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루어 볼 것은 저번부터 계속 언급해온 ‘쿨재즈’ 라는 것에 대한거다. 사실 앨범으로 글을 쓰려 했으나 재즈의 한 계열을 앨범으로 퉁치기에는 광범위해서 이렇게 글을 쓰기로 결정했다.
먼저 쿨재즈란?
힙합에도 동부 힙합, 서부 힙합이 있듯이 재즈에도 동부 재즈, 서부 재즈가 있다. 이 서부 재즈를 ‘쿨재즈’ 라고 부르는데 흑인 블루스에 영향을 받은 흥겨운 비밥 스타일의 재즈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하고 정적인게 특징이다. 그렇다고 비밥 스타일을 완전히 배제 한 것은 아니고 스윙감은 어느 정도 주되 느리게 연주하며 감정에 충실했다.
쿨재즈의 시작점은 마일스 데이비스가 1949년에 발매한 [Birth Of The Cool]이라고 볼 수 있다.
(Birth Of The Cool의 커버 사진. 이름도 잘 지었다. ‘쿨의 탄생’)
대표 아티스트로는
마일스 데이비스(Miles Davis)
(그냥 재즈의 모든 것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다.)
데이브 브루벡(Dave Brubeck)
(마일스가 쿨재즈의 뼈대를 잡았다면 데이브 브루벡은 쿨재즈의 살을 붙였다고 볼 수 있다.)
빌 에반스(Bill Evans)
스탄 게츠(Stan Getz)
(색소폰 연주자로 다양한 장르를 섭렵했고, 기본기가 튼튼한 연주로 항상 평타 이상은 하는 사람이었다. 1964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상과 올해의 앨범 상을 받았다.)
쳇 베이커(Chet Baker)
(다음편은 이 사람에 대해 다뤄보겠다.)
대충 이론을 알았으니 곡들을 한번 직접 들어보도록 하자
Miles Davis - Moon Dreams
쿨재즈의 방향성을 제시해준 [Birth Of The Cool]의 수록곡으로 당시 재즈의 필수 요소인 스윙을 최소화해 감정을 최대한 살렸다. 그리고 노넷(9중주)으로 구성 돼있어서 다소 혼잡스러울 수도 있었으나 악기들끼리 조화를 잘 이루어내어 하모니를 이루어 내는게 인상적인 곡이다. 지금 들어도 매우 신선하니 한번 쯤 들어보길 권장한다.
Gerry Mulligan Quartet - My Funny Valentine
재즈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되기도 한 재즈 고전 음악 My funny Valentine이다. 게리 말리건과 쳇 베이커가 함께 쿼텟을 꾸렸을 때 냈고 특이한 점은 피아노가 없다. 그래서 약간 건조하고 비어있는 듯한 느낌이지만 오히려 이 점이 둘의 연주를 부각 시켜준다. 중반부에 이어지는 둘의 하모니가 예사롭지 않다. 이후 이 곡은 쳇 베이커의 상징 같은 곡이 된다
Bill Evans & Stan Getz - The Peacocks
쿨재즈의 대표 아티스트 둘이 만나서 낸 앨범 [But Beautiful]의 수록곡 인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멜로디다. 그렇다 XXXTENTACION - infinity(888) feat. Joey Bada$$의 비트에 쓰인 샘플 원곡이다. 스탄 게츠와 빌 에반스의 연주가 슬프면서도 아름답다. 이 앨범에서 둘의 시너지가 최대로 발휘된 곡이 아닌가 싶다.
Dave Brubeck - Take Five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인 [Time Out]의 수록곡이다. 영화 OST, 광고 CF 곡으로도 자주 쓰였고 유튜브 조회수도 6천만을 넘기며 가장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재즈곡이다. 그냥 앨범 중간에 5분 쉬었다 가는 곡이여서 Take Five라고 이름 지었지만 절대 가벼운 곡이 아니다. 박자는 5/4박자로(당시엔 말도 안 되는 박자였다.) 변칙적인 리듬이 많으며 곡 해석은 더 이상 필요 없다. 한번 들으며 즐겨보길 권장한다.
마지막 총평: 마일스 데이비스가 처음 주목을 받았던 계기가 이 쿨재즈 라는 것을 처음 선보였기 때문이고, 이것으로 당시 재즈가 한번 탈바꿈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던 쿨재즈는 후세에 우리가 흔히 아는 재즈의 이미지로 정착하기 까지 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재즈는 어렵다는 이미지가 생겨져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 하지 못하는 단점이 생기기도 했다.
이번편은 번외편 개념으로 짧게 했습니다 다음편은 쳇 베이커의 앨범 리뷰로 진행됩니다
재즈가 형태도 다양하고 여러 장르에 영향도 많이 준거 같습니다ㅎㅎ
쿨재즈를 자주 듣지만 가끔 꽉 짜여진 빅밴드 재즈를 찾아듣는데 웅장함과 경쾌함이 상당히 기분을 좋아지게 만들어줘요
그리고 매번 잘 보고 있습니다ㅎ
Dave Brubeck - Take Five를 작곡한, Paul Desmond의 Take Ten이라는 앨범도 입문용으로 참 좋죠.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재즈는 어렵다는 이미지가 생겨져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 하지 못하는 단점이 생기기도 했다."
근데 이 평가는 쿨재즈에 그리 적합하지 않은 듯합니다. 비밥부터 대중과 유리되기 시작하고, 그에 대한 반동으로 대중지향적인 노선을 탄 게 쿨재즈 아닌가요?
우와ㅋㅋㅋ 전 뭘 좋아하는지 알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아직 열아홉ㅋㅋ 보기 좋네요! 저도 게시물 잘 봤어요
글을 읽고 든 생각은 오히려 지금의 재즈는 쿨재즈가 더 대표적인 재즈의 모습이 된 게 아닌가 싶은데 혹시 동부재즈에 대해서도 다뤄주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서부를 알고나니 동부도 궁금해져서ㅎㅎㅎ
추천하고 와드 박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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