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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RnB Talk - Miguel, Kaleidoscope Dream

title: [회원구입불가]soulitude2013.04.24 00:29추천수 3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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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B Talk] Miguel, Kaleidoscope Dream

* 2014년 5월까지 약 3년 간 연재되어 오던 시리즈 '알앤비 토크(RnB Talk)'가 2016년 1월 부로 모두 아티스트 열전으로 편입되었습니다. 이점 참고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어쩌면 [Kaleidoscope Dream]은 그저 미겔(Miguel)이라는 아티스트 한 명이 자기 취향에 따라, 단지 신선한 시도를 하고파서 만든 앨범으로 그 의미가 끝날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PBR&B, 혹은 얼터너티브 알앤비라는 장르가 탄생하는 시점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기도 하며, 작년 한 해 많은 팬들과 평론들에게 회자되었던 앨범이다. 판매량은 명성만큼 신통치 않았지만, 그리고 프랭크 오션(Frank Ocean)과 더 위켄드(The Weeknd)라는 대형 신인들 때문에 좀 주춤하기는 했지만, 그래미를 포함한 많은 시상식에 후보로 오르며 상도 받았던 앨범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이 앨범으로 미겔이라는 아티스트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다재다능한 친구이다. 기타도 치고, 코러스를 포함하여 곡도 직접 쓰고, 엔지니어링도 자기가 한다. 이번 앨범은 디자인을 포함한 많은 부분을 스스로 해내며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만들어냈다. 지난 앨범을 함께 작업했던 해피 페레즈(Happy Perez)나 살람 레미(Salaam Remi)가 이번 앨범에도 참여하였지만 그 비중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대신 직접 곡을 쓰는 비중을 훨씬 늘리고 프로듀서 듀오 팝 앤 오크(Pop & Oak)를 기용하였다.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가 있던 자이브 레코드(Jive Records)가 긴 역사를 끝내고 RCA에 흡수되었던 것도 영향이 있다. 회사가 작업 환경에 있어서 변화를 제공해 주었던 것이다. 그 결과, 그는 앞서 발표한 [Art Dealer Chic]이라는 세 장의 무료 EP로 높아진 기대치를 훌륭하게 만족시키는 앨범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사실 PBR&B라고 불리는 장르 속에는 일정한 규칙이 없다. 혹자는 EDM 사운드 소스를 강하게 차용하고, 다른 누군가는 타 장르를 끌어와 사용하기도 한다. 가장 사랑을 많이 받았던 프랭크 오션의 앨범, [Channel ORANGE]의 경우에는 미니멈하고 절제된 사운드를 차용한 반면, 더 위켄드의 [Trilogy]는 정반대로 과장되고 극대화시킨 사운드가 중심을 이룬다. 미겔의 앨범은 둘과는 또 다르다. 전기 기타의 활용으로 락적인 면모를 풍기기도 하며, 때로는 비트에 곡의 중심을 두기도 한다. 거기에 아슬아슬하게 과하다 싶은 리벌브와 화려한 코러스는 미겔만이 가진 메리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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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PBR&B라고 불리는 음악들 사이에 공통점은 존재한다. 바로 기존의 공식을 깬다는 것이다. 과거에 지금은 트레디셔널 알앤비(Traditional R&B)라고 불리는 알앤비 음악들이 그 자체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지닐 때부터 시작해, 메인스트림에 흑인 음악이 스며들어 팀버랜드(Timbaland), 넵튠즈(The Neptunes) 등의 프로듀서들이 힙합과 알앤비 양쪽에서 빛을 발하며 시장을 장악하는 시기를 지나면서 굳어진 팝 음악, 그것의 기형적 공식들이 이제서야 산산조각나며 새로운 정체성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스타게이트(Stargate)로 대표되는 팝 음악도 알앤비 음악도 아닌 음악들을 알앤비라고 부르던 메인스트림 시장에서는 올해 몇 장의 앨범들이 주목을 받으며 기적처럼 혼란이 시작되었다. 앨범 [Kaleidoscope Dream]도 그 중 하나이다.

 

기존의 공식을 깬다는 것은 단순히 사운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앞에서 말한 아티스트들도 그렇지만 미겔 역시 가사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곡 구성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알앤비 음악들이 가졌던 공식들을 깨트린다. 단순히 아름다운(혹은 밋밋한) 사랑 노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겪어온 측면, 자신이 바라본 것들을 표출하는 가사를 쓰고, 미겔의 경우에는 여성을 향한 개수작을 아름답고 섹시하게 표현함으로써 자신만의 캐릭터를 잡아냈다. 팔세토와 진성을 시도 때도 없이 넘나들며 섹스어필 충만한 사운드를 만들고, 곡의 구성 역시 자유분방하게 만들었다. 기존에 가진 벌스, 브릿지, 훅의 반복 루트 공식을 깨트린 것 역시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 중 하나이다.

 

물론 기존에 해왔던 팝-알앤비 곡들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좋은 곡들도 있었고, 하나의 과정이기도 하였다. 미겔 역시 그런 부분들을 지나왔다. 그래서인지 더 위켄드의 거대한 서사, 프랭크 오션의 절제된 아름다움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사람들은 이제 미겔에게서 프린스(Prince), 마빈 게이(Marvin Gaye)를 떠올린다. 그러나 미겔은 제 2의 누군가가 아닌 그 자체로도 엄청난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묵직한 비트를 사용하고, 전자 기타 연주를 전면에 내세우고, 때로는 랩도 하는 그가 여러 장르를 가로지르면서도 알앤비라는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섹시함’의 역할이 가장 컸다. 이런 면모들이 내가 다른 아티스트들보다 미겔을 더욱 주목하는 이유이다. 



♪ Miguel - Do You…



글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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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title: Kanye Westido
    4.24 00:39
    이렇게라도 빛을 보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아티스트 중에 하나에요,.
  • 4.24 00:56

    제가 처음에 엘이 할때만해도 미구엘 모르시는분 많았는데 프로모션이 중요하긴 한듯..

  • 4.24 07:36
    이 부분 와닿네요 '여성을 향한 개수작을 아름답고 섹시하게 표현했다.'
  • FO
    4.24 07:56
    @Isaiah
    저도 ㅋㅋㅋ
  • 4.25 01:44

    프랭키만 돌리다가 미겔에 빠지게 됐죠

  • 4.26 19:40
    태클 아니고요 전자기타(Electronic Guitar) -> 전기기타(Electric Guitar)
  • 4.27 00:29
    @김태촌
    수정했습니다! ㅎ
  • 5.13 11:57
    yeah the pussy is y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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