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뿐 아니라 영화나 문학 등 예술 분야에서 명작은 해석 없이 그냥 봐도 좋은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해석은 이미 좋은 작품들의 디테일들이 챙기고 몰랐던 점들을 보여주고 더 풍성한 감상 포인트를 선사해 매력이 배가되는 과정입니다
힙합으로 치면 에넥도트, 2MH41K, 번역중 손실같은 앨범들, 영화로 치면 기생충, 전성기 마블, 어쩔 수 없다 같은 작품들을 생각하면 해석이 가미되면 더 좋지만 해석 없이 봐도 이미 좋은 작품들입니다
반면 LIT의 경우는 사운드와 가사만 놓고 보면 명반이라 평가받기 어려운 지점이 있어, LIT이 개쩐다는 말보다는 해석해보려는 시도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LIT을 옹호하는 여기 댓글들이나 글들만 봐도
"해석하라고 내놓은 작품을 해석도 안하고 까는건 진짜ㄲㅋㅋㅋㅋ"
"아티스트가 7년에 걸쳐 만든 작업물을 나온지 7일도 안되었는데 별로라고 말하는건 너무 성급하지 않나요?"
"시간이 흘러 해석이 이루어지고 나면 평가가 바뀔 앨범"
이런 말들이 상당히 많이 보이는데 이는 결국 LIT이 작품 자체로만 보면 명반 반열에 오르기 부족해 어떻게든 해석을 해야 하는 현 상황에 대한 방증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발매 당시 대중에게 애매한 평을 받던 작품이 해석 후 명작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스디스씨의 말을 빌리면, 대중들이 '새로운걸 들어서 구리다 하는' 케이스로, 대표적으로 씨잼의 킁이 있습니다
킁은 기존의 씨잼과 전혀 다른 스타일로, 당시 한국에 자리잡지 못했던 사운드를 완성도 있게 구사해 발매 당시에는 평이 갈렸지만 해석을 거쳐 사람들의 귀에 자리잡았고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반면 LIT은 그런 케이스가 전혀 아닙니다. 기존에 있던 사운드에 [버닝썬, 애 긁어냈다메, 니 애비 오발탄, 개저씨들 물빼고] 같은 자극적인 워딩을 얹었을 뿐, 혁신적인 새로움은 없습니다
사운드적인 혁신이 없으니, 해석에 매몰되고 억지 찬양이 뒤따르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가령, 이번 앨범에서 빈지노씨에 대한 디스 아니냐고 잠시 논란이 되었던 부분에 대하여 어떤 분들은
"표면적으로는 빈지노 디스처럼 보이게 하면서 실제로는 힙합과 저스디스 본인에 관계에 대한 은유를 담아내었네요! 정말 대단해요!"
라고 말씀하시던데
[애 긁어냈다메, 첫번째 결혼이 아니라매, 니 wifey의 과거가 사실은 어쩌고 저쨌다매] 같은 자극적 워딩들을 우후죽순 뱉어내며 이를 빈지노씨에 대한 디스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면, 이는 예술적인 것이 아니라 무례한 행동입니다
'가족을 좋아하겠네 백수가 취직했으니'라는 라인 하나에 가족에 가족 들먹이냐고 화 잔뜩 나서 쌍욕을 뱉던 과거의 저스디스씨의 모습을 생각하면, 스스로도 용납하지 않을 행동입니다
두서없이 적어내려가다 보니 글이 길었네요
전에도 적었지만, 저는 저스디스씨의 LIT이라는 작품을 좋게 생각합니다
다만 저스디스씨의 롤아웃을 생각하면, 다소 실망감이 드는 작품이라는 점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냥 들었을 때부터 너무 좋긴했음 ㅋㅋㅋ해석하니 더욱 재밌어서 해석하는 게지
그냥 들었을 때부터 너무 좋긴했음 ㅋㅋㅋ해석하니 더욱 재밌어서 해석하는 게지
엥 해석하는 사람들은 그냥 재밌어서 한거지
억지찬양을 위해 해석을 시작 했다는게 이해불가네여
빈지노 부분은 동의. 이게 빈지노 디스가 아니더라도 빈지노처럼 들리게 할 의도가 있었다면 무례한 거라고 봄. 누가 "이거 네 얘기랑 비슷하긴 한데 네 얘긴 아니야." 하고 욕 뱉어도 기분 나쁘듯. 빈지노랑 저스디스 사이에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또 있을진 모르긴 한데 그간 음악에서 볼 수 있는 것들로만 봐서는 엥스럽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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