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15S/S 서울패션위크, 스트릿으로 물들다
일 년에 딱 두 번, 서울에서 가장 멋진 옷이 나오는 순간. 2014년 10월 17일부터 10월 22일까지 6일간 치러진 서울패션위크가 막을 내렸습니다. 날이 갈수록 K 패션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금. 그러한 기대들을 기다린 마냥 멋스러운 옷을 입은 모델들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런웨이에 등장하였는데요. 뛰어난 감각과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들의 예술향연을 넋 놓고 바라보는 것도 잠시, 한가지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파편적 생각들. 심플하고 단정하기만을 버린 섹시한 '블루종', 딥(Deep)을 넘어선 돕(Dope)한 프린팅과 컬러바리에이션의 '셔츠', 귀여움을 넘어 터프함을 보여주는 '스냅백'과 '버킷햇', 힙한 쿨보이들의 S/S 필수품인 '트레이닝 팬츠'와 '스니커즈'. 흩뿌려진 생각들을 하나의 퍼즐로 맞춘 결론은 '스트릿'. 런웨이에서 스트릿, 정확히 스트릿감성을 보게 해준 그들. 그러한 느낌으로 바라본 15S/S 서울패션위크. 런웨이가 스트릿감성으로 물든 4개의 컬렉션을 소개해보겠습니다.
1. MUNSOO KWON
10월 17일 금요일 2시 30분에 시작된 권문수 디자이너의 MUNSOO KWON 컬렉션. 이번 컬렉션에서 그가 중심으로 잡은 테마는 '여유'. 여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소가 바로 한강이었고 그것에 모티브를 얻어 컬렉션을 완성하였다고 하는데요.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따온 건축적 디테일뿐만 아니라 옷 곳곳에 숨겨진 테이핑은 하늘을 나는 연에서 착안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항상 그의 컬렉션에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오기 시작한 나이키 슈즈. 이번에도 나이키 슈즈의 활용은 빛이 났는데요. 옷들과 적절히 스타일링하여 스포티함과 활동성을 더했습니다. 그리고 스타디움 재킷과 트레이닝팬츠, 스웻셔츠등과 함께 스트릿감성을 런웨이에 편안하게 실어주었고요. 딱딱한 맨즈웨어에서 벗어나 부드러움과 편안함 속에서 쿨(Cool)한 스트릿감성을 보여주는 컬렉션이라 생각합니다. 그의 감각과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컬렉션이었지 않나 싶네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권문수 디자이너의 옷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드는 느낌이랄까요?! 남성들 못지않게 여성들이 어떤 목적으로든 사랑할 옷이지 않나 싶습니다. 언젠가 이루어질 나이키와의 협업도 기대가 되고요!
2. Cy Choi
10월 18일 토요일 3시 30분에 시작된 최철용 디자이너의 Cy Choi 컬렉션. 침착함과 절제된 라인 속에서 강함을 표출하는 컬렉션이었는데요. 이번 15S/S의 컨셉은 'Paradise'로 인간이 꿈꾸는 이상향을 표현하였습니다. Cy Choi 특유의 무채색 컬러(블랙, 화이트, 네이비)가 주를 이루며 룩이 전개가 되었고 프린팅과 컬러바리에이션, 상의와 하의 깔끔한 컷팅에 지퍼디테일과 골드스터드로 강렬함을 더했습니다. 거기에 블랙컬러의 악세서리를 매치하면서 더욱 딥한 분위기를 내며 스트릿감성을 표현하였고, 두 명의 모델이 비슷한 바리에이션형태의 룩을 입고 나오는 신선함도 보여주었습니다. Cy Choi만의 깔끔하고 정돈된 분위기 속에 트렌디한 스트릿감성을 녹이지 않았나 싶네요. 최근 비비드(VV:D) 크루와의 콜라보레이션처럼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 Cy Choi 앞으로 더욱 기대되네요.
3. beyond closet
10월 17일 금요일 4시 30분에 시작된 고태용 디자이너의 beyond closet 컬렉션. 프레피(Preppy)한 감성에 위트를 섞는 그의 컬렉션이 차분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시켜줄 것을 기대했는데요. 프레피(Preppy)한 beyond closet에 얹어진 것은 '스트릿'. 'B.C School gang' 이라는 주제로 디자이너 자신의 학창시절 교실의 모습에 영감을 받은 컬렉션이라고 하는데요. 지코(ZICO)가 인트로 영상과 컬렉션 음악을 연출하였습니다. 주제에 맞게 교실형태로 이루어진 컬렉션장과 문을 박차고 나오는 모델들의 터프한 워킹이 인상적이었고요. 귀여움과 터프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들이 프린팅된 상의와 함께 그만의 강점인 다채로운 컬러가 런웨이에 리프레쉬(Refresh)한 느낌을 전해주었고, 골드체인, 스냅백, 헤어밴드, 하이탑 스니커즈등의 현재 스트릿씬을 보여주는 아이템들로 스타일링 하여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그의 재치있는 관점에 재밌는 룩을 봤다는 것은 아주 흥미로웠지만 몇몇 룩과 스타일링에서 15S/S 앞으로의 패션을 본다기보단 14년도 현재 스트릿씬 혹은 종전의 과거가 된 스트릿씬을 본 느낌이랄까요? beyond closet의 원래의 특성화된 장기라 그럴까, 프레피함과 스트릿적인 부분을 저울에 올려놓고 봤을 때 스트릿감성에 좀 더 무게를 둔 룩과 스타일링이 프레피룩보다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입니다. 그럴지라도 YG 케이플러스 군단의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신선한 느낌을 받은 것만은 틀림없는 컬렉션이네요!
4. RE.D
10월 18일 토요일 5시 30분에 시작된 강동준, 이병대 디자이너의 RE.D 컬렉션. 하이앤드 스트릿을 지향하는 그들답게 힙합 디제잉으로 시작한 컬렉션.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모델들의 재기발랄한 워킹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했는데요. RE.D의 이번 컬렉션 주제는 '안내 표지판'. 특유의 돕한 분위기에 황색 프린팅을 적절히 가미하며 비니, 버킷햇, 마스크, 블루종, 후드 베스트, 맥시 드레스등 다양한 아이템 군으로 스트릿감성을 펼쳤습니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런웨이에 빠질 수 없는 라이브 공연! 저번 시즌 빈지노(Beenzino)의 깜짝 등장으로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번 시즌 주인공은 정기고(Junggigo)였습니다. 그의 라이브는 좀 더 역동적인 컬렉션을 만드는데 일조했고요. 캠코더로 영상을 촬영하며 런웨이를 워킹하는 색다른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RE.D 또한 앞서가는 트렌디함을 보기에는 모호한 부분이 있었으나 컬렉션만의 분위기와 컨셉, 전체적인 느낌은 가장 역동적이며 자유롭지 않나, 그래서 우리에게 활기를 불어주는 좋은 컬렉션으로 기억되지 않나 싶습니다.

'스트릿'이란 관점에서 본 서울패션위크였는데요, 꼭 이러한 관점에서 보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시선들로 보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다채롭고 다양한 생각을 가진 컬렉션들이 있었으니까요. 앞서 소개한 4개의 컬렉션과 같이 힙합과 스트릿패션의 관심과 인기가 늘어나면서 패션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변화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이런 크리에이티브한 활동들이 한낱 타오르다 재가 될지 아니면 오래도록 타오르며 더 멀리 빛을 비출지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대목이 아닐까 싶습니다. 힙합과 스트릿패션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그러한 부흥을,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이고 발전된 모습을 바라고 기대하지 않을까 싶네요.
글 l MANGDI
힙합도자기색깔이란게저런거구나
그리고싸이최핟캐리@@
야구 점퍼 덕후라서 그런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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