적나라하게 비추는 잔혹한 조명이다.
빛은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지만,
그만큼 눈을 멀게도 만든다.
그는 그 안에서
진짜 자신과 허세 사이를 끝없이 방황한다.
이 곡에서 타일러는 다시 랩을 쏟아낸다.
그의 무너졌던 감정은 어느새 분노가 실린 랩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 분노는 대상을 잃은 감정이다.
사랑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공허가, 분노를 ‘흉내’낸 것일 뿐이다.
비트는 불규칙하고 거칠다.
마치 내면에서 올라온 감정의 폭주를 그대로 음으로 옮긴 듯하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로 여전히,
"I don't know what's harder, letting go or just being okay with it."
이라는 문장이 흘러나온다.
이건 허세가 아닌 진심의 균열이다.
그는 아직도 사랑의 폐허 위에 서 있고,
그 위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는 것이 점점 더 괴로워지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VInBRkoKgY&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11
10. GONE, GONE / THANK YOU — "My love's gone, my love's gone"
이제 그는 안다.
사랑은 떠났고,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GONE, GONE / THANK YOU〉는 두 곡이 하나로 엮인 장대한 서사이자,
『IGOR』의 감정이 절정에서 꺾이는 그 순간을 담은 곡이다.
"My love's gone, my love's gone"
이 반복은 절규가 아니다.
그보다는 체념에 가깝다.
울 수도 없는 상태.
모든 감정이 너무 오래, 너무 깊게 타들어간 자리에서 남는 건
비어버린 껍데기 뿐이다.
사운드는 반짝거리고, 리듬은 달콤하다.
그러나 그 모든 음들은 이별의 잔해 위에 흩뿌려진 미소처럼 느껴진다.
“내 사랑은 갔어”라고 밝게 노래하지만,
그 밝음이 너무 눈부셔서 오히려 더 쓸쓸하고 비현실적이다.
곡의 중반,
“Thank you for the love / Thank you for the joy”라는 가사가 등장하며
이 곡은 명확한 전환점을 맞는다.
사랑은 끝났지만, 타일러는 그 모든 감정에 감사한다.
심지어 자기를 무너뜨렸던 그 기억조차에게까지.
앞선 트랙들과 비교하면 이 변화는 어딘가 이질적이다.
겉보기엔 감정이 가라앉은 듯 보이지만,
사실 그건 진짜 감정을 말할 힘조차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 극복이 아니라 ‘체념’이다.
그의 목소리는 점점 흐릿해지고,
감정은 점점 현실에서 멀어져간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
"But I don’t want to fall in love again."
이 말은 다짐이 아니다.
기도다.
한 번 다 타버린 감정은 다시 붙지 않는다는 걸,
그는 이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JsJ07vk23o&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12
11. I DON’T LOVE YOU ANYMORE — "I don’t love you anymore"
이 말은 진심이 아니다.
타일러는 이 곡에서 사랑을 ‘부정’하며 사랑을 ‘증명’한다.
“I don’t love you anymore”라고 되뇌는 그의 목소리는
단호하기보단 오히려 불안하고 흔들린다.
사운드는 밝고 정돈돼 있지만,
그 밝음은 감정을 억누르려는 일종의 과대포장된 포장지 같다.
겉으로는 모든 것을 털어낸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엔 여전히 감정의 잔재들이 들끓는다.
이 곡은 마치 이별 후 친구들과 어울려
“이젠 괜찮아”라며 웃어보이지만,
돌아오는 길에 이어폰을 꽂고 몰래 울음을 삼키는
그 ‘무너지는 순간의 정서’와 맞닿아 있다.
타일러는 이 트랙에서 단 한 번도 진짜로
사랑이 끝났다고 믿게 하지 않는다.
그는 믿고 싶을 뿐이다.
믿는 척 해야만, 이 감정이 덜 아플 거라 믿는다.
그래서 이 곡은 이별 후의 '종결'이 아니라,
자기기만으로 이어지는 연기다.
https://www.youtube.com/watch?v=Gb76TgCUqAY&list=PLRDspAlvy_N-TyGPLFi5VoF4QiXrA1OVz&index=13
12. ARE WE STILL FRIENDS? — "Can we be friends?"
이제 그는 사랑이 끝났다는 걸 받아들인다.
하지만 감정은 그렇게 쉽게 따라주지 않는다.
그래서 타일러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우린, 아직 친구일 수 있을까?”
〈ARE WE STILL FRIENDS?〉는
사랑이 떠난 자리에서 남은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를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조심스러운 말이다.
이건 화해를 구하는 말도, 관계를 회복하자는 말도 아니다.
그저—
완전히 사라지고 싶진 않다는 마음,
그 마지막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은 아주 ‘인간적인 여운’이다.
"Can we be friends?"
이 한 문장은
여전히 너를 생각하고 있다는 고백이면서,
이제는 달라졌다는 체념의 징표이기도 하다.
말을 고르고 고른 끝에 겨우 꺼낸 그 한마디 속에는
애정과 후회, 그리움과 단념이 함께 섞여 있다.
곡이 흐르면서 그의 목소리는 점점 무너진다.
애써 담담하게 시작했지만,
결국엔 숨기지 못한 감정이 밀려 나오고 만다.
“Are we still friends?”를 반복하는 그는
어쩌면 정말 친구가 되기를 바라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그보다는—
끝났다는 사실을, 네 입으로 듣기 전까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뿐이다.
그리고 곡은 갑자기 멈춘다.
마치 감정의 흐름이 어느 순간 끊겨버린 것처럼.
그 지직거리는 노이즈 속에서,
우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IGOR』는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사랑은 지나가고, 감정은 남고, 질문은 반복된다.
그리고 언젠가,
그 말은, 사랑이 끝나고도
감정이 끝나지 않았을 때 나오는 말이다.
『IGOR』는 사랑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앨범이 아니라,
그 흔적을 끝까지 들여다보려는 용기에 대한 기록이다.이 앨범을 듣고 나면,
우리는 사랑이 끝난 후에도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깨닫게 된다.
리플이 많아서 뭔가 했더니 위에 이상한 사람이 있었군요. 존댓말로 하면 헛소리도 그럴듯해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은듯..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면 지피티 안썼다는 근거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추천은 사랑입니당
이견 없는 타일러 커하
다크모드여서 하나도 안보였네 ㅋㅋ 선추후감
잘읽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트랙단위 해석이 너무 좋더라구요
타일러 임티로 답글하고 싶은데 스티커팩 살 포인트가 업네
공짠데
공짜임 ㅋㅋㅋ
그럼 2433 저건 머죠..?
판매량
시발 나 병신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럴 수 있죵
나도 처음에 그런줄 앎
맛잇다😋
포인트 너무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지피티 쓰셨나요?
전 see you again이 이고르에 잇다 하지 않앗음
그 부분 말고 전체적으로 말입니당
뭐가 떴다가 사라졌는데..
예에전에 AI로 썼다고 얘기가 좀 있었던 리뷰 글이랑 형식이 많이 비슷해서요
아니라면 너무나 죄송한 부분이지만..
4일 동안 썼는데 억까 모지
음.. 글 보면
이것은 ●가 아닌 ○이다. / 오히려 ○하는 것이다. / 이는 단지 ●가 아니다. / 단지 ●하는 것이 아니라, ●이다.
이런 식으로 구조가 반복되는데 이게 GPT 특징이란 말이에요.?
일단은 4일간 쓰셨다고 하시니 혹여나 정말 공들여서 쓰신 글이라면 죄송하게 됐습니다.
됫나요
요거는 제가 지금 지피티로 글 써달라해서 복붙해도 그런 식으로 나옵니다.
일단은 아니라고 하시니 더 덧붙이지는 않을게용
혹시 제가 쓴 글이 지피티라고 느꼈다면, 그에 대한 근거를 들어서 말씀해 주셔야지 무턱대고 '지피티'라고 모는건 좀 무책임한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열심히 쓴 글이고, 그런 댓글을 공개적으로 남기는 건 제 글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거죠.
『IGOR』는 앨범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의 해체이자, 자아의 재조립이다.
재생 버튼을 누르는 순간, 우리는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Tyler의 내면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사랑이 어떻게 시작되고,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설명하는 대신 그는 그 과정을 소리로, 질감으로, 왜곡된 보컬과 불협화음으로 구현해낸다.
‘EARFQUAKE’는 애절하다 못해 처절하고, ‘I THINK’는 집착과 불안의 기로를 맴돈다. 여기에선 감정이 문장이 아니라 리듬과 디스토션의 형태로 말한다. Tyler는 이별의 순간을 노래하지 않는다. 그는 그 순간에 존재하는 것처럼 말한다. 그것은 곡이 아니라 고백이자 분열이다.
『IGOR』는 스타일이 아니다. 전략이다. 격렬하고도 세밀한 색감의 운용, 의도적으로 어긋난 구조, 피쳐링 아티스트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틀어버리는 연출은 모든 것이 Tyler의 세계에 흡수되도록 만들어졌다. Frank Ocean, Playboi Carti, Kanye West가 등장하지만, 그들의 자아는 Tyler의 서사 속 파편으로만 존재한다.
이 앨범은 실패한 사랑의 자서전이자, 정체성의 몽타주다. 아름답지만 편안하진 않고, 솔직하지만 친절하진 않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것이 Tyler, The Creator의 진짜 목소리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 그가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완전히 드러낸 적 없었던, 감정이라는 영역에서의 창조자로서의 태도.
『IGOR』는 설명되지 않는다. 체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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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톤 괜찮으신가요? 원하시면 더욱 서사적으로 풀거나, 비평적 깊이를 추가할 수도 있어요.
지금 돌려봤습니다. 저만 님 글이랑 지피티 글이랑 너무 유사하다고 느끼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위에서도 말해둔 것처럼 단지 "●게 아니라", "●이 아니다" 요런 거랑 "무슨무슨 자서전이자 고백이자 자기선언이자" 이런 식의 표현이 지피티가 많이 쓰는 거거든요 님께서 학교 숙제 할 때 써보셨다는 거 보면은 문과 계열 숙제할 때마다 느끼셨을텐데요
'●게 아니라' '●이 아니다' 같은 표현은 제 의도 하에 쓴거고요 님이야말로 챗지피티의 형식에 대해 정말 자세히 알고 계신데 님이 자주 쓰셔서 그런거 아닌가요?
님께서도 숙제할 때 많이 쓰신다면서요.
저도 당연히 많이 씁니다. 요즘 지피티 안 쓰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아무리 보아도 님 글이 지피티 형식이랑 판박이 수준이고 솔직히 AI가 쓴 감상평이 가치 있는 글은 아니잖아요?
님이 최근에 쓰신 리뷰글 거의 다 지피티가 쓴 거 알고 있었고 이번에 말해본 겁니다.
제가 공격적으로 AI 썼냐고 조롱한 것도 아니고 나름 예의를 갖추어서 물어본 것 같은데
왜 그리 공격적이신지 모르겠습니다.
지피티 쓰신 거면 앞으로 안 쓰시면 되고
안 쓰신 거면.. 안타깝게 된 거고요.
아무쪼록 좋은 밤 되길 바랍니다.
아니 시발 ㅋㅋ 아무 근거도 없이 갑자기 댓글로 '지피티 쓰셨어요?' 이러시길래 제가 직접 디텍터까지 돌려서 제 글은 15, 지피티 글은 100 뜬 결과까지 보여드렸잖아요. 근데 아직도 지피티라고 우기시는 거 보면, 애초에 궁금해서 물어본 게 아니라 그냥 깎아내리려던 거였죠?
예의 얘기하시는데, 확인도 안 된 걸 공개 댓글로 단 본인이 할 말은 아닌 것 같고요.
님 글에 누가 와서 갑자기 '이거 지피틴가요?' 이러면 기분이 안 나쁘겠어요?
일단 이후에 근거는 충분히 보여드린 것 같고
디렉터 그 웹은 제가 직접 돌려보니까 AI글 4개 중에서 3개는 사람이 쓴 걸로 오판하고 1개만 적중했구요.
제가 예의는 충분히 지킨 것 같고, 지피티글 아니면 아니라고 떳떳하게 아니라고 말하시면 될 것을 오히려 급발진을 하시니까 지피티글이라는 데에 더 무게가 쏠리는 것 같네요?
자꾸 댓글 수정하시네요.
아니 근거를 요구하셔서 디텍터 돌린 결과 보여드렸고, 과정도 설명드렸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디텍터도 믿을 수 없다면서, 갑자기 급발진 프레임까지 씌우시네요?
처음에 근거 없이 공개적으로 '지피티 썼냐'고 물은 건 님이었고, 그 태도 자체가 예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지금 와서 태연하게 '오히려 급발진해서 더 지피티 같다'는 식으로 몰아가시는 건 정말 비겁하네요.
전 근거 다 제시했는데도 끝까지 본인 잘못은 외면하고 상대 감정만 물고 늘어지는 태도, 참 유감입니다~
아니 디렉터 제가 해보니까 4개 돌린 것 중에 3개가 삐꾸라니까요? 근거 없다고 자꾸 그러시는데 제가 직접 지피티 돌려서 보여드렸고 본인이 유사한 거 인정하셨잖아요? 그래놓고 저한테 욕하셔놓고? 근거 다 제시했는데 자기 잘못 외면하고 물고 늘어지는 태도는 그 쪽인 것 같은데?
본문은 15%, GPT AI 글은 100%라는 검사 결과까지 직접 보여드렸습니다.
그런데도 디텍터는 못 믿겠다 하시면서 '문장 구조가 유사하다'는 이유 하나로 여전히 제가 GPT 썼다고 단정하시네요.
님의 감이 디텍터보다 더 정확하다는 뜻인가요?
그리고 제가 '유사하긴 하다'고 한 건 단순히 문장 구조입니다.
두 글을 꼼꼼히 읽어봤다면 글의 내용에서 명확한 차이점이 보이실 겁니다.
AI 글은 비평 위주의 문장을 쓰고 제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선에 집중된 글입니다.
겉보기 구조 하나 비슷하다고 해서 전체를 GPT가 썼다고 몰아가는 건 억까고
그걸 공개 댓글로 반복하는 건 의심이 아니라 ‘악의적인 깎아내림' 입니다.
욕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근데 공개적으로 근거 없이 제 글을 비난한 상대한테 감정이 터지는 건 당연한 반응 아닌가요?
지금처럼 '난 충분히 예의 있는 말투였다'라고 하시면서 모든 잘못이 저한테 있다는 듯이 말하지 마세요
본인이 먼저 공개적으로 의심하셨고, 전 충분히 반박했는데 인정은 커녕 계속 같은 말 반복하시고 비꼬신 것도 본인입니다. 더는 대응 안 하겠습니다.
그만합시다 이제
"님이 최근에 쓰신 리뷰글 거의 다 지피티가 쓴 거 알고 있었고 이번에 말해본 겁니다."
그냥 확정짓고 대화하시는데..
'요거는 제가 지금 지피티로 글 써달라해서 복붙해도 그런 식으로 나옵니다.'
라고 하셨는데 지피티로 글 쓰니까 100퍼 뜨는데 뭔개소리죠?
개소리까지야.. 위에 올린 지피티 글로 돌려보니까 0%로 뜨는데 요건 뭐.. 오류인지 뭔지는 모르겠네요
니가 Ai로 글써도 똑같이 15퍼 정도로 나온다면서요. 근데 진짜 ai글 넣으니까 100퍼 뜨잖아요
아니라 하면 아닌거지 굳이 그런 소리 할 필요가 있는건가?
작성자는 꾸역꾸역 근거까지 제시해줬고, 설령 gpt를 썼다하더라도 그게 무슨 중범죄도 아니잖음
수정은 글 다듬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인건데 그걸 가지고 자꾸 그러면 뭐 어쩌란거임? 본인은 이미 거기에 대한 답을 정해둔거 아닌가..?
이래서 탈퇴하고 판매 계정만 만들었는데 요즘 엘이 보면 걍 한심함
선비 같으면서도 작은거 하나하나에 시비를 거는거 보면 참.. 커뮤에 빠져 사시는 듯 한데 적당히 하시죠? 굳이 시비를 걸 일도 아닌것 같은데
지피티 딸깍하는 게 옳은 건 아니잖아요?
이게 내가 잘못한 부분인가?
안 쓰면 안 썼다고하면 될 것을 좆같다느니 개소리라느니 욕해놓고 댓글 홀랑 수정해서 다 빼버리고
그리고 제가 근거는 충분히 보여준 것 같은데?
그러면 지피티 안썼다는 근거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있을까요?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나름대로 판별기도 쓰시고 그러셨던 거 생각하면 나름 입증하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너무 외골수였나봅니다. 저랑 생각이 다른 분들이 더 많은 걸 봐도 제가 틀린 것 같네요.
쓰신 정성을 생각하더라도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어제는 제가 괜스레 기분이 안 좋았나봅니다.
작성자분께 개별로 사과드리고 기분 상하셨을 다른 분들께도 죄송합니다.
;;;
아니라면 죄송하시다면서 너무 확신에 가득 차 계신데요
그냥 아닐거란 생각 자체를 안하시는 것 같은데
?
개추요 너무 좋아하는 앨범이라
제가 처음 좋아한 외힙 앨범..
잘보고갑니다
리뷰 보시는데 위에서 싸우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뭐지
죄송합니다..
리플이 많아서 뭔가 했더니 위에 이상한 사람이 있었군요. 존댓말로 하면 헛소리도 그럴듯해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요즘 많은듯.. 수고하셨습니다.
트랙 별로 설명해주시니 좋네요
잘 읽었습니다
아 좋은 리뷰글 올라와 반응이 미쳤구나 하고 들어왔는데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저도요ㅋㅋ
양질의 글 감사합니다
ㅋㅋ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게 자기가 안한걸 증명하는건데 ㅋㅋ
내가 마녀가 아닌걸 어떻게 증명하노 ㅋㅋ
실제로 마녀사냥은 불로 태웠을때 살아있으면 마녀고 그냥 뒤지면 무고한거였음. 그러니 글쓴이를 불로 태워봅시다
활활
불타오르네
근거는 원래 주장하는 사람이 들고오는건데..
EARTHQUAKE 카티 피처링이였어요?
그냥 목소리 긁은게 아니라?
네네 카티 피쳐링임
근데 왜 어디에도 안 써져있을까요
빅쇼트도 목소리 긁어서 카티처럼 들린다고 했는데...
https://genius.com/Tyler-the-creator-earfquake-lyrics
https://pitchfork.com/news/here-are-the-full-credits-for-tyler-the-creators-new-album-igor-kanye-solange-pharrell-more/
오 진짜 맞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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