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검색

[기획] 힙합 속 락스타, 포스트 말론

title: [회원구입불가]LE_Magazine2017.10.10 14:53추천수 3댓글 4

thumbnail.jpg

포스트 말론(Post Malone)의 데뷔 음반 [Stoney]는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싱글 "Congratulations”은 미국 차트 8위에 올랐고, "White Iverson"은 루시드 트랩, 팝, 록, 포크 등을 결합한 독특한 음악으로 4백만 번 이상 스트리밍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와 [Stoney]를 향한 비평은 평균 혹은 그 이하에 가까웠다. 그런 그가 두 번째 음반 [Beerbongs & Bentleys]의 선공개 싱글 "Rockstar"로 또 한 번의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Rockstar"는 카디 비(Cardi B)의 "Bodak Yellow"의 뒤를 이어 차트 2위로 등장했고, 스포티파이 글로벌 탑 50에서 1위를, 애플 뮤직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 Post Malone (Feat. 21 Savage) - Rockstar (Preview)


"Rockstar"의 구성 자체는 간결하다. 프로듀서 탱크갓(Tankgod)이 대학교에서 만들었다는 비트는 TR-808의 드럼 킷을 더욱 무겁게 다듬고, 음정 변화가 크지 않은 멜로디로 어두운 분위기를 만든다. 이 위에 포스트 말론은 과거 락스타들의 삶을 지금의 자신에 빗대어 전시한다. 포스트 말론이 처음 음악을 만든 계기가 게임 기타 히어로(Guitar Hero)로 기타를 배우고, 메탈리카(Metalica)와 AC/DC의 영상을 보며 기타리스트를 꿈꿨기 때문인 만큼, "Rockstar"의 벌스는 AC/DC의 음반 [Back In Black]을 향한 오마주와 밴드의 보컬, 본 스캇(Bon Scott)을 향한 추모로 시작한다. ("Switch my whip, came back in black I'm startin' sayin', "Rest in peace to Bon Scott") 이후에도 그는 도어스(The Doors)의 곡 "Light My Fire"와 도어스의 멤버 짐 모리슨(Jim Morrison)을 등장시키고,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가 호텔 TV를 창문 바깥으로 던진 사건을 언급하며, 본인의 삶과 음악에 영향을 끼친 락스타들을 꾸준히 오마쥬한다.

"Rockstar"는 21 새비지(21 Savage)의 벌스를 제외한다면, 오직 백인 락스타만을 언급하는 곡에 가깝다. 실제로 포스트 말론은 백인 중산층에서 자라며 음악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부모님에게 받았다고 한다. 그의 인터뷰에 따르면, 자신의 아버지는 ‘Baller’가 아니며, 부모님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앞서 말했듯, 포스트 말론이 처음 음악에 발을 들인 동기 또한 힙합이나 알앤비가 아닌, 락스타를 향한 동경이었기도 하다. 동시에 그는 "White Iverson"의 성공 이후, 영미권에서 일종의 밈(Meme)이 된 백인 스타 저스틴 비버(Justin Biber)와 함께 투어를 진행했다. XXL의 치프 에디터 바네사 새튼(Vanessa Satten)은 ‘포스트 말론을 <2016 XXL 프레쉬멘 클래스>로 선정했으나, 포스트 말론의 캠프에서 '포스트 말론은 힙합보다는 록, 팝, 컨트리에 집중하고 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스트 말론의 기획사인 리퍼블릭 레코드(Republic Records)의 간부 롭 스티븐슨(Rob Stevenson)은 '포스트 말론은 힙합계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같다'라고 말하고, 덧붙여 '포스트 말론이 하는 모든 일은 그를 성공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맥락은 다르지만, 이 또한 포스트 말론이 백인이기에 가능했던 비유다.


1.jpg


정황만 본다면, 포스트 말론이 힙합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그는 "Rockstar"에 최근 스트릿 크레딧을 증명하며 가장 큰 지지를 받는 21 새비지를 참여시켰고, "White Iverson"은 래 스래머드(Rae Sremmurd)와 프렌치 몬타나(French Montana)가 리믹스했으며, 칸예 웨스트(Kanye West) 또한 [The Life of Pablo]에 포스트 말론을 기용했다. 지금은 수많은 힙합 매거진이 포스트 말론을 다루며, [Beerbongs & Bentleys]를 향한 기대를 쏟아내는 중이다. 그가 "White Iverson"을 만들기 위해 농구 관련 슬랭을 빌려오고, NBA의 농구 선수 앨런 아이버슨(Allen Iverson)을 사용한 점, '실제로 내가 힙합 송을 만드는 건 어려웠다'라는 포스트 말론의 말과 함께 아프로-아메리칸의 문화를 향한 공부와 고찰 등은 그러한 어려움을 포스트 말론이 극복한 방법이었다. 앞서 언급한 바네사 새튼의 이야기 또한 포스트 말론은 '내 '힙합' 앨범이 나올 것이며, 이 '힙합' 앨범을 프로모팅하기 위한 '힙합' 믹스테입 또한 나올 것이다'라며 부정했다. 이러한 인터뷰와 믹스테입 [August 26]과 [Stoney]의 색채는 힙합 커뮤니티를 향한 포스트 말론의 증명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이에 관하여 로스 앤잴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는 포스트 말론을 '문화광, 특히 아프로-아메리칸의 문화광’이라고 서술했다.

여기에 포스트 말론의 성공은 칸예 웨스트의 음반 [808's and Heartbrekas], 드레이크(Drake)의 성공, 사운드클라우드의 언더그라운드화에 영향받는다. 칸예 웨스트의 [808's and Heartbreaks]는 TR-808 드럼 머신의 여러 소스를 서정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메인스트림 힙합에 가져왔으며, 이후 힙합 씬에는 드레이크와 같은 특이점을 통해 그러한 방식이 익숙해졌다. 최근 활발히 음악을 만드는 유스(Youth) 또한 당시의 음악을 듣고 자란 이들이며, 비슷한 시기에 사운드클라우드의 등장을 통해 그러한 유스들의 음악이 쏟아져나올 수 있었다. 새로운 신인이 자신의 음악을 선보이고, 유명 음악가에게 어필할 기회의 장이 되었단 점에서 사운드클라우드는 하나의 언더그라운드 씬이었으며, 포스트 말론 또한 그 씬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올라온 이다. "White Iverson"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포스트 말론은 이 곡으로 리퍼블릭 레코드와 계약했다.


♬ Kanye West - Heartless


이렇듯 포스트 말론의 성공을 단순히 개인의 재능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 기타리스트를 꿈꾸던 텍사스 출신의 중산층 백인이 힙합/알앤비를 접하고, 힙합 커뮤니티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첫 성공을 거뒀다는 점, 이후 음반과 믹스테입으로 힙합 커뮤니티의 인정을 받으려고 고군분투한 그가 "Rockstar"라는, 힙합/알앤비의 문법에 맞춘 '락스타의 음악'을 냈음에도 여전한 인기를 끌고 있단 점까지, 힙합 씬의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이질적인 존재임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물론 릴 비(Lil B)가 포스트 말론과 “Rockstar”를 향해 ‘포스트 말론이 슬슬 자신이 백인임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White Iverson"에서 '나는 새로운 종자(I'm a New Breed)'라고 말한 것처럼, 앞서 언급한 요소들은 지금의 포스트 말론을 여러모로 흥미로운 존재로 만든다. 다음 음반 [Beerbongs & Bentleys]에서 그가 자신을 향한 지지와 의심을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글, 이미지 ㅣ GDB(심은보)


신고
댓글 4
  • 10.10 19:18
    릴비 말하는거 개어이없네 ‘슬슬 백인임을 드러내고 있다’ ㅋㅋㅋ 백인 뮤지션이 누구한테 흑인 뮤지션한테 저땅 소리했으면 어휴
  • 10.12 17:05
    백인으로 어떻게 힙합알앤비를 발전시킬지에대한 대안
  • 10.13 08:54
    흥미로운 글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 10.17 23:52
    글 잘봤습니다 근데 출처를 확실히 밝혀 주세요 읽다보니까 아예 다른기사 내용을 통으로 번역해서 쓰신것도 있네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