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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살면서 들어봐야 할 알앤비 앨범 List <1>

TomBoy2017.01.23 03:40조회 수 6571추천수 21댓글 16

100. 3LW - 3LW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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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레니엄을 맞이해 온갖 혁신으로 가득할 것 같았던 당시 대중음악신은 여전히 90년대의 영광을 답습하기 바빴다. 비단 음악 스타일뿐만 아니라 패션 같은 생활 양식까지 90년대의 정취를 가득 머금고 있었고, 사람들은 변모한 천 단위의 숫자에 버금갈 만큼 혁신적이지 못 했다. 3LW는 그런 정서를 겨냥한 채, 90년대 TLC, SWV, Destiny's Child 같은 걸그룹의 성공 가도를 뒤쫓기 위해 결성된 그룹이다. 비록 기대만큼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이 동명의 데뷔 앨범만큼은 그녀들을 기억하기에 충분한 이유를 만들어준다. 음악은 당시 걸그룹의 경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전체적으로 수수하고 담백한 편이다. 3LW의 곡 중 가장 유명한 No More (Baby I'ma Do Right)가 인트로로 수록되어 있다.    




99. Ray J - Raydiation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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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다시안 테잎의 남자배우, 칸예 웨스트의 연적, 한물 간 알앤비 가수 등으로 희화화되곤 했던 레이 제이. 그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래도 알앤비신에서 가장 촉망받는 뮤지션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레이 제이란 이름을 언급하는 이는 없다. 더 이상 희화화되지도 않는다. 카다시안 사건 이후로 그 어떤 인상적인 음악적 행보도 보여주지 못 했다. 음악적으로 그는 사망선고를 받은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 오직 레이 제이 그 자신만이 고용한 태풍의 눈에서 과거를 되내일 뿐이다. 그가 남긴 유산 중 가장 밝게 빛나는 것이 그의 세 번째 앨범 Raydiation이다. 2000년대 최고의 알앤비 명곡 중 하나인 One Wish가 수록되어 있고, 슬로 잼과 업템포 등의 다양한 곡들을 그의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매끈하게 소화해냈다.  





98. Ryan Leslie - Ryan Lesli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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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간에서 프랭크 오션과 위켄드의 음악에 PBR&B라는 명칭을 붙여주기 전에, 얼터너티브 알앤비는 라이언 레슬리의 영역이었다. 지금 프랭크 오션에게 덧붙여진 선구자라는 타이틀은 원래 라이언의 것이 될뻔했지만, 결국 그는 채널 오렌지를 만들지 못 했다. 그의 음악은 앨범 안에서 전에 없이 독특하고 다양하게 변주했고, 그의 목소리는 그런 음악과 조화되어 유례없이 신선한 무드를 탄생시켰다. 이 모든 일은 2010년 전까지의 이야기다. 한때, 제2의 퍼렐 윌리암스로 불리기도 했던 그는 결국 주변의 기대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누군가 이 앨범을 지금에서야 듣게 된다면 전형적인 얼터너티브 알앤비/팝 앨범으로 인식할 것이다. 하지만 2008년 Ryan Leslie와 Diamond Girl은 세상을 선도하는 흐름, 그 자체였다.





97. Ralph Tresvant - Ralph Tresvant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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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대 초반 결성되어 90년대 중반까지 그 위세를 떨치던 그룹 New Edition. New Edition의 활동이 잠잠해진 뒤에도 이들은 각자 솔로나 그룹으로서 걸출한 앨범들을 선보였다. 자니 길, 바비 브라운, 릭키 벨이 속한 벨 비브 데보 모두 성공의 단맛을 맛보았다. 지금 소개하는 랄프 트레스반트는 그룹 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유형도 아니었고 그럴만한 위인도 되지 못 했다. 대기만성의 자세로 랄프가 준비해 온 데뷔 앨범의 내면은 Sensitivity를 통해 공개되었다. 당대 최고의 프로듀싱 팀으로 손꼽히던 지미 잼 앤 테리 루이스가 작곡한 이 곡은 빌보드 싱글 차트 4위로 데뷔했고, 이후에도 랄프 최고의 곡으로 남게 되었다. 랄프와 J&T를 필두로 대릴 시몬스, 카일 웨스트 등 당대 최고의 제작진이 뭉친 이 앨범의 성공은 어찌 보면 자명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LP 버전이 아닌 CD 버전에 수록된 곡, Alright Now에는 마이클 잭슨이 작곡으로 참여한 흥미로운 이력이 있다.





96. The-Dream - Love Vs Money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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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언 레슬리와 마찬가지로 더 드림 역시 지금 피비 알앤비 열풍이 곱게 보이지 만은 않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작곡과 프로듀싱을 겸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던 더 드림은 2007년, 리한나의 히트곡 엄브렐라를 만들고 자신의 데뷔 앨범 Love Hate를 발매하며 세상에 그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2년 뒤, 비욘세의 대표곡인 Single Ladies를 작곡하고 소포모어 앨범 Love Vs Money를 발매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한다. 그가 작곡한 곡과 그의 앨범이 빌보드 1위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훗날 알앤비 명예의 전당 한자리는 그의 것이 될 것임이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라이언 레슬리가 더 나은 음악에 대한 분별없는 추구와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기대감으로 무너진데 반하여 더 드림은 지나친 자만심으로 인한 벌을 받았다. 지금의 모습이야 어찌 됐든 그의 초창기 앨범 2장(그중에서도 Love Vs Money)은 피비 알앤비의 찬란했던 효시로 기억될 것이다.  





95. Ben L'Oncle Soul - Ben L'Oncle Sou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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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샹송 이외에 정확히 어떤 스타일의 음악이 성행하였는지는 몰라도, 한 가지 분명한 건 그 범주 안에 소울 음악도 포함되어 있을 거란 사실이다. 프랑스의 소울 뮤지션 벤 롱클 소울Ben L`Oncle Soul은 그런 사실의 방증이 되어준다. 모타운 프랑스 지부에 의해 발굴된 원석 프랑스인 벤 롱클은 어째서 바다 건너 아메리카의 흑인들이 주도하는 음악에 감명받게 되었을까. 게다가 3-40년이라는 시대의 간극을 사이에 둔 채 말이다.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은 동명의 데뷔 앨범 Ben L'Oncle Soul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의 앨범에는 70년 모타운을 중심으로 성행했던 고전 소울의 영광과 정취가 그대로 녹아있다. 당시 스타일에 역동성을 가미해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킨 편곡 능력은 그가 가진 재능의 크기를 가늠케 한다. 잭 화이트가 속해 있는 화이트 스트라입스의 Seven Nation Army를 소울 버전으로 멋지게 재해석했다. 이 앨범은 수록 곡의 제목들에서 알 수 있듯이 영어와 프랑스어가 혼용되어 있다.         





94. Karina - First Lov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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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Slow Motion이라는 곡으로 국내에 광역적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카리나 파샨. 재작년 Love Right Next to You라는 일렉 팝 싱글로 복귀했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못 했다. 모두 Slow Motion이라는 곡만을 듣고 그 곡이 수록되어 있는 이 앨범 First Love를 듣지 않는다면 그보다 애석한 일은 없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Stra Search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로서 데프잼의 러브콜을 받았던 카리나는, 그녀가 가진 재기 발랄함과 관록을 이 앨범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 밖에도 프로듀서로서 트리키 스튜어트와 더 드림, 리코 러브, 고든 챔버스 등이 참여해 그녀의 재능을 부각시켜 주었다.





93. Brandon Beal - Comfortabl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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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Twerk It Like Miley라는 곡과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가 연상되는 뮤직비디오를 통해 주목받았던 브랜든 빌. 그는 사실 2008년에 Comfortable이라는 아주 완성도 높은 알앤비 앨범을 발매한 이력이 있다. 앨범 속은 취향을 타지 않는 수준급의 컨템포러리 알앤비 곡들로 채워져있다. 하지만 앨범은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그의 활동은 잠정 중단됐다. B.Cox나 다크 차일드 같은 알앤비 프로듀서들의 가이드 보컬로서 활동한 것과 몇 곡의 데모곡이 드러난 이력의 전부였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는 무명 뮤지션들이 흔하게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주위의 낙담을 헤치면서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앨범 Comfortable은 언젠가 다시 비상할 브랜든의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92. Lain - Brother Soul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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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의 2005년 앨범 Brother Soul은 변주가 거의 없이 잔잔하고 온화한 소울 음악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전반적인 작법이나 분위기는 재작년 발매 후 큰 호평을 받았던 리온 브리지스의 데뷔 앨범 Coming Home이 연상된다. 하지만 브라더 소울의 소리는 더 깊이 있고 무거우며, 레인의 목소리가 주는 원초적인 느낌은 그런 소리의 감흥을 배가시킨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뚜렷하다거나 이리저리 널뛰는 구성이라기 보다 잔잔하고 일관되게 흘러가는 편이다.  





91. Ladae - The Moment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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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보이즈투맨 외' 그룹에 속하면서 가장 불운한 그룹 중 하나로 꼽히는 Ladae의 데뷔 앨범. 당시가 90년대 초반이었음을 감안하고 이 앨범 수록 곡들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아직까지도 실패한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앨범이다. 당시 뉴잭스윙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리던 Al B. Sure! 의 레이블 Absolute Records 소속으로 이 데뷔 앨범을 포함해 2장의 앨범을 발매했지만 깡그리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최절정의 성공 가도를 달리던 보이즈투맨과 음악 스타일마저 비슷하다는 사실을 통해 짐작해 봤을 때, 이들의 실패는 하늘이 점지해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나 더 생각해보자면 이들에게는 베이비페이스가 없었다. 국내 혼성그룹 업타운이 이 앨범 아웃트로인 Bye Bye를 표절(심지어 제목마저도) 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90. Gary Beals - Gary Beals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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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그 이름마저 희미해진 캐나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게리 빌즈의 데뷔 앨범. 2000년대 중반에 알앤비 음악을 열심히 들었던 사람이라면 지나가다 한두 번이라도 이름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2004년 동명의 데뷔 앨범 Gary Beals를 발매했고, 5년 뒤인 2009년 소포모어 앨범 The Rebirth Of...를 발매했다. 그 이후로는 이렇다 할 활동이 없는 상태이다. 앳된 얼굴에 비해 목소리는 상당히 울림이 있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언뜻 마리오가 떠오르기도 한다. 멜로디컬한 슬로 템포의 발라드들은 그런 그의 절절한 목소리와 조화되어 알앤비 고유의 특질인 관능미를 한껏 발산한다. 





89. Tony Momrelle - Keep Pushing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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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몸렐이 무려 16년 만에 발매한 본인 두 번째 솔로 앨범. 그러니까 이 기간은 디안젤로의 부두와 블랙 메시아 사이의 간극을 뛰어넘는 기간이며, 결론지어 말하자면 나올 줄 몰랐다는 이야기다. 토니의 솔로 데뷔 앨범이 얼마나 녹진했던 알앤비 앨범이었는가를 기억한다면, 이 앨범에서의 극적인 변화는 꽤나 당황스럽다. 이 앨범은 정통 알앤비라기보다 빅밴드를 배경으로 삼은 청량감 있는 네오소울 앨범에 가깝다. 하물며 그가 애시드 재즈/펑크 그룹인 인코그니토 소속이란 점을 떠올렸을 때, 이런 다채로운 변화 폭은 쉽사리 적응하기 어렵다. 총 11곡 중, 도니 헤더웨이와 로버타 플랙의 Back Together Again을 제외한 10곡을 모두 본인이 작사/작곡했다. 러닝 타임이 채 50분이 되지 않지만 앨범의 소리는 대체적으로 풍성한 편이며 다양한 매력 점을 보유하고 있다.





88. Carmen Hendricks - Rhythmic Soul Revealed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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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 출신의 다재다능한 여성 뮤지션 카르멘 헨드릭스. 이 앨범은 그녀의 데뷔 앨범이자, 이제는 그 존재마저 희귀해진 앨범이다. 알앤비 팬들에게는 이 앨범보다 2014년 발매했던 Timing이라는 앨범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소포모어 앨범의 퀄리티도 훌륭하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이 데뷔 앨범을 꼽을 것이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고혹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곡들로 가득하다. 남아공 출신의 뮤지션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음악을 들었을 때 그들이 공유하는 정서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 생각에 그런 성질은 "유행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가만히 자기가 사랑했던 시대에 머무르는 낭만"이 아닌가 싶다.





87. J. Holiday - Back Of My Lac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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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나와는 알앤비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던 선배가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Sisqo의 incomplete를 따라 불러 본 적이 없다면 너는 알앤비 팬이라 말할 자격이 없다." 무슨 개소리인가 싶어 듣는 둥 마는 둥 넘겼던 말을 지금 여기서 약간의 각색을 거쳐 인용하고자 한다. "제이 홀리데이의 Suffocate를 따라 불러 본 적이 없다면 누구든 알앤비 팬이라 말할 자격이 없다." 역시 개소리. 한때, 제이 홀리데이는 알앤비 팬들이 가장 기대하던 신인 중 한 명이었고, 그런 기대에 부흥이라도 하듯이 이런 훌륭한 데뷔 앨범을 선보였다. 이 앨범에는 Suffocate 외에도 Bed, Laa Laa, Fallin'같은 많은 히트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86. Aaron Parnell Brown - The Tin Man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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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찮게 앨범 수록 곡인 Changes를 듣고 난 뒤, 나는 이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어보았다. 처음 내가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느꼈던 충격은 라파엘 사딕의 The Way I See It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충격과 비견할 만하다. 첫째, 그것은 앨범의 완성도가 나타내는 견고함에 대한 충격이었고 둘째, 그것은 이 시대에는 다시금 나타날 것 같지 않았던 질감을 구현한 것에 대한 충격이었다. 앨범의 주인공인 아론 파넬 브라운은 초창기 흑인음악의 정적인 느낌과 7-80년대 고전 소울의 빈티지함, 현대 흑인음악의 세련미를 한데 아울러 멋들어지게 표현해냈다. 지극히 자전적이고 계몽적인 이야기를 담은 이 앨범은 발매 당시, 필라델피아 인디펜던트 레이블과만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하마터면 사장될 뻔한 적도 있었지만 금세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세계 각지의 음악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85. Dawkins & Dawkins - From Now On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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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명의 도킨스 형제들이 뭉친 가스펠 그룹 Dawkins & Dawkins. Anson과 Eric 두 형제가 그 주인공들이다. 알앤비 팬이라면 Eric Dawkins를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비 메이슨 주니어, 데이먼 토마스와 함께 언더독스를 이끈 중역이었으며, 프로듀싱팀 펜타곤의 멤버로서 숱한 명곡들을 써 내려갔다. 이 중에도 이들의 가장 큰 업적을 꼽자면, 가장 널리 알려진 1998년작 Focus와 함께 그들이 남긴 가스펠 앨범들을 들 수 있다. 1998년 이래로 무려 13년 만에 선보인 이 앨범은, 그들이 이제까지 선보였던 음악 세계(가스펠 음악의 성스러운 가사, 언더독스 특유의 드럼과 베이스, 펜타곤의 은은한 멜로디)의 총집합이라 할 수 있다.  






84. Jameil Aossey - The Euphonious Suite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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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 알앤비신의 다재다능한 싱어송라이터이자 프로듀서인 Jameil Aossey. 자메일은 피아노와 기타, 드럼같은 현대음악을 작곡할 때 필수 요소인 3대 악기에 모두 능통하고, 셀프 프로듀싱이라는 또 하나의 장기로 그의 다재다능함을 대변하고 있다. 이 앨범의 신기한 점은, 흑인음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흑인음악 특유의 특성인 끈적끈적 함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시종일관 담백하고 세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앨범의 이런 특이점은 듣는 이들의 취향에 따라서 호감으로, 비호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이 앨범을 기존의 흑인음악 하위 장르 어디에 귀속시켜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 그만큼 이 앨범은 복합적이면서 직관적인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네오소울이 성행하던 시기에 기존의 네오소울의 입장보다 더 진취적이던 음악들을, 뜻은 같지만 누소울Nu-Soul이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칭했던 것처럼 이 앨범은 누블랙이라는 명칭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83. Zamajobe - Ndawo Yami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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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공 출신의 여성 뮤지션 Zamajobe. 그녀는 내가 아는 그 어떤 아프리카 출신 뮤지션보다 아프리카의 느낌이 강한 뮤지션이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따스한 온기를 가득 머금은 힐링뮤직으로 가득하다. 굳이 이 앨범을 들어야 할 계절을 지정할 수 있다면, 그 계절은 필시 겨울이다. 그녀의 지역색이 충만한 소울 음악은 피부색과 방향성은 다를지라도 여러 가지 면에서 노라 존스를 떠오르게 한다. 수록 곡 중, Magic이나 Come With Me 같은 히트 싱글들은 아마 들어본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녀는 신기하게도 인터뷰에서 영향받았던 가수로 밥 딜런과 에릭 클랩튼을 꼽았고, 어렸을 적부터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찬송가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역시 신기하게도 지금까지 열거했던 요소들을 모두 합쳐보면 그녀의 음악과 비슷한 느낌이 나올 거 같기도 하다.    





82. Miguel - Kaleidoscope Drea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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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겔만큼 데뷔 앨범과 소포모어 앨범 사이의 간극이 큰 가수는 없을 것이다. 그 사이를 메우고 있는 요소들이 정통 알앤비/피비 알앤비, 보편적인 취향/마니아층, 성공에 대한 열망/음악에 대한 열망처럼 양립할 수 없는 주제들로 이루어져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그 경위가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미겔은 그렇게 극적으로 변화하게 된 원인을 묻는 질문에 사람들이 마치 잊어버린 듯이 구는 자신의 데뷔 앨범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나, 프랭크 오션과의 상대적인 비교 두 가지 모두 원인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롯이 자신만의 세계. 자신만의 음악. 자신을 대표해 줄 그 무언가를 추구하던 미겔은 어느샌가 일렉 기타와 섹시한 목소리를 상징하는 싱어송라이터가 되었다. 이 앨범은 그 과정의 출발선이다.





81. Matt Cusson - Matt Cusso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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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 커슨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인 하비에르의 소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는 하비에르의 음악적 동반자 중에 한 명이면서 브라이언 맥나잇의 투어에서 세션 경력도 가지고 있다. 재밌는 점은 그가 브라이언 맥나잇이 내한 공연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았을 때 함께 와서 공연을 하고 갔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나는 그 공연장에 있었고 맷 커슨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존재를 알 수 없었던 탓에 그를 알아볼 수도 없었다. 차후에 이런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인간사의 오묘함을 느꼈던 적이 있다. 맷 커슨의 음악을 그에게 큰 영향을 줬음직한 하비에르와 맥나잇의 음악과 비교한다면 그나마 하비에르와 비슷한 쪽이라 할 수 있다. 안 그래도 이 앨범엔 하비에르와 함께 기타를 잡고 함께 노래한 Same Old Song이라는 멋진 곡이 수록되어 있다.





80. Nikki Jean - Pennies In A Jar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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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페 피아스코의 앨범을 들어본 사람이라면 그녀의 목소리는 기억 못하더래도 Nikki Jean이라는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그녀의 데뷔 앨범인 이 앨범에도 역시 루페 피아스코가 참여했다. 그다지 특별할게 없어 보이는 이 앨범은 사실 니키의 원대한 꿈과 계획이 집약된 앨범이다. 그녀는 자신의 앨범을 기획하면서 과거의 전설적인 송라이터들과 함께 자신의 앨범을 작업하고 싶다는 창의적인 동시에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다. 실로 놀라운 점은 이 계획의 대부분이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그런 성공으로 말미암아 그녀의 앨범 크레딧은 톰 벨, 밥 딜런, 버트 배커랙, 캐럴 킹, 칼리 사이먼 등의 전설적인 이름들로 가득하게 되었다. 그런 원대함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은 만인에게 사랑받을만한 그런 유형의 앨범이 아니다. 앨범 곳곳은 예상치 못 했던 클래식함으로 가득하다. 이 앨범에 대한 결정적인 판단은 당신이 그녀의 원대한 꿈에 공감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79. Tami Hert - Hert So Good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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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이 앨범 한 장만이 내가 Tami Hert라는 뮤지션에 대해 알고 있는 거의 전부이다. 역설적이게도 그녀에 대한 나의 정보가 오직 하나뿐이라서 그녀는 그 어떤 뮤지션보다 내 마음속에 강하게 각인이 되었다. 가장 유명할 거 같은 If You Were Mine을 비롯해 앨범에 수록된 전곡이 모두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90년대 말미에 발매된 앨범 답지 않게 특유의 세련됨을 선보이고 있고, 뛰어난 절창은 아니지만 나긋한 그녀의 가창은 빈틈없이 앨범을 조율한다. 






78. Lianne La Havas - Is Your Love Big Enough?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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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출신의 리앤 라 하바스는 요즘 폼과 인기 양면에서 모두 대단한 뮤지션이다. 리앤은 기본적으로 음악을 정말 잘 만들고, 라이브 무대는 딱히 흠잡을 곳이 없으며, 미인상의 얼굴을 가진 데다 악기도 다양하게 잘 다룬다. 게다가 갖고 싶어도 가질 수 없다는 특유의 분위기와 목소리까지 가졌다. 요즘 그녀는 음악적으로나 미모로나 완숙미와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 폼이 한창 오른 운동선수를 떠오르게 한다. 리앤 라바스는 여성 싱어송라이터의 전형적인 특질들을 모두 가진 보기 드문 재능이다. 이 앨범은 지금의 그녀가 존재할 수 있도록 충격적이고 멋진 등장의 발판이 되어주었다. 평단과 리스너들에게 호평받은 뛰어난 음악으로 가득한 좋은 앨범이다. 리앤 하바스는 지금 듣는 이 누구에게나 가장 특별한 음악을 들려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77. The Tony Rich Project - Words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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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매된 앨범들이 더 이상 팬들에게 회자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앨범은 완성도가 너무나도 뒤떨어져서, 어떤 앨범은 너무 오래됐다는 이유로, 또 어떤 앨범은 언급될 때마다 큰 화제성을 유발하는 나머지 피로감에 언급이 자제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토니 리치 프로젝트의 데뷔 앨범 Words는 보편적인 이유에는 해당하지 않는 거처럼 보인다. 항상 Words가 언급될 때마다 뒤따르는 말이 있다. 이 앨범은 1997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알앤비 앨범상을 수상했다. 경쟁작은 무려 Maxwell의 Maxwell's Urban Hang Suite과 Me'Shell NdegéOcello의 Peace Beyond Passion이었다. 그렇기에 Words는 회자되어서도 조롱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결국, 이 앨범이 그래미 어워드에서 승자가 된 것이 부적당하다고 할지라도 이 앨범에 담긴 음악이 훌륭하다는 점은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이 앨범을 그래미 승자로 만든 것은 어떠한 요행이나 행운도 아니다. 바로 이 앨범에 담긴 매끈하고 매력적인 음악들 덕분(그래도 수상은 맥스웰이 했어야 했다.)이다.





76. Amy Keys - Lover's Intuition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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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에이미 키스가 누군지 모른다고 하더래도, Lover's Intuition라는 앨범을 들을 마음이 없다 하더래도 Everything I Close My Eyes는 꼭 들어보길 권한다. 아마 내가 이렇게 간곡하게 얘기하지 않더래도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이 곡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Everything I Close My Eyes를 듣고 이 앨범에 관심이 생긴다면 앨범도 마저 들어보길 권한다. 어차피 에이미 키스의 앨범은 이 앨범 한 장뿐이다. 앨범은 전반적으로 소울풀하고 근사한 트랙들로 가득하고 그녀의 풍성하고 힘찬 목소리는 앨범에 활기를 더한다. 이 앨범은 당신이 잊고 지냈던 혹은 아예 알지 못 했던 세계와 당신이 조우하는데 있어서 교두보의 역할을 멋지게 수행하여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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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2년 전쯤에 알앤비 앨범 Top 100이라고 알앤비 앨범 100개를 순위별로 나열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글은 그때 글의 두 번째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51~100

http://hiphople.com/index.php?_filter=search&mid=swag&search_keyword=tomboy&search_target=nick_name&page=2&document_srl=5476641


1~50

http://hiphople.com/index.php?_filter=search&mid=swag&search_keyword=tomboy&search_target=nick_name&page=2&document_srl=5505675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첫째는 저의 재미를 위해서고

두 번째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앤비 음악을 들었으면 해서입니다.

고전 소울 싱어 메이비스 스테이플스는 현재 소울음악신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나의 모든 것을 바쳤던, 사무치는 그리움이 담긴, 바스러져가는 세상"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저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하지만, 요즘 더 이상 정통 알앤비를 듣지 않는 세대를 보면서 제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거 같습니다. 누구나 음악적으로 머물러 있고 싶은 시대가 있기 마련이죠. 저는 정통 알앤비가 우리 시대에 좀 더 머물러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S. 대부분 교체하려 하였음에도 저번 리스트와 겹치는 앨범이 간혹가다 몇 장 있습니다.



P.S. 2 상징적인 몇 개의 앨범을 제외하면 1990년대 이전 앨범은 모두 제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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