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짐.
뒤틀림.
잔향만 남음.
리듬이 걷다 미끄러진다.
계산된 패턴, 그러나 무너진 발자국.
숫자는 정확하지만, 귀는 불안하다.
저음.
압력.
숨이 눌린다.
사인파의 곡선 위에서, 와이블이 몸을 흔든다.
클리핑 직전.
거칠다.
그런데 따뜻하다.
목소리.
언어가 없다.
잘린 음절.
늘어진 파편.
반복되는 잔해.
질감만 남는다.
낯설다.
그러나 가까워진다.
신스의 칼날.
패드의 담요.
차가움과 온기가 동시에.
귀는 찔리면서도 감싸인다.
소리는 모이지 않는다.
조각이 곡이 된다.
곡은 파편이 된다.
완결은 없다.
남는 건 충돌의 흔적.
그리고 그 흔적에서 솟아오르는
이상한 온기.
부서진 신스.
뒤틀린 리듬.
잘려나간 보컬.
조각은 서로 붙지 않고, 벌어진 틈에서 새로운 질감이 솟는다. ear의 <The Most Dear and the Future>는 노래라기보다 파편의 조립에 가깝다. 완결된 서사가 아니라, 불안정하게 겹친 순간들의 기록이다.
첫 트랙부터 귀를 누르는 건 묵직한 저음이다. 마치 벽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와 바닥에서 진동하는 울림이 동시에 몰려온다. 이 베이스는 깨끗하지 않고, 일부러 살짝 찌그러뜨려서 둥글고 포화된 질감을 만든다. 날카롭게 찌르는 대신, 둔탁하지만 따뜻하게 스며드는 압력. 거칠지만 묘하게 포근한 손길 같은 저음이 곡 전체를 받치고 있다.
리듬은 예측하기 힘들다. 일정한 박자를 반복하지 않고, 마치 숫자를 기계적으로 배열한 듯한 패턴을 흘려보낸다. 규칙은 존재하지만, 그 결과는 불균형하다. 익숙한 4/4 박자의 안도감은 사라지고, 걸음을 떼면 발판이 살짝 어긋나는 듯한 긴장감이 따라온다. 그 위에서 짧게 잘린 소리 조각들이 반복되거나 갑자기 끊기며 리듬을 흔든다. 낯설지만, 바로 그 불안정이 귀를 붙잡는다.
보컬도 마찬가지다. 문장을 부르지 않고, 음절을 잘라 작은 조각으로 흩뿌린다. ‘아’, ‘이’ 같은 파편들이 늘어나거나 반복되며 악기처럼 쓰인다. 언어적 의미는 사라졌지만, 목소리 특유의 따뜻함은 남는다. 말은 지워졌는데, 숨결은 오히려 더 가까워진다. 인간적인 흔적이 기계적인 가공을 통해 되살아나는 아이러니.
중반부에서는 단순한 멜로디가 전면에 등장한다. 그러나 곡이 선형적으로 흘러가지 않고, 주변에서 계속 잘려나간 소리들이 그 멜로디를 교란한다. 공기처럼 부풀었다가 줄어드는 신스는 마치 곡이 숨을 쉬는 것처럼 들린다. 딱딱한 톤 위에 따뜻한 공기가 덧입혀지며, 차갑고 포근한 질감이 동시에 귀를 채운다.
마지막 순간은 급작스럽게 잘린다. 여러 색이 겹쳐진 듯한 신스가 번쩍이며 사라지고, 곡은 결말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 자리에 남는 건 충돌의 흔적, 불협의 기억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거친 질감 뒤에는 온기가 따라온다. 마치 부서진 조각들을 손에 쥐었는데, 차갑지 않고 따뜻한 체온이 남아 있는 것처럼.
커버가 인상적이네요.. 한번 들어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드림당
개좋음 이거
각 잡고 앨범 하나 더 냈으면 합니다
혹시 비슷한 류 앨범 있으면 추천 부탁드려요. . .
아아니 이런건 어떻게 찾아들으신겁니까
rym 아티스트 페이지도 올해 6월에 만들어졋는데
진짜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전 스포티파이 추천으로 듣게 되었네용
은근 월간 청취자 높던데??!!
그러게요 데뷔싱글이 대박이 좀 터졌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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