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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Black Hippy, 어디까지 들어봤니?

title: [회원구입불가]GDB2014.12.17 13:32추천수 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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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Hippy, 어디까지 들어봤니?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힘을 가진 슈퍼맨 같은 부류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영웅이 지금의 능력을 갖추기까지 수많은 노력과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슈퍼맨 역시 영웅이 되기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은 마찬가지다.) 이는 우리의 어벤저스, 블랙 히피(Black Hippy)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영웅의 과거를 알고 나서야 지금의 이야기가 더 강하게 와 닿는 만큼, 전작에서의 그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기 전과 후의 차이는 분명하다. 올해 앱 소울(Ab-Soul)의 새 앨범 [These Days…]가 발매되며, 이제는 제이 락(Jay Rock)의 등장만을 남겨둔 지금, 당신의 친절한 이웃 힙합엘이가 그들이 어떤 앨범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짧게나마 살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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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Rock [Black Friday]

제이 락의 통산 열 번째 믹스테입이다. 탑 독 엔터테인먼트(Top Dawg Entertainment, 이하 TDE)와 함께 당시 있던 테크 나인(Tech N9ne)의 레이블 스트레인지 뮤직(Strange Music)의 이름을 함께 걸고 나왔다. 제이 락은 나머지 셋과 소속이 약간 다른데, 일찍이 메이저 레이블과 한 차례 계약했다가 그것이 끝나고, 이후 2010년부터 지금까지 계약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 락은 이미 자신의 색채가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였다. 기복은 없고 기본은 있는 제이 락은 이 당시 지금보다 더욱 거칠고 짧게 끊어치는 랩을 선보였고, 이러한 스타일은 자신의 목소리와 잘 어울려서 강한 어조의 랩을 완성 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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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y Rock [Follow Me Home]
 
제이 락이 TDE와 스트레인지 뮤직 소속으로 발표한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다. 이 앨범은 제이 락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자, 동시에 그간의 제이 락을 응축해놓은 결과이다. 그렇기 때문에 메이저 레이블 당시의 색채부터 당시에 완성했던 자신의 스타일, 갱단에서의 삶과 스트레인지 뮤직 혹은 TDE 멤버로서의 면모 등 꽤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 그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안정적으로 구축해놓은 제이 락의 랩이다. 그래서 앨범에는 쿨 앤 드레(Cool & Dre), 릴 웨인(Lil Wayne), 윌.아이.엠(Will.I.Am), 릭 로스(Rick Ross)와 같은 메인스트림 아티스트들과 블랙 히피 멤버들, 테크 나인(Tech N9ne)이 공존하고 있다.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어떤 흐름이나 통일된 질감은 솔직히 찾기 힘들지만, 제이 락의 체급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이후 제이 락의 “YOLA”나 BET 힙합 어워즈에서의 싸이퍼를 들어보면 점점 더 세련되어지는 동시에 자신이 만든 토대 위에 하나씩 새로운 것들을 쌓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TDE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만큼 앨범의 발매 차례가 나머지 멤버와는 상대적으로 무관한데, 그래서 더 기대하는 것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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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Overly Dedicated]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의 네 번째 믹스테입이자 지금의 이름으로 발표한 첫 믹스테입이다. TDE의 이름을 걸고 나왔고(이전까지는 케이닷(K-Dot)이라는 이름으로 믹스테입을 발표했다), 앞서 [Kendrick Lamar EP]를 발표한 것이 케이닷이 아닌 켄드릭 라마로서는 첫 작품이지만, EP 이후 이 믹스테입이 나왔기 때문에 이 작품을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켄드릭 라마는 이때부터 이미 잘했다. 정공법과 변칙 플로우를 적절하게 섞을 줄 알고, 특유의 멜로디나 삑사리 스타일도 있었다. 이야기도 담을 줄 알았고, 자신의 삶이나 주변의 이야기, 여성에 관한 이야기 역시 잘 녹여냈다. 너무 완벽한데? 다만 트랙 선정의 밋밋함이나 하나의 곡을, 작품 전체를 채우는 능력에서는 지금보다 부족한 감이 있다. 전반적으로 약간은 심심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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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rick Lamar [Section.80]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 앨범, [Section.80]는 남과 여라는 존재의 대치, 켄드릭 라마가 살고 있는 커뮤니티 안에서의 현실, TDE의 인하우스 프로듀서 사운웨이브(Sounwave)를 비롯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프로듀서진들의 기량과 켄드릭 라마가 앨범 전체를 통해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분위기와 서사가 잘 담겨있는 작품이다. 켄드릭 라마는 우리에게 약간 생소한 이야기들부터 정말 깊이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까지 담는다. 비록 "Fuck Your Ethnicity"나 "Ronald Reagan Era"같은 건 미국 사회를 깊이 알지 못하니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의 가사는 그만큼 현실 참여적이고 동시에 저항적이다. 반면 "No Make Up"이나 "Tammy’s Song" 등에서는 후드 내에서의 여성,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His/Her Vice, Evils, Pain'으로 표현하는 등 전체를 아우르는 콘셉트를 가져가되, 그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GKMC]처럼 맥락과 서사, 각 곡이 별개로 말하는 이야기를 하나로 합쳐 각각의 곡을 살리되 유기적으로 엮는 데는 부족함이 있지만, 충분히 앨범 전체를 하나의 작품으로 보는 시야가 각 곡의 완성도와 함께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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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boy Q [Setbacks]

스쿨보이 큐(ScHoolboy Q)의 첫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앨범이 발표된 지 약 2주 뒤에 자신의 트위터로 앨범을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앨범 안에는 자신이 겪었던 거리의 이야기가 주로 담겨있다. 그 안에서 패스트 푸드가 주식인 딸에 대한 걱정이나 자신이 랩을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정신 없는 애드립은 이 앨범에서도 만나볼 수 있지만, 지금보다는 약간 감칠맛이 떨어지며 랩 역시 그렇다. 또, 많은 프로듀서가 참여한 탓인지는 몰라도 앨범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 있다. 아직은 풋풋하지만, 스쿨보이 큐의 잠재력은 가득 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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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boy Q [Habits & Contradictions]

이때부터 스쿨보이 큐의 색채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전작 [Setbacks]로 큰 가능성을 보여준 만큼, 알케미스트(The Alchemist)나 렉스 루거(Lex Luger)같은 대형 프로듀서들이 앨범에 참여했다. 근거가 확실한 자신감이 폭발하면서 장난스럽다 못해 얄미운 가사는 더욱 힘을 얻었고, 본격적으로 투팍(2Pac)이나 닥터 드레(Dr. Dre)를 언급하며 웨스트 코스트의 새로운 갱스터 래퍼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켄드릭 라마의 존재로 영원히 고통받고 있지만 말이다. 어두운 분위기와 폭력적인 가사는 확실히 과거 N.W.A 등의 갱스터 래퍼들을 떠올리게 되며, 웨스트 코스트와 갱스터 랩이라는 통일된 콘셉트 안에서의 흐름은 오히려 [Oxymoron]보다 탄탄하다. 다만 오락용 앨범 그 이상의 의미는 갖기 어렵다는 점이 아쉽다. 영화로 치자면 <퍼시픽 림>쯤 될 듯하다. 거대한 주인공이 적당한 고민과 함께 시원시원하게 다 때려 부수는 스타일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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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ul [Lonterm Mentality]

[Lonterm Mentality]는 앱소울의 데뷔 앨범이다. 과거 앱소울은 [Lonterm] 믹스테입 시리즈를 발표한 바가 있지만, 이 앨범은 전혀 관련이 없다. 앱소울의 랩은 호불호가 굉장히 갈리는 편이지만 이때 이미 그의 스킬적인 부분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뭘 봐야 하느냐고? 주목할만한 부분은 정신적인 부분. 즉, 가사다. 앱소울은 앨범마다 한 가지 이상의 주된 메시지를 담아냈으며, 이 앨범 역시 그렇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로 정신적인 부분을 이야기한다. 무엇이 되었든 깊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일침이나, 제3의 눈을 떠야 한다 말하며 정신적인 각성을 요구하는 것들이 그렇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명확하고, 랩 자체도 탄탄하며, 프로덕션 역시 나쁘지 않다. 다만 이해하기가 좀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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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ul [Control System]

위에도 언급했듯이 앱소울의 앨범에는 항상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이번 작품은 지난 앨범보다도 강하게 '정신적인 계몽'을 어필한다. 그러면서도 침착하고 차분한 어투를 유지하는데, 이는 [Control System]이라는 제목과도 일맥상통한다. 이렇게 자칫 지루한 설교가 될 수 있는 '영적 계몽'에 대한 이야기를 단순히 설교하는 형식이 아니라, 판타지가 아닌 실제 거리의 문제나 각종 정치적인 부분과 연결 지으며 이해를 돕는다. 또, 본인을 술을 마시고, 약을 하는 아인슈타인에 비유하는 등, 자신이 왜 블랙 히피의 일원인지 증명하는 듯한 랩 스킬 역시 놓치지 않는다. "Empathy"에서는 앨범을 발매하기 몇 달 전 전 여자친구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비극을 겪은 자신의 무너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어렵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 2번 이상은 들어봐야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당시의 앱소울이 가진 모든 것을 다 보여준 듯한 작품이다.


글 ㅣ Bluc, GDB/AN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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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12.17 22:35
    잘 읽었습니다!
  • 12.17 23:34
    Black Hippy는 멤버들마다 고유한 스타일이 공존하기에 더 멋진 집단인것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title: Boombap2GB
    12.17 23:43
    지금까지 앱소울을 질 느끼지 못했는데 가사를 읽어봐야겠군요. 초기의 블랙히피는 저한테 있어서 느낌들은 있는데 살짝 지루한? 흠. 덕분에 다른 관점으로 한번 더 들을 수 있겠됬습니다. 감사합니다!
  • 12.18 10:59
    내 생각엔 미고스니 개들보단 블랙히피가 힙합계의 비틀즈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
  • 12.18 12:42
    다 들어보긴했지만ㅎㅎ평으로 보니 좋네요!
    제이락은 정규가 나와봐야 확실히 알수 있을텐데....
  • 12.18 17:25
    오 +_+
  • 12.18 18:58
    control system 최고죠 ㅋ
  • 12.19 14:32
    제발 가사 해석안보고 알아듣고싶다
  • title: [회원구입불가]GDB글쓴이
    12.20 00:35
    @#wu-tang forever
    저도 그게 소원임
  • 12.20 00:06
    리뷰가 전체적으로 다 공감가네요
    정말 앱소울의 컨트롤 시스템은 참 좋은 앨범이지만
    이해하기가 너무 어려운 앨범이었죠

    넷 다 정말 실력이나 가사나 각자 다르고 각자 좋은 팀이죠
  • 1.25 00:10
    근데 왜 스보큐는 라마땜에 고통받는건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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