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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주: 태양, 크러쉬 등

Melo2014.06.09 01:31추천수 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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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E (2014년 6월 1주)



한 주간의 한국 흑인음악 신의 각종 소식을 전하는 윅엘이(WeekLE).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앨범, 트랙 및 각종 사건·사고를 모아 모아 힙합엘이의 스태프들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대상에 대한 소개, 그리고 촌평을 붙여보았다. 단순히 소식을 전하는 것 이상의 각 스태프들의 사견이 다량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점 참고해서 읽어주셨으면 한다. 몰랐다면 알아가서 좋고, 알았어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차원이 되기에 다분히 장점이 많은 주간 콘텐츠, 윅엘이. 2014년 6월 1주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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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새 앨범 [RISE] 발표

 

태양이 4년만에 자신의 두 번째 정규 앨범 [RISE]를 발표했다. 앨범에는 지난해 11월, 선공개했던 "링가 링가"와 <2013 SBS 가요대전>에서 역시 선공개했던 "새벽한시"를 포함하여 총 아홉 곡이 수록되어 있다. YG 사단에서는 태양 본인을 포함하여 타블로(Tablo)와 초이스37(Choice37), 테디(Teddy), PK, 디피(DEE.P), 에어플레이(AiRPLAY)가 참여했다. 그 외에도 힙합엘이에서 뉴스(링크)로 올라왔던 것처럼 보이즈 노이즈(Boys Noize), 플립톤스(The Fliptones), 쇼크비트(Shockbit), 해피 페레즈(Happy Perez)도 앨범에 참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태양은 이번 앨범을 통해 '특유의 화려함을 덜어낸 채 자신의 진심을 표현했고, 뜨거운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보다 노래 한 소절 한 소절, 그리고 목소리에 더 큰 힘을 실었다.'고 한다. 또한, 그는 '4년이란 시간이 지금의 음악을 만나기 위한 긴 여행 같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태양은 이번 앨범 전체에서 어깨에 힘을 많이 뺐다는 인상을 준다. 트렌드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지만, 그것을 무리해서 표현하고 있지 않으며, 최대한 담백한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들도 보인다. 그런데 다수의 사람이 기대했던 태양의 모습은 어쩌면 이게 아닐지도 모른다. 특히나 예전 솔로 앨범에서의 강렬한 모습이나 섹시함이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티스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와 예상 혹은 기대가 엇갈릴 때 오는 아쉬움이나 간극은 굳이 내가 이야기할 부분은 아닌 것 같다.



태양은 이번 앨범에서 지나치게 착해졌고동시에 정직하다는 느낌도 든다보컬이 지니는 역량이나 아티스트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태양의 이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알앤비가 아닌 팝에 가깝다. 물론, 최근 알앤비 음악에서 다른 장르의 문법을 차용하는 식의 흐름이 생겼기에 이를 반영했다고 하더라도 앨범은 장르 고유의 매력을 지닌 채 균형을 잡기보다는 중심을 살짝 잃은 채 다른 한쪽에 기우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보컬 자체는 여전히 출중하지만, 대부분 곡이 덤덤하게 진행되다 보니 반칙을 허용할 여지를 주지 않는 듯하다.


이는 "Love You To Death"를 포함하여 "이게 아닌데"나 "버리고"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겔(Miguel) 혹은 프랭크 오션(Frank Ocean)에게 영향을 받은 듯한 곡들은 굳이 특정 장르나 분위기를 신경 쓰지 않는 듯하지만, 이렇게 여지가 열려 있는 곡에서 반칙도 좀 하고, 덜 단조로운 보컬라인을 선보였다면 훨씬 멋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모든 곡이 다 아쉽다는 것은 아니다. ", , 입"의 경우에는 유행 중 하나인 로우 패스 필터를 먹인 드럼 라인과 보컬에 먹인 이펙트를 통해 곡의 느낌을 살렸고, "Stay With Me"는 후반부의 풍성한 코러스를 통해 인상적인 지점을 남긴다. "새벽한시"나 "Stay With Me"는 전작의 흐름을 어느 정도 반영하면서 공을 들인 듯하다.

 

태양이 이번 앨범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은 군데 군데에서 드러나는 섬세함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알앤비 음악 전체가 가지는 흐름에 역행하는 '착한 알앤비'를 선보인 것은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이만큼 호불호가 갈릴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양의 보컬은 늘 그렇듯 멋있다. 발라드 넘버를 부르면서도 리듬감을 잃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많은 걸 덜어내고 곡을 진행하지만, 음색이나 힘은 여전하다. 이 앨범은 보여주고자 하는 바와 지향하는 지점은 명확하지만, 그 지점 자체가 약간의 모호함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간극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적어도 피비알앤비(PBR&B)가 지니는 흐름은 트랙과 계속 마찰을 일으키며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이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태양은 그런 걸 만들고 싶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 Bluc



관련링크 |

[RISE] 음원: 링크

YG 엔터테인먼트 공식 홈페이지: http://www.ygfamily.com/

태양 트위터: @Realtae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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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러쉬, 첫 정규 앨범 [Crush On You] 발표


크루 비비드(VV:D)와 아메바컬쳐(Amoebaculture) 소속의 크러쉬(Crush)가 지난 5일, 자신의 첫 정규 앨범인 [Crush On You]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아메바컬쳐에 소속된 이후로는 처음 발표하는 결과물이며, 선공개 싱글 "가끔"을 제외하면 개인 작품으로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곡이었던 "Crush On You"로부터 약 1년 4개월여 만이다. 앨범에는 앞서 언급한 "가끔"을 비롯해서 힙합플레이야(Hiphopplaya), 자신의 공연 레퍼토리를 통해 공개했던 "눈이 마주친 순간 (I Fancy You)"와 "A Little Bit"을 물론, 다양한 스타일의 신곡들까지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다.


앨범은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다. 각 트랙은 어떤 스타일을 지향하는 지가 확실하고, 그리고 그 지향하는 스타일이 굉장히 다양하다. 알앤비와 댄스가 결합한 90년대 뉴잭스윙, 최근 알앤비의 트렌드인 피비알앤비, 남녀 간의 사랑을 주된 주제로 하는 슬로우잼 등 열거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앨범은 흑인 음악에 범주에 포함되는 수많은 스타일을 표방한다. 그런데 보통 이러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앨범은 앨범의 통일성이라는 부분에서 산만하다는 지적을 자주 받는 편이며, 궁극적으로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지가 모호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가능성이 농후한 편이다. 하지만 크러쉬의 이번 앨범은 그 모든 이야기를 잠식시킬 수 있을 정도의 작품이며, 상당한 웰메이드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크러쉬는 앨범에서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과 본인이 트랙을 소화하는 능력을 통해 위에서 언급한 그러한 문제점, 그리고 그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그는 전곡에 걸쳐 프로듀서로서 참여하는 것은 물론, 각 트랙에 걸맞은 적절한 참여진과 함께하면서 앞서 말한 각 트랙이 지향하는 스타일을 어설픈 부분 없이 완숙하게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렇게 완숙하게 프로덕션을 구축해낼 수 있었던 건 스타일 하나하나에 대한 이해도가 충만했던 것은 물론, 알앤비라는 장르 음악 전체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한, 크러쉬는 그런 스타일과 장르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해한 것을 실제로 자신의 음악에서, 자신의 보컬에서 구사해냈다. 음색, 알앤비에서는 특히나 더 중요한 리듬감, 그리고 억양에서의 독특함까지, 사실 그간 크러쉬의 목소리가 들리는 트랙에서는 언제나 그랬지만, 이번 앨범에서도 그 세 부분은 여전히 탁월했다.


더불어 크러쉬는 어떤 트랙에서도 게스트에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면서 자신이 앨범의 주인임을 계속해서 드러낸다. 게스트들은 정확히 게스트의 역할을 하면서 선을 넘지 않으며, 게스트의 색깔이 많이 엿보이는 프로덕션의 트랙("밥맛이야", "Friday야")에서도 크러쉬는 그 색깔에 적절히 스며들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잃지 않는다. 사실 많은 게스트가 참여한 앨범에서의 주도권 싸움에서 메인 아티스트가 밀리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한데, 크러쉬가 그 부분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하게 할 수 있었던 건 역시 다른 것보다도 보컬 능력이다. 기본적인 보컬 능력 이외의 다양한 장치를 통해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다 해도 여전히 래퍼는 랩을 잘해야, 그리고 보컬은 노래를 잘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래야 좋은 반응을 얻어낼 수 있다. 그리고 크러쉬는 이번 앨범에서 언제나처럼 노래를 맛있게 잘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표면적인 완성도라는 관점이 아닌 좀 더 심화된 관점에서 깊이 바라보면 앨범은 '웰메이드'라는 평 이상의 '명작', '명반'이라는 이야기를 듣기에는 세련됨 그 이상의 마지막 점을 찍는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인상도 받았다. 그러나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메바컬쳐의 위치나 지향하는 노선을 어느 정도는 감안해야하지 않나 싶다. 그렇기에 나는 이번 앨범이 청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각 트랙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어느 정도는 갈릴 것이라고 본다. 워낙 다양한 스타일을 구사했고, 그 스타일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Crush On You]는 청자들이 어떤 스타일이 내 취향에 맞는지 골라가며 듣는 맛이 있는, 알앤비라는 범주 내에서 잘 만들어낸 트랙들이 가득한 앨범이다. 각 트랙이 어떤 스타일을 지향하는지는 아래 음원 링크의 앨범 소개를 보기를 바란다. 앨범 전반의 소개부터 트랙에 대한 소개까지 아주 친절하게 자세히 쓰여있다. - Melo



관련링크 |

[Crush On You] 음원: 링크

아메바컬쳐 공식 홈페이지: www.amoebaculture.com / 트위터: @amoebakorea

크러쉬 트위터: @crush9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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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새 앨범 [Imaginary Foundation] 발표


하이라이트 레코즈(Hi-Lite Records)와 크루 코홀트(The Cohort) 소속의 레디가 새로운 앨범 [Imaginary Foundation]을 지난 2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앨범 단위로는 지난해 8월 발표했던 [Commitment] 이후로 약 10개월 만이다. 앨범 발표에 앞서 올해 2월과 4월에는 "1985"와 "마술"을 싱글로 발표했었는데, 이번 앨범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총 8트랙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번 앨범은 전곡을 DJ 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유누(U'NOO)가 프로듀싱했으며, 피처링으로 참여한 게스트는 따로 없다.



레디는 지난해 발표한 정규 앨범 [Commitment]에서 최근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트랩 스타일의 트랙들을 주로 선보였었다. 그런데 그런 트랩 스타일의 트랙은 물론, 앨범 전반에 걸쳐 보여준 그의 랩은 이제는 전형이 된 몇몇 특정 플로우의 반복으로 다소 단조로웠다. 그래서 좋은 프로덕션을 좋은 랩으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Imaginary Foundation]에서 레디는 청량감 있는 소리로 구성된 유누의 상쾌한 비트들 위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랩을 내뱉으며, 청자들의 집중력을 배가시킨다.


이번 앨범에서 그가 하는 주된 이야기로는 자신이 하는 일들에 대한 열정, 현재 자신의 삶과 사랑, 그리고 다짐 정도라고 볼 수 있는데, 레디는 이 이야기들을 그의 안정된 플로우와 준수한 표현력으로 늘어놓으면서 산만하지 않게 앨범 안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개인적으로 산만하지 않았던 점의 부가적인 요인으로는 특별히 앨범에 게스트없이 혼자서 자신의 이야기만을 담아냈다는 점을 꼽고 싶다. 또한, [Commitment]에서 검증되었던 그의 좋은 프로덕션을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은 앨범 전곡을 프로듀싱한 유누와 함께한 것으로 또 한 번 검증되었으며, 유누의 프로듀싱으로 인해 앨범이 갖게 된 통일성 있는 프로덕션 역시 산만하지 않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 좋은 쪽으로 작용했다. 정리하면, [Imaginary Foundation]은 청량감 있는 프로덕션과 진솔하고 디테일이 살아 있는 서사가 합쳐지면서 한편의 그림을 보는 것만 같은 앨범이었다. 앨범은 오는 12일 CD로도 발매된다고 한다. - Melo



관련링크 |

[Imaginary Foundation] 음원: 링크

하이라이트 레코즈 홈페이지: http://hilite-music.com/ / 트위터: @hilite_records
레디 트위터: @CHRT_reddyor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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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ommend] 소울버밀리온, 첫 정규 앨범 [Divin Da Night] 발표


베가 블랙 갱스타즈(Vega Black Gangstaz)의 소울버밀리온(Xoul  Vermillion)이 자신의 첫 정규 앨범인 [Divin Da Night]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이번 정규 앨범은 지난 하반기와 올해 초에 걸쳐 발표한 세 장의 믹스테입 이후에 발표하는 그의 공식적인 첫 결과물이다. 앨범에는 소울버밀리온과 함께 베가 블랙 갱스타즈에 소속되어 있는 치킨파이(Chicken-Fi), 블랙 불스(Black Bulls), 엑스큐마(X.Quma), 알제리의 프로듀서 샤라프(Charaf),  제트스트링(Z-String), 캐스퍼(Kasper)가 참여했다.


소울버밀리온은 이번 앨범에서 쥐훵크(G-Funk)라는 정확한 장르적 지향점을 두고 있다. 앨범은 전 트랙에 걸쳐서 쥐훵크의 속성이 가득하다. 은은한 신스, 레이드백된 드럼 패턴, 보컬의 속성이 있기도 한 랩과 노래로 채운 여유로운 훅메이킹 등은 쥐훵크를 대표하는 음악적 특성인데, 그러한 특성들이 소울버밀리온의 앨범에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을 파악하고 구축한 앨범의 프로덕션은 쥐훵크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프로덕션을 소화해내는 소울버밀리온의 랩과 훅은 다소 건조하며 유연하지 못하다. 또한, 쥐훵크 본연의 색에는 충실하지만, 오로지 그 본연의 색에만 충실하고 그 이상의 어떤 실험이나 시도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그러면서 앨범 전체적으로 쥐훵크에 대한 상상력이 제한되었다는 점은 결국 지나친 기믹화를 불러오고, 이는 자칫하면 웃음거리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이제 소울버밀리온에게 필요한 건 쥐훵크에 대한 이해도보다는 쥐훵크를 어떻게 자신의 음악으로 만드는가이다. -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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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n Da Night] 음원: 링크

소울버밀리온: @XoulVermillion


글│ Bluc, Melo

이미지│ ATO

편집│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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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6.9 18:47
    잘읽었습니다~
  • title: Kendrick LamarIly
    6.9 19:12
    눈코입 뮤비 디엔젤로 하더즈잇필 뮤비랑 좀 비슷한것같음ㅋㅋ
  • 6.9 23:09
    항상 잘 읽고 갑니다!
  • 6.11 14:22
    잘 읽었습니다!
  • 6.11 18:30
    개인적으로 크러쉬 이번 앨범 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
  • 6.15 05:06
    개인적으로 저는 태양 완전 빠돌이인데 태양 앨범은 기대 보다 별로였고 크러쉬 앨범은 기대 대비 핵폭탄급 충격이었습니다 너무 맘에 들더라구요
  • SLP
    6.15 17:56
    크러쉬 앨범은 한 해에 몰입할 수 있는 앨범이고
    태양은 순간 집중보단 꾸준히 잔잔히 오래라는 느낌이 강하네요
  • 7.7 22:56
    개코는 동공발음이 항상 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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