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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페리멘탈 힙합은 그저 소음에 불과하다.

BrentFaiyaz15시간 전조회 수 1500추천수 7댓글 17

 

음악은 시대를 관조하는 새로운 언어이며, 힙합은 그 중에서도 가장 역동적이고 과격한 장르로 꼽힌다.

70년대 후반 흑인 소사이어티의 부당함과 차별에 맞서 억압받는 계층의 목소리를 담은 문화였던 힙합은, 점차 정형화되며 주류 문화에 스며들었고, 진부한 틀과 관습이 생겨났다.

이에 반기를 드는 아티스트들로부터 태동된 장르인 익스페리멘탈(Experimental)은 기존의 정형화된 틀과 관습을 허물고, 본인들만의 아방가르드한 사운드를 지향하며 리스너들에게 음악의 의미를 되묻는다.

 

익스페리멘탈 힙합의 핵심은 기존 형식에 대한 도전이다.

반복적인 드럼 루프와 리듬 중심의 구조를 따르는 전통적인 힙합과 달리, 익스페리멘탈 힙합은 이러한 형식들을 의도적으로 기괴하게 비틀고 배열한다. 불협화음, 왜곡된 샘플, 잡음 등 음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배척되어오던 여러 사운드들은 익스페리멘탈이라는 액자 안에서 난무한다. 아티스트들이 빚어내는 플로우들은 예측 불가하며, 가사는 파편적이고 때로는 모호하다.

이러한 사운드적 실험은 Death Grips, JPEGMAFIA 등에 의해 강하게 전개되어 왔다.

Death Grips는 노이즈와 펑크 등을 결합하여 힙합의 파괴적인 에너지를 극단적으로 연출하며, JPEGMAFIA는 DAW에서 투박하게 잘라온 샘플링과 그 샘플에서부터 비롯되는 파편화된 비트로 사회에 대한 그만의 분노를 광적으로 표출해낸다.

이들이 리스너들에게서 음악적 만족감을 빼앗고, 불편함만을 연출하기 위해 사용한 요소들에서 오히려 리스너들이 청각적 쾌감을 느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 장르가 과연 실험을 위시한 소음에 불과한 것일까.

필자는 익스페리멘탈 장르가 하나의 음악 범주에 속한다기보다는 음악과 사회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하나의 사회 운동으로 느껴진다.

정형화된 틀을 부수는 아티스트들에게 익스페리멘탈 힙합은 사회를 향한 발언의 수단이며, 이들이 뒤섞어내는 불규칙한 구조와 혼란스러운 사운드는 현대 사회 속의 파편화된 자아, 탈중심적인 정체성을 반영한 하나의 회고록이다.

이들은 리스너들에게 예술과 아름다움에 관한 재고의 기회 또한 쥐어준다.

익스페리멘탈 힙합은 이들에게 미학적이고 폭력적인 실험인 동시에 철학적인 성찰의 매개이고, 리스너들은 아티스트들이 우리에게 던지는 예술적인 매개의 요소들을 받아들이며 익스페리멘탈을 이해하고 빠져든다.

 

필자는 익스페리멘탈 힙합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좀 더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Death Grips와 JPEGMAFIA에 열광하는 리스너들을 보며 그들이 스노비즘에 물들어 비틀린 아티스트들의 뒤섞인 사상에 물들어간다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이후 JPEGMAFIA의 Veteran과 SCARING THE HOES, Death Grips의 The Money Store을 청취하며 사회의 가장자리를 걷고 있는 이들이 빚어낸 반항적 사유의 장 속에 빠져있는 모습을 발견했고, 이들이 재해석하는 힙합의 본질에 매력을 느꼈다.

이 복잡하고 불친절한 음악은 결국 필자에게 물었다.

우리는 무엇을 듣고 있으며, 왜 그것을 듣는지에 대하여

익스페리멘탈 힙합이 던진 이 당돌하고 반발적인 질문의 답을, 필자는 익스페리멘탈 힙합 속에서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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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
  • 4 15시간 전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현 사회에 가장 잘어울리는 장르가 아닐까

  • title: Frank OceanKimKardashianBest베스트
    4 15시간 전

    난해함을 위시하여 좋은 사운드라고 포장하는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시끄러운게 기본 생각임

    그 시끄러운 스타일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현 사회에 가장 잘어울리는 장르가 아닐까

  • BrentFaiyaz글쓴이
    15시간 전
    @히오스는니얼굴이다

    동감합니다

  • 15시간 전
    @히오스는니얼굴이다

    고평가되는 이유를 알 것 같기도

  • 15시간 전

    글 잘 읽었습니당

  • BrentFaiyaz글쓴이
    15시간 전
    @kendrick13

    감사합니당

  • 2 15시간 전

    과장해석 아닌가요? 그냥 좋은 사운드를 만드는거져

  • BrentFaiyaz글쓴이
    15시간 전
    @오타니

    익스페리멘탈이 듣기 좋은 사운드라고 하면 동감할 사람들은 극소수일듯한데요

  • 4 15시간 전
    @오타니

    난해함을 위시하여 좋은 사운드라고 포장하는 것이지

    엄밀히 말하면 시끄러운게 기본 생각임

    그 시끄러운 스타일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 BrentFaiyaz글쓴이
    14시간 전
    @KimKardashian

    이게맞죠

  • 존중하지만 난 아직 소음이라 생각함

  • BrentFaiyaz글쓴이
    14시간 전
    @켄드릭은신이야신

    저도 그 입장이었는데 어느순간 매력이 느껴지더라고요

    듣기 개빡센건 격하게 공감합니다

  • 1 14시간 전

    주로 익페라고 불리는 인더스트리얼에 대한 글이군요

  • BrentFaiyaz글쓴이
    14시간 전
    @예리
  • 11시간 전

    저는 소음에서 오는 그 혼란스러운 감정을 너무 좋아해서 좋아합니다

  • BrentFaiyaz글쓴이
    11시간 전
    @동동Ol

    저두여

  • 6시간 전

    95% 소음공해 수준이고 5% 정도 들을만 함

  • 5시간 전
    @killakim

    15%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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