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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일디쉬 감비노 "Awaken, My Love!" 리뷰

title: Childish Gambino500주면조던은나는빨아2023.03.29 03:27조회 수 1403추천수 10댓글 3

Awaken, My Love!" - Wikipedia

래퍼, 각본가, 코미디언, 배우, 프로듀서 등 여러 예체능 계열에서 수준급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감비노가 16년도 세상을 놀라게 할 알앤비 앨범을 발표한다. 첫 앨범 Camp로 대중들에게 "래퍼가 쉬운 줄 아냐? 네가 할 수 있는 것만 해라 네 구역도 제대로 못 하면서"와 같은 혹평을 받고 다음 앨범 "Because the Internet"을 통해 평론가들의 호평과 대중들의 관심도 한 번에 샀다. 그의 출신인 애틀랜타의 음악과 달리 찐따스러움을 보여주며 일종의 인간미를 어필했으며 호불호가 갈리지만 국어책을 읽는듯한 플로우는 신선함을 가져왔다. 또 각본가와 코미디언답게 유쾌한 스토리텔링과 자연스러운 흐름은 그의 앨범을 집중하게 됐으며 자연스럽게 차기작에 대한 기대는 높아졌다. 2014년 EP Kauai에서 보여준 음악 스타일을 통해 밝고 트로피컬 한 전자음악 사운드를 가져오고 매니아적으로 깊게 들어가기보단 팝과 타협을 하면서 좀 더 부드럽고 친숙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위와 같은 감비노의 변화를 통해 대충 알앤비스럽고 유쾌하면서 뭉실뭉실한 가벼운 음악을 가져올 거란 예상과는 달리 다소 충격스러운 앨범의 표지와 함께 무겁다 못해 넘쳐버릴 거 같은 앨범을 가져왔다. 전체적인 느낌은 불쾌한 느낌과 상반되게 후련한 느낌을 가져오며 사운드 또한 고전적인 사운드를 표방하면서 이와 또 상반되게 새로운 느낌을 가져온다. 마치 동굴에 들어갔을 때 축축하면서 등골이 오싹한 느낌과 함께 신비롭고 묘한 느낌을 느끼듯이 말이다.

 

이런 느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바로 첫 번째 트랙 Me and Your Mama인데 약 2분부터 그의 울부짖지 못해 끓어넘치는 감정을 대변하는 보컬이 이 앨범의 느낌을 잘 보여준다고 본다. 마치 칸예의 808 앨범같이 미숙한 보컬같이 그의 가창 실력보단 감정과 표현력이 너무 앞서가 오묘하면서 불쾌하고 또 그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감정을 주체 못 해 덜덜 떨리는 목소리와 시끄럽게 외치는 소리, 확 올라가는 곡의 템포 등 이 모든 것들이 그가 모든 감정을 쏟아부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다른 평론가들과 달리 여기서 나온 감비노의 이런 급발진 보컬은 그의 무능력함을 "인간관계와 사회"에 빗대어 표현한 거 같다.

Redbone, Riot에서 보여주는 미국 사회의 흑인 사회 차별에 대한 비판, 한 가장의 아버지로서 자신의 애인이자 아들의 엄마인 아내와의 불화로 개인의 역할수행을 하지 못할 두려움과 죄책감에 대해 "행동보다 감정이 앞서 노력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아닌 무능력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거 같다.

이 앨범을 듣자마자 생각난 사건이 있다면 바로 틱광득 스님의 소신공양이다.

틱꽝득 - 나무위키

아시아 종교 현대사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었다고 뽑히는 남베트남의 스님인 틱광득 스님이다. 부패하다 못해 썩어빠진 남베트남의 정부에 대항하여 대표로 나가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럽다고 뽑히는 분신자살을 하셨으며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꿋꿋이 비명도 지르지 않고 오히려 더 허리를 반듯하게 피는 모습은 이 사회 속에서 아무리 소리쳐도 무시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감정과 의지가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감비노의 울부짖는 이 앨범만큼 강렬한 인상과 복잡한 생각을 하게 한다. ( 틱광득 스님의 소신공양 이후 부패한 남베트남에 북베트남이 전쟁을 걸며 결국 이 사진은 남베트남이 망한 결정적인 증거이자 비극의 시작인 사진이 됐다.)

1번부터 5번까지의 트랙이 주체 못 하는 감정이라면 사회비판적인 5번 트랙 Riot을 따라 Redbone으로 오면서 점차 감정은 가라앉고 그에 따라 그의 이야기는 더 복잡해지고 직접적으로 변한다. 어떻게 보면 의지가 꺾인 걸로 볼 수도 있지만 나는 잠시 식히고 더 무섭게 변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반부까진 제임스 브라운을 생각나게 하는 강렬한 펑크였지만 후반부에는 알앤비, 전자음악 사이키델릭함을 적극적으로 가져오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가져온다. 과도한 감정 폭발에 대한 불쾌함은 버렸지만 마치 꿈을 꾸다 길을 잃은 것 같은 분위기와 매서운 메시지는 다른 불쾌함을 이끌어 온다. 매 순간 축축하게 말이다.

 

이러한 고조는 Terrified로 고점을 찍고 조금씩 내려오며 마침내 마지막 트랙 Stand Tall을 통해 전작 Kauai의 따뜻한 알앤비 팝을 보여주며 끝을 낸다. 6분의 마지막 곡을 통해 감비노의 복잡하고 격한 감정, 생각, 앨범의 주제를 다시 한번 청자에 생각할 시간을 주며 끝내는 것 같아 좋았다.

마지막으로 이 앨범을 정리해 보면 예전 인권운동 시기에 활동하던 알앤비 가수 제임스 브라운, 레드본, 조지 클링턴 등 역대 흑인 밴드들을 나열함으로써 앨범의 전통성과 음악성을 높게 해주었다. Baby Boy와 Have Some Love은 뛰어난 복각을 했다면 Redbone, Terrified 등은 현대적인 얼터너티브를 버무림으로써 선배들을 계승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자신만의 재창작을 하게 됐다. 역설적이게 현대 흑인사와 상호의존적인 60, 70년대 흑인 뮤지션 선배들을 데리고 옴으로써 미국 사회에 대한 비판은 더 날카로워졌다는 평을 받는다.

대중적으론 빌보드 앨범 차트 200에선 5위를 달성하고, 영화 "겟 아웃" OST 삽입곡인 Redbone은 빌보드 차트 12위를 하며 상업적인 성공도 알렸다. 여러 평론 사이트에선 보통 10점 만점 중 8점을 기록하며 평론가들에게도 큰 찬사를 받았다.

그의 영원한 파트너인 스웨덴 출신 프로듀서 루드비히 고란손과의 합작 중 대표작인 동시에 그의 커리어 하이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을 마치며 요즘 감비노가 애틀랜타 드라마를 끝냄으로써 새 음악 작업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감비노의 빅팬으로 큰 기대를 품고 Awaken My Love!를 뛰어넘을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https://blog.naver.com/qazplmgv046/22305845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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