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장르음악 있고 진짜 한줌인 것들도 있죠. 힙합은 그 중에선 제일 메이저한 편입니다 못생긴 애 중 제일 잘생긴 애 느낌
근데 그 와중에서도 저새끼는 진짜네 가짜네 힙합이네 아니네 래퍼네 맞네 이런 게 당연히 있고
이게 예전만큼은 덜해진 건 사실인데 그래도 아예 없다고 하면 그럴리가? 지금도 누가 글 하나 잘못 쓰면 100플 달릴건데
왜 이런가 나름 생각해봤는데
힙합이 음악 중에서 제일 입문이 쉬운 장르임.
락? 일단 악기 일정 이상 연주하는 놈들 최소 3명(드럼, 기타, 베이스) 모여야 하는 것부터가 존나게 힘든데
그 모인 애들이 노래를 못하면 보컬 하나 끼워서 최소 4명이 섭외되어야 하고, 그 인원들 다같이 모여서 쿵짝쿵짝 연주할 환경 확보 자체가 너무 힘들죠 악기 비용부터 해서 버스킹 하려고 해도 악기 이동이며 앰프에 케이블에 마이크에 어휴 머리아프다
더 파고들어가면 답도 없죠 재즈같은 건 아무나 색소폰 트럼펫 분다고 재즈로 쳐줄까 아닐 거 같은데
근데 힙합은 그런 입문적인 부담이 아예 없다시피함.
랩? 가창하기까지의 난도가 압도적으로 쉬운데다 버벌진트 앨범 들어보고 감 좀 잡은 다음에
한마디에 한줄 드럼 쿵쿵쿵쿵 할 때 두번째 네번째에 라임 생각하면서 메모장에 16줄 쓰면 그게 16마디 벌스임.
비트? 예전 힙플에서 비트 좀 구할 수 있나요 그러면 몇백기가짜리 샘플이 떡하니 굴러다니던 시절도 있었고
유튜브가 생필품 된 지금은 더 구하기 쉬움. 무료비트 넘쳐나고 몇만원이면 아예 독점적으로 발매할 수 있는 권한을 살 수도 있죠
그거 구해다가 메모장 써놓은 거 보고 랩하면 그게 곡 나온거고 그거 녹음해서 발매하면 님도 이제 현직 래퍼임.
아무나 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힙합이네 아니네 나누냐고?
아무나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아무나 인정하지 않게 된 게 아닐까 싶어집니다
더 나아가 각 커뮤니티마다 선호하는 힙합이 분명히 있고 그 모습이 각각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해요
제가 커뮤니티 쓰면서 절대 클릭 안 하는 키워드가 몇 개 있는데 요즘 추가된 것 중 하나가 '얘는 힙합인가요?' 입니다
힙합 커뮤니티에 지망생 만선인거야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고
나도 래퍼 너도 래퍼인데 임마는 나랑 별 차이도 안 나는 거 같은데 왜 주목받지? 하고 계실 분들 분명히 있을 거고
그래서 저런 질문글들 중에
'이런 것도 힙합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아니라
'이 새-끼는 힙합같지도 않은데 왜 힙합 바운더리에서 깔짝대면서 클라웃 빨아감?' 의 뉘앙스가 더 많았기 때문에
아무튼
그렇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허들이 높아졌다는 말에 동의합니다.
원래 누구나 할수 있는걸 제일 잘하는게 가장 힘듬
누구나 할수 있지만 아무나는 못하는...
누구나 할수있기에 잘하기는 더욱 어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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