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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Bishop Nehru - Nehruvia: The Nehruvian EP

title: [회원구입불가]Beasel2015.06.08 13:58추천수 5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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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hop Nehru - [Nehruvia: The Nehruvian EP]


01. Intro
02. Somebody Waits
03. User$
04. MansSin (Feat. Que Hampton)
05. MellowWithMe
06. You & I (Place to Find)
07. [justfriends]ZONE
08. Breath (Prana $pirit)
09. Harmony In A Glas


[Nehruvia]로 처음 비샵 네루(Bishop Nehru)를 접했을 때만 해도 기대보다는 의구심이 앞섰다. 믹스테입을 이끌어가는 방식은 안정됐으나, 그에겐 여느 붐뱁 키드와 차별화되는 독특한 색채가 없었다. 게다가 랩을 풀어가는 방식과 곡 중간중간 사용하는 추임새는 조이 배대스(Joey Bada$$)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비샵 네루는 짧은 기간 내에 급격히 성장하며 부정적 인식을 걷어냈다. 정밀한 플로우 체계를 보여준 [StrictlyFLOWz]와 나인스 원더(9th Wonder)의 비트 아래 디지 라이트(Dizzy Wright)와 좋은 호흡을 선사한 [Brilliant Youth EP]가 그러했다. 언더그라운드의 거장 MF 둠(MF Doom)과 합작한 앨범 [NehruvianDoom]에선 자신의 색깔은 물론, 베테랑을 압도하는 힘까지 실어냈다. 작품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비샵 네루는 확실히 주목할 신인으로 떠올랐다. 


정규작 발표를 공표했던 비샵 네루는 앨범의 전초전 격인 [Nehruvia: The Nehruvian EP]를 먼저 꺼내놓았다. 그의 성장세는 본 작에서 두드러진다. 주목할 부분은 프로듀싱 능력이다. 비샵 네루는 EP의 전 곡에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아티스트에 한 발짝 다가선 모습을 보인다. 96년생 꼬마가 꾸려낸 사운드는 앳되지 않다. 그는 곳곳에 스크래치를 활용한 올드스쿨 작법을 심어내고, 비트의 질감을 통일성 있게 구성하며 9곡의 하모니를 맞춰낸다. 매들립(Madlib) 혹은 MF 둠에게 영향을 받은 듯한 프로덕션은 매 순간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른다. 특히, 앨범의 타이틀인 “User$”에 담긴 몽환적 코러스와 둔탁한 질감을 유려하게 조종하는 능력은 그가 보통내기가 아님을 증명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 Bishop Nehru - User$


자신의 입맛에 맞춘 비트를 생산해낸 그는 안정감 있는 음성을 쏟아내며 랩과 사운드의 균형을 맞춘다. 다소 작위적인 플로우가 중심을 이뤘던 [Nehruvia]에 비해 본 작에 실린 비샵 네루의 랩은 무던하다. 그는 대체로 일정한 톤으로 서사를 진행한다. 음산한 훅이 중심을 잡고 있는 “Somebody Waits”와 소울 샘플을 통해 밝은 느낌을 구현한 “Breath (Prana/$pirit)”는 상반된 분위기를 지니지만, 비샵 네루는 동일한 질감으로 랩을 구현한다. 하나의 큰 틀을 유지함에 집중한 목소리는 기복 없이 안정감 있게 흐른다. 다소 심심할 수 있는 랩 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비샵 네루는 특유의 불규칙한 라임 배치를 선보인다. 그는 인위적으로 각운을 맞추는 일반적 형태보다는 본능적으로 마디를 파고드는 단어 배열을 선호한다. 문장 단위가 아니라 어절 단위로 라임을 씹으며 맞춰내는 체계는 변칙적인 리듬감을 부여하고, 호흡 자체를 굴곡 있게 만든다. 차분하게 흐르는 톤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한 그의 고민은 앨범에 고스란히 서려 있다.


앞서 언급한 프로덕션과 랩 체계가 앨범을 지탱하는 기둥이라면, 탄탄한 작사 능력은 실질적인 알맹이다. 비샵 네루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꽤 깊이 있는 글솜씨를 뽐낸다. 그의 탄탄한 리리시즘은 일찍이 많은 이들에게 주목받았다. 매스 어필 레코즈(Mass Appeals Records)에 합류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주제를 남다르게 풀어내는 능력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P에서 비샵 네루는 한 단계 더 성장한 작사 실력을 선보인다. 그의 곁에 나스(Nas), 런 더 쥬얼스(Run The Jewels), 패숀(Fashawn) 등이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발전일지도 모르겠다. 


비샵 네루는 일반적 주제 안에 자신의 사고를 첨가해 독자적인 스토리를 꾸려낸다. “User$”가 대표적이다. 금전적 성취라는 식상한 주제를 그는 고뇌와 갈등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그는 부와 명예 사이에서 방황하는 모습, 성공을 축하하는 사람들의 응원에서 느끼는 멍한 감정, 타인의 기대가 주는 압박감 등을 사실적인 표현으로 조곤조곤 뱉어낸다. 결과적으로 비샵 네루는 돈이 아니라 래퍼로서의 명예와 영향력을 강조하고, 자신의 음악에만 온전히 집중하겠다는 순수한 가치를 드러낸다. “Harmony In A Glass”에서는 눈물과 웃음, 과거와 미래 등 상반된 가치가 한 잔에 담겨있다는 묘사를 통해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justfriends]ZONE”에서는 형식적인 관계의 문제를 사회적인 시선으로 집어내기도 한다. 하나의 큰 컨셉 속에서 자신만의 비유와 표현으로 서사를 그려내는 작사 방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주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궁극적인 결론을 어루만지는 종결 방식은 비샵 네루가 그저 그런 루키가 아님을 증명하는 부분이다.


1-2.jpg

최근 씬에는 90년대에 태어난 붐뱁 키드들이 유독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직 그 중심에 비샵 네루가 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의 잠재성이 곧 폭발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2015 XXL Freshman의 예비 후보에 뽑힌 것도 이러한 시선의 연장선일 것이다. [Nehruvia: The Nehruvian EP]를 통해 비샵 네루는 자신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끌어 올렸다. 올 하반기 발매가 예상되는 그의 정규 데뷔작이 어떤 모습일지 심히 궁금하다. 매스 어필 레코즈의 수장 나스가 비샵 네루에 대해 ‘음악의 미래’라고 한 평가가 단순 립서비스가 아니길 바란다.



글 | Bea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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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
  • 6.8 14:04

    0

  • @RaeSremmurd
    좋았음
  • 갠적으로 네루비안둠보다도 ㅅ훨씬좋아요;;
    믹스테입래퍼 ㅜㅜ
  • 6.8 21:04
    나이도 어린데 이정도 실력이면....wow
  • 6.8 23:43
    users 저게 랩이지 사운드를 이해하고 그속에 자기걸 자연스레 내뱉을 수 있는게 래퍼고 싱어
  • 비숍 네루.. 이름도 발음할수록 매력있고, 이 앨범도 묵혀뒀다가 지난 주에 들었는데.. 정말 ㄷㄷ하더군요.. 의식있는 MC의 표본이 될 것 같습니다! ^^
  • 6.9 01:35

    앨범은 나쁘지 않았는데 믹싱 상태가 너무 개판이라 못들어주겠음; 랩이 잘 안들려요

  • 6.9 04:25
    지금 들으러 가봐야겠네요 ㅋㅋㅋ
  • 6.10 21:12
    점점발전하는게진짜 눈에보이게 개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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