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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ial MV] 김창완밴드 (KIMCHANGWAN BAND) - ’Seventy’

title: Donuts그린그린그림2시간 전조회 수 36댓글 0

https://www.youtube.com/watch?v=uj-aZv6mb9Q

 

김창완밴드 / Seventy

2025년 겨울의 초입, 마음을 보듬어 주는 따사로운 서정이 담긴 김창완의 신곡 〈하루〉가 수록된 새로운 EP가 출시되었다. 9월 초에 데모를 받고 나서 포근한 위안과도 같은 이 곡을 참 많이도 들었다. 〈하루〉의 데모를 처음 들은 때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난 10월 중순, 일주일 간격으로 또 다른 데모 두 곡이 도착했다. 이번에는 밴드 곡이고 별개의 싱글로 발매한다고 했다. 가만, 김창완밴드의 이름으로 신곡이 나왔던 게 언제더라? 세 번째 정규 앨범 《용서》가 2015년에 발매되었고 그로부터 1년 뒤에 디지털 싱글 〈시간〉을 발표했으니까 벌써 10년 가까이 되었다. 그 사이에 김창완이 발표한 작품들은, 복고풍 신스팝 사운드를 담은 〈나는 지구인이다〉 같은 곡이 있긴 했지만 대부분 원숙한 노년의 성찰과 관조, 그리움의 정서를 담은 어쿠스틱 포크 음악이었다. 이번에는 어떤 음악일까?

처음 〈Seventy〉의 데모를 들었을 때 도입부에서 흐르는 클래식 기타와 쓸쓸함 가득한 목소리에, 단 한 소절만으로도 귀에 착 붙는 선율과 따사로운 가사에 매료되어 가슴이 뛰기 시작했지만 이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밴드 음악이라고 했는데, 하지만 음악 스타일이 뭐가 중요하겠어, 일단 곡이 끝내주는데. 나중에 록으로 편곡되는 건가 보다 생각했다. 그 순간 울려 퍼지는 슬라이드 기타 소리에 머리가 작동을 멈추었고 이어지는 노랫말을 들으며, 전에 없던 아름답고 스케일 큰 연주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거의 황홀경에 도취되고 말았다. 짧지 않은 러닝 타임, 하지만 찰나와 같은 시간이 지나고 곡이 끝났을 때 나도 모르게 단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미쳤다...”

볼륨을 좀 더 키우고 딱 한 번을 더 들었다. 〈하루〉의 경우 생각날 때마다 반복 재생을 설정해 몇 번씩 듣곤 했었다. 〈Seventy〉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데모 말고 제대로 녹음이 된,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완료된 최종 버전이 나올 때까지 갈증을 억누르듯 감상의 욕구를 보류했다. 처음 느낀 감동과 놀라움과 아련함과 설렘과 쾌감, 그 날것의 감정을 아껴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11월 중순 보컬 녹음이 마무리되었고 12월 말, 마침내 마스터링이 끝난 음원 파일을 받았다. 그 저녁 시간에 나는 내 공간에서 예전 음반사 시절의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왁자지껄했던 분위기를 다잡고는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 마음을 가다듬고 모여 앉았다. 음원을 플레이하고 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소리에 집중했다. 6분이 넘는 시간 동안 내 가슴은 요동쳤고 몇 번 울컥했고 고조된 마음은 무한히 펼쳐진 공간을 한껏 날아오르다가 서서히 내려앉았다. 그러는 동안 몇몇의 입에서는 작은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한 달 반의 기다림은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송년회의 순간이었다.

〈Seventy〉는 포스트 산울림 최고의 명곡이다. 김창완밴드 혹은 솔로로 발표한 수많은 멋진 곡들, 좋은 작품들이 있지만 그중 단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이 곡을 선택할 것이다. 이 곡이 전하는 짙은 감흥의 바탕에는 일흔두 살 노인이 된, 그러나 노인이라는 말이 참 어울리지 않는 김창완의 담담하지만 깊은 통찰과 회한이 자리한다. 그건 고희를 넘긴 사람이 독백하듯 이야기하는 지혜의 말이다. 유한한 삶의 가장 단순한 진리는 결국 사랑과 용서라는 깨달음, 인생이란 건 특별한 무언가로 가득한 긴 여정이 아니라 “늘 다니던 길”에 흩뿌려진 평범한 시간과 일상의 총합이며 보잘것없는 성취에 비해 커다란 욕망은 덧없는 꿈이었을 뿐이라는 성찰이 여기 담겨 있다. 큰 울림을 전하는 철학적 가사는 아름답고 유려한 멜로디에 실린다. 김창완밴드의 키보드 주자이자 프로듀서인 이상훈의 빼어난 편곡과 멤버들의 탁월한 연주는 이 곡에 강렬한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가슴을 보듬어 주는 듯 따뜻한 나일론 기타 연주와 함께하는 1분 남짓한 도입부의 포크 파트가 지나고 나면 피아노와 슬라이드 기타가 등장하며 5분 가까이 되는 록 파트가 펼쳐진다. 이 잊을 수 없는 사운드스케이프의 핵심은 신비로움까지 느껴지는 깊은 공간감이다. 곡을 채우는 광활하고 섬세한 사이키델릭의 질감은 과거의 여러 사운드를 연상케 하는데, 특히 염민열의 기타에서 핑크 플로이드의 데이비드 길모어를 떠올리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롱하고 은은하게 울리는 키보드 배킹과 탄탄하고 때로 극적인 리듬에 실리는 매끈하고 아름다운 기타는 전율이 일 정도로 매혹적이다. 포크와 파워 발라드의 요소, 사이키델릭과 프로그레시브 록의 색채까지 아우르는 이 서사적인 곡에서 김창완의 목소리는 시종일관 빛난다. 70대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무심하게 읊조리는 듯하지만 짙은 호소력을 지닌 그의 보컬은 사운드의 전면에 배치되어 곡에 담긴 ‘이야기’가 더욱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단 한 마디도 놓치고 싶지 않은 노랫말과 단 한순간도 흘려듣고 싶지 않은 연주, 모든 단어와 음표 하나하나를 귀가 아닌 가슴과 머리에 새기고 싶어지는 음악이다.

전혀 다른 분위기를 지닌 흥겨운 팝 록 〈사랑해〉에는 오래 전 산울림 시절의 친근하고 유쾌한 정서가 담겨 있다. 사랑에 주저할 것 없다는 메시지를 김창완 특유의 천진하고 순수한 언어에 실어 노래하는 이 곡은 독특한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가지 마오〉(1981)의 도입부가 연상되는 짤막한 드럼 인트로에 이어 이른바 “뽕끼” 충만한 브라스 사운드가 쏟아질 때 약간 당혹스럽긴 하지만, 이내 등장하는 김창완의 외침과 아이들의 합창은 곧바로 의혹의 감정을 무장 해제한다. 마냥 신나게 목청껏 소리치는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은 저 거침없는 코러스는 방배중학교 학생들이 들려준 목소리다. “저 구름이 하늘에 쓴 사랑이라면 구름 위에 내 마음을 전해요 / 저 꽃들이 들판에 쓴 사랑이라면 꽃에 실어 내 마음을 전해요”에서 보이는 건 영락없는 산울림의 모습이다. 한 번만 들어도 따라 흥얼거리게 되는 쉬운 멜로디와 가사, 들을수록 묘한 중독성에 빠져들게 되는 즐거운 곡이다.

글/김경진


[Credits]

Music Produced by 김창완, 이상훈
Nylon Guitar 김창완
Electric Guitar 염민열
Piano, Harmond Organ, Keyboards 이상훈
Bass 최원식
Drum 강윤기

Background Vocals 방배중학교 학생
고준서, 김동규, 김동원, 김민재, 김종성, 김주아, 김지환, 김채원, 박진, 서주호, 오세울, 원준혁, 이준서, 이지우, 이지후, 이채연, 임재성, 최준혁, 하세영, 홍성민

Recorded by 문정환 at Tone Studio, 이상훈 at Souleum Creation
Digital Edited by 이상훈
Mixed by 김대성 at Tone Studio
Mastered by 황병준 at Soundmirror Korea

Painting by 이정연
Album Design by 김기조


(P) & (C) 2026 Kim Changwan
Issued by Ecole de Gorae
Released and distributed by MUSIC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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