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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recia Dalt - A Danger to Ourselves 피치포크 리뷰 해석

title: DMX공ZA19시간 전조회 수 81추천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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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7일, Lucrecia Dalt의 심장이 멎었다. 격렬한 간질 발작이 찾아왔고, 다시 뛰기까지는 8초가 걸렸다. 바로 다음 날, 콜롬비아 뮤지션은 새 앨범 <A Danger to Ourselves>의 세 번째 싱글 "caes"를 발표했다. 그녀가 말하길, 이 곡은 “떨어지는 행위에 몸을 맡기는 순간 숭고에 다다를 수 있다”는 발상에서 태어났다. 죽음의 문턱을 다녀온 이틀 동안, 그녀는 눈앞의 세계가 너무나 아름다워 차라리 사후 세계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똑같았다. 달라진 건 오직 그녀가 낙하를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caes"는 Amor MuereCamille Mandoki와 함께 부른 화려한 화음의 듀엣이다. Ana Mendieta¹와 Evelyn McHale²—추락이라는 이미지와 비극적 운명을 공유한 두 여성—에서 영감을 얻었다. McHale의 유서 같은 사진 "The Most Beautiful Suicide"³는 Robert Wiles에 의해 찍혔고 Andy Warhol의 작품으로 다시 살아났다. Mendieta의 <Siluetas>⁴는 그녀의 죽음을 예고하는 듯한 연작으로 남았다. 그러나 Dalt의 추락은 상징적인 것이었다. 세계를 떠돌던 투어의 긴장, 수많은 프로젝트의 분주함 끝에, 그녀는 뉴멕시코에서 정착했고 사랑에 빠졌다.

지난 20년간 Dalt의 경력은 굽이치는 길을 걸었다. 전자음으로 뒤섞인 신스팝에서 시작해 짐승과 영혼, 대지를 형상화한 추상적 사운드를 거쳐, 결국은 어린 시절의 볼레로를 과학소설적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작품마다 선명한 궤적을 남겼지만, 그 속에서 그녀는 늘 거리감을 유지했다. 판타지적 캐릭터와 초현실적 개념을 앞세워, 음악과 자신의 삶 사이에 일종의 장막을 두었던 것이다. 이번 앨범은 그 장막을 찢어낸다.

<A Danger to Ourselves>의 대부분은 그녀의 파트너 David Sylvian의 뉴멕시코 자택 스튜디오에서 탄생했다. 앨범은 신생된 사랑의 강렬한 교환을 포착한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에로틱한 황홀의 심연에 충분히 잠긴 뒤” 튀어나온 산물이다. 이제 더 이상 신화적 존재를 불러내지 않는다. 대신 가사는 선언과 송가가 되며, 그녀가 지금껏 탐험한 것 중 가장 내밀한 진실들이 그 안에서 드러난다.

오프닝 트랙 "cosa rara"는 욕망을 탐구하는 듯한 기묘한 활기를 띤다. Alex Lázaro가 만든 드럼 루프는 팽창하고 수축하며 긴장을 빚는다. DaltSylvian은 숨결 같은 화음, 플렉사톤의 불협⁵, 기타의 비명을 헤집으며 서로를 휘감는다. 욕망은 몸과 마음을 해체하고 다시 조립한다. 절정의 순간은 자동차 충돌처럼 그려진다. Sylvian의 굵직한 바리톤은 사후의 투명한 목소리처럼 곡을 마무리하고, 쾌락은 불안을 동반한다.

앨범 전반에서 Sylvian의 그림자는 은근히 드리운다. 그가 말한 “사운드 속으로, 감각 속으로, 기꺼이 흘러 들어가는 태도”는 프로듀싱 과정의 핵심이었다. 이는 그의 앰비언트 앨범 <Blemish>(2003)의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가 무수한 보컬 테이크를 집요하게 다듬는 동안, 그는 디테일과 다이내믹을 정제했다. 그리고 "cosa rara"에서 그가 읊는 구절이 앨범 제목을 낳았다: 'We are out of favor/A danger to ourselves/It’s not amphetamines, it’s something else.'

이번 앨범에서 Dalt의 목소리는 전에 없던 힘과 범위를 품는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오가며, "mala sangre"에서는 'amorous bloodletting'과 'glistening nonsense'를 위협적으로 흘려내고, "amorcito caradura"에서는 포크 기타를 달콤하게 감싼다. "hasta el final"에서는 Sade의 낭만을 소환한다. 가장 혼란스러운 사운드스테이지 속에서도, 이를테면 "agüita con sal"에서조차 그녀의 목소리는 중심의 인력처럼 곡을 붙잡는다.

참여진 또한 앨범의 빛을 돋운다. Mandoki와의 재회는 2018년 베를린 Red Bull Music Academy에서의 첫 만남 이후 이어진 우정의 산물이다. "the common reader"에서는 아르헨티나의 초자연적 루프⁶ 장인 Juana Molina가 등장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빛나는 이는 타악기 연주자 Lázaro다. 마림바, 플렉사톤, 로토톰⁷, 심지어 유리병에 이르기까지, 그는 리듬을 멜로디처럼 다루며 공간을 채운다. 덕분에 앨범은 리드미컬하면서도 추상적인 음의 결로 두텁게 쌓인다.

팝의 문법을 어루만지면서도, 그녀는 여전히 그 규범을 비틀려 한다. 피아노와 현악, 기타는 장식처럼 흘러가고, 중심에는 여전히 무형의 질감과 불협이 자리한다. 최근 몇 년간 그녀의 음악은 영화감독이 장면을 구성하듯, 캐릭터와 미장센을 지휘하는 과정 같았다. 그러나 <A Danger to Ourselves>에서는 카메라가 그녀 자신을 향한다. 렌즈는 더 이상 가면이 아니라 거울이고, 그 안에 비친 모습은 이전보다 훨씬 자유롭다.

¹ Ana Mendieta (1948–1985): 쿠바 출신 실험 예술가. 대지와 신체를 결합한 퍼포먼스와 설치 작업으로 유명하며, 고층에서 추락사했다.

² Evelyn McHale (1923–1947):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투신, 직후 사진이 전설적 이미지로 남았다.

³ 〈The Most Beautiful Suicide〉: Robert Wiles가 찍은 Evelyn McHale의 사망 직후 사진. 이후 Andy Warhol이 작품에 차용했다.

<Siluetas>: Mendieta의 대표작 시리즈. 자연 속에 자신의 신체 윤곽을 남긴 작업으로, 훗날 그녀의 죽음과 겹쳐 해석된다.

⁵ 플렉사톤(flexatone)의 불협: 철구슬이 금속판을 두드리며 나는 삑삑거리는 떨림음이 곡의 화음·멜로디와 충돌해, 긴장감과 기묘함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가리킴.

초자연적 루프: 루프(loop)는 짧은 소리를 반복·중첩하는 기법인데, Juana Molina는 이를 통해 현실적 규칙을 벗어난 듯한 신비롭고 기이한 리듬을 구축한다. 그래서 ‘초자연적 루프’라는 수식이 붙는다.

로토톰(rototom): 드럼 계열 타악기. 테두리를 돌려 음정을 바꿀 수 있어 멜로디처럼 연주 가능하다. 탐탐보다 밝고 명료한 소리를 내며, 여러 개를 세트로 사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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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7시간 전

    배경이 흥미롭네요. 감사합니다

  • title: DMX공ZA글쓴이
    1 16시간 전
    @Satang

    근데 저는 리뷰 보니까 별로 안 듣고 싶어지더라구요 . . . 종게 분들은 왠지 좋아할 것 같아 가져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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