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아니라는 분들 넘나 신기

그 사람 개인이 살아온 방식이 작용해서 범죄라는 인식도 없이 잠자고 있는 여자친구의 노출 사진을 단체방에 올렸던 거죠. 대부분의 옹호자들이 비겁하고 옹졸하게 딱 여기까지만 얘기하면서 범죄까지 되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는 거고요. 중립 운운하면서 냉소적이고 쿨한 척도 하면서. 하지만 명백히 성범죄 카테고리에 포함되는 행동을 한 게 맞죠. 

가해자든 피해자든 관련된 보복 범죄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았고 자살 등의 선택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벼운 일탈이었다는 식으로 명백히 결론까지 난 범죄를 호도하는 몇몇 분들의 모습은 좀 보기 역하더라고요.

짜증을 내듯이 반성문 쓰고 사과했다고 했지만 엄마, 여동생, 친한 여성 등이 피해자와 같은 상황에 놓였다고 가정해보면 순간적으로 짜증을 냈다는 사실도 부끄러울 거라고 봐요. 출소 후에 낸 음악들의 가사를 보니 그 래퍼도 그 정도의 양심은 있는 것 같아 보이고요.

녹취록 관련해서 스스로를 뱀새끼로 표현한 가사를 쓴 용기, 뱀새끼를 용서하기로 한 그 래퍼에 대해 멋있다고 하는 몇몇 사람들의 반응들 보니 생각이 많아지더군요. 법정 분쟁을 했던 당시를 고려해보면 범죄로 인한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녹취를 선택한 게 피해자성을 약화시키는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법정에서 그 내용을 근거 및 증거로 받아들였고 혐의 및 형량에 반영했으니까요. 소속사 대표까지도 으름장을 놓으며 그 래퍼를 옹호했으니 피해자 입장에선 두려움도 있었을 거고 절실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피해자들을 가해자의 인간관계를 파탄낸 장본인들이라며 인성 빻은 커플세트라고 열을 내며 비난하는 몇몇 분들을 보면서, 그들의 의리와 우정이 뭐가 그렇게 특별해서 범죄 입증보다 중요한 것처럼 옹호해주는 건지 공감이 안 되더라고요.(그럼에도 의리와 우정이 더 중요하다 생각하시는 분들은 계속 그렇게 외치시면 됨)

'그 래퍼가 범죄자이고 잘못한 건 인정한다'를 서두에 띡- 언급하고, 그 뒤로 이어지는 내용들이 피해자의 피해자성이 부족해 보이고, 유산과 자살시도 등의 이야기들이 감정 호소처럼 피로하게 느껴진다는 식의 의견이 당시에도 꽤 많았는데 아직도 아주 없어진 건 아닌 것 같아요. 서로 원만하게 풀면 될 일을 너무 공론화했다는 사람도 많았고요. 기회 제공과 합의의 과정이 있었음에도 문제가 불거지도록 상황을 만들어서 법정까지 갔던 걸로 기억하거든요.

지인 얼굴 사진에 포르노 사진 합성해서 공유하면 처벌을 받는, 이제서야 조금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시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노출 몰카를 공유한 걸 성욕 앞에선 약할 수밖에 없는 남자들의 일탈과 장난 정도로 끈질기게 우기고 옹호해주려는 분들이 아직도 있다는 게 너무 우습더라고요. 한 10년 이내로 그런 인식들은 다 사망선고 받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쉰내나는 쌍팔년도 때 남성들의 인식이 2025년에도 종종 발견되는 게 천연기념물 발견한 것처럼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암튼- 성범죄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