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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저스트 뮤직이 만들어낸 일곱 가지 효과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05.05 02:27추천수 1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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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저스트 뮤직이 만들어낸 일곱 가지 효과


기존의 틀을 깨부수거나, 아니면 그 틀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왔다. 그러면서도 지구 최강의 충만한 똘끼(?)를 뽐내고, 힙합으로 취할 수 있는 부와 명예를 각자의 멋으로 꽤 많이 얻어냈다. 그래서 우린 여전히 저스트 뮤직(Just Music)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지난 2014년 발표한 첫 컴필레이션 앨범 [파급효과 (Ripple Effect)]로 말 그대로 자신들의 투지와 야망으로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려 했다면, 얼마 전 발표한 [우리효과 (We Effect)]로는 스스로의 존재 그 자체가 효과임을 자부한다. 그렇다면 레이블이라는 집단으로서가 아닌 각자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닌 채로 자아내는 효과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두 컴필레이션 앨범 중 하나는 실제의 효과이고, 나머지 하나는 가상의 효과이듯 그 둘을 오가며 저스트 뮤직의 아홉 멤버들에게 나름대로 어울리는 이름의 효과들을 붙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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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스 - 이대호 효과


올시즌, 롯데 자이언츠(Lotte Giants)의 타선은 예년과 다르게 힘 있어 보인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일본과 미국을 건너 온 그는 제자리(?)인 한국의 구도 부산으로 돌아와 팀의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는 데다가 정신적 지주로서 후배 타자들에게 힘과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결코, 넉넉한 풍채 때문만은 아니다. 스윙스(Swings)에게는 그런 이대호의 모습이 살짝 겹쳐보이기도 한다. 스윙스가 입대와 잠정적인 활동 중단으로 공백기를 가졌을 때의 저스트 뮤직은 어딘지 모르게 비어 보였다. 멤버들은 그와 무관하게 각자의 활동을 이어갔지만, 어쨌든 스윙스가 돌아온 지난해 여름부터 다시금 탄력을 받는 듯한 인상은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이대호가 늘 풍성한 스탯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했듯 스윙스도 복귀 전이나 복귀 후나 왕성한 작업량으로 레이블의 대빵(!)임을 떠나 아티스트 개인으로서 쉼없이 달려왔다. 이런저런 탈은 있을지라도 2017년의 돌아온 이대호와 스윙스, 그리고 그들이 속한 롯데 자이언츠와 저스트 뮤직은 아마 예년과 다른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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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보이 - 미래(Future) 효과


던밀스(Don Mills)는 "미래"에서 "기리보이(Giriboy)보다도 훨씬 더 길이 보이고"라고 말했다. 던 밀스가 기리보이에서 무슨 길을 봤는진 알 수 없지만, '미래'에서 '길이 보인다'는 문장을 쓴 건 괜스레 재미있다. 기리보이가 한국힙합 씬에서 가장 흥미로운 음악적 방향성을 보여주는 음악가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의 음악적 경력은 장르 규정이 무색할 정도로 다채롭다. 기리보이의 음악은 듣기 좋은 편안한 음향을 바탕으로 힙합과 팝, 알앤비, 전자음악, 얼터너티브 록까지,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최근에는 우주비행(WYBH) 크루를 만들며 퓨처 장르의 크루 컴필레이션 앨범을 선보였다. 이쯤이면 [육감적인 앨범]과 [성인식], [기계적인 앨범]을 넘어 우주로 간 기리보이를 한국힙합에서 가장 '미래'에 근접한 음악가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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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넛 - 찐X X따 효과


공식적인 글에서 '찐X'라는 용어를 쓰는 게 괜찮은가 내심 걱정이 된다. 하지만 'X따'만큼 블랙넛(Black Nut)을 적절히 수식할 수 있는 말은 없다. 그는 첫 공식 싱글 "100"부터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쇼미더머니 4>, "Indigo Child", [ㅍㅍㅍ]으로 나름대로 긴 시간을 건너오기까지, 대체로 자신의 존재를 낮추어 잡고 소위 '루저'라는 이미지를 강조해왔다. 그 사이에 그의 존재는 유머러스하게 이해되기보다 점차 위악적으로 변모하기도 하는 듯한 경향도 있었다. 그로 인해 한동안 많은 빈축을 샀고, 힙합 씬 내외로 이전보다 더 강력한 트러블메이커로 인지됐다. 그러나 블랙넛의 태도, 논지가 정치적으로 올바르냐, 그렇지 않으냐를 떠나서 어쨌든 그가 많은 부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걸 부정할 수는 없다. 아마 21세기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찐X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간 X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블랙넛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를 거쳐 대중들 각자가 정할 것이다. 다만, 중요한 건 블랙넛이라는 존재, 그리고 그 존재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상황들을 맥락상 지금 현재 대한민국의 여러 모습 중 한 단면으로까지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불편하게 여기든, 통쾌하게 여기든 그 누구도 그를 이 사회에서 없는 존재 셈 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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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스택스 – 개명 효과

 

빌스택스(Bill Stax)의 행보는 늘 흥미롭다. 지기 펠라즈(Jiggy Fellaz)와 인디펜던트 레코즈(Independent Records)로 활동하던 바스코(Vasco)부터 시작해 저스트 뮤직에서의 바스코를 지나 현재의 빌스택스까지, 매 순간이 그러했다. 그 과정 안에서 그는 마초적인 캐릭터를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선보였다. 이러한 변화의 정점은 당연하게도 그가 바스코에서 빌스택스로 랩네임을 바꾼 순간이다. 빌스택스는 [파급효과 (Ripple Effect)] 때처럼 더는 프레쉬맨을 자청하며 타이트한 랩을 선보이지 않는다. 또한, [MADMAX] 때처럼 텐션을 극도로 끌어올리는 랩을 토해내며 마초남의 끝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대신, 조금은 힘을 뺀 발성,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래핑, 자신의 부와 명예를 대표할만한 키워드들을 통해 빌스택스라는 이름에 새로운 이미지를 부여해냈다. 그래서인지 부와 명예를 보란 듯이 드러내는 [Buffet]에서의 모습은 최근 발표된 [우리효과 (We Effect)]에서의 모습과 흡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앨범에 담긴 패기와 야망이 어느 정도 실현된 저스트 뮤직 멤버들의 현재가 [Buffet]를 통해 드러낸 빌스택스의 모습이 어느 정도 비슷한 결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빌스택스는 랩네임의 변화가 동반하고 있는 리스크를 [Buffet]와 [우리효과 (We Effect)]를 통해 극복하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했다. 이야말로 개명의 성공적인 사례이자 그 효과가 극대화된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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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잼 – 보톡스 효과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피부도 늙는다. 점점 선명해지는 주름은 이를 부인할 수 없는 증거다. 그 증거를 감추기 위해, 혹은 새 삶을 얻은 느낌을 위해 누군가는 보톡스를 맞기도 한다. 힙합 아티스트들도 고인 물처럼 되어가는 자신을 혁신하고자,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보톡스를 맞는다. 어떤 이에게는 <쇼미더머니>를 비롯한 미디어 같은 외부 요인이 그런 보톡스의 역할을 할 것이다. 그 보톡스는 멀지 않게 변모된 랩 스타일, 캐릭터라는 내적 변화를 이끌어낸다. 대표적으로 씨잼(C Jamm)이 있다. 몇 장의 믹스테입과 저스트 뮤직 입단 이후, [파급효과 (Ripple Effect)]에서 선보였던 스킬풀하고 패기 넘치는 씨잼의 캐릭터는 “신기루”를 통해 변화의 조짐을 보이더니, <쇼미더머니 5>를 통해 확실한 변환점을 맞이한다. 가장 눈에 띄는 헤어스타일의 변화부터 시작해, 누구보다 여유로운 모습과 조금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자신감 넘치는 언행은 기존의 힙합 팬들은 물론 대중에게까지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회가 거듭될수록, 씨잼은 자신의 새로운 이미지를 더욱 많은 이들에게 각인시켰고, 현재의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완성시킨다. 특히, 주어진 마디 속에서 최대한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던 이전과는 달리 여유로움 속에서 함축적인 의미를 지닌 감각적인 벌스들은 씨잼의 새로운 캐릭터와 일맥상통하며, 그 효과가 배가됐다. 조금은 발음을 흘리면서도 특정 음절에서 악센트를 강조하는 식의 래핑 역시 이러한 부분의 연장선이다. [우리효과 (We Effect)]에서도 신선함을 유지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신선함이 언제까지 갈지는 누구도 모른다. 다만, 구린 건 하지 않겠다는 그의 말을 생각해보면, 씨잼의 보톡스에는 유효기간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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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노창 - 피그말리온 효과


로젠탈 효과(Rosenthal Effect)라고도 불리는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는 믿음과 기대, 예측이 실제로 일어나는 효과를 말한다. "정말 간절하게 원하면 전 우주가 나서서 다 같이 도와준다"는 말과 맥락이 비슷하다. 천재노창은 이 효과에 딱 걸맞은 인물이다. 천재노창이라는 이름부터 '천재를 동경하여 천재가 되고 싶은 노창'을 줄인 거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열렬한 팬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천재노창이 곡을 만드는 방식은 칸예 웨스트와 꽤나 흡사하다. 저스트 뮤직 소속 음악가들은 여러 인터뷰에서, 천재노창이 미리 받아둔 래퍼의 목소리를 본인 마음대로 가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푸샤 티(Pusha T)나 커먼(Common) 등이 밝힌 칸예 웨스트의 작곡 방법과 비슷하다. 전위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 또한 천재노창과 칸예 웨스트의 공통점 중 하나. 이런 식으로 천재를 동경하던 노창의 음악에는 내공이 쌓였고, 이제는 노창을 수식하는 천재라는 단어를 부정하는 이는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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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요한, 고어텍스, 오션검 - 낙수효과


자유시장 경제하에서 상위 계층이 잘살면 경제 전반이 개선되어 상대적으로 하위 계층에 속하는 이들이 그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주장을 낙수효과라고 한다. 이것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는 찬반 여론이 오랫동안 오가고 있지만, 저스트 뮤직의 세 사람에게는 이러한 낙수효과를 어느 정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한요한은 저스트 뮤직에 합류한 뒤 발표했던 작품들이 세간에 화제가 되었고, 심지어 그의 다이어트 성공기는 몇 SNS에서 발견될 정도였다. 한요한이 기존의 솔로 커리어를 가져갔던 것보다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의 음악적, 혹은 외적 변화가 주된 이유겠지만, 저스트 뮤직이라는 이름이 가져다준 부분 역시 아무래도 크게 느껴진다. 물론, 한요한이 기존에 발표했던 자신의 음악이 있었듯, 고어텍스(Goretexx)는 모델로서의 커리어가 있었으며, 오션 검(Osshun Gum)도 <고등래퍼>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을 받았다. 각자 어느 정도 인지도를 보유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낙수효과를 실질적으로 증명하기는 힘들지만, 만약 이 사람들이 저스트 뮤직이라는 레이블 없이 홀로 출발했다면 지금만큼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심은 충분히 가질 수 있다. 중요한 건 낙수효과를 누리려면 상위계층이 그만한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점이다. 저스트 뮤직에게 이들의 미래가 달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기존 멤버들보다는 더욱 레이블의 미래와 운명을 함께하지 않을까 싶다.



글ㅣMelo, Loner, GDB(심은보), bluc

이미지ㅣ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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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아마 21세기를 통틀어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찐X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올라간 X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ㅋㅋ
  • 5.12 02:07
    @원팍투팍쓰리팍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듯
  • 5.6 21:52
    빌스텍스형 너무 잘생긴거 아님?
  • 5.7 14:35
    이제 들어온 사람들한테 낙수효과 거리면서 비아냥거리는거 같은데. 절대 좋게 못보겠음. 낙수효과는 AOMG에 박재범에게서 나타나는 aomg멤버들이 누리는게 낙수효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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