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과 칸예의 CLOSE TO YOU 분석

Close To You 의 원곡은 카펜터스의 재즈 스탠다드 트랙이지만 스티비 원더를 비롯해 수많은 리메이크 작품들이 나오면서 재즈의 색깔보단 알앤비 트랙으로써의 존재감이 강해진거 같습니다

스티비 원더는 공연에서 이 멜로디를 토크박스를 통해 부르며 상당히 코믹스러우면서도 무언가 공허한 특유의 감성을 전달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생각하던 이 곡의 색깔을 아예 다른 느낌으로 바꿔버린거죠

이제 이걸 프랭크 오션과 칸예 웨스트라는 초거대 아티스트 두명이 샘플링을 해서 각자의 재해석을 보여줍니다

그중 프랭크 오션의 Close To You 는 비트를 올리고, 그 위에 스티비 원더의 목소리를 잘라붙인 루프 형태의 또다른 샘플을 만들어서 악기로써의 사용이 도드라지게 만들었어요

추가로 희미한 패드와 신디사이저를 약간씩 보여주지만 큰 틀에선 비트와 샘플 단 두가지 소리가 곡 전체를 어우러줍니다

또 오션은 스티비 원더의 접근 방식을 차용해 자기만의 사운드를 만드는데 집중해요, 스티비 원더가 토크박스를 사용해 목소리를 가지고 논것처럼 오션은 보코더를 사용한 자기 목소리를 통해 사운드를 풍성하게 채워요

구동 방식과 순서가 다르지만 사운드에 대한 접근방식은 같았던 토크박스와 보코더 두 악기를 통해 변조된 둘의 목소리만으로 이 곡을 꽉 채운거죠

이거만으로도 미니멀하지만 칸예는 거기서 더 덜어낸 버전의 Close To You 를 보여줍니다

먼저 칸예의 접근 방식은 저 스티비 원더의 커버에만 초점이 맞춰져있지 않아요, 커버를 듣고 웃는 관객들의 웃음소리와 반주를 넣어주던 기타소리 등을 포함한 그 장소와 순간 자체에 초점을 맞췄죠

그 순간 자체를 담고싶었으니 비트와 악기를 더하는 대신에 오히려 AI 기술을 사용해 스티비 원더의 보컬소리, 악기소리,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포함한 외부 노이즈를 분리해서 재조합하는 방식을 보여줬어요

전 이게 Blood On The Leaves 에서 보여준 보컬 샘플을 자르고 붙이고 껏다가 다시 키면서 자신의 목소리와 듀엣 바이브를 만들어냈던 방식을 더 단순하고 미니멀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티비 원더의 원본영상으로 시작하는듯 하던 노래가 칸예 벌스의 도입부 이후로 기타 위주로만 남으며 반주의 역할에 충실하게 되죠

그러다가 원곡의 코러스 멜로디가 들리는 순간 칸예는 스티비 원더와 듀엣을 하게 됩니다. 이후 샘플이 빠지고, 혼자남은 칸예는 스티비 원더처럼 토크박스를 끼고 그 멜로디를 계속해서 되뇌이죠

저는 칸예가 이 곡을 만들게 된 계기 자체에는 프랭크 오션이 있었을거라 생각하지만 그렇게 나온 결과물에선 전혀 다른 방식의 곡이 탄생했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칸예가 집중한 그 공연 순간의 앰비언스 사운드 자체는 Endless 에 더 가깝게도 느껴지고요

개인적으로는 통샘플을 사용하되 AI 기술을 통해 더 정밀하고 깔끔하게 사운드를 만질수 있게된 지금, 여기서 더욱 더 미니멀하게 접근하는게 가능하다는걸 보여준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통샘플링을 사용한다면 Devil In A New Dress 처럼 샘플의 악기까지 사용하는게 보통의 방식이였지만 이젠 샘플의 모든 소리를 분리해서 독특한 방식으로 재구성해볼수 있다는 거니까요

그리고 BULLY 의 다른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전체적인 사운드의 컨셉이 이 방식에 맞춰진거처럼 들리기도 해요

저는 칸예의 발언이나 행보에 크게 실망했지만 혹평받은 VULTURES 시리즈부터도 보여주고 있는 음악만큼은 늘 무언갈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서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그냥 음악을 만드는 입장에서 계속 분석하면서 듣다보니 새롭게 느낀점을 적어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