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부적 우연성 하나만을 가지고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부조리한 사회구조의 피해자, 노예라고 단정지으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핑계로 "나는 분노할 자격이 있으니 내 눈 앞에 있는 모든 걸 부수고 너희들에게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겠다"고 생각하면 다른 합리적인 방법은 찾을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특히 분노를 기회 삼아 남의 생계 혹은 생사가 걸린 상업처를 불지르고 무력으로 뺏어가는 저질적인 폭력은 죄의식을 무디게 하고 사회 당사자들의 갈등만 더 심화시킵니다.
되려 나는 노예가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으니까, 사회의 억압에 끌려다니지 않고 능동적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니까 비로소 해방되는 겁니다.
변화를 원한다면 나를 노예라고 인식하는 타인의 의식을, 무의식 중으로 자신을 노예라고 인식한 나 자신의 인식을 비판해야합니다.
2년 전 칸예 웨스트의 TMZ 인터뷰 일부를 인용하여 이번 시위에 대한 제 개인적인 견해를 써보았습니다. 당시 모두가 헤드라인에만 주목해서 오해샀던 문구입니다.
또 고인이신 조지 플로이드, 자신의 죽음이 폭력 사태를 야기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 기억하시고 죄책감없이 편히 잠드셨으면 합니다.
'천부적 우연성'이 무슨 의미죠?
롤스가 주장한 선천적으로 얻은 사회적 계층, 그리고 그에 따른 재물을 일컫는 추상적 개념입니다. 실제로 선천적 계층은 우연적으로 발생하니까 그렇게 칭하는 듯합니다.
그당시 큰 오해와 날조를 샀지만
결국 그 말의 본질은
이제는 바뀌어야할 흑인들의 삶과 진짜 흑인인권 신장을 염원하는 말이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결국 저는 그들의 사회적 , 경제적 위치와 인식이 결과적으로 그들의 인권을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인권 신장을 외치더라도 정작 대마와 약에 취하고
후드 삶의 탈출구를 농구, 힙합, 마약 거래 로 밖에 보지 않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어떻게 보느냐가 주체의 미래를 바꾸는 거대한 결과를 가져오죠. 흑인 사회에 속하는 누구든지가 무엇을 하든 '난 약자의 입장에 있으니 이루기 힘들다', '후드에 있는 한 해내지 못 할 것이다'라는 선입견없이 자신의 역량을 맘껏 펼치는 시대가 오길 바랍니다.
잘 읽고 갑니다. 토종 한국인의 입장에서 오랜 미국 역사 속에 쌓여온 블랙 커뮤니티 정서를 정확히 이해하는 건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자면 써주신 내용에 굉장히 동의합니다.
예민한 한일관계로 생각해보면 커뮤니티 내에서 저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칸예도 대단하고, 그 반작용으로 불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고 일면 이해는 되네요.
당시에 넋두리처럼 썼었는데 진지하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미국계 흑인들의 분노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이 역사 속에서 겪은 분노나 세상에 대한 증오감이 범죄에 대한 핑계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네요. 칸예의 말처럼 더 나은 길은 많이 열려있다는 걸 그들이 수용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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