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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주: 진격! 콸라의 몬스터 트럭!

Melo2014.12.22 19:38추천수 5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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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4년 12월 3주)


한국힙합 씬은 힙합엘이에 해외 뉴스가 올라오는 만큼 수많은 소식이 쏟아져 나오는 편도, 하루가 다르게 아티스트들의 결과물들이 마구 빗발치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한국힙합 씬에도 분명 주목할만한 소식들과 결과물들이 존재하며, 힙합엘이와 같은 저널의 역할을 하는 사이트라면 그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윅엘이(WeekLE)라는 콘텐츠를 시작했고, 매주 월요일마다 지난 한 주간의 소식을 꾸준하게 전해오고 있다. 놓친 게 있다면 체크해보시고, 이미 알고 있던 것이라면 힙합엘이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나 봐주시길 바란다. 윅엘이 2014년 12월 3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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콸라, 오피셜 믹스테입 [Monsta Truck 2014] 발표


개릴라즈(Guareallz) 크루의 콸라(Qwala)가 지난 17일, 자신의 첫 번째 오피셜 믹스테입 [Monsta Truck 2014]를 발표했다. 이번 믹스테입에는 이전에 싱글로 발표했던 "하히후헤호", "Big Capital", "몬스타트럭", "동양똥개"가 수록되어 있다. 개릴라즈의 멤버인 뉴 챔프(New Champ), 넉살(Nucksal), 제이호(Jayho), 영 제이(Young Jay), 서사무엘(Seo Samuel)이 작품에 함께했으며, 187, 도넛맨(Donutman), 헬리 스텔라(Halley Stella), DJ 크로키(DJ Crokey), 딥플로우(Deepflow), 블랭 타임(Blnk-Time), 로꼬(Loco)도 참여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월 1주차 윅엘이에서 나는 콸라의 "하히후헤호"를 싸이코틱한 보이스 톤을 적극 활용해 자신의 랩이 지니는 소리 그 자체에 집중해 만들어낸 좋은 결과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지금도 그 이야기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번 믹스테입은 단순히 그 정도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콸라의 랩은 이번 작품에서 타악기처럼 활용되는 것 이상으로 단단해지고 유연해졌다. 이는 단순히 플로우나 호흡이 좋아졌다는 식으로 어떤 기술적인 부분이 보완되어 발현된 결과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콸라 본인이 의도하고, 실제 구현해오던 랩 스타일이 자기 자신에게 완벽히 흡착되어 나타난 결과다. 즉, 랩을 운용해 나가는 능력인 완급조절이 좋아졌음은 물론, 노련해졌다는 뜻이다. <더지니어스 3: 블랙 가넷> 속에서 재기 넘치고 어린 오현민이 제아무리 날고 기어도 연륜이 묻어나는 장동민을 이기지 못하듯 베테랑의 노련함은 오랜 시간 동안 숙성되어야 얻을 수 있는 요소다. 그리고 콸라는 긴 시간을 지나 래퍼가 랩으로써 지녀야 할 노련함을 얻었다.



콸라의 노련해진 랩은 믹스테입의 제목이기도 한 바퀴가 무지막지하게 큰 몬스터 트럭의 이미지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그의 랩은 싸이코틱한 보이스 톤과 저돌적인 플로우를 통해 괴물 같고, 맹렬하게 앞으로 나아간다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 신비스럽고 음침한 분위기를 내는 샘플과 로파이한 드럼을 바탕으로 하는 붐뱁 스타일의 비트들은 그 강렬한 인상을 배가시킨다. 언뜻 들으면 우탱클랜(Wu-Tang Clan)이 데뷔 앨범을 통해 드러낸 스타일과 흡사하다. 랩도 타이트함 하나만으로 승부를 보기에 어쩌면 그가 우탱클랜의 음악을 모티브로 이번 믹스테입을 꾸려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콸라가 이번 믹스테입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구축해냈다는 점이다. 글 속에서 특정 곡이 이러이러하다고 설명하지 않은 것도 그만의 타이트한 랩 스타일이 작품 전반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그는 씬 안에서 B급 래퍼 정도로 그치지 않고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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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sta Truck 2014] 음원: 링크

콸라 트위터: @Qwalaman / 인스타그램: Qw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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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한당, 프로젝트 앨범 [A Tribe Called Next] 발표


불한당 크루가 지난 21일, 새로운 프로젝트 앨범 [A Tribe Called Next], 일명 [ATCN]을 발표했다. 불한당은 첫 프로젝트 앨범인 [절충 3: 불한당들의 진입과 전투] 때부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타이틀을 들고 다녔다. 이번 프로젝트도 그 타이틀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불한당의 베테랑 뮤지션들이 짜 놓은 판 위에 최근 씬에서 주목받는 중견, 신예 래퍼가 뭉쳤다. 참여 아티스트를 쭉 열거하면, 불한당의 기존 멤버인 가리온의 나찰(Naachal), 페서네이팅(Fascinating), 아티슨 비츠(Artisan Beats), 션이슬로우(Sean2slow), 마이노스(Minos), 키비(Kebee), 킵루츠(Keeproots), 옵티컬 아이즈 XL(Optical Eyez XL), 채영, 넋업샨(Nuck)는 물론, 본킴(Born Kim), 넉살, 저스디스(Justhis), 그리고 일리닛(illinit)과 일레븐(i11evn)이 있다.


라인업이 화려하긴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이 프로젝트의 의미이다. 앨범의 제목인 'ATCN'는 힙합 역사상 최고의 그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 이하 ATCQ)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ATCQ는 힙합의 황금기에 활동하며 의식 있는 가사, 다양한 소재, 그리고 재즈 사운드를 절묘하게 활용하며 힙합 역사에서 의미 있는 흐름을 만들었다. 불한당이 다음 세대 래퍼와 함께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며 타이틀을 굳이 'ATCN'이라고 뽑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한당은 과거 결성 당시 ‘한국힙합의 좋은 자양분이 되고 싶다.’고 밝혔었다. 단순히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인 집단이 아닌, 한국힙합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이었다. 그런 불한당이 이번에는 후배 래퍼들과 함께 'ATCN'이라는 이름 아래 한 데 뭉쳤다. 그런데 흔한 콜라보의 구성은 아니다. 불한당의 멤버들이 작곡과 편곡을 도맡고 피처링도 했지만, 각 곡의 온전한 주체는 일리닛, 일레븐, 저스디스, 넉살, 본킴 등 불한당 이외의 뮤지션들이 담당하고 있다. 대신 불한당은 앨범 내에서 좋은 자양분의 역할만을 자처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A Tribe Called Next’는 앨범의 타이틀도, 불한당과 함께 노래를 부른 뮤지션 다섯 명을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 패기와 노련함으로 한국힙합 씬의 새로운 동력이 되어가고 있는 뮤지션과 불한당이 한 데 모인 이 움직임 자체가 ‘A Tribe Called Next’이다.



[ATCN]은 총 여섯 곡으로 구성되어있다. 첫 번째 트랙 “A.T.C.N”은 션이슬로우, 일레븐, 일리닛, 저스디스, 넉살, 본킴이 뭉친 단체곡이고, 그 뒤 이어지는 “Rap Life”, “무의미”, “I Am”, “Born Legacy”, “시간”은 순서대로 일리닛, 저스디스, 일레븐, 본킴, 넉살이 이끈다. 일리닛은 마이노스, 옵티컬 아이즈 XL과, 본킴은 나찰과, 일레븐은 넋업샨과, 넉살은 채영과 함께 했다. 이중에서도 저스디스는 결과물이라고는 믹스테입밖에 없지만, 유일하게 홀로 솔로 곡을 소화하며 빼어난 래핑을 선보인다. 베테랑 본킴, 일리닛, VMC 소속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넉살, 올 4월 일리닛과 함께 앨범을 발표했던 일레븐 등 쟁쟁한 래퍼의 틈바구니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불한당은 ‘한국힙합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표방하며 뭉쳤다. 그리고 결성과 거의 동시에 발표한 [절충 3: 불한당들의 진입과 전투]는 그 시작을 멋지게 알린 작품이었다. 불한당이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ATCN]이다. 전자가 1990년대 후반 한국힙합의 최전선을 장식하던 단체 앨범 [절충]의 흐름을 이어 과거와 현재를 표방한 작품이었다면, 후자인 [ATCN]은 그 긴 세월 동안 쌓인 힙합을 토대로 새로운 힙합을 만들어져 갈 미래를 표방한 작품이다. 베테랑이 됐지만 트렌드에서 도태되지 않고 본인들의 바이브를 토대로 시대와 시대를 잇는 연결점의 역할을 자처하는 불한당. 지치지 않는 이들의 태도는 젊은 래퍼들에게 본보기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 Pepnor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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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CN] 음원: 링크

불한당 페이스북: bullhandang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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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샴, 첫 번째 정규 앨범 [CHAM] 발표


팩토리 보이 프로덕션 (FACTORY BOi Production) 소속의 여성 래퍼 릴 샴(Lil Cham)이 지난 19일, 자신의 첫 번째 정규 앨범 [CHAM]을 발표했다. 이번 앨범에는 지난해 7월부터 싱글로 발표해온 "Done" "나빠", "Bad Girls' Anthem", "All", "HIM" 등 리믹스 포함 7개의 기존 곡이 수록되어 있다. 참여진에는 알앤비 프로듀서 전군, 팩토리 보이 프로덕션의 식구인 일리닛, 일레븐은 물론, 버벌진트(Verbal Jint), 산이(San-E), 던밀스(Don Mills), 드왕(Dwang), 지작(Jijark)과 같은 래퍼도 이름을 올렸다.


릴 샴은 래퍼로서 본격적으로 커리어를 시작하면서부터 'Bad Bitch'라는 컨셉을 자신의 음악적 캐릭터로 가져갔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많은 여성 래퍼가 자주 활용해온 컨셉인데, 특히 YMCMB의 니키 미나즈(Nicki Minaj)가 수면으로 떠오른 이후로 성행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니키 미나즈와 흡사하게, 혹은 그 컨셉을 한 번 더 꼬아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진 못했다. 단순히 '나 나쁜 년이야.'라고 말한다고 성립되는 캐릭터가 아니며, 외모, 가사, 스킬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잘 맞아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복합성을 모르고 덤벼들어 무참히 실패한 수많은 여성 래퍼들이 있고, 이제 'Bad Bitch' 컨셉은 양날의 검 이상으로 위험한 코드가 되었다. 그로 인해 이를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음악을 해나가는 부류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를테면, 국내에서는 데이즈 얼라이브 뮤직(Daze Alive Music) 소속의 슬릭(Sleeq)이 그렇다.



싱글이든, 이번 앨범에서든 릴 샴은 언제나 'Bad Bitch' 컨셉을 자신의 음악 중심에 놓아둔다. 곡 안에서 하는 대부분 가사가 여성, 혹은 '나쁜 년'의 입장에서 뱉는 이야기며, 아예 직접적으로 '난 원래 이런 년이야.'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 '나쁜 년'이라는 이미지는 여성임을 강조함에도 크게 기발하지 않은 표현과 일정 수위에 도달하지 못한 랩스킬, 콘텐츠 없이 '나쁜 년' 이미지만을 강조하는 화자의 강박으로 인해 내실 없이 붕 떠 있기만 하다. 이는 앨범이 어떤 프로덕션을 바탕으로 하는지나 어떤 참여진과 함께했던 지와는 무관하게 러닝 타임 내내 유지된다.


특히나 그 이미지가 설득력이 없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릴 샴의 랩에 있다. 곡별로 편차가 있긴 하지만, 어떤 곡이든 듣고 나면 그녀 특유의 비음 섞인 톤만 기억날 뿐이다. "Alpha Bitch"를 예로 들면, 첫 벌스에서 두 음절 혹은 세 음절 구성된 한글 라임을 경직된 채로 연신 내뱉어 랩 전체의 유연함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식이다. 결론적으로 릴 샴의 랩은 위에서 예로 든 곡에서의 이유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그리 세련되게 들리지 않는다. 더불어 앨범 전반을 장악하는 프로덕션도 [CHAM] 속 릴 샴의 랩이 스킬풀해보이지 않게 한다. 앨범 중앙부에 위치한 다수의 트랙은 리듬 파트 위주로 꾸려진 미니멀한 스타일을 띠고 있다. 하지만 클립스(Clipse), 혹은 푸샤 티(Pusha T)가 자신들의 노래에서 당당히 미니멀한 프로덕션을 적극 활용할 수 있었던 건 빈틈을 조금도 주지 않는 타이트한 랩 덕분이었다. 릴 샴은 오히려 그 반대로 미니멀한 프로덕션을 활용하는 바람에 아직 완성되지 않는 자신의 랩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녀가 앨범을 통해 드러낸 자신감은 그럴듯했지만, 아티스트로서 가져야 할 기민함과 치밀함이 부족했던 결과물이었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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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M] 음원: 링크

릴 샴 트위터: @RealbadLilcham / 페이스북: realbadlilcham

팩토리 보이 프로덕션 트위터: @FACTORYBOiprod / 페이스북: FactoryBoiProduction







리코 - Till The Sun Comes Up


내년 1월에 발표될 예정이라는 리코(Rico)의 새 앨범 [The Slow Tape]의 선공개 싱글이다. 최근 크리시베어(KRR$YBEAR), 뉴데이(Newday), 리암(Liam), 허니비(HONEyB)의 노래를 프로듀싱한 엔소울(N-Soul)이 프로덕션을 맡았는데, 이번에도 슬로우잼을 잘 구현해냈다. 하지만 평소 리코의 노래에 비해 딱 꽂히는 노골적인 '한 방' 라인이 없어 아쉽다. 사실 음악보다는 뮤직비디오가 더 아쉬운데, 뮤직비디오 속 리코와 모델 최아연 간의 호흡이 어색해 보인다. 어색한 액팅을 가리기 위해 각종 영상 효과를 활용한 게 아닌가 싶다. 또한, 촬영본을 단순히 나열만 한 편집은 피사체들의 얼굴과 몸을 보여주는 데에만 집중할 뿐, 영상 전체를 장악하는 큰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곡이 가진 섹시함을 오히려 반감시킨다. '해 뜰 때까지'라는 의미의 'Till The Sun Comes Up'이 제목이어서 그 제목을 키워드로 곡을 잘 풀어나갈 줄 알았는데, 노래와 뮤직비디오 모두 2% 부족했다. - Melo





서출구 - 전국구

SRS2014 (Street Rap Shit 2014)를 통해 주목받았던 ADV 크루의 서출구가 신곡 “전국구”를 공개했다. “전국구”는 래퍼 서출구의 욕심이 여실히 묻어나는 곡이다. 서출구는 전체적으로 격양된 톤을 유지하며 당당한 태도와 거침없는 자신감을 표출하는 데 집중한다. 키드 잉크(Kid Ink)의 “Works Never Over” 비트 위에 그는 프리스타일 강자다운 언변을 펼쳐낸다. “고개 숙인 남자지 발기부전같이, 반대로 난 전부 기발해”, “왜냐면 내가 너의 선생, 난 네가 넘지 못할 산이니까 OVER CLASSSSS”와 같은 기막힌 펀치라인과 워드 플레이는 각종 프리스타일 배틀 속에서 더욱 성장한 그의 체급을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또한, 두 번째 벌스가 끝나고 등장하는 아카펠라 랩과, <서출구를 이겨라>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과 소리를 이용해 빚어낸 DJ 켄드릭스(DJ KENDRICKX)의 스크래치는 곡의 구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뮤직비디오 역시 비트의 서늘한 질감과 어울리는 골목이나 거리, 공사장 등지에서 촬영되어 서출구의 날카로운 랩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결론적으로 프리스타일에 있어 전국구 실력을 갖췄음을 몸소 증명한 서출구는 “전국구”를 통해서 아티스트로서도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선보였다. - Beasel




보니 - I Love You

보니(Boni)는 다 잘한다. 다 잘한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하는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보니는 최근 연이은 싱글 발표를 통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다소 정적이고 고전적인 색채를 띠고 있던 커리어로부터 다른 방향을 선보이며 자신의 스펙트럼이 얼마나 넓은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번 곡은 피아노와 보컬이 만들어내는 깔끔함을 통해 보니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을 십분 살리고 있으며, 단순히 기술이 뛰어나거나 특정한 느낌만 살릴 수 있는 보컬이 아니라 팔색조의 매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 하지만 이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약이자 독이다. 누군가에게 이번 곡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좋은 발라드 넘버이지만, 그만큼 무난하고 평범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번 곡을 들으면서 아주 오래 전 <남자의 자격> 합창단에 등장했던 보니가 생각났다. 실력과 외모만 훌륭한 것이 아니라 스토리까지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니는 커머셜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옷을 입는다는 것은 기대되면서도 걱정되는 부분이지만, 이미 두 가지가 동시에 느껴진다는 것 자체가 성공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 Bluc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웨ㅔㅔㅔㅔ


'웨ㅔㅔㅔㅔ'는 오타가 아니다. 음원 사이트에 검색하면 술탄 오브 더 디스코(Sultan Of The Disco, 이하 술탄)의 곡이 나온다. 제목만 봐도 이 밴드가 어떤 유머를 구사하는지 느껴지는 듯하다. 곡은 의도적으로 80년대를 겨냥한다. 술탄의 전작에 비해 기타와 베이스의 리듬은 훨씬 단순해졌고, 곡의 진행과 확장을 주도하던 브라스의 자리는 신디사이저가 대신한다. 브릿지부터 등장하는 토크박스 역시 80년도에 많이 사용되던 악기다. 여기에 블랙넛(Black Nut)은 힙합과는 사뭇 다른 BPM과 8마디라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플로우나 재치있는 가사로 자신이 가진 매력을 잘 보여준다. "웨ㅔㅔㅔㅔ"는 술탄이 자신들의 음악에 처음으로 게스트를 동원한 곡이기도 하다. 김간지와 블랙넛의 관계를 안다면, 그 상대가 블랙넛이란 점은 참 술탄다운 유머란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이런 점을 모르더라도 조별과제에서 입만 산 사람에게 당해본 적이 있다면 그들의 가사가 자연스레 공감되지 않을까. - GDB/ANBD





셀마 - 가져


셀마(Celma)의 팩토리보이 프로덕션 합류 소식과 함께 공개된 곡이다. “가져”는 티아이(T.I.)의 “No Mediocre” 비트 위에서 노래한 트랙인데, 주인공인 셀마는 물론, 랩 피처링으로 참여한 릴샴까지 노골적으로 섹스에 관해 가사를 쓴 게 눈에 띈다. 셀마는 농염한 보컬 톤과 강약 조절을 통해 DJ 머스타드(DJ Mustard)의 랫칫(Ratchet) 비트와 조화를 이룬다. 특히, 구간마다 보컬의 세기를 조절해서 리듬감을 만들어낸 것이 고무적이다. 반면 릴 샴의 랩은 다소 아쉽게 다가온다. 플로우, 라이밍 등 랩의 기술적인 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 없었고, 가사 역시 내스티하다는 것 이외에는 감흥을 찾기 어려웠다. 어쨌든 활동이 적었던 셀마가 레이블에 합류했고, 또 무료 공개 곡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다음 결과물을 기다려봐도 좋을듯하다. - HRBL





구스범스 - ComFuture (Remix)


DJ 겸 프로듀서 구스범스(Goosebumps)가 리믹스한 버전의 “Comfuture”는 원곡이 가진 분위기와는 확실히 다른 방향을 가지고 있다. 핑앤퐁(PingNPong) 프로젝트를 통해 공개된 비앙(Viann)의 곡이 공간계 이펙터를 사용하며 극단적이면서 재치있는 플로우를 잘 살려 ()주여 나를 보듬어봐요와 같은 극적인 구간을 연출한다면, 구스범스가 리믹스한 트랙은 정반대로 공간을 많은 악기로 채우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타격감을 선사한다. 원곡의 엠비언스를 크게 확장한 모습에서 수퍼프릭 레코즈(Superfreak Records)가 가진 색의 일부를 맛볼 수 있다면, 구스범스의 리믹스 트랙은 정갈하면서도 빡세다는 점에서 애드밸류어(Addvaluer)의 색보다는 구스범스 자체의 관심사나 지금의 방향을 알 수 있다. [#Jingyeok_Shit] 이후 데이즈 얼라이브(Daze Alive) 투어, 딥코인(Dipcoin) 등 자신의 행보를 크게 가져가는 구스범스의 다음 움직임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재미있는 걸 할 지 기대된다. - Bl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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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씨 에이코 - PRAY/MATADOOR


이번에도 라씨 에이코(Roci Eycko)의 프로듀싱은 훌륭하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스트링과 보컬 샘플, 차임벨 신디사이저, 종소리는 곡 안에서 균형 있게 자리 잡고 있다. 앞서 말한 구성은 교회 음악의 구성과 비슷한데, 이는 엄숙함을 더하는 요소다. 글리치가 걸린 목소리와 함께 후반부에 등장하는 "MATADOOR"는 스트링이나 보컬 샘플 대신 저음부의 신디사이저가 자리 잡고 있지만, 그 분위기는 여전하다. 더불어 라씨 에이코의 랩은 간결함에도 귀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이는 그가 트랩이란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플로우와 사이사이 들어간 시마호이(Simahoy)의 목소리도 재밌다. 특히, 라이즈 FX 대신 시마호이의 목소리를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다. "PRAY/MATADOOR"는 라씨 에이코가 프로듀서로서의 재능이 있고, 랩도 수준급 혹은 그 이상임을 증명한 곡이다. 여기에 시마호이의 키치한 목소리가 더해지며 곡은 화룡점정을 이뤘다. - GDB/ANBD



글│ Melo, Pepnorth, Beasel, Bluc, GDB/ANBD, HRBL

이미지│ 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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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1 12.23 01:33
    라씨에이코
  • 12.24 09:30
    어트라이브콜드넥스트개굿
  • 12.24 12:53
    내가 릴샴을 볼때마다 느꼈던걸 그대로 써주시네..완전공감
    비단 릴샴님의 이야기인것만은 아님ㅋㅋㅋㅋ
  • 12.24 15:00
    김간지랑 블랙넛이 어떤 관계인가요??
  • 12.24 17:00
    릴샴 부분 공감해요. 이비아부터 시작해서 한국에서 여자래퍼로 성공하려면 밷비치여야만하고 섹스에 대해 얘기해야만할까요? 주목받기야 쉽겠지만 이건 뭐 음악이 남근에 머물러있는 수준. 근데 랩실력을 떠나서 전곡을 듣게는 되더라구요(개꿀). 그동안 주변에 힙합좋아하던 여자애들이 남자래퍼들의 적나라한 베드송듣고 이문화에 관심이 더많아졌을수도 있겠다는 역지사지도 해보고...ㅋㅋㅋㅋ아 '위험해'는 좋더라구요(물논 버벌진트 벌스)
  • 12.24 17:28
    배드비치 환영한다 이거에요! 하지만 실력없는 bitch는 제발 AUT
  • 1.2 19:58

    솔직히 정말로 들을만한 여성랩퍼가 많이 없기도 하지만, 저는 릴샴 좋아해요
    특히 him은 정말 자주 듣고 있어요 목소리도 섹시하고 아쉬운 부분이야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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