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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드레이크의 전략적인 양면성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7.05.18 12:22조회 수 9803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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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드레이크의 전략적인 양면성

바이스 매거진(Vice Magazine)의 음악 매거진 노이지(Noisey)에서 "Drake's 'Take Care' Is the Greatest Emo Album of All Tim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행했다. 기사는 드레이크(Drake)의 두 번째 앨범 [Take Care]의 커버 아트워크를 통해 "현재 드레이크의 의기소침함, 사색, 부호의 외로운 삶 등의 콘셉트는 [Take Care]에서 시작했다"고 말한다. 기사에서 설명하는 드레이크의 특징은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이모(Emo)로 모인다. 한편으로 최근의 드레이크에게는 '6 God'이라는 호칭이 붙는다. 드레이크가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 토론토의 지역번호 416과 647에서 숫자 6을 따와 자신을 토론토의 신이라 부른 덕이다. 이렇듯 외부와 내부에서 그가 얻어낸 두 단어, #emo 와 #6god 은 드레이크가 자신의 캐릭터 성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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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

드레이크의 외로움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아프로-아메리칸으로의 정체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힙합 음악에서, 캐나다에서 중산층으로 태어나 아역 배우로 나름의 성공을 거둔 드레이크가 기존 틀을 답습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드레이크가 본인을 어떻게 드러냈는지는 [Thank Me Later]에서부터 여실히 나타난다. [Thank Me Later]에는 'I'가 약 410번 나온다. 드레이크와 비슷하게 게토의 삶과는 거리가 먼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The College Dropout]에도 'I'가 약 210번 나온다. 이는 다른 힙합 예술가의 음악과 비교해도 유난히 많은 횟수다. 또한, 드레이크는 래퍼에게 일종의 금기로 여겨졌던 감성적인 노래도 불렀다. 그래서 팬들에게 'So Drake'라는 말은 농담 섞인 모욕으로 쓰였고, 그에게는 메인스트림용 래퍼라는 딱지가 붙었다. 하지만 "Successful"이나 "Best I Ever Had" 등의 곡은 차트 상위권에 어렵지 않게 안착했다. 이 일련의 경험은 드레이크의 첫 번째 캐릭터인 외로움, #emo 에 기반을 둔다.

드레이크의 외로움은 다양하게 드러난다. [Thank Me Later]의 첫 번째 곡, "Fireworks"에서 그는 "누가 콘크리트에서 꽃이 자랄 줄 알았겠어?"라며 이제는 미움에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자신이 유명해져서 생기는 잡음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꾸준히 주변의 시기와 질투를 언급한다. 그가 질투와 시기에 반박하는 방법은 성공과 배척이다. 드레이크는 자신을 거들떠보지 않던 이들이 후회할 거라고 말하고, 결국 자신이 큰돈을 벌었음을 나열한다. 자신을 지지하는 주변인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떡고물을 노리는 이들을 멀리하며 스스로를 고립한다. 니키 미나즈(Nicki Minaj)와 릴 웨인(Lil Wayne)과 함께 영 머니(Young Money)를 언급하며 'YMCMB 제국'을 만든 것, [Take Care]의 수록곡인 "Make Me Proud"에서 자랑스러움의 대상이 니키 미나즈라는 점, 또 다른 수록곡인 "Crew Love"라는 노골적인 제목과 내용은 이러한 태도에 대한 근거로 볼 수 있다.


♬ Drake - Marvin's Room


아이러니하게도 드레이크는 고립과 동시에 애정을 갈구한다. 이는 "Best I Ever Had", "Find Your Love" 같은 구애보다는 "Shot For Me", "Marvin's Room" 등의 찌질(?)한 곡에서 잘 드러난다. 공통 주제는 술과 과거의 연인이다. 홀로 술을 마시고, 취한 상태에서 과거 연인의 이야기를 꺼낸다. 드레이크의 찌질함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누구나 겪었을 경험에 기반을 둔다는 점이다. 그리고 술을 마시고 헤어진 연인에게 전화하거나, 과거 애인의 이름을 꺼내며 내가 이렇게 잘 되었다고 자랑하는 이야기는 과거에는 드레이크만이, 지금에 와서는 드레이크가 가장 잘하는 이야기다. 정점은 "Hate Sleeping Alone"에서 찍는다. 애정이 없음에도 혼자가 싫어서 누군가와 함께 잠든다니. 이렇게 드레이크의 외로움과 #emo 는 더욱 깊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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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god

감성적인 면모가 짙은 반면, 앞서도 언급했듯 드레이크는 자신을 '6god'으로 표현한다. 그 표현의 바닥에는 분노와 억울함이 도사린다. 이전에도 여러 곡이 있었지만, 격한 감정이 주된 요소로 자리 잡은 건 역시 [Nothing Was The Same]부터다. 첫 싱글 "Started From The Bottom", "All Me", "Worst Behavior", "The Language" 등 간결한 트랩 비트 위에서 격한 논조로 분노를 토로한다. 자신이 이룬 것들을 언급하며, 왜 아직도 본인을 싫어하는가에 관한 억울함을 이야기한다. 여기에 그의 동료들이 힘을 보탠다. 드레이크와 YMCMB의 돈독함은 여전하지만, 그보다 더욱 돋보이는 건 토론토의 존재다. "Started From The Bottom" 뮤직비디오에는 토론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마트가 등장한다. 같은 곡에서 드레이크가 바닥부터 시작했다고 말하는 주체 또한 '나'가 아닌 '우리'다.
 
드레이크가 2015년에 갑작스레 공개한 [If You're Reading This It's Too Late] 속의 #6god 은 더욱 노골적이다. 단순히 자신을 토론토 출신의 성공한 예술가 그 이상의 토론토의 신으로 묘사한다. 더불어 거의 전곡에서 토론토를 누비는 자신과 같은 출신의 친구들을 언급한다. 실제로 드레이크는 OVO 사운드(OVO Sound)를 통해 많은 토론토 예술가를 음악 시장에 등장시켰다. 토론토의 많은 음악산업 종사자는 OVO 사운드의 일을 하며 실력을 키운다고 한다. 현실과 음악 양 측면에서 #6god 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셈이다. 일종의 편 가르기를 통해 #6god의 위치를 공고히 다지는 방식은 [Views]에서도 계속된다. 그는 여전히 토론토에서("Still Here"),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Hype"), 변절자에게는 가차 없이 굴고, 가족에게는 더 큰 사랑을 베푼다("Keep The Family Close"). 물론, [Nothing Was The Same]과 [If You're Reading This It's Too Late], 퓨처(Future)와 함께 한 [What a Time to Be Alive]까지 거쳐오며 #6god 의 이미지가 빈번하게 소비된 감도 있다. 이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던 건지, 드레이크는 그에서 비롯된 매너리즘을 댄스홀("Controlla", "One Dance", "Too Good"), 차트를 지배한 싱글 "Hotline Bling" 등으로 극복하기까지 한다.


♬ Drake - Energy


그리고 가장 최근에 발표된 [More Life]는 드레이크의 음악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훑으면서, 음악적으로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More Life]에는 듣는 이가 예상하는 드레이크의 음악과는 결이 조금씩 다른 곡들이 담겨 있다. [Nothing Was The Same]에서 자메이칸이 나온 이후, [Views]에 댄스홀이 등장했듯이, 긱스(Giggs)와 스켑타(Skepta)를 섭외하며 다음 행보를 제시하기도 했다(드레이크는 스켑타와 제이미(JME)의 레이블인 보이 베러 노우 (Boy Better Know)와 계약한 바 있다). 한편으로 드레이크는 [More Life]로 근 몇 년 사이 세계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음악("Get It Together")에도 손을 뻗쳤으며, 기존의 미국 힙합의 범주에서도 영 떡(Young Thug), 투 체인즈(2 Chainz) 등과 함께 새로운 색깔을 제시했다. 그의 새로운 음악이 #emo 일지, #6god 일지, 아니면 새로운 캐릭터를 꺼낼지는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드레이크는 아직도 세계 음악의 트렌드를 읽고 있다는 점이다. 그의 전략은 2017년에도 현재진행형이다.




글 ㅣ 심은보(GDB)

이미지 ㅣ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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